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91)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91
78. 각성(7)
천황정팔월.
그녀는 본디 세계에 관여할 수 있 는 권한을 부여받았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스스로의 힘이 너무나도 빈약했던
탓에 관여하기는커녕, 남에게 기생 해서 살아가는 것이 고작이었을 뿐 이다.
꺄아아악!!
비명 소리.
쿠궁-!
무너지는 소리.
하나하나가 천황정팔월의 귓가에 고요한 정적으로만 들렸다.
세상이 천천히 흘러가는 듯이, 모 두가 도망치는 와중 천황정팔월만이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격전지를 향 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도시, 카르잔.
백유설에게 호되게 당한 이후 그녀 가 마음을 두고 정착한 마을이었다.
이곳은 스칼벤 제국에서도 변두리 에 위치해 있는 작디작은 시골 마을 이다.
스칼벤 제국령은 땅의 크기가 어마 어마한 만큼 제국을 수호하는 병사 력도 무시무시하게 많았으나, 안타 깝게도 변방의 시골까지 철두철미하 게 지키기에는 터무니없이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레 흑마인의 습격에도 그 대 응이 늦어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
“끄아아악!”
“사, 사람 살려!”
“마법전사단은 언제 오는 거야!!”
아비규환. 절규하며 도망치는 인간 들과 그들을 학살하는 흑마인들.
다행일까 불행일까, 흑마인들의 목 표는 인간이 아니었다.
오히려, 서로의 죽음이 그들의 진 정한 목표였으니…….
하필이면 ‘흑마대전쟁’의 무대가 하필이면 카르잔으로 정해진 것이 마을 사람들의 불행 중 불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도시가 작은 만큼, 흑마 인의 규모 역시 그다지 크지는 않았 다.
흑마인 수백과 흑마인 수백의 격 돌
그러나 7리스크의 흑마인이 간간이 섞여 있었으니 변두리의 몇 되지도 않는 마법전사들이 완벽히 대응하는 건 당연하게도 불가능했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법전사 매뉴얼에도 나와 있는 문 제였다.
“……도시를 버린다.”
마법전사가 영웅으로서 스스로의 목숨까지 희생해가며 싸우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신념과 정의를 위해 싸우기보다는, 돈과 사리사욕을 위해 싸우는 スト.
그것이 작금의 마법 전사였다.
그러니, 도저히 대응 불가능한 상 황이 터진다면 그들이 내릴 선택은 하나밖에 없었다.
“전원 전투를 중지하고, 후퇴한다.”
냉정한 판단이었다.
아니,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보는 게 옳았다.
마법전사들도 사람이다.
일단, 살아남아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
이를테면, 이곳을 고향으로 터전 삼고서 살아왔던 마법전사들.
“이런 미친 놈들! 너희가 도망치면 이곳은 완전히 무너진다고!”
“그럼 질 걸 알면서도 목숨 걸고 싸우라고? 그래서 우리에게 남는 게 대체 뭐가 있지?”
“이런……!”
싸운다.
흑마인과 인간의 싸움이 아니다.
흑마인은 흑마인끼리.
인간은 인간끼리.
서로를 물어뜯고 혐오한다.
천황정팔월은 그런 인간들마저 고 요하게 스쳐 지나쳤다.
뺨을 스치는 거친 폭음에도 이제는 동요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십이신월의 신체를 가졌 음에도, 자그마한 상처에도 예민하 게 반응하고는 했다.
자기 자신을 지킬 힘이 없었으니
까.
이제는 다르다.
스스로를 지킬 힘은 물론이요.
터전삼아 살아가는 이 도시를 지킬 힘까지도, 충분히 갖췄다고 감히 단 언할 수 있었다.
“이보게, 방구석 처スト! 어디를 가 는 거야! 얼른 이쪽으로 와! 마차에 태워줄라니까!”
흑마인간의 전쟁이 벌어지는 격전 지로 향하는 와중,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
천황정팔월이 세 들어 살아가는 원 룸 정비소의 집주인 아주머니였다.
허구한 날 욕하며 흉을 보는 것과 는 또 다르게도 막상 천황정팔월이 홀린 듯이 사지로 걸어 들어가자 걱 정이 되어서 자동마차까지 이끌고서 찾아온 것이다.
천황정팔월은 그런 집주인 아주머 니를 바라보다가, 그녀의 뒤쪽을 쳐 다보았다.
도망치는 와증에도 천황정팔월을 힐끗힐끗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
그 눈빛에는 걱정이라는 감정이 생 경하게도 담겨 있어서, 천황정팔월 을 미소짓게 만들었다.
‘모두가 마냥 나를 싫어하던 건 아
니었구나.’
그래서 안심했다.
마음 편하게, 이 마을을 지켜도 좋 을 것 같아서
결심을 했으니, 결단은 빠르다.
천황정팔월이 냅다 후드를 뒤로 벗 어 넘기니 도망치던 마을 사람들은 물론이요 마차에 탑승한 채 손을 뻗 고 있던 정비소 아주머니도 눈이 휘 둥그레졌다.
지금 이 혼란스럽고 위태로운 상황 에 감히 내릴 감상평은 아니었으나, 홉사 하늘에서 여신님이라도 내려온 듯한 눈부신 아름다움에 제대로 홀
려버린 것이다.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반짝이던 금 색빛 머리칼은 이제 폭발음에 가려 져 주홍색에 살짝 물들어 있었다.
그러나 그 눈빛만큼은 여전히 찬란 한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으니.
“잠시만 기다리세요.”
천황정팔월은 예전의 그 자신감 넘 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집세를 내기 전까지, 건물이 무너 지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
“무, 무슨……!”
그녀는 그 자리에서 수직으로 부유
하더니, 그대로 격전지를 향해 쏘아 졌다.
직후.
콰콰쾅-!!
흑마인 여럿의 사체가 흩날리는 모 습과 동시에 터져 나오는 마법의 향 연. 비록 그 수준이 4클래스 정도로 지극히 낮았으나, 그녀가 가진 마력 만 해도 이미 9클래스의 마법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무려 천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이 보잘것없는 정신지배 능력을 갈 고닦은 덕분에 얻은 마력.
비록 예전에는 정신지배를 항시 사
용하느라 다른 용도로 꺼내서 쓰는 게 불가능했으나, 이제는 다르다.
정신지배처럼 기생하는 용도가 아 닌, 좀 더 자유로이 본인의 의지대 로 마음껏 힘을 펼칠 수 있게 되었 다.
“하하핫! 다 죽어!”
“저, 저건 대체……!”
“규격 외의 힘이다!”
천황정팔월의 전투방식은 결코 영 웅과 가까워 보이지는 않았다. 사람 들이 그리던 이미지였던 여신은커녕 오히려 학살귀에 가까운 모습이었 다.
그리 대단한 마법을 펼치는 것도 아니다. 끽해야 3클래스의 마법을 마구잡이로 난사하는데, 이게 또 파 괴력이 어마무시해서 혹마인들이 정 신을 차리지 못하고 도망다닌다.
하지만,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본 다면 어떨까.
“이, 이럴 수가. 방구석 히스테리 미치광이 마법사 노처녀 처자가 흑 마인들을 학살하고 있잖아……T
“믿을 수가 없어!”
“어떻게 저런 일이……广
여태까지 무시해왔던 방구석 폐인 이 자신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흑
마인들을 마구잡이로 때려잡는데, 어디 학살귀같은 이미지로 보일래야 보일 수 있겠는가?
흑마인들은 감히 십이신월을 상대 로 오래 버티지 못했다.
두 개의 세력으로 나뉘어 전쟁을 벌이던 흑마인들은 이렇게 싸워봐야 결국 자신들만 큰 손해를 입을 것이 란 사실을 깨달았는지, 한쪽이 먼저 후퇴하자 다른 한쪽도 추적을 완전 히 포기하고서 물러선 것이다.
고작, 단 한 명이 이 싸움을 종식 시키고 말았다.
“하아……「
천황정팔월으로서도 처음으로 쟁취 해낸 짜릿한 승리였다.
직접 나서서 싸워본 것은 정말 태 어나서 처음이었기 때문에, 난잡하 고 조잡하기 그지없는 전투였으나 압도적인 마력으로 흑마인들을 모두 때려잡았다.
기술도 없고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어찌 되었든 이겼으니까.
그게 중요하지 않겠는가?
‘……백유설도 어쨌든 살아남아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했었어.’
상쾌한 숨을 내뱉으며 천황정팔월 은 이 기분을 만끽하였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이 해방감을 감히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그래, 당분간은 이 승리에 취 해…….
파지지직-!!
쿠궁!
‘컥……?’
빙그르르. 세상이 돌아간다.
순간, 사고가 정지되어 상황을 파 악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십이신월의 뛰어난 감각 은 그녀의 의지와는 별개로 그 즉시 모든 능력을 개방하여 세상의 정보
를 읽어내리기 시작한다.
전기의 파장과 복부를 무언가가 꿰 뚫는 고통, 온몸에 느껴지는 타박상.
아까보다 수십 미터는 멀리 밀려나 떨어져 쳐박힌 이 구석진 건물의 잔 해물까지도.
정보를 수집했으니, 사태를 파악하 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누가, 나를 기습했어……!,
덜덜 떨리는 속으로 복부에 손을 가져다 대어보니, 보랏빛으로 빛나 는 전격의 송곳니가 아직까지도 살 벌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범인이 누구인
지는 유주해 내기 쉬웠다.
“자력, 일월……!”
콰악! 전격을 맨손으로 쥐고서 뽑 아내자 복부의 붉게 뚫린 상처가 심 각하다. 피가 쏟아져 나오지도 않는 다.
애당초 십이신월의 육신은 피따위 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더러, 설령 피가 흐르고 있었더라도 전격의 고 온에 상처가 타버려서 피가 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스르르……! 잠시 기다리니 복부의 꿰뚫린 상처는 순식간에 수복되었 다.
천황정팔월은 굳은 표정으로 날아 올라, 하늘 높이 올라서 있는 보랏 빛 머리칼의 여자아이를 향해 다가 갔다.
어린애의 외형을 가진 자력일월.
그녀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양쪽 허리에 팔을 올려놓은 채 천황정팔 월을 향해 말했다.
“어이, 모지리. 요즘 좀 사는 게 편한가봐? 이렇게 나댈 줄도 알고.”
지상을 가리키며 말하는 자력일월.
그 미소에는 비웃음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지난, 수백 년 간 그녀와 마주칠 때마다 받아왔던 비웃음이었다.
힘도 약하고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천황정팔월은 자력일월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먹잇감이었으니까.
항상 그녀에게 당하고 살아왔던 천 황정팔월인지라 트라우마로 주먹이 덜덜 떨려왔으나, 애써 입술을 꽈악 깨물어서 공포를 눌러 담았다.
,……나는 정신계 십이신월. 연기 하는 거야, 백유설을 만났던 그때 그 모습으로.’
눈을 감고서 심호흡을 홀린 천황정 팔월.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언제나 여유가 넘쳐 흐르는, 그때 그 여신의 모습으로.
찰랑이는 머리카락을 어깨 뒤로 슬 며시 넘기며 한쪽 귀를 매혹적으로 드러낸 천황정팔월은 자신의 복부를 쓰다듬었다.
“그러게. 편해지기는 했나봐. 옛날 에는 그렇게나 아팠던 네 전격이 지 금은 아무렇지도 않네.”
실제로 천황정팔월의 복부에는 아 무런 상처도 남아 있지 않았으니, 그것은 자력일월의 자존심을 아주 살짝 흔들 정도의 도발은 되었다.
“……하, 이 새끼. 백유설에게 뒈지 게 얻어 터지더니 아예 정신이 나가 버렸나봐?”
“얻어 터져? 누가? 내가?”
“그래! 개인행동 하는 것을 놔뒀더 니 그대로 백유설에게 당해버린 것 을 모를 줄 알았어?”
“흥. 모르면서 지껄이긴. 나는 백유 설에게 맞은 적이 한 번도 없어. 그 저 그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서 그에 게 돌아선 것이지.”
“쯧쯧, 정신계라는 놈이 그깟 인간 놈의 말에 설득당해서야…….”
“그깟 인간이 아니란 건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백유설에게 허구한 날 얻어터지는 네 주인님이 그걸 증 명하지 않았니?”
틀림없이 회공시월을 칭하는 말이 리라.
“너, 입조심 하는 게 좋아…… 회 공시월에게 잘못 걸렸다가는……
“죽는다고? 그놈이 그럴 수나 있기 는 하고? 그럼 왜 여태 나는 살아 있는 거지? 응? 그럴 수 없는 거 아냐? 아니면……
천황정팔월은 씨익 미소지으며 말 했다.
“정말로, 백유설이 두려워서 나를 건드리지 못하고 있는 거 아니야?”
대답해 봐.
천황정팔월의 그 말에 자력일월은 눈썹을 파르르 떨면서도 답하지 못 했다. 아니라고 소리지르며 윽박지 르고 싶었으나, 반박도 하지 못한 채 떼를 쓰는 건 곧 패배선언이나 마찬가지.
‘정말이잖아.’
천황정팔월의 말에 틀린 점 하나도 없었다.
실제로 여태 회공시월은 백유설과 의 기싸움에서 모두 패배했으며, 자
신들을 배반하고 돌아서서 백유설에 게 들러붙은 천황정팔월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두려워하는 거야? 설마, 그 회공시월이 백유설을?’
그저 허세를 부리기 위해 시작한 천황정 팔월 의 거 짓부렁 이 었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당장 이 상황 을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
그 작디작은 거짓에, 자력일월의 마음에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