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99)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099
27. 태령신공(1)
6리스크의 흑마인을 해치운 스텔라 생도들의 이야기는 꽤나 큰 화젯거 리가 되었다.
스텔라의 1학년 생도들이 흑마인의 습격을 두 번이나 저지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인데, 그 두 번의 사건에 모두 참여한 학생들은 자연스레 주
목을 받을 수밖에.
그러나 그러기도 잠시.
세상은 조금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 게 되었다.
[흑마인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텔라의 교수?]
[연금술 교수 ‘메이젠 티렌의 흑마 화]
[학계에 큰 충격을 가져다준 이 사 건에 대해 스텔라 측은…….]
어지간한 마법사들은 강력한 정신
력을 가지고 있어, 쉽사리 흑마화가 되지 않는다.
스텔라의 교수는 어떻겠는가. 세상 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을 가르치 는 만큼 가장 뛰어난 선생이라고 해 도 과언이 아닐 터인데.
그런 와중 흑마에 물든 교수가 나 타나다니…….
“용케 이 사실을 비밀로 묻지 않았 군요.”
엘프왕, 꽃서린은 자신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소년을 향해 말했다. 엘 트먼 엘트윈은 릴트티를 흘짝이는 반면에, 꽃서린은 그것을 입에도 대
지 않았다.
그 향이 끔찍한 탓도 있으나, 애초 에 가면을 벗을 수 없다는 문제가 가장 컸다. 제아무리 엘트먼 엘트윈 이라도 저주를 버틸 수는 없을 것이 다.
“뭐, 비밀로 묻고는 싶었는데 그러 기엔 한계가 있을 것 같거든. 앞으 로도 계속 이런 일이 발생할 텐데 말이야. 언젠가는 터지게 되어 있 어.”
“계속 이런 일이 있을 것 같다니, 그 말은……
“말 그대로야. 흑마인들은 이미 마
법 사회에 뿌리를 깊게 내렸어. 정 말 기분 더럽지만, 스텔라에도 마찬 가지고.”
결국, 따지고 따지면 신수의 공간 에 흑마인이 침입하게 된 건 모두 스텔라 아카데미에 원인이 있었다는 뜻이었다.
천령나무의 요람 측에서는 스텔라 에게 보상해 줄 이유가 사라졌다.
오히려 막대한 보상을 받는다면 모 를까
“스텔라 측에서 피해보상을 해주도 록 할게. 신수들은 무사하지?”
“다행히도…… 피해는 없었다고 하 네요.”
“안심이네.”
엘트먼은 피곤한 기색으로 말했다.
“너희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요정의 흑마 타락은 상당히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될 테니까.”
“……최소한 인간 사회처럼, 몰래 잠입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면 다행이겠네.”
꽃서린은 묵묵히 생각하였다.
피해보상이라. 딱히 그런 건 받지 않아도 상관없으나, 정치라는 게 참
으로 무서워서 어찌 되었든 엘트먼 도 그걸 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고 꽃서린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 었다.
다만, 꽃서린은 다른 생각을 떠올 렸다.
그녀의 오랜 친우, 잎하넬을 살해 한 그자는 틀림없는 스텔라의 복장 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아마도 학 생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여태까지는 반신반의를 하 고 있을 뿐이었다.
신령은 이 세상에서도 가장 특별한 존재. 일종의 자그마한 종교로 취급
될 정도였으며, 신령을 죽인 자는 ‘신령살해자’라고 불리며 흑마 이상 으로 영혼이 타락하여 요정들에게 영영 쫓기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신령살해자의 그 더러운 영혼을 엘트먼이 느끼지 못했을 리 가 없다. 여태까지는 그렇게 생각했 다.
그런데…….
이번의 사건을 통해 알게 되었다.
스텔라의 마법기술력으로도, 엘트 먼의 감각으로도 감지할 수 없을 정 도로 흑마인들의 마나 은폐력이 발 전하였다.
그렇다면… 신령살해자가 본인의 그 탁한 영혼을 숨기는 것도 가능하 지 않을까?
그렇기에, 그자가 하늘꽃요람으로 숨어들었음에도 자신이 그 범인을 감지할 수 없었던 것이겠지.
*……간만에, 잎하넬의 정원에 가 봐야겠어.’
꽃서린이 이렇게 외부 활동을 자주 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외부 활 동이라고 해봐야, 고작 백색의 성에 서 집무를 잠깐 보는 정도였지 만…….
어쨌거나 바깥 공기를 쐬는 김에,
친구가 영원히 잠들어버린 그곳에 잠깐 찾아가는 정도는 괜찮을 것이 다.
뒤로 미룰 필요는 없다.
이번 주말.
꽃서린은 곧바로 잎하넬을 찾아가 기로 결정하였다.
* * *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 벽.
“어우, 몸이 다 찌뿌드드하네.”
퇴원 직후였음에도 밤잠까지 줄이 며 외출을 감행한 나는 잎하넬의 정 원에 찾아왔다.
– 드디어 왔구나!
“어, 오랜만이네.”
여기에 오는 건 굉장히 오랜만인 듯싶었다. 신수 침식도 게이지가 올 라가기 시작한 이후로는 잘 찾아오 지 않았으니까.
– 나 너무 기뻐
잎하넬은 여전히 석상처럼 몸이 굳 은 채였으나 목소리는 활기찼다.
그럴 수밖에.
내가 품속에 숨겨온 물건이 무엇인 지, 벌써부터 눈치챈 것이다.
원래는 깜짝 놀래켜 주려고 했는데 역시 심장을 잃어도 신령은 신령인 걸까. 무의미한 장난이었다.
천천히 배낭에서 자그마한 목함을 꺼낸 뒤, 그것을 바닥에 내려두고서 뚜껑을 열자 새하얀 빛의 구슬이 나 왔다.
– 와아…….
그녀는 장난감을 선물 받은 어린아 이 같은 순수한 감탄사를 내뱉었다. 대가를 바라고 주는 것임에도, 어쩐 지 뿌듯한 마음마저 들었다.
양손에 조심스레 신수의 심장을 들 고서 그녀에게 건네자, 허공에 둥실 떠오르더니 잎하넬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섬광.
“윽……
눈부신 빛 무리가 순간, 세상을 뒤 덮는 바람에 재빠르게 눈을 감았다. 세상이 먹먹하다고 느껴질 무렵, 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던 신령의 기 운이 소용돌이치며 잎하넬을 향해 빨려들어 갔다.
그건…… 마치 소음이 전혀 존재하 지 않는 폭풍 같았다. 그 사이에 서
있는 나는 견디는 것조차도 힘들었 는데, 주위는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고요했으니까.
이윽고 신령의 폭풍이 잦아들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一아….
깜빡.
마치 석상처럼 굳어 있던 여인이, 눈을 뜨고서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 보았다. 그러더니, 함박웃음을 짓는 다.
一아, 으아아.. 드디어…!
“움직일 수 있겠어?”
一응, 아주 좋아!
그녀는 천천히 손을 쥐락펴락하기 도 하고, 숨을 크게 들이 쉬어보기 도 하면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하긴, 수십 년이 넘도록 굳은 채로 있었는데 움직일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을까
나는 잎하넬이 그 상황을 만끽하도 록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다 말고, 눈을 스르르 감으며 고개를 꾸벅꾸벅 흔들었다.
“졸리냐?”
-앗, 으응…. 내 심장이, 몸을 감
당하지, 못해서…….
이제야 깨달았는데, 잎하넬의 형상 이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었다.
신수가 인간의 모습을 선명하게 유 지하는 건 높은 등급이 아닌 이상 사실상 조금 힘든 일이긴 하다.
그녀는 비록 신령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기력을 잃어버린 탓에 원 래의 형태를 잃어가는 것이고.
-이쪽, 으로…….
잠들려는 것을 애써 참으며, 잎하 넬은 몽롱한 눈으로 나에게 손짓했 다.
-이걸, 입어….
바닥에는 자그마한 상자가 놓여있 었는데, 그 안에는 웬 동양풍의 무 복(武服)이 고이 개어 있었다. 상당 히 오래된 디자인. 최소 몇백 년 전 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보존 상태가 좋은지 많이 낡지는 않았다.
일단은 시키는 대로 스텔라의 교복 을 벗고서 검은색 무복으로 갈아입 자, 잎하넬이 말했다.
-내가 준 목걸이를 목에 걸어….
이윽고, 아까와는 달리 잔잔한 마 나의 소용돌이 내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하였다. 이 마나는 내 두 눈으
로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무 려, 별빛의 형상을 하고 있었기에.
팅커벨이 요정 가루를 뿌린다면 이 런 모습이었을까.
밤하늘의 은하수가 그대로 내게 쏟 아져 내리는 듯한 감각.
마침 하늘도 탁 트여 있는 장소였 기에 그 신비로운 현상은 저 멀리도 눈부시게 뻗어 나갔다.
“이건… 뭐야?”
-내 옛날 친구가 잠든…… 비밀 장소로 보내줄게…….
옛 시대에 나와 같이 마력누설지체 를 타고났으며 검을 극한까지 다루
었던 잎하넬의 오랜 친구.
그의 모든 것이 담긴 장소로, 곧바 로 워프시켜 주려는 것이었다.
“그래. 알았어.”
그런 거라면야, 저항할 필요가 없 다고 생각하여 잎하넬의 마력을 받 아들이려는데.
저벅-!
정원의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려왔 다.
‘엥……?’
이곳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나밖 에 없다. 잎하넬의 열쇠를 가진 또
다른 사람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는 아이테르 월드를 진행하면서도 듣지 못했으니까.
‘설마, 미행?’
순간 가슴이 서늘해진 나는 곧바로 대응하기 위해 정원을 쏘아보았으 나, 이내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온몸을 검은색 드레스로 에워싼 여 인 한 명이, 깜짝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목덜미와 어깨 라인을 넘어서, 허 리까지 내려오는 백색의 머리카락과 밤하늘의 별이 떨어져 내린 듯한 금 색의 눈동자.
[특성 ‘연정홉인지체’의 저주가 발 생하였습니다!] [특성 ‘연홍춘삼월의 가호’가 발동 되어, 저주를 완전히 무시합니다.]직박구리 안경을 쓰지는 않았지만, 저 외모와 메시지를 통해 본능적으 로 알 수 있었다.
‘꽃서 린……?,
* * *
꽃서린이 세계수 외부로 외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아주 간혹 그녀가 외출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전용 비행선을 이 용하여 몰래 이동하고는 했는데, 이 경우에는 철저하게 비밀을 준수하여 남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늦은 새벽 에 활동하였다.
저13의 세계수, 나무화란의 과수원. 오래전 자신의 친우가 잠든 정원은 이곳의 깊숙한 장소에 위치 해있었 다.
세계수를 타고서 조금 올라가니, 금세 인적이 드물어졌다. 애당초 새
벽까지 활동하는 요정은 거의 없던 탓이다.
이내, 잎하넬의 정원 입구에 도달 하니 완전히 인기척이 사라졌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꽃서린은 슬 그머니, 가면을 벗었다.
“하아……」
바깥 공기를 쐬는 게, 대체 얼마 만이던가. 가면에는 항마의 마법과 필터가 잔뜩 걸려 있어서, 숨을 쉬 는 것조차 답답하다.
하지만 이렇게 바깥 공기를 직접 마실 때면 살아 있음이 짜릿하고 선
명하게 느껴졌다.
사박.
정원으로 발을 들이니, 그 특유의 몽환적인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였 다. 잎하넬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 해 흩뿌려놓은 꽃가루였으나, 그 효 과는 수백 년이 지나 희미해지고 없 었다.
그리고, 이 정원의 끝에.
……그녀가 잠들어 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뭔가… 뭔가.
분명히 아무도 오지 않았어야 할
정원에서,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느 껴졌다. 잎하넬의 뿌리는 거의 없어 진 채였는데,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 로 길을 터놓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설마……!,
꽃서린은 다급히 정원의 안쪽으로 달렸다.
만약, 잎하넬의 심장을 빼앗아간 범인이 또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것 이라면…….
가슴이 거칠게 요동쳤다.
전신의 마나가 당장에라도 쏘아질 것처럼 예리하게 벼려졌다.
어느덧, 잎하넬의 정원으로 들어가 는 거대한 나무문이 시야에 들어왔 다.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 로 열려 있는 것을 본 순간, 그녀는 확신했다.
‘누군가 왔다.’
그녀는 거칠게 기운을 흩뿌리며 정 원으로 들어섰고.
살랑-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그 찰나의 순간.
*……어?’
꽃서린은 크게 당황하여,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오래전…… 영원한 잠에 빠져들어 다시는 눈을 뜨지 못했던 자신의 오 랜 친우, 잎하넬
그녀는 결코 눈을 뜰 수 없을 것 이라고, 신령들조차 고개를 저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다.
영영 다시는 그 순수한 눈동자를 마주할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잎하넬이 그 맑고 깊은 눈을 반짝 이며… 방긋 웃고 있었다.
‘살아 있어……?,
어떻게?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 옆을 바라보 았다. 잎하넬의 앞에는 웬 키가 작 은 소년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는 데, 무언가 당황한 듯 눈동자를 크 게 뜬 채였다.
‘저 소년이……
잎하넬을 살렸다.
그렇게 확신하고서, 꽃서린은 저도 모르게 소년을 향해 손을 뻗었으나, 그는 어째서인지 뒤로 한 발자국 물 러 났다.
‘어?’
직후.
……번쩍!
별무리를 닮은 황금색의 빛 가루가 터져 나오더니, 소년은 감쪽같이 자 취를 감추었다.
꽃서린은 여전히 상황을 제대로 파 악하지도 못한 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