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90)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90
78. 각성(6)
이공간, 어느 세계.
온통 알록달록한 세상이었다.
보랏빛, 푸른빛, 녹색빛, 노란빛 등 이 점점이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아 름다움을 자아내는 세계.
만약, 신비주의 풍경화를 그리는
작가가 이곳에 왔다면 넋을 잃은 채 그 자리에서 죽을 때까지 풍경만을 바라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세계는 안타깝게도 풍경 의 아름다움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인물들이 차지하고 있었으니, 바로 십 이 신월들이 었다.
원형의 탁자, 그중 제일 상석.
상석이 존재하지 않는 원형의 탁자 였음에도 바로 뒤에 너무나도 거대 한 드래곤의 조각상이 위치하고 있 어 누가 보아도 상석이라고 눈치챌 만한 자리에 앉아서 회공시월이 눈 을 감고 있자 자력일월은 그에게 다 가갔다.
“회공시월. 나도 소식 들었어. 백유 설한테 제대로 당했다면서?”
새삼 회공시월은 부정하거나 무시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서는 말했다.
“상관없다.”
“헹, 상관없기는. 매번 당하면서.”
그 말에 회공시월이 눈을 떠서 바 라보자 자력일월은 살짝 움찔했다.
자력일월은 어린애 같은 외관과 마 찬가지로 겁이 많은 성격이었으나 배짱을 부리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 에 애써 무시하고서 말을 이었다.
“그,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이 면 세계의 파편이 없으면 안 되는 거 아니었어?”
“……없어도 크게 지장은 없다. 계 획이 살짝 늦춰질 뿐. 애당초 빼앗 을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 다. 그저 이번에는 백유설의 반응이 어떻게 돌아올지 궁금해서 시험해 본 것이다.”
“쎈 척하기는. 그래서 반응이 어떻 디? 아주 팔딱팔딱하고 요란하디?”
백유설의 반응과 대응.
그건, 회공시월이 상상했던 그 이 상이었다.
공간을 베어내는 것까지는 어느 정 도 예상하고 있었으나, 여러 차원을 겹쳐서 공간이동을 하는 도중의 회 공시월을 베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는 전혀 상상도 못 했으니까.
그러니까.
그것은…… 즉.
백유설도 거의 준비가 끝났다는 의 미이기도 하다.
‘예정보다 빠르게 그의 힘이 강해 지고 있다.’
하루마다 시기가 앞당겨진다.
“그보다, 저쪽은 어떻게 할 거야?”
자력일월이 목소리를 낮춰서 조용 히 속삭이며 뒤쪽을 가리킨다.
그곳에는 천청해오월이 턱을 괴인 채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항상 여 유로운 웃음을 띠고 있던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너무나 완벽한 준비를 해갔음에도 불구하고 백유설에게 패배한 것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그때 에이젤 모르프를 데려왔더라 면 좋았을 것을. 에잉, 쯧.’
자력일월이 혀를 차며 회공시월을 바라보자 그는 오히려 그녀를 향해
말한다.
“일월. 이번에는 네게 기회를 주겠 다. 해보겠나?”
“뭐, 뭐어?”
그 말에, 자력일월의 존재하지도 않는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듯했다.
“그 말은…… 나의 제약도 풀어준 다는 뜻이야?”
“그래. 한시적일 뿐이겠지만, 네가 원하는 대로 날뛸 수는 있겠지.”
“할래! 할래! 제발! 뭘 하면 돼? 나도 세상에 나가서 날뛰고 싶어!”
무려 천 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도 아무것도 하 지 못하고 살아왔던 자력일월은 그 욕구불만이 장난아니었다.
하필이면 그 욕구라는 게 파괴욕이 라는 점에서, 지상의 생명체들에게 는 크나큰 재앙이라고 할 수 있겠 다.
“회련에게 전쟁을 맡겨두었으나, 소모전의 양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 대로라면 시간만 질질 끌리고 승산 이 없겠지.”
“아, 혹마인 대전쟁?”
회공시월은 [세상을 보는 시선]을 떠서 지상을 내려다 보았다.
세계 곳곳.
무수히 많은 곳에서 동시다발적으 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기는 전쟁도 있으며, 지는 전쟁 도 있었다.
그로 인해 마법계에 크나큰 영향이 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
[하루아침에 마을 소멸…… 정부는 대체 무얼 하는가]
[사라지는 도시들, 약속을 지키지 못한 마법계]
[흑마인을 토벌하지 못한 마법전사
에게 존재의의가 있는가]
[고향을 잃은 생존자들의 빗발치는 항의, 그러나 묵묵부답…….]
전 세계적으로 전쟁에 대한 소식이 일파만파 퍼져 나가고 있었다.
인간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이 아니 라, 흑마인의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다는 이 현실이 이해가 가지 않 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다.
물론 모든 인간들이 피해만 입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수도권 지역, 혹은 군사력이 막강 한 국가는 변방의 마을조차도 깔끔
하게 지켜내는 모습을 보였다.
아돌레비트와 스칼벤 제국은 물론 이요 마법연합이나 풍제국을 비롯하 여 별구름 상단의 용병사단 등등.
자신의 영역은 확실하게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믿었던 신뢰도에 보답하는 이들도 분명히 존재했다.
핵심지역에 흑마인이 침투하며 보 안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스텔라 아카데미 역시 마찬가지로 이미지를 만회하려는 것인지 전혀 상관없는 지역에까지 병력을 투입하여 흑마인 들의 전쟁을 저지하여 모조리 척살 하고는 했는데, 이처럼 흑마대전쟁 은 생각보다 쉽게 끝날 것으로 보이
지는 않았다.
“네가 이 전쟁의 종지부를 찍고 와 라.”
“뭐? 그, 그래도 돼? 아니. 네가 제약을 잠시 풀어준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면 나 좀 위험한 거 아니야?”
자력일월이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이자 회공시월이 그녀를 노려보았 다.
“가지 않겠다면, 내가 너를 죽인 다.”
“아, 아아아니야! 갈게! 간다고오!”
일순 기겁하여 고개를 도리도리 저 은 자력일월은 침을 꿀꺽 삼키고서 조심스레 물었다.
“그래서…… 뭘 하면 돼?”
“흑마도왕.”
회공시월은 간단하게 말했다.
“그놈을 죽이고 돌아와라.”
“회공시월이라면, 현재 지상에서 최강이라고 알려진 놈 아니야?”
“그래. 못 하겠나?”
그에 자력일월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 입꼬리의 끝이 파들파들 떨 리는 것은 긴장에서 비롯된 것이지
결코 겁을 먹은 것은 아니다.
아니. 할 수 있어. 너무 흥분돼.”
자력일월의 눈빛이 보라색으로 반 짝였다.
* * *
백유설에 의해 귀화된 십이십월, 천황정팔월은 북부에서의 사건 이후 로 아주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쿠콰쾅!!
“제기랄! 오늘도냐고! 거기, 시끄러 우니까 마법실험은 실험실 차려서
하라고 했소!”
아마도 조용히가 맞을 것이다.
“히잉, 내가 돈이 어디 있어서 실 험실을 차리냐고.”
그녀는 마치 인간처럼 단칸방 하나 를 구해서 살아가고 있었는데, 다른 십이신월과는 달리 인간들 사이에 섞여서 영향을 미쳐도 아무런 문제 가 없었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었 다.
아니, 어쩌면.
유일하게 제약이 없어서 이렇게 살 아갈 수 있었으니, 비록 힘은 약할 지라도 축복받은 삶이라고 할 수 있
었다.
비록 옆집의 정육점 사장님에게 매 번 욕을 얻어먹고, 아랫층 정비소 집주인 아주머니에게 항상 구박을 받으며 밀린 집세를 내라며 쫓겨 다 니는 삶이었지만.
다른 그 어떤 십이신월도 이러한 삶은 살아본 적이 없을 것 아닌가.
“아휴, 이 망할 년. 또 어디로 도 망친 거야? 면상을 한번 봐야 허는 디.”
“아휴. 리어 아주머니. 고년 얼굴은 봐서 어디에 써먹으려고? 맨날 음침 하게 후드로 얼굴 가리고 다니는 꼬
라지를 보아하니 안 봐도 뻔하지.”
“쯧쯧쯧. 젊은 처자인 것 같은데 그래서야 시집은 가겠어?”
집주인 아주머니와 그 친구들은 항 상 넷이서 몰려다니며 천황정팔월의 흉을 보고는 했는데, 그녀는 집 안 에 틀어박혀서 그들이 모두 물러날 때까지 숨을 꾹 참고 있었다.
“후우! 드디어 갔나……?”
구멍뚫린 창문의 틈새 사이로 아주 머니들이 돌아가는 것을 확인한 천 황정팔월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 다.
에효, 내 팔자야.’
다른 십이신월을 보라.
은세십일월은 구름을 시간의 힘으 로 붙잡아 그 위에서 지내며 신선같 은 삶을 즐기고, 청동십일월은 거대 한 산맥 하나를 통째로 얼어붙여서 자신만의 왕국을 구축했으며 연홍춘 삼월은 세계수의 뿌리에 자리잡아 그 신비로운 힘으로 신령들을 부리 며 요정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다른 십이신월들은 또 어떤가.
담갈토이월은 그 권능으로 거대한 대지를 모두 자신만의 저택으로 만 들어버렸고 연두림사월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숲이 곧 그녀의 터전
이었다.
그에 비해, 정신지배의 능력마저도 백유설에 의해 봉인당한 그녀는 정 말이지 십이신월이라는 이름값이 아 깝게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 불행한가?
확실히 정신지배를 마음껏 사용하 던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전혀 행복하다고 생 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 불행 했다.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지 못하였
기 때문에, 하찮은 인간에게 기생해 야만 살아갈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역겹고 같잖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르다.
백유설 덕분에, 사람들 틈에 섞여 서 살아간다는 것의 행복을 알았다.
비록 덤벙거리면서 맨날 사고나 치 고, 돈도 없어서 비좁은 단칸방에서 생활하며 인간들에게 구박이나 받는 삶이었으나 이조차도 다른 십이신월 들은 누릴 수 없는 행복이란 것을 알았기에 불평하지 않았다.
‘나는 이 마을에서, 조용히 지낼 거야.’
간혹 백유설이 도움을 요청하면 한 걸음에 달려가겠지만, 그렇지 않는 다면 모든 일이 끝날 때까지 이 마 을에서 얼굴을 가린 노처녀 마법사 로서, 그렇게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이렇게 마법을 배우는 것도 꽤 재 미있고 말이지.’
그녀는 십이신월의 힘에 의존하지 않기 위하여 마법을 본격적으로 수 행하기 시작하였는데 과연 신월답게 그 성장세가 어마어마했다.
지금은 벌써 4클래스를 마스터하여 5클래스를 넘보는 수준이었으며, 그 녀에게 내장된 어마어마한 힘을 완
벽한 출력으로 개방하면 7클래스의 파괴력을 내는 것도 우스웠다.
‘쓰읍, 나도 슬슬 연구비 받으면서 활동해볼까? 사냥같은 것도 좀 하면 서 돈을 벌면 실험하기에 충분한 방 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간 너무 수행과 공부에 집중한 나머지 그녀는 돈을 전혀 벌지 못하 였는데, 이런 단칸방 생활도 슬슬 질리던 차였다.
천황정팔월은 자신의 힘으로 스스 로 돈을 벌어서 집을 살 생각에 입 꼬리가 올라갔다.
타인에게 기생하지 않고, 자신의
노력만으로 무언가를 얻는다는 것.
이것이 이렇게나 짜릿하고 기분이 좋은 일일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
“좋아. 오늘 공부는 여기까지. 저녁 에는 센터에 가서 일거리 좀 알아봐 야겠어. 이왕이면 세련되게 멋진 괴 수 사냥 임무를 찾으면 좋을 텐데〜”
콧노래까지 부르며 기분 좋게 문을 벌컥! 열어젖힌 천황정팔월이었으나.
“잡았다, 요뇬!”
“꺄악?!”
때마침,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정비소 집주인 아주머니가 그녀의 팔을 낚아챘다.
“하이고, 빼빼 마른 거 보소.”
“쯧쯧쯧. 우리가 돌아가는 줄 알았 제? 안에 있는 거 훠언히! 우리가 다 꿰뚫고 있어!”
“마법사면 다야? 젊은이 하는 행동 쯤이야 우리가 머리 위에서 놀고 있 다 이 말이야.”
문밖에는 아주머니들이 우르르 몰 려와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길거리 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그런 천황 정팔월을 보면서 피식 비웃었다.
이미 그녀에 대한 소문은 일파만파 로 퍼져 나간 것이다.
요란스럽게 마법은 수련하나 땡전
한 푼 벌지 못할 정도로 능력이 없 는 마법사 지망생.
게다가 여자가 돼서 항상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면, 그 이유야 뻔하지 않겠는가?
“어디, 얼마나 못생긴 면상이길래 매번 가리고 다니는지 내가 집주인 이 돼서 좀 알아봐야겠다!”
“어, 어어? 잠까안!”
아주머니들이 후드를 잡고 늘어지 자 천황정팔월은 급히 신력을 끌어 올려서 후드를 뒤덮었다. 덕분에 후 드는 찢어지지 않게 되었으나 상황 은 여전히 곤란하다.
‘으으, 왜 맨날 나만……
어떻게 이 상황을 빠져나가야 할까.
그런 고민은, 오래 할 필요가 없었다.
……쿠콰쾅-!!
갑작스레 마을 중심부로부터 울려 퍼지는 거대한 굉음.
“아이구매야!”
아주머니들이 깜짝 놀라 나자빠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소음이었는데, 그 위치가 하필이면 마법전사들이 모이는 센터였다.
천황정팔월은 서둘러 후드를 갈무 리하면서 뒷걸음질을 치며 마을 중
심을 바라보았는데, 웬 거대한 기둥 같은 것이 떨어져 있었다.
‘뭐야 저게……?,
그때, 기둥에서 갑작스레 괴수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자 삽시간에 사람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저, 저거……广
“괴물! 괴물이다!”
“괴물의 침공이야!”
“아이구, 아이구 이게 무슨 일이야.”
“도망쳐요 리어 아주매!”
사람들이 혼비백산이 되어 도망치 기 시작하자 천황정팔월은 사색이
되어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비록, 미운 정밖에 없는 사람들이 지만 그녀는 이제 인간들을 순수한 감정 그대로 사랑하고 있었다.
저들이 자신을 싫어하고 미워한다 고 할지라도, 그녀는 그들을 미워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안 돼…….’
왜 갑자기 괴수들이 쏟아져 나와서 이 마을을 습격하는가.
,……그렇게 둘 수는 없어.’
이유야 상관없었다.
감히, 십이신월이 지내고 있는 마
을에 습격을 해왔다면.
‘용서하지 않아.’
대가를 치르게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