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537)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537
84. 옛시조의 왕도(4)
멈춰 버린 시간 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시간의 파수꾼.
백유설은 그것에 대해 빠르게 추리 해야만 했다.
‘움직임에 제약은 없는가? 신체 능 력은 어느 정도인가? 만약 싸우게 되면 이기거나 도망칠 수 있는가?
왜 나 혼자서 활동할 때는 접근해서 방해하지 않았나?’
백유설은 스스로를 똑똑한 편이라 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의 임기응변에는 나름대로 의 자신이 있었다.
‘내가 혼자 있을 때 접근하지 않았 던 이유. 그러나 풀레임과 젤리엘에 게는 접근했으며, 지금의 나에게 접 근한 이유…… 그런 거였나.’
단단히 틀어막힌 철창을 바라보던 백유설은 하나의 결론을 내릴 수 있 었다.
젤리엘과 풀레임. 이 둘은 멈춰 버
린 시간 속에서 마법을 전혀 사용하 지 못하는 제약을 받고 있었다. 마 법을 사용할 경우 지금처럼 영영 굳 어버릴 테니까.
그러나 백유설은 어떠한가?
그는 점멸 없이도 신체 능력이 막 강하여, 어지간한 상대는 맨주먹으 로도 처리가 가능했다.
’……시간의 파수꾼. 말만 번지르 르하지 능력 자체는 별 볼 일 없을 가능성이 높아.’
머리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일부 러 강자를 피해서 약자를 공략하고, 강자의 힘을 모조리 빼낸 뒤 이곳에
가둬 버렸으니까.
‘게다가…… 시간의 파수꾼이 평범 한 인간 수준의 능력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어.’
제아무리 백유설이 천천히 걸었다 지만, 파수꾼은 소리소문없이 그가 향하던 장소에 미리 이동하여 기다 리고 있었다.
이 공간 내에서는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거나, 혹은 신체 능력이 일반 인 수준 정도는 넘어섰다거나…….
‘어느 쪽이든, 전투가 벌어지면 지 금 당장은 위험해.’
현재의 백유설은 간신히 몸을 가누
는 게 고작이다. 점멸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둘째 치고, 원래의 신체 능력조차 활용할 수 없다.
“……반대로 돌아가자.”
백유설은 풀레임과 젤리엘의 손을 꼭 잡고서 정원을 한 바퀴 돌았다.
궁전의 중심에는 정원으로 통하는 총 4개의 정문이 있었는더1, 그증 하 나라도 열려 있다면 나가는 길이 있 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다.
확일 결과, 3개의 정문은 모두 닫 혀 있었으나 1개는 열려 있었다.
하지만 백유설은 섣불리 그곳으로 발을 뗄 수가 없었다.
“저기는…… 아까까지 닫혀 있던 문인데.”
시간의 파수꾼이 의도적으로 열어 놓았음을 모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통하는 문이 아예 없는 상황.
여기서 결정해야만 했다.
파수꾼이 의도한 대로 당해주느냐, 아니면 여기에서 버티느냐.
사실 버틴다고 해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리는 없었다. 그러나 파수 꾼이 의도한 대로 흘러가는 것은 더 욱이 최악의 수다.
‘일부러 이 공간을 열어뒀다는 건,
본인이 유리한 전장으로 나를 초대 하겠다는 뜻이겠지.’
차라리 정원에서 머물며 머리를 굴 리는 편이 좋다고 판단한 서원은 오 히려 철문을 닫은 뒤, 안쪽에서 걸어 잠갔다. 시간의 파수꾼에게 이런 자 물쇠 따위가 통할지는 의문이었지만.
‘내 동선을 유도한다는 건, 정면으 로 맞서 싸울 생각이 없다는 뜻이야. 순수 능력치가 부족하다는 쪽으로 가 능성이 치우치고 있기는 한데…….’
고민은 짧았고, 결론은 간단했다.
‘놈을 쫓아서, 죽기 직전까지 팬 다.’
주먹을 쥐락펴락하며 힘을 체크했 다. 아직은 일반인 수준이었지만, 조 금만 더 시간 에너지 운용에 익숙해 진다면 원래의 신체 능력을 사용할 수 있을 터.
현재 백유설은 시간 에너지를 사용 하면 사용할수록 점점 그것을 다루 는 실력이 늘어났기 때문어1, 오히려 상대가 이렇게 시간을 질질 끌수록 유리해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그의 전략은 간단했다.
그냥 정원 한가운데에 죽치고 가만 히 앉아 있기!
“넘치는 게 시간이다, 이 친구야.”
어차피 멈춰 버린 이 공간 속에서 는 바깥의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일 년 365일 내내 일요일이란 말이다!
“잠깐, 그렇다는 건 매일매일, 내일 이 월요일이라는 사실에 두려워하며 살아야 하는 건가…….”
아니면 매일이 일요일이라는 사실 이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가.
쓸데없는 고민을 해도 될 정도로 그에게는 여유가 생겼다. 상대방이 자신보다 약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점 점 더 배짱을 부리게 되었다.
“아〜 몰라〜 꼬우면 직접 오든가〜”
그는 바닥에 대(大)자로 뻗었다. 소녀들 역시 바닥에 눕혀놓는 것은 잊지 않았다.
“우리 이대로 잠깐 여유를 만끽하 자고.”
* * *
‘뭐야 저놈?!’
시간의 파수꾼, 통칭 ‘티킹’.
시조 마법사에게 째깍째깍이란 뜻 을 담은 이름을 부여받은 그는 이
성을 수호하는 존재였다.
‘대체 뭐 하는 놈이야?’
시조 마법사께서 말씀하셨다.
언젠가 이 성에 누군가 침입자가 들어올 것이나, 그 누구도 자격이 없을 테니 모조리 쫓아내라고.
그런 사명을 부여받은 지도 어언….
초.
고작 1초밖에 흐르지 않았는데, 정 말로 침입자가 발생하고 말았다.
침입자는 어린 세 명의 마법사였으 며, 시조 마법사와도 비슷한 막강한 시간 에너지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
시간의 파수꾼 티킹은 멈춰 버린 시간 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 외에는 그다지 강력한 힘을 발휘 할 수 없었으나, 이곳에 존재하는 사물을 만지는 것으로 순간적으로 시간을 흐르게 하는 것이 가능했다.
‘저 여자들은 약해 보이는군.’
티킹은 소녀 둘을 해치우는 방법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다. 이곳 은 마나의 흐름이 억제된 공간인지라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설령 마법을 사용하려고 해도, 시 간 에너지가 끊어지리라!
그 점을 역으로 이용하기로 마음먹
은 티킹은 멈춰 버린 시간 속의 평 범한 사람인 척 분장하여, 소녀들이 지나다니는 길목마다 사물의 시간을 조작하였다.
샹들리에가 떨어지고, 깨졌던 유리 창이 시간역행으로 돌아와 소녀의 길 을 가로막고, 발을 지탱하고 있던 발 코니가 갑작스레 증발하기도 하고….
흑색 머리칼의 귀여운 소녀는 바삐 뛰어다니며 어느 정도 견뎌냈다. 결 국, 티킹은 참다못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 공간 전체의 시간을 왜곡시 키는 수밖에 없었다.
키이이잉……!
본능적으로 위험을 인지하여 마법 을 펼치는 소녀. 그러나 그것은 방 어 마법이 아니었다.
아무 마법이나 사용하여 스스로의 시간을 얼려 버린 것이다.
그렇게 하면, 티킹이 공격할 수 없 다는 사실을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젠장!’
시간이 멈춰 버린 소녀를 죽이는 것은 티킹도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그녀의 시간을 되돌리자니, 체력을 어마어마하게 소모한 데다가 1 대 1 로 다시 싸워서 죽일 자신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녀를 내버려 둔 채 로 하이 엘프 소녀를 찾아갔으나…….
결과는 같았다.
그녀 역시도 현명하게 아무 마법이 나 사용하여 스스로를 얼려 버린 것.
점점 열이 받았지만, 검은 머리의 소년은 차마 건드릴 수 없었다. 본 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는 마법 따위 사용하지 않아도 자신의 목을 한 손으로 비틀어버릴 수 있는 괴물이었다…….
결국 그에게 접근하지도 못한 채 주변에서 서성거리던 와중, 소년이 멈춰 버린 시간 바깥으로 쫓겨났다.
‘됐다! 내가 이겼어!’
라고 생각하는 순간 소년이 재차 입장했다.
‘제길!’
그러나 뭔가가 이상했다.
다시 들어온 소년은 어딘지 모르게 몸이 무거워 보였고, 제힘을 낼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신체에 내장되 어 있는 무시무시한 기운이 두려워 서 함부로 접근할 수 없었기에 티킹 은 멀리서 그를 방해하기로 했다.
‘어차피 시간 에너지가 전부 떨어
지면,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얼어붙겠지!’
이 궁전은 감히 시조 마법사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모두가 행 복의 순간에 영원히 얼어붙는 형벌을 받은 죄수들의 감옥이나 마찬가지다.
감옥에 죄수 셋 정도 더 추가한다 고 해서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
‘너도 여기에 가둬주마. 내 비록 너를 이길 수는 없어도, 얼려 버릴 수는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 저 소년이 무얼 하고 있는가.
정원에 대(大)자로 뻗어서 발을 꼰
채로 콧노래나 흥얼거리고 있지 않 는가?
물론,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과정조 차도 시간 에너지에 익숙해지기 위 한 하나의 고통스러운 훈련이었으나 티킹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설마…… 내가 싸움에 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저러는 거냐?!’
티킹은 분노했으나,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저 소년은 점점 더 빠르고 강해지며 원래의 상 태로 되돌아가고 있지 않던가?
티킹은 잠시 고민했다.
……그는 시간 감각이 없었기 때문 에, 고민은 무려 24시간을 넘어갔다.
그는 잠깐이라고 생각했으나, 백유 설에게는 더없이 기나긴 시간.
“좋아, 저놈이 다시 힘을 되찾기 전에 가서 내 힘을 보여줘야겠군.”
그렇게, 티킹은 백유설의 앞으로 향했다.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전혀 알지 못한 채.
* * *
하루쯤 지나니, 신체 능력이 대부
분 되돌아온 것은 물론 풀레임과 젤 리엘의 정신을 되돌려놓는 것도 가 능했다.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어.”
풀레임은 보기 드물게도 눈물까지 글썽이며 한탄을 했다. 젤리엘도 정 말 죽을 맛이었는지 표정이 영 좋지 못했…….
“뭐야. 넌 괜찮아 보인다?”
“마음 속 세계수에 기대어 명상했 거든. 여유가 생기니 이런 것도 할 수 있고, 괜찮은 여행이야.”
“그러냐..
젤리엘도 참 보면 볼수록 독특하
다. 손가락 하나 꿈쩍 못 하고 신체 가 멈춰 버렸는데 그렇게 여유를 부 리는 게 가능하단 말인가?
“처음엔 영원히 이렇게 되는 게 아 닐까 하고 무섭고 두려웠지만…… 네가 돌아와서 손을 잡아줬잖아. 그 때부터는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
그리 말하며 웃는 젤리엘이 어찌나 매력적인ス]. 여전히 연홍춘삼월의 기운이 남아 있는 점을 새삼 떠올린 백유설은 서둘러 시선을 피했다.
“그,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야?”
“어떻게 하냐니…….”
슬슬 원래 신체 능력의 절반 정도 는 사용할 수 있으니, 저따위 철창 쯤은 문제도 되지 않는다. 소녀들과 항상 손을 잡거나 신체를 맞대고 있 어야 정신을 되돌려놓을 수 있다는 단점은 여전했지만…….
“일단은 돌아가자. 놈이 빡대가리 가 아닌 이상 나타나지는 않겠지.”
백유설이 그리 말하며 일어서자 풀 레임과 젤리엘이 황당하다는 표정으 로 그의 뒤를 바라보았다.
“……설마.”
그 역시도 기척을 느꼈기에,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돌아보았다.
“이놈!!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인 간 따위가 죽치고 앉아 있느냔 말이 다!”
“허.”
솔직히 놀랍다기보단, 어이가 없었 다. 여태 싸움을 피해다녔던 주제에 모든 힘을 회복한 지금에서야 나타났 다고? 하루 전에 나타났으면 승부를 장담할 수 없었을 텐데 대체 어째서?
“네놈의 계책은 알고 있다. 기다리 면 기다릴수록 시간 에너지가 강화 되더군. 충분히 회복한 다음 나를 찾을 생각이 아니더냐? 하지만, 그 따위 계략에 당해줄 내가 아니다.
나는 시조 마법사께서 시간 파수꾼 의 임무를 부여하신……컥!”
백유설은 가뿐하게 달려들어서 면 상을 부여잡고 바닥에 처박았다.
상상 이상으로 너무 싱겁게 끝나 버린 탓에, 혹시나 속임수가 아닐까.
혹은 무언가 다른 계략이 있는 것 일까 생각하여 주변을 휙휙 둘러보 았으나, 바닥에 처박힌 자칭 시간의 파수꾼은 몸을 파들파들 떨 뿐 아무 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진짜, 이런 멍청한 새끼 하나 때문에 개고생을 했다고?”
시조 마법사가 왜 이런 머저리한테
파수꾼의 임무를 맡겼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그때.
파삭……
파수꾼의 몸이 가루가 되어 흩어지 기 시작하더니, 허공에 자그마한 구 슬의 형태로 점점이 뭉치기 시작하 였다.
‘이건, 설마.’
시조 마법사의 기운이 가득 담겨 있는 새하얀 구슬. 백유설은 본능적 으로 그것을 쥐었다.
번쩍!
[……백야의 신전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