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the bulletin board after 5 second RAW - chapter (156)
5초 후의 게시판이 보여! 157화
39. 이드, 인그}••••••! (2)
이경훈은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나타나는 5초 후의 게시판에 대해서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다.
‘확장 프로그램을 제대로 쓸 수 없 는 상황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자체 연 습 경기 및 캑터스 리그에 나타났던
5초 후의 게시판에서는 어째서인지 확장 프로그램이 좀처럼 발동되지 않았다.
확장 프로그램이 반드시 발동되어 야 하는 게시판도 아니었고, 확장 프로그램이 절실한 상황도 아니었기 에, 그러려니 하며 넘어가고 말았다.
‘확장 프로그램의 발동 조건이 충 족이 안 된 거라고 생각했다. 시즌 이 시작되면 다시 발동될 거라고 생 각했고.’
그러고 나면 일찍이 확인한 세 개 의 확장 프로그램과 아직 확인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미지의 확장 프로 그램을 느긋하게 확인하려 했던 이
경훈이 었다.
그런데……
[긴급 메인터넌스 진행 중!]‘하필이면……’’
하필이면 2021 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메인터넌스에 들어갈 거라 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그것도, 긴급 메인터넌스라는 마치 자신을 놀리는 듯한 문구와 함께 말 이다.
‘지금까지 5초 후의 게시판이 나에
게 적극적으로 말…… 이라고 하니 이상하게 들리는군. 음……. 의사 표 현을 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 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의 의사만큼은 분 명하게 읽어낼 수 있었다.
5초 후의 게시판이 이경훈에게 엿 을, 빅엿을 먹였다.
이경훈이 침착하게 생각했다.
‘우선, 1회 초를 끝내야 한다. 어찌 되든, 이 상황을 무사히 넘겨야 한 다는 건 다르지 않다.’
1회 초의 타석에 선 콜로라도 레 인지스의 1번 타자를 상대하는 샌프
란시스코 타이탄스의 선발 투수는 매디슨 가드너.
누가 뭐라 해도 내셔널 리그 최고 의 좌완 투수 중 하나임이 분명한 그 매디슨 가드너다.
그런 매디슨 가드너를 리드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다.
이경훈이 콜로라도 레인지스의 1번 타자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내셔널 리그 타격 1위 타이틀을 차지했던 적도 있는, 전형적인 ‘잘 치는’ 타자다. 파워 툴도 있어서, 언 제든지 펜스를 넘겨낼 수도 있는 타
자지.’
배드 볼 히터 기질이 강해서 그다 지 좋지 않은 코스에도 배트를 휘두 르고 마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휘두른 배트에 걸린 볼이 수비수의 키를 넘어가는 경우가 종 종 발생한다는 점이 주의사항이지만 말이다.
이경훈이 결단을 내렸다.
‘이제 1회 초다. 어떤 결과가 나오 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망설이지 않아도 돼.’
이경훈이 매디슨 가드너에게 타자 의 몸쪽 스트라이크 존으로 붙는 포
심 패스트볼 사인을 내며 생각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 만…… 지금으로서는 이게 최선이라 고 생각한다. 던져라, 매디슨.’
이경훈의 사인에 매디슨 가드너가 고개를 끄덕였고.
특유의 동작 큰 와인드업을 하면서 2021 시즌의 첫 번째 투구를 했다.
쐐애애액…….
..펑 I
콜로라도 레인지스의 1번 타자가
두 팔을 뻗으면서 한 발짝 물러난 뒤 주심의 기색을 살폈다.
주심의 판정은…….
“스트라이크!”
매디슨 가드너의 초구는 스트라이 크 존을 지나왔다는 것이 주심의 판 정이었다.
이경훈이 고개를 두어 번 끄덕여 보이곤, 매디슨 가드너에게 볼을 던 져주며 생각했다.
‘스프링 트레이닝과 캑터스 리그에 서 받아본 볼이지만, 정말로 받을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군.’
구속은 91마일에 불과한 그럭저럭
느리지 않은 수준이었지만…….
‘저 긴 팔로 사이드스로에 가까운 폼으로 던지니, 좌타자 입장에서는 볼이 등 뒤에서 나타나는 느낌일 거 다.’
그런 ‘괴랄한’ 볼이 몸쪽 스트라이 크 존을 파고드니 정상적인 타격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 1구로 볼 카운트를 원 스트 라이크로 만들었다.
‘타자도 대단하군. 그런 볼이 날아 오는데, 한 발짝 물러선 게 다였다. 피치 터널 통과 직전까지는 이 볼이 몸쪽 스트라이크 존으로 오는지 자
기 머리로 오는지 구분도 안 됐을 텐데……
메이저리그 탑 클래스 선수들의 피 지컬과 멘탈에 새삼 감탄하는 이경 훈이 었다.
그러나, 그저 감탄만 하지는 않았 다.
‘나도 메이저리거다. 이들에게 지 지 않는, 이들을 능가해야 하는 선 수가 된 거다.’
라는 각오와 함께, 이경훈이 두 번 째 사인을 냈다.
‘이번에는 바깥쪽으로. 스트라이크 가 돼도, 스트라이크가 되지 않아도,
타자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을 거다.’
매디슨 가드너의 2구가 날아왔다.
콜로라도 레인지스의 1번 타자가 재빠르게 배트를 휘둘렀지만.
“파울!”
우측 관중석의 그물을 때려 버리는 파울이 되었다.
이제, 볼 카운트는 투 스트라이크.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홈 팬들 이 크게 외치기 시작했다.
“좋아! 몰아놨어!”
“잡아버려, 매디슨!”
“삼진! 삼진! 삼진! 삼진!”
한국 프로 야구 리그의 응원과는 다르게,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외치 고 있을 뿐이지만 그 뜻은 같았다.
콜로라도 레인지스의 1번 타자를 죽이라는 거다.
‘물론.’
이경훈이 3구째의 사인으로 몸쪽 슬라이더 사인을 냈다.
‘역의 역의 역으로 바로 넣는다. 제대로만 던지면 알고 쳐도 땅볼이 고작이다, 매디슨. 가자.’
3구 중 2구가 던지기 부담스러운
코스로 들어가는 사인이었음에도, 매디슨 가드너는 이경훈의 사인이 진리라도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 기만 했다.
스프링 트레이닝과 캑터스 리그를 통해서 이경훈의 투수 리드와 그 결 과에 대해 직접 확인했기에 취할 수 있는, 믿음이 담긴 태도였다.
이 사인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매디슨 가드너의 태도가 조금은 달 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쉬이이익
붕!
팡!
“스윙! 아웃!”
약간 높게 들어오는 슬라이더에 콜 로라도 레인지스의 1번 타자가 헛스 윙하며 삼구삼진을 잡아냈다.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홈 팬들 이 즉시 환호했다.
“나이스, 매디슨!”
“시작 좋다!”
“계속 이렇게만 가자고!”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선수들도 박수를 보내며 한두 마디씩 했다.
“올해도 우리 에이스 걱정은 안 해 도 되겠는데!”
“거기서 바로 들어가다니…. 과
감한 리드였어, 경훈.”
“원 아웃!”
1루 베이스를 지키고 있는, 샌프란 시스코 타이탄스의 선발 1루수 제럴 드 포지는 씨익 웃으며 이경훈을 향 해서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었다.
이경훈이 제럴드 포지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생각했다.
‘이 긴급 메인터넌스가 언제 끝날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이 렇게 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으로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들을 이어가며, 주어진 상황을 헤쳐나가듯 경기를 치르는 것.
이경훈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해 왔으며, 했고, 할 일을 하는 거다.
콜로라도 레인지스의 2번 타자를 상대로, 이경훈이 사인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발사 각도 좋은 타자다. 조금이라 도 치기 편한 볼을 던졌다가는 일격 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느..’
오프 시즌에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훈련한 이경훈이었지만, 이경훈은
훈련만큼이나 전력 분석에도 열중했 다.
5초 후의 게시판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상대 팀의 선수들에 대한 적절한 분석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 다.
물론, 콜로라도 레인지스의 선수들 에 대한 분석도 철저하게 마쳤고.
쉬이 이 익..
딱!
팡!
“아웃!”
콜로라도 레인지스의 2번 타자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투 아웃.
‘유명한 거포다. 사인이라도 받고 싶지만, 지금은 아웃 카운트만 받아 내자. 슬라이더를 낮게. 헛스윙 내지 는 빗맞은 타구가 나올 수 있도록.’
쉬이이익….
딱!
콜로라도 레인지스의 3번 타자의
꽤 빠른 땅볼 타구가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선발 유격수, 라시헌에 게 향했다.
라시헌이 자세를 낮추고 차분하게 타구를 잡아냈고.
이 정도는 쉽다는 듯이, 어렵지 않 게 송구했다.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1루수인 제럴드 포지가 라시헌의 송구를 포 구했다.
“아웃!”
쓰리 아웃.
이경훈이 5초 후의 게시판 없이 콜로라도 레인지스의 1, 2, 3번 타
자를 잡아내며 1회 초의 끝과 2021 시즌 메이저리그의 시작을 알렸다.
“슬라이더가 조금 뜨는 것 같아서 걱정을 했었는데, 마지막에 던졌던 슬라이더를 보니 괜한 걱정이었다 싶군. 정말 완벽에 가까운 슬라이더 였다.”
“계속 그렇게 던질 테니까 걱정 말 고 리드해도 된다.”
“믿음직하군. ……나이스 피칭.”
이경훈이 매디슨 가드너와 담담한 글러브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샌프란 시스코 타이탄스의 더그아웃으로 돌 아갔다.
“최고의 데뷔 수비였군!”
“데뷔 타석에서도 보여줄 거지, 경 훈!”
“하나 보여주고 와! 팬들을 기겁하 게 만들라고!”
라는,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 선수 들의 격려를 받으며, 이경훈이 포수 장비를 벗기 시작했다.
그때.
“수고했어요, 경훈.”
결국, 개막전에서 벤치를 지키게 된 시저 스타가 이경훈에게 타격 장 비를 가져다주며 말했다.
이경훈이 시저 스타에게 타격 장비 를 건네받곤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수고는……. 벤치 달구고 있는 네 가 고생이지.”
“지금 팀의 백업 2루수를 놀리는 거예요? 진짜 너무하네!”
“아니.”
진심이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활약할 수 없는 선수의 괴로움을 이경훈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이경훈이 약속하듯 말했다.
“빨리 스코어를 벌려주지. 백업 2
루수께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시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거든.”
“아, 하하……. 그래서 타격 장비 갖다 준 건 아닌데……
“슈퍼 루키가 이 정도 해주는데, 나도 그 정도는 해줘야지. 몸 풀고 기다리고 있어라, 별 꼬맹이.”
이경훈이 대기 타석으로 향하며 콜 로라도 레인지스의 선발 투수인 리 처드 프릴랜드를 노려봤다.
‘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싱커, 체인지업. 이 네 구종이 모두 좋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다.’
홈 그라운드가 극단적인 타자 친화
구장인 콜로라도 레인지스의 에이스 로서, 매년 준수한 기록을 내고 있 는 아주 뛰어난 선발 투수다.
그런 리처드 프릴랜드가 자신에게 투구할 초구를, 이경훈은 그리 어렵 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포심 패스트볼이다.’
Welcome to Major League.
자존심 센 메이저리거들의 그 신고 식인지 세례인지 모를 오만한 짓이 자신에게도 향할 거라고.
‘문제는 코스다. 바깥쪽일 수도 있 고, 몸쪽일 수도 있다. 위협구나 다 름없는 볼이 들어올 수도 있지.’
“아웃!”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의 1번 타자 가 아웃됐고.
이경훈이 노림수를 확정하고 자신 의 데뷔 타석으로 향했다.
“이경훈 타석이다!”
“경훈! 경훈! 경훈!”
“안타를 쳐, 1억 7천만 달러!”
샌프란시스코 타이탄스 홈 팬들의 외침에 이어.
[백 넘버 88! 이경훈!]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함께, 전 광판에 이경훈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경훈의 메이저리그 데뷔 타석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주심에게 짧게 인사하고선 타석에 들어선 이경훈에게, 콜로라도 레인 지스의 젊은 포수가 이렇게 말했다.
“데뷔는 축하하지만 내가 줄 축하 선물은 삼진뿐이에요, 아저씨.”
이경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평소와 같은 자세를 취하며 투수의 투구를 기다릴 뿐이었다.
그리고.
쐐액
몸쪽 깊은 코스로 찌르듯이 날아오 는 포심 패스트볼을, 디딤발을 뒤로 빼며 치기 좋은 코스의 볼로 만들었 다.
완벽한 게스 히팅의 성공이었다.
딱!
팍!
이경훈이 후려친 타구가 좌측 파울 라인을 때렸다.
콜로라도 레인지스의 수비수들은
자신들이 맡은 바에 최선을 다했지 만.
타다다닥!
팍!
“세이프!”
여유 있게 2루 베이스에 안착하면 서 데뷔 타석부터 2루타를 작열하는 이경훈이 었다.
5초 후의 게시판이 언제 돌아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은 아무런 문제 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