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530)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530
83. 시조 마법사의 유물(8)
타리앙카를 비롯하여 수인족 전사 들에게 실제로 제령술(?)이 가능하 다는 사실을 증명했으니, 이제부터 는 거칠 것이 없었다.
“이 또한 악령을 찾기 위한 과정입 니다.”
“오, 그렇군……「
괜시리 방울 달린 수상쩍은 머리띠 까지 두르고서 이상한 종을 흔들며 다니는 백유설을 보고도 지적하는 수인족은 없었다.
여우령을 포함하여 각종 던전 및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백유설이 성불 한 혼령만 벌써 3명째였고, 그 과정 에서 덤으로 처치한 괴수만 해도 열 마리가 넘어간다.
혼령 사냥은 물론 괴수 사냥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실력을 보이고 있는데, 어찌 의심할까.
게다가 백유설은 일부러 타리앙카 에게 이런저런 의미심장한 말을 한
두 마디씩 툭툭 던졌다.
“이상하군요…… 서리구릉은 차디 찬 한기로 뒤덮인 곳일 터인데 어째 서인지 열기가 느껴집니다.”
“……그런 것도 느낄 수 있나?”
“맞아! 들어본 적 있어 악령에게 실종된 자들의 흔적을 찾다 보면, 뜨 겁게 데인 자국이 발견되고는 했다.”
“으음, 게다가 이 무게감…… 거대 한 악의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역시 괴물의 원혼은 아닙니다. 인간에 가 까운 형태겠지요…….”
“그래…… 그러고 보니 사람의 발 자국이 간혹 발견되고는 했지. 전부
타들어가서 사람의 것이라고는 생각 하지 못했지만.”
용암괴인의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 기에 백유설은 이런 식으로 수인족 들을 홀라당 넘어오게 만들었다.
“놈은 서리구릉 전역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엇이 그토록 사무 치게 원한스러운지…… 과거에 이곳 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궁금해지는군요.”
수인족들이 숙연해졌다.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수인족들이 서로를 죽이고 또 죽이
며 살아가던 시대가 있었기 때문이 다.
켄타우로스 전사들도 대답하지 못 한 채 고개를 돌렸다. 수인족을 가 장 많이 죽인 범인이 있다면, 그들 이었을 테니까.
‘저런 사이에 화합하는 게 더 신기 하네. 하나의 공통된 공포라는 게 저들을 손잡게 만든 것인가.’
문득 그런 걱정이 들었다.
서로를 죽이고 죽이던 저들은 용암 괴인을 두려워하여 지금은 손을 잡 게 되었으나, 그것이 없어지게 되면?
원래대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또다시 서로를 죽이고 또 죽이는 피튀는 혈전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 그것은 평화라고 할 수 없다. 하나의 강력한 적을 해치운 뒤, 전 쟁의 시대가 예견되어 있다면…….
‘차라리 용암괴인을 처리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군.’
물론 그럴 수는 없다. 용암괴인을 토벌하지 않으면 타리앙카가 백유설 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도망치고자 하면 도망칠 수 는 있겠으나 그 과정에서 젤리엘과 풀레임을 무사히 지켜내기도 힘들뿐 더러, 젤리엘을 따라온 일곱 수인도
데리고 나가야 할 테니 용암괴인은 어쨌든 죽여야 한다.
‘그보다, 내 목적을 완수하는 게 먼저지.’
사박! 눈 덮인 어느 산맥의 등성이 에서 멈춰 선 백유설은 입김을 뿜으 며 고개를 들었다. 냉기를 막아주는 코트를 입고 있음에도 한기가 스며 들어온다.
단순한 추위가 아니었다. 백유설이 한기에 워낙 취약한 탓에, 이곳에 서려 있는 강력한 기운을 버티지 못 하는 것이다.
‘돌아가면 알테리샤 조수님께 감사
인사라도 드려야겠는데……
이 코트의 기초가 되는 기술을 개 발한 것은 전적으로 알테리샤 덕분 이었다.
그러다가, 뒤늦게 코트를 선물해 준 장본인은 정작 바로 옆에 있는 젤리 엘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정면의 새하얀 신전을 멍하니 쳐다 보는 젤리엘을 돌아본 백유설은 무 심코 지나치둣 말했다.
“춥지?”
“덕분에 살았어. 네가 준 코트 효 과가 끝내주네.”
“..그래?”
젤리엘의 반응은 떨떠름했으나, 감 정이 순식간에 소용돌이치는 것을 보고서 백유설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감정인지 읽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게 회오리치는 저 무수한 감정을 멈춰놓고 읽고 있자 니, 수인족들이 재촉했다.
“이런 곳에 신전이라니. 살아 생전 처음 들어보는군. 어서 들어가지!”
“흥분되는구만. 우리의 고향에도 신 전이 존재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
서리구릉의 중심부에는 평탄한 지 형이 많았으나, 외각으로 갈수록 우
거진 새하얀 숲과 산맥이 가득했다.
마치 서리구릉을 보호하려는 것처 럼 둥그렇게 분지 형태로 에워싼 이 산맥을 일컬어 수인들은 ‘산령의 벽’이라고 부르고는 했다.
외침으로부터 서리구릉을 지키는 데에 산령의 벽이 역사족으로 아주 톡톡히 제 역할을 해냈기 때문.
“지금도 산령님이 우리를 지켜주고 계실 거야.”
“그래. 이 신전이 그 증거야.”
다만, 과거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현대에 들어서도 과연 저 산맥이 서
리구릉을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이 다.
지구의 전투기만큼 빠르진 않더라 도, 아이테르 월드에도 비행정 기술 이 상당히 발달해 있기 때문.
당장 아돌레비트에서 작정하고 비 행정 함대 이끌고 쳐들어오면 서리 구릉은 순식간에 궤멸될 것이다.
물론 그랬다가는 국가적 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므로 아돌레비트 가 그런 짓을 벌이지는 않겠지만….
“수인족 전사분들이 혈기가 넘치시 니 어쩔 수 없네요. 먼저 앞장서셔 도 괜찮습니다.”
“좋아! 가 보자고!”
애당초 수인족들을 방패막이로 내 세우려고 했었는데, 저들이 신나서 먼저 나서주니 오히려 좋다.
백유설은 수인족들을 앞세운 뒤 후 방에서 조심스레 직박구리 안경을 작동하였다.
[옛 거인이 잠든 묘]
수인족들은 신전이 있다며 신나서 발걸음을 옮겼으나, 안타깝게도 이 곳은 신전이 아니었다.
‘거인의 묘. 보스가 특이했더라지.’
이곳은 아주 오래 전, 역사에도 기 록되지 않은 수인들이 거인을 숭배 하던 장소였다. 개체수가 얼마 남지 않은 거인은 어느 지방에서는 신앙 의 대상이 되고는 했는데, 이곳은 특이하게도 죽은 거인의 시체를 섬 겼다고 한다.
하지만 거인이 살아생전 아무리 막 강했다고 한들, 죽어서까지 최강으 로 남아 있을 수는 없었다.
죽은 거인은 부패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그 사체가 서서히 썩어들어 갔으니, 신도들은 그 모습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들이 선택한 길은, 다름 아닌 네 크로맨서.
네크로맨서들은 자신의 생명력까지 모조리 포기해 가며 부패하는 도중이 었던 거인의 사체에 ‘영원한 삶의 축 복’을 걸어버리기에 이르렀는데…….
쿵! 쿠웅……!!
“뭐야! 무슨 소리야?”
어디선가 들려오는 진동에 수인족 들이 경계하는 목소리로 소리를 쳤 다. 과연, 베테랑 전사답게 전혀 겁 을 먹은 눈치는 아니었다.
“안에 괴수가 있는가 본데…….”
“상당히 거대한 놈이로군.”
“저걸 사냥해서 돌아가면 훈장을 받을 수 있겠어!”
사냥꾼들에게 가장 큰 명예는 바로 대단한 사냥감을 사냥해서 돌아오는 것! 전사들이 흥분해서 이곳까지 달 려온 이유도 바로 저것 때문이리라.
“조심하십시오. 사악한 기운이 느 껴집니다.”
이때다 싶었던 백유설은 곧바로 약 을 치기 시작했다.
“사악한 기운이라고?”
“예. 좋지 않습니다. 이렇게나 커다
란 순수 사악은…… 저도 처음이군 요. 조심하는 게 좋겠습니다.”
“설마 또 악령이란 말인가?”
“아닙니다. 뭔가 달라요.”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기가 이렇 게 힘들었던가. 수인족들은 백유설 의 말을 받아들이고서 조심스레 신 전을 전진하였고, 마침내 그 정체를 보게 되었을 때는 경악하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저, 저게 뭐야……?”
쿵! 쿠쿠쿠쿵!!
이 거대한 굉음의 정체는, 다름아 닌,거인의 양쪽 다리,.
거인의 몸체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 진 채, 살아남은 양다리 두짝만이 마치 의지를 가진 듯 신전을 쿵쿵거 리며 배회하고 있었다.
“저게 대체……!”
그렇다. 네크로맨서들은 거인의 사 체를 보존하는 데에 실패했다.
이미 죽은 신체에 ‘영원한 삶의 축 복’을 걸어버린 시점에서, 거인은 좀비가 될 운명이었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되지 못한 채 양쪽 다리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네크로맨서들의 생명력이 터무니없 이 부족한 데에 더불어, 거인의 에
너지가 너무 많이 소요되는 탓이 발 생한 기괴한 사건이었다.
한때 플레이어 사이에서도 괴담으 로 떠돌 정도로 흉흉한 사건이었기 에 자연스레 사람들의 표정이 서서 히 굳어갔다.
“과거에 누가 거인을 되살리려다 실패한 모양이군요. 하루 빨리 잠재 워야 합니다. 신전을 부수고 탈출하 기라도 하는 날에는 서리구릉의 모 두가 위험…….”
그러나 백유설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타리앙카가 거인의 양다리에 게 달려들었다.
늑대 특유의 스프링같은 움직임으 로 슈퍼 점프를 연달아 사용해 놈들 에게 접근한 타리앙카는 양쪽 손톱 을 펼쳤다.
“저건……!”
지팡이를 마치 손톱처럼 박아놓은 모습에 뒤에서 지켜보던 풀레임은 눈을 반짝였다.
“지팡이를 한 번에 다섯 개를 사용 한다는 거야……T
젤리엘도 믿기지 않았는지 눈을 동 그랗게 떴다. 저런 형태의 지팡이는 여태까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
“저건 일부 수인족 족장급만 사용
할 수 있는 특이한 형태의 아티팩트 야. 강함을 인정받고 족장의 자리를 물려받을 때, 손톱을 스스로 물어뜯 고 그 자리에 장착하는 거야.”
“손톱 형태의 아티팩트라니……
손톱 아티팩트의 모습에 걸맞게도 타리앙카가 사용하는 마법은 살기가 서려있는 흉폭한 늑대와도 같았다.
콰카가각!!
마치 바람의 칼날을 손톱으로 만들 어 썰어버리듯 손을 이리저리 휘젓 자 거인의 양다리가 순식간에 종잇 장처럼 찢겨나가며 산산조각 분해되 고 말았다.
최소 7리스크의 이상의 위험도를 자랑하는 보스 몬스터였기에, 레이 드를 할 때 주의하라던 플레이어들 의 조언을 읽던 백유설은 허탈하게 웃었다.
‘그래, 데리고 다니면서 이런 꿀도 한 번씩 빨아봐야지.’
여태까지 눈치 본 게 얼만데, 이렇 게라도 도움 되지 않으면 곤란하다.
투웅…!!
거인의 양다리가 찢겨나가며 바닥 으로 무너 ス] 자, 백유설의 근처에 타 리앙카가 착지하며 불쾌하다는 표정 을 지었다.
“……저딴 게 서리구릉에 이렇게 많았다니. 도무지 믿을 수가 없군. 신성한 땅에 악한 것들이 어께서 이 렇게 많은 것이지?”
정말로 분노한 듯한 모습이었으나, 백유설은 당황하지 않았다.
“서리구릉이 지나치게 새하얗기 때 문이었게죠. 오랜 시간 깨끗하게 순 결을 유지하면, 자연스레 티끌이 쌓 이게 마련입니다.”
“이런 게…… 서리구릉에 앞으로 얼마나 더 있나?”
“글쎄요. 조금 더 살펴봐야 알겠지 만, 적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일단 이 신전의 내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플레이어들이 말하기를 거인의 양 다리를 처치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기묘하게도 [거인에게 다가가는 길] 이라는 이름의 업적이 출력만 될 뿐, 완수가 되지 않는 버그가 있었 다고 알려진 것이다.
‘그건 버그가 아니라, 숨겨진 공간 이 있다는 뜻이었겠지.’
백유설은 지도를 펼쳤다.
이제부터, 정말 그런 공간이 있다면 하나씩 모두 파헤쳐야만 할 것이다.
‘그곳이 시조 마법사의 유적지로
향하는 길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