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RAW novel - Chapter 23
◈ 023. [STAGE 1] 보스 레이드
그오오오오-!
거대한 갑옷을 입은 거대한 망령.
스테이지1의 보스 몬스터, ‘망령기사’가 섬뜩한 포효를 내질렀다.
쿠구궁-!
공중에 떠 있던 놈이 땅에 내려서자,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일대가 흔들렸다. 우리는 일제히 휘청거렸다.
‘미친!’
땅에 선 놈을 보자, 나도 모르게 손끝이 떨렸다.
거대하다.
신장은 3층짜리 건물 정도 될까. 이 요새의 성벽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다.
성벽 위에 선 우리와, 벌판에 선 놈의 눈높이가 거의 같다.
“대포 준비! 발리스타 준비!”
보스 몬스터의 거대한 위용에 얼빠진 병사들을 향해 나는 고함을 내질렀다.
“놈이 성벽에 도달하기 전에 죽여야 해! 어서-!”
어리바리하던 병사들이 다급히 대포와 발리스타로 가서 장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백병전을 하느라 수성장비 대부분을 뒤로 물린 상태였고, 다시 설치하고 장전까지 끝내자 망령기사는 바로 코앞까지 와 있었다.
놈의 거대한 투구 속에서 새파란 불길이 무시무시하게 타올랐다.
‘시발, 쫄지 마!’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려다 가까스로 참았다.
겉모습에 쫄지 마, 시발! 저 새끼 저래 봤자 스테이지1 보스일 뿐이야. 아무리 보스 보정 받았다 쳐도 고작 레벨 25짜리라고!
“발사! 아끼지 말고 죄다 퍼부어라-!”
얼어붙어 있던 병사들이 내 명령에 일제히 대포에 불을 붙이고 발리스타의 시위를 당겼다.
펑! 퍼버버벙!
후두두둑……!
대포가 불을 뿜었고, 발리스타에서 화살이 쏘아졌다.
콰광! 콰과과광!
표적이 커서 명중률은 무지하게 높았다. 수십 발의 포탄과 발리스타 화살이 망령기사의 몸에 틀어박혔다.
거대한 갑옷 위로 불길과 연기가 휘몰아쳤다.
하지만 놈의 갑옷은 두텁다. 유의미한 대미지는 들어가지 않았다.
쿵! 쿵! 쿵!
망령기사는 화망을 뒤집어쓰면서도 앞으로 발을 내디뎠다.
‘더럽게 터프하네, 이 새끼!’
하지만 애초에 대포와 발리스타는 최대한 놈의 이동을 느리게 만드는 게 목적이다. 나는 옆을 홱 돌아보았다.
“릴리!”
“예, 예?”
조금 전까지 화염마법을 쓰느라 릴리는 안색이 초췌했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세 번째 아티팩트는? 아직도 조정 중이냐?”
“마침 조금 전에 조정이 끝났어요!”
“바로 발동시켜!”
릴리는 연금술사들에게 손짓했다. 연금술사들은 마지막까지 조정 과정을 거치던 아티팩트를 작동시켰다.
우우우웅-!
연푸른 빛깔의 마법공학 장비에서 마력광이 은은하게 새어나왔다.
수리가 완료된 세 번째 아티팩트.
R등급 아티팩트, 마력증폭기!
효과는 심플하다. 대상 캐릭터 1인의 마법 효과 100퍼센트 증가. 횟수는 1회.
고작 1회 짜리 마법 부스트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쥬피터!”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쥬피터가 하나뿐인 눈을 가늘게 뜨고 망령기사를 노려보고 있었다.
“충분히 쉬었지?”
“그럼요, 전하.”
파치치칙!
전격술사의 손끝에서 전류가 튀었다.
“충분하다 못해 넘칠 지경입니다.”
쥬피터는 만전 상태였다. 나는 다가오는 망령기사의 가슴팍을 손으로 가리켰다.
“놈의 흉갑에 화력을 집중해. 가능한 한 강력한 공격을 먹여 줘라.”
우우우우웅-!
마력증폭기가 발동되었다. 대상은 쥬피터!
쥬피터의 몸에 연푸른 빛이 감돌았다. 쥬피터는 눈을 한 번 감았다 떴다.
“……좋군요. 전성기 시절의 감각입니다.”
아티팩트의 효과를 받은 쥬피터가 주먹을 꽉 쥐더니, 흉악하게 웃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력으로 부탁한다.”
“낙뢰사고에 주의하십시오, 전하.”
쥬피터가 앞으로 걸어 나가자, 멀리서 천둥소리가 울렸다. 쿠르릉…….
“감전되셔도 변상 안 합니다-!”
쥬피터가 양손을 앞으로 내뻗자, 하늘에서 수십 줄기의 샛노란 벼락이 떨어졌다.
쿠과과과광-!
쥬피터의 1스킬 [블리칭 존]이 망령기사에게 작렬했다.
본래 광역 범위 스킬이지만, 망령기사의 덩치가 원체 크다 보니 벼락 수십 줄기가 모두 망령기사에게 떨어졌다.
그아아……!
새카맣게 타 버린 망령기사가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흘렸다.
벼락은 망령기사를 두들기면서도 정확하게 흉갑을 타격했다.
거대한 갑옷 기사의 가슴 부분이 너덜너덜하게 떨어져 나갔다.
갑옷이 떨어진 흉부 안에는 망령의 실루엣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리고 놈의 약점인 영핵도 훤히 노출되었다.
영핵은 일반 병사들의 공격으로는 제대로 대미지를 줄 수 없다. 마법 공격 혹은,
“데미안, 쏴!”
[천리안] 같은 개사기 특성으로만 때릴 수 있다.데미안은 미리 발리스타에 배치되어 있었다.
데미안의 커다란 갈색 눈동자에서 하얀 섬광이 번뜩였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발리스타의 방아쇠를 당겼다.
투학-!
쏘아진 화살은 정확하게 망령기사의 영핵을 꿰뚫었다.
챙그랑……!
영핵이 산산이 조각나며,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린 듯한 착각이 들었다. 망령기사는 고통스럽게 온몸을 뒤틀었다.
그아아아아악!
고통에 찬 포효가 전장을 휩쓸었다.
‘죽인 건가?!’
아니었다. 놈은 버텨 냈다.
망령기사의 투구 속에서 타오르는 불길이 사납게 일렁였다. 빡친 모양인데?
“망할, 조금 부족했나!”
그오오오오-!
망령기사는 악에 찬 포효를 내지르며 수중의 거대한 검을 위로 치켜 올렸다.
성벽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을 떡 벌렸다.
저런 게 떨어졌다간 성벽이 박살 난다!
“쥬피터! 한 방 더 먹여!”
다급히 외치자, 다음 마력을 충전하고 있던 쥬피터가 손을 들어올렸다.
“낙뢰가 치는 날씨에 무기를 위로 들다니…… 감전사가 소원이냐, 멍청이!”
쿠과과과광!
2스킬 [블리칭 어게인].
아티팩트는 없지만, 파티 시너지에 내 특성 버프만으로도 위력은 충분하다.
수십 줄기의 새파란 벼락이 망령기사의 온몸을 관통했다. 이미 너덜너덜해져 있던 영핵까지도 완전히 파괴되었다.
그아……아아아…….
하지만 망령기사는 쓰러지면서도 기어코, 손의 거대한 검을 아래로 내려찍었다.
거대한 검이 성벽으로 내리꽂힌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이건 못 막는다!
“모두 피해! 검의 궤적에서 도망쳐-!”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성벽에서 내달렸다.
“으아아아!”
“간격에서 벗어나라-!”
데미안과 쥬피터가 릴리의 휠체어를 잡고 같이 헐레벌떡 도망쳤다.
아직 성벽 위에 서 있는 나를 향해 루카스가 급히 달려왔다.
“전하! 피하셔야 합……!”
쿠과과과광!
직후 망령기사의 거대한 검이 그대로 성벽을 내리찍었다.
루카스가 급히 나를 감쌌지만, 다행히 애초에 검이 떨어지는 곳과 나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다. 직격은 면했다.
하지만 검이 성벽에 내리꽂히며 발생한 진동만으로도 나와 루카스는 바닥을 나뒹굴어야 했다. 꽥!
“아이고오, 허리야…….”
“괜찮으십니까, 전하?”
“멀쩡해! 그보다, 성벽의 상태는?”
쿠구구구궁…….
자욱하게 일었던 먼지가 차츰 걷히자, 성벽에 반쯤 꽂힌 망령기사의 검이 보였다.
그 검을 쥔 망령기사는 무릎을 꿇고 성벽 밖에 주저앉아 있었다.
영핵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투구 속에서 일렁이던 귀불도 꺼졌다.
스테이지 보스는, 마침내 쓰러진 것이다.
철컹, 절그럭…….
동시에 망령기사의 온몸에서 갑옷 조각들이 떨어져 내렸다. 갑옷이 순식간에 붕괴하고 있었다.
캬아아아아!
모든 갑옷 조각들이 바닥으로 쏟아진 뒤, 갑옷 안에 있던 망령들이 일제히 바깥으로 쏟아져 나왔다.
수백, 수천의 망령 덩어리는 마치 자욱한 독안개처럼 퍼져 나오다가, 일제히 가장 가까운 인간을 찾아 날아들었다.
성벽 위에서 놈과 가장 가까이 선 인간.
바로 나를 향해.
캬아아아아-!
수백수천의 망령들이 떼를 지어 달려드는 장면은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일그러진 수백의 눈코입과 기괴하게 꺾인 수천의 팔다리가 희생자를 찾아 허우적거린다.
하지만 나는 침착했다. 이 패턴은 알고 있기 때문.
망령기사는 사망 시 주위에 광역 공포와 혼란 따위를 건다. 죽기 직전의 꼬장이라고 할까.
대미지가 있는 공격은 아니다.
그저 이쪽의 사기를 낮추는 상태이상 공격일 뿐. 잘못 휩쓸리면 정신이 파괴당할 수 있지만.
“전하! 위헙합니다!”
“괜찮아, 루카스.”
그러나 정신 상태이상은 내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
기겁한 루카스가 내 앞을 막으려 했지만, 나는 그런 루카스를 밀어냈다.
그리고 밀려드는 망령들을 향해 두 눈을 부릅뜨고 똑바로 섰다.
“여기부터는 인간의 영토다.”
내게 모든 망령들이 달려들었지만,
키잉-!
내 패시브 스킬 [불굴의 지휘관]이 발동되며 흰 빛을 흩뿌렸고, 놈들의 저주를 모조리 상쇄했다.
망령들은 나를 통과하지 못하고 내 앞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버티고 서서 망령들을 온몸으로 막으며 나는 외쳤다.
“썩 꺼져라, 괴물!”
캬아…… 아아아…….
마지막 하나의 망령까지 내게 달려들었지만, 모두 연기처럼 흩어졌다.
모든 망령들까지 사라지고 나자 일대에는 침묵이 맴돌았다.
“…….”
“…….”
성벽 곳곳에 숨었던 병사들이 하나씩 고개를 들었다. 성벽 아래로 도망쳤던 이들도 하나 둘 올라왔다.
“그 거대한 괴물은……?”
“유령들은?”
“황자님이 없애 버리셨어…….”
“끄, 끝난…… 건가?”
망령들이 사라지고, 쥬피터가 벼락 마법까지 거두자 하늘에서 먹구름이 걷혔다.
그리고 그 사이로 햇살이 비쳤다.
내려앉았던 어둠이 거짓말인 것처럼, 환한 햇볕이 성벽 위를 비추었다.
“…….”
나는 무너진 성벽 위에 선 채, 휘청거리며 올라오는 병사들을 내려다보았다.
옆을 돌아보자, 성벽을 반쯤 부수고 파고든 망령기사의 검이 보였다.
이렇게 크게 파손된 성벽을 어떻게 고칠지, 오늘 잃어버린 병력의 손실을 어째야 할지, 숱한 고민들이 뇌리를 스쳤지만.
그런 고뇌 대신 나는 활짝 웃으며 한쪽 손을 위로 홱 치켜들었다.
“우리는 승리했다!”
멍하니 나를 올려다보는 병사들에게 나는 힘주어 덧붙였다.
“우리는 살아남았다!”
먹구름 사이로 쏟아진 햇살이 내 머리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승리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살아남을 것이다!”
병사들의 눈에서 점차 공포가 사라졌다.
나는 그 빈자리에 승리의 기쁨이 들어차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이게 내 패시브 스킬빨이든, 내 말빨이든, 아무래도 좋았다.
“괴물들을 물리치고!”
나는 있는 힘껏, 진심을 담아 외칠 뿐.
“살아가자!”
***
[STAGE 1 – CLEAR!] [STAGE MVP – 쥬피터(SR)] [레벨업 캐릭터]– 애쉬(EX) Lv.8 (↑3)
– 루카스(SSR) Lv.29 (↑2)
– 쥬피터(SR) Lv.36 (↑1)
– 릴리(R) Lv.19 (↑2)
– 데미안(N) Lv.20 (↑5) (1차 전직이 가능합니다!)
[사망 및 부상 캐릭터]– 쥬피터(SR) : 경상
– 테인(N) : 사망
– 론(N) : 사망
– 지야(N) : 사망
– 페케(N) : 사망
[획득 아이템]– 리빙아머 마석 : 172개
– 망령기사 마력핵(SR) : 1개
– R등급 보상 상자 : 2개
– N등급 보상 상자 :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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