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534)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534
84. 옛시조의 왕도(1)
[숨겨진 ???의 왕도, ‘백야가람’에 도착하였습니다.]멍하니 허공에 떠 있는 메시지를 확인하던 백유설은 시선을 천천히 돌렸다.
가장 처음 든 생각.
‘아름답다.’
마치 은하수 위에 도시를 세워놓은 것처럼 몽환적인 풍경이었다.
도시, 그 자체가 별처럼 반짝이며 공간을 수놓고 있었는데 현대 지구 의 야경을 보는 느낌마저 들어서 그 리운 생각이 났다.
하지만 도시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폐허가 된 듯 건축물은 대부분 무너져 있었고, 중심부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왕 궁만이 유일하게 원래의 모습을 유 지한 채로 남아 있었다.
“여긴, 대체……
넋을 잃게 만드는 아름다운 광경에 풀레임과 젤리엘마저 멍하니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한참이나.
계속해서.
영원히, 바라봐도 질리지 않을 것 만 같은 모습으로…….
[연흥춘삼월의 가호가 발동되었습 니다.] [정신 공격 ‘매혹석화’에 저항합니 다.]-정신 차리세요!
귓가를 스치는 연홍춘삼월의 목소
리에 백유설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서, 소녀들을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우읍?!”
“무, 무슨 짓이야…?”
그녀들의 얼굴을 최대한 도시를 바 라보지 못하게 급히 가리느라 얼굴 을 가슴팍에 끌어안는 모양새가 되 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도시에 매혹의 마법같은 게 걸려 있어. 계속 바라보면 안 돼.”
식은땀을 흘리며 주변을 둘러보았 다. 도시 곳곳에는 사람을 본떠서 만든 듯한 인간 돌조각상이 있었는 데, 그들 모두 도시 중심의 성을 멍
하니 바라보는 자세였다.
성을 바라보면 안 돼. 알겠어?”
끄덕끄덕! 소녀들이 격렬히 고개를 흔들자 풀어주고서는 아래쪽 도로변 을 가리켰다.
“저기, 보여? 사람들.”
“어…… 조각상?”
“아니. 저들은 아마 실제의 사람이 었을 거야. 굳어버린 거지.”
“뭐어?!”
“성에 걸려 있는 매혹 마법이야. 옛 메두사 전설 같은 느낌인데…… 바라보고 있으면 돌로 만들어버려.”
“어째서 성에 그런 마법이? 아니 지, 애당초 그런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는 들어본 적도 없어.”
“……그렇겠ス】. 지금은 전설로 남 아 있으니까. 하지만, 아예 없지는 않았어.”
백유설의 말에 연홍춘삼월이 홀연 히 나타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소녀 들에게도 보이는 모양이었는지 기겁 하여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시조 마법사”. 그분께서는 모든 종 류의 마법을 구사하셨지……. 정신 과 매혹의 능력 역시 내게 부여하신 게 바로 그분이다.
사뿐
연홍춘삼월이 바닥에 내려앉아 매 혹적인 표정으로 소녀들을 바라보자 기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귀여운 아이들……. 언젠가 이렇 게 만져보고 싶었는데.
연홍춘삼월은 손을 뻗어 풀레임과 젤리엘의 뺨을 어루만졌다. 세상 누 구보다 심미안이 깊은 그녀는 아름 다운 것을 좋아한다.
세계관 내에서 한 손가락 안에 꼽 는 미인들이라고 불리던 소녀들의 1 〇대 시절을 바라보는 연홍춘삼월의 눈동자가 하트로 변해 있었다.
그만큼 푹 빠져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풀레임과 젤리엘의 상 태는 말 그대로 ‘경직’. 연홍춘삼월 에게 뺨을 내어준 채 이러지도 저러 지도 못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그쯤 하세요, 연홍춘삼월님.”
-뭘 그러니. 도시 전체에 시조 마 법사께서 마법을 걸어두셨다. 이 어 여쁜 소녀들과 함께 여행하고 싶은 게 아니었나?
“그거야 그렇지만…… 어라?”
연홍춘삼월은 풀레임과 젤리엘의 뺨과 머리, 어깨를 천천히 쓰다듬더 니 몸을 구석구석 어루만졌다.
처음에는 그저 애정의 표시인 줄로 만 알았으나, 자세히 보니 아니었다.
‘기운이 스며들고 있어.’
십이신월의 축복을 일정량이지만 소녀들에게 부여하고 있던 것.
일반인이었다면 견딜 수 없었겠지 만, 그녀들은 세계의 인과율, 혹은 [서사력]이라 불리는 존재의 보호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저 정도의 축복 쯤은 쉽사리 받아들일 수 있었다.
“어…….”
“이 기운은……?”
연홍춘삼월이 뒤로 떨어지자 제 몸
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눈치챈 소 녀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만 하루 동안은 저 도시의 마법을 보고도 멀쩡할 것이다. 아, 그리고 내 축복의 영향으로 인해 소녀들이 전보다 더 아름다워 보일 수 있으니 너무 푹 빠지지 않게 조심하도록.
“그거야 뭐……
움찔. 이제 와서 더 예뻐 보인다고 얼마나 예쁘겠어, 라는 생각으로 무 심코 그녀들을 쳐다본 백유설은 눈 을 깜빡였다.
그녀들에게서 어렴풋이 꽃서린에게 느꼈던 그런 감정이 느껴진 것.
’……확실히 이건 위험하겠어.’
눈을 감고 코를 매만진 백유설은 연홍춘삼월이 뒤로 물러나 안개처럼 사라지자 도시를 바라보았다.
“아무튼, 연홍춘삼월님 덕분에 일 이 잘 풀렸어.”
“그, 그러게…… 난 정말 놀랐다구.”
“십이신월의 축복을 받지 않으면 바라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도 시라니…… 대체 이유가 뭐지?”
풀레임은 여전히 벌렁거리는 심장 을 진정시키고 있었고, 젤리엘은 붉 게 물든 뺨을 식히기 위해 일부러 주제를 돌렸다.
“다만 확실한 게 하나 있다면, 도 시 전체에 보호 마법을 걸어둘 만큼 이곳에는 아주 중요한 무언가가 잠 들어 있다는 의미겠지.”
십이신월의 계약자가 아니면 들어 갈 수 없는 도시. 다시 말해서, 자 격을 갖춘 사람이라면 들어갈 수 있 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백유설은 주먹을 꽉 쥐며 멍하니 주 변을 둘러보는 풀레임을 바라보았다.
‘역시, 데려오길 잘했어.’
풀레임. 그녀는 이 세계의 주인공 으로서, 바라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무슨 일이든 ‘우연히도’ 이루어지게
된다. 그것이 이렇게 큼지막한 건에 도 적용될 줄은 몰랐으나, 확실하다.
‘바나륨 석판 지도를 얻었을 때도 풀레임과 함께였고,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야. 풀레임은…… 내가 나 아가야 하는 길을 인도해 주고 있 어.’
마음을 다잡은 백유설은 먼저 앞장 서서 나아갔다.
“가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 리 많지 않아.”
* * *
멀리서 보았을 땐 그 화려하고 몽 환적인 분위기에 취해서 그저 아름 답다고 느꼈으나, 가까이서 보니 정 반대의 분위기가 펼쳐졌다.
“뭔가 소름 끼쳐……
멍하니 도시 중심의 성을 바라본 채 거리에서 굳어 있는 사람들. 바 닥에는 기어 다니는 아기가 억지로 고개를 들어 올린 채 굳어 있는 광 경도 간혹이지만 보였다.
뛰어놀던 아이들. 장사하던 노인네. 다리가 불편해서 기어 나온 사람과 헐벗은 채 멍하니 서 있는 사람까지.
그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행복해 보
이는 점이 분위기를 끔찍하게 만드 는 데에 일조했다.
“시조 마법사라는 사람은…… 어째 서 이런 짓을 벌인 걸까?”
“글쎄. 시조 마법사의 마법이라고 해서 꼭 그 사람이 벌인 짓일까?”
그게 무슨 소리야?”
“에이젤은 모르프의 마법을 계승받 아서 사용하잖아. 홍비연도 아돌레 비트의 마법을 계승받았고. 시조 마 법사의 마법을 계승받은 누군가가 벌인 짓일 수도 있지.”
아닐 수도 있고.
솔직히 말해서 백유설도 말이 안
되는 억측이라고는 생각했다.
‘시조 마법사는 누구에게도 마법을 계승하지 않았어.’
오히려, 자신의 마법을 생명의 형 태로 나누어 분리하지 않았는가?
십이신월이라는 형태 말이다.
부스럭! 쿵!
“으에? I”
풀레임이 내디딘 땅에 균열이 가며 무너지자, 백유설이 황급히 옆구리 를 낚아채서 옆으로 피했다.
“관리된 지 오래돼서 바닥이 물러 진 것 같아. 아래에는…… 지하 수
로가 흘렀던 흔적이 있고.”
“완전 함정 천지잖아. 건물이 언제 무너질지 몰라서 하늘만 보고 다녔 는데……
중심부의 성을 제외한 외곽의 도시 는 건물들이 모두 폐허가 되어 있었 다. 오랜 기간 인간의 손에 관리를 받지 못하면 어떤 모습이 되는지 여 실히 보여주었다.
“성에 도착할 때까지는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백유설은 그리 말한 직후, 뭔가 등 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뒤 를 돌아보았다. 살기는 전혀 느껴지
지 않았으나 본능에 의한 목숨의 위 협을 감지한 것이다.
슬쩍 뒤를 돌아보니.
꾸그그긍……!!
철근이 폭삭 내려앉으며, 고층 빌 딩 하나가 이쪽을 향해 무너져 내린 다.
“이런 미친.”
반응속도는 빨랐다. 점멸을 사용하 여 풀레임을 허리에 낚아채기까지 0.2초. 그러나 그녀를 데리고 점멸을 사용할 수는 없었기에 젤리엘을 향 해 순수 각력을 이용해 달려가는데.
쿵!!
오?,,
웬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솟아오 르더니, 넘어지던 건물을 그대로 지 탱하였다. 젤리엘이 지팡이를 흔들 고 있었다.
“아예 길을 새로 만들어버릴까….”
백유설은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보 다가 홈칫했다. 연홍춘삼월의 경고 를 무시한 채 무심코 바라보다가 심 장이 두근거린 것.
“저기, 이제 놔줘……
허리춤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풀 레임의 목소리에 고개를 내리니, 그 녀가 가엾은 표정으로 눈을 초롱초
롱하게 뜬 채 그를 올려다 보고 있 었다. 쿵! 심장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얼굴이 화끈해졌다.
‘제길, 얘들한테 축복을 부여해 준 건 고마운데 나한테 페널티가 하나 생긴 느낌이잖아!’
연홍춘삼월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 면서도, 눈을 둘 곳이 사라진 느낌 에 백유설은 혼란스러워졌다.
풀레임을 조심스레 바닥에 내려놓 은 뒤 한숨을 푹 내쉰다.
“조심해서 가자. 도시가 낡아 빠졌 으니까.”
그러면서 내심 ‘또 이러겠어?’라고 생
각했으나 그것은 안일한 판단이었다.
다음에도.
쿠궁!!
“꺄악!”
또 다음에도.
쿠구궁!!
“으악?!”
도시가 차례차례 무너지며 자꾸만 백유설 일행을 괴롭히던 것. 덕분에 드물게도 젤리엘의 비명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으나, 썩 좋은 징조 는 아니었다.
그녀들을 구하기 위해 잦은 터치가
필수였는데 연홍춘삼월의 축복 때문 에 심장에 영 좋지 못한 공격이 자 꾸만 들어왔기 때문.
,후우……
방금 막 구해낸 젤리엘과 풀레임을 양옆에 내려놓은 백유설이 식은땀을 홀리자 그녀가 걱정스러운 듯 고개 를 내밀었다.
“아저씨, 괜찮은 거야? 아까부터 상태가 안 좋은…….”
“자, 잠깐.”
풀레임이 고개를 불쑥 내미는 바람 에 또다시 얼굴이 화끈거렸다.
“왜 그래? 자꾸.”
“아니, 지금 집중을 좀 해야 되거
“집중?”
백유설은 서둘러 말을 돌렸다.
“아무래도, 도시에 걸려 있는 마법 은 매혹뿐만이 아닌 것 같네. 이 도 시 전체가 우리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그렇지 않고서야 절묘하게 바닥이 꺼지거나 건물이 이쪽을 향해 무너 질 리는 없었다.
‘이거 조금 골때리는데…….’
도시가 워낙 방대해서, 중심의 성
까지 가는 데에만 최소 반나절은 걸 릴 터. 그 과정에서 도시의 공격을 모두 피하는 것은 굉장한 피로한 일 이다.
‘마치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 위를 걷는 느낌이군.’
차라리 혼자였다면 연달아 점멸을 사용해서 손쉬웠을지도 모르나, 애 당초 혼자였으면 이곳에 도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어? 응?,,
“뭐지?”
잠시 휴식을 취하는 와중, 풀레임 과 젤리엘이 갑작스레 귀를 쫑긋 세
우고서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감각이 가장 뛰어난 백유설은 오히 려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아니, 자꾸…… 뭔가가 말을 걸어.”
“동굴처럼 울리는 목소리라 알아듣 는 게 쉽지 않아.”
“말을 건다고? 아무것도 안 들리는 데?”
“쉿. 잠깐만 조용히 해봐.”
풀레임이 백유설의 입에 검지를 대 고서 틀어막았다. 결국 입을 꾹 다 물게 된 그가 잠시 기다리スト, 눈을
감고서 소리에 집중하던 소녀들이 천천히 눈을 뜨고서 백유설을 바라 보았다.
“도시가……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어……
“도시가?”
끄덕끄덕. 소녀들이 고개를 끄덕이 더니 파리해진 표정으로, 살짝 겁을 먹은 듯이 중얼거렸다.
“아저씨가 두렵대.”
“네가 당장 돌아가지 않으면…….”
“이 도시 전체를, 무너뜨려 버리겠 다고 경고하고 있어.”
“허.”
백유설은 헛웃음을 쳤다.
“도시가 그랬단 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이제는 하다하다 도시에게 협박을 받는단 말인가? 그 는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 대뜸 그 녀들에게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러고선.
“엑?“
“..?r
대뜸 그녀들을 양팔로 끌어안고서 허공을 바라보았다.
“어디, 무너뜨리라고 해봐.”
그러고서는 자세를 낮춘다.
“도시가 무너지는 것보다도 더 빠 르게, 도착할 자신이 있으니까.”
투웅-!! 백유설의 몸이 포탄처럼 발사되는 것을 신호로.
쿠구구구궁!!!
도시 전체가 폭삭 내려앉기 시작하 였다.
“꺄아아악!!”
“자, 잠깐만?!”
괜히 두 괴물의 경쟁 사이에 끼게 된 두 명의 소녀만이 울상을 지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