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can see the bulletin board after 5 second RAW - chapter (80)
5초 후의 게시판이 보여! 081화
21. 땡큐다, 새끼들아! (4)
“이경훈 보유국이라는 말이 있더라 고요.”
이경훈의 홈런에 시끌벅적해진 한 국 국가 대표의 더그아웃에서, 송경 호 코치가 정현필 감독에게 말했다.
이제 막 3루 베이스를 밟으려는 이경훈을 바라보며 말이다.
정현필 감독이 팔짱을 낀 채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말이 나올 만도 하지. 이경 훈이 한 것들을, 하는 것들을 봐.”
어하하..J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직도 믿기 지 않아. 분명 재능은 있는 녀석이 었지만, 언제 저런 선수가 된 건 지……
“그러게 말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어필이 됐겠죠?”
“그러기를 바라자고.”
이경훈이 주목하게 한 것은, 이 경
기만이 아니다.
이 경기를 지배하고 있는 선수, 이 경훈을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Posted by u/4CenRU now] [Trying to steal in this situation….. I don’t get it. Isthis because it’s an amateur competition?]
‘도루라고? 그렇다면
이경훈이 이강현에게 볼을 크게 빼 는 피치 아웃 사인을 냈다.
이강현은 거리끼지 않고 도루를 저 지하기 좋은 코스로 투구했고.
이경훈은.
쐐애애액….
……펑!
볼 카운트 하나를 제물로 바쳐서.
팡!
탁!
“아웃!”
미국 국가 대표의 1루 주자의 도 루를 저지했다.
이경훈이 오른손을 불끈 쥐고, 높 게 들어 올리며 외쳤다.
“흐아아앗!”
이경훈의 포효에 한국 국가 대표의 선수들이 좋아 죽었다.
“이야……! 이게 경훈이 형이구 나!”
“버펄로스 자식들, 이 좋은 걸 자 기들만……
“최곱니다, 주장님!”
한국 국가 대표의 더그아웃에서 나 온 환호에 멋진 제스처로 화답해 보 이며, 이경훈이 생각했다.
‘쪽팔린다……
3회 초 공격에서, 미국 국가 대표 의 선발 투수를 자극하며 5초 후의 게시판을 ‘쓸 수 있는’ 상태로 만든 이경훈.
그 이후, 이경훈은 계속해서 이런 요란한 플레이를 ‘연출’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이목을 끌어야 사람들이 경기를 볼 테니까.’
국제 경기의 매너에서 허용되는 제 스처는 전부 다 했다.
마치 프로레슬러가 된 것만 같은 기분에, 이경훈이 쓰게 웃었다.
‘하지만, 이 짓도 이제 얼마 안 남 았다.’
7회 말.
한국 국가 대표의 선발 투수인 이 강현의 7이닝 무실점 투구에, 아웃 카운트 단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다.
스코어는 8 대 0.
이번 이닝만 마친다면, 경기는 한 국 국가 대표 쪽으로 완전하게 기운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Posted by u/MotherlessBokdol now] [I think it’s over, guys. Let’s see the big league game now.]이 경기는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는 게시글이 나타났다.
이경훈이 자신이 생각했던 사인 그
대로의 사인을 냈고.
쉬이 이 익..
붕!
……팡!
“Swing! Out!”
7회 말을 매조지었다.
마운드를 달리듯 내려온 이강현이, 이경훈에게 깜짝 놀란 듯한 표정으 로 물었다.
“이경훈 선배님! 어떻게……
“피치 아웃?”
“예!”
단어 위주의 빠른 독해가 비결이었 다고는 말할 수 없기에.
“그냥, 감으로.”
“감……
이강현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애 원하듯이 말했다.
“이경훈 선배님. FA 되시면 꼭 드 래곤즈로 오십시오. 제가 단장님한 테 잘 말해서 연봉 많이 드리라고 하겠습니다.”
“뭐? 하하……
이강현의 어깨를 툭, 두드리곤 한 국 국가 대표의 더그아웃으로 돌아 갔다.
상상 이상의 환영이 이어졌다.
“아! 나이스!”
“킹경훈! 갓경훈!”
“고생하셨습니다!”
정현필 감독이 씨익 웃어 보이더니 이경훈에게 주먹을 내밀었다.
그러곤, 긴말이 필요 없다는 듯 짤 막하게 말했다.
“나이스 플레이.”
“감사합니다, 감독님.”
정현필 감독이 내민 주먹에 자신의 주먹을 맞부딪힌 이경훈에게, 송경 호 코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너만 괜찮다면…… 이쯤 해서 빠 지는 게 어떨까 싶은데.”
“교체 말씀이십니까.”
“그래.”
스코어는 8 대 0이고 8회 초로 접 어드는 시점이다.
그 누구도 미국 국가 대표가 한국 국가 대표에게 역전을 해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저쪽에서 먼저 경기를 포기하는 분위기가 됐다.’
경기가 기울자, 선발 투수를 포함 한 주전 선수들을 망설임 없이 교체 해버린 미국 국가 대표.
1번 타자 2루수인 시저 스타를 제 외하면, 선발로 출전한 선수는 한 선수도 남지 않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 이경훈이 더 출전할 이유는 없다.
‘이 이상 저 친구들을 자극하는 것 도 마음이 편치 않고.’
욕심을 부린다면 이번 8회 초의 타석까지 소화한 뒤에 교체될 수도
있겠지만…….
‘고준규도 한두 타석 들어가 보는 게 좋을 거다.’
현재, 한국 국가 대표에서 이경훈 의 백업 포수 역할을 맡게 된 드래 곤즈의 주전 포수 고준규를 말하는 거다.
‘모든 경기의 모든 상황에 내가 나 간다는 보장은 없다. 이런 여유 있 는 경기에서 백업 선수들을 출전시 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지.’
이경훈이 흔쾌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감사하긴. 우리가 고맙지.”
“수고했고, 이만 쉬어라. 뒤는 후배 들에게 맡기고.”
“예.”
그리고.
쐐애애액…….
……펑!
“Strike Out! Game Set!”
2020 도쿄 올림픽 B조 1차전, 한
국 국가 대표 대 미국 국가 대표의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최종 스코어, 9 대 2.
마이너리그의 선수들로 구성된 미 국 국가 대표를 대파한 한국 국가 대표였다.
경기가 끝나고 난 뒤.
한국 국가 대표 선수들과 미국 국 가 대표 선수들이 악수를 나눌 때였 다.
미국 국가 대표 선수들의 날카로운 시선에 이경훈이 난감한 표정이 되 었다.
‘하긴……. 그렇게 어그로를 끌었 는데.’
승패를 떠나, 미국 국가 대표 선수 들에게 이경훈은 얄밉다 못해 가증 스러울 터다.
그나마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오는 유일한 미국 국가 대표의 선수가 있 었으니…….
미국 국가 대표의 1번 타자 2루수 인 시저 스타였다.
이경훈과 악수하며, 시저 스타가
반갑다는 듯 말했다.
“아저씨도 동류였네요! 하하!”
“..2”
“또 만나요!”
그러곤 가버린 시저 스타의 뒷모습 을 바라보며, 이경훈이 생각했다.
‘뭐라는 거야……
독해는 되더라도, 청해까지는 아직 무리인 이경훈이었다.
외국인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터득한 짧은 의사소통이 한계였다.
그때, 이경훈의 뒤에 서 있었던 라 시헌이 이렇게 말했다.
“이경훈 선배님이 자기랑 같은 과 같다고 합니다.”
흥이 넘치는 흑인의 원어를 아무렇 지 않게 알아들은 라시헌에게, 이경 훈이 내심 놀라며 물었다.
“어떻게 알아들었냐?”
“작년부터 준비했습니다.”
“아••••••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라시헌이다.
그런 라시헌이니, 영어 공부를 해 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거다.
‘이번 기회에 나도 짬을 내서 영어
공부를 해볼까……?’
어쨌든.
‘같은 과라니……
오해를 잔뜩 산 기분에, 이경훈이 허하게 웃었다.
다음 날.
네덜란드와의 B조 2차전을 앞두고, 이경훈이 태블릿 PC를 뚫어버릴 듯 째려보고 있었다.
그런 이경훈에게 김한규가 슬며시 다가와 물었다.
“이경훈 선배님! 뭐하고 계신 겁니 까?”
야구 협회의 직원에게 빌린 태블릿 PC의 화면에 네덜란드어에 대한 기 본적인 내용이 떠 있었다.
김한규가 멍하니 물었다.
“이경훈 선배님. 이거……
“네덜란드어다.”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게시판이 나타날 것을 대비한 벼락 치기다.
‘실전에서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하니까 야구 협회 직원이 어학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깔린 태블릿 PC를 주고 갔다.’
이경훈이 네덜란드어에 대해 생각 했다.
‘알파벳을 쓰기는 하지만 영어와는 달라서 까다롭다……
그렇다고 네덜란드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들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훈련 중의 휴식 시간에 암 기하는 게 고작이었다.
‘안타, 홈런, 삼진, 아웃. 지금은 이 정도가 고작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5초 후의 게시 판 없이 경기를 치를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얕볼 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객관적인 전력은 크게 앞서는 게 사 실이다. 5초 후의 게시판이 없더라 도, 네덜란드는 충분히 이길 수 있 다.’
5초 후의 게시판으로 쌓아 올려온 자신의 기초 실력에도 어느 정도 자 신이 붙은 이경훈이었다.
그런 이경훈에게, 네덜란드어 공부
는 그저 보험에 불과했다.
김한규가 감탄하며 물러섰다.
“이렇게까지 준비하시다니……. 존 경스럽습니다. ……아, 집중하고 계 신 데 죄송합니다. 저는 이만 가보 겠습니다.”
“그래. 컨디션 잘 챙기고.”
“예!”
그렇게, 이경훈은 평생 가본 적도 없었던 풍차국의 단어들을 머릿속에 때려 넣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다.
[국내 야구 게시판]
[전승으로 B조 1위 nn-1-innn —in / oo (61.81)]
[그런데 B조 1위하면 A조 1위랑 본 선에서 붙지 않냐? / oo (103.250)]
[대신 패자조로 가도 일정이 편해진 다 1위 하는 게 무조건 이득 / oo (223.62)]
[국뽕 새끼들 국들국들 거거거거거거 =1거 / oooo (58.231)] [i_c忍 / dd (103.250)]이경훈은 생각했다.
‘한글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
비록, 그 내용은 이해하기 어려운 외계어 천지였지만 말이다.
가까이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이경훈이 고개를 끄 덕였다.
‘야게 자식들……. 오늘 하루 종일
취하게 해주마.’
이경훈이 국내 야구 게시판에 국뽕 을 풀기 시작했다.
[가뿐하게 하나 넘기고 시작 <=■=■= cccc / 00 (122.202)] [빛 경 훈 / dd (223.57)] [대 경 훈 / dd (223.57)] [경훈이 형 제발 돈 넣고 쳐요 / o o (39.7)] [굿굿 / OO (121.9)]쐐애애액
딱!
…텅!
[연타석 투리런 그긔그그그그긔그 / oo (223.62)]
[속보) 루이 14세, 무덤 파고 나와 서 기립박수 / oooo (58.231)]
[애국 베팅 성공 人人人人人人人 / ee (124.49)]
[으아——– 경훈뽕에 취한
다——/ oo (61.81)]
ro7 / 경훈버펄로스]
쉬이이 익.
딱!
..텅!
한국 국가 대표 4번 타자 이경훈 의 연타석 홈런이 터지는 순간, 경 기의 행방은 사실상 결정 났다.
그리고.
쉬이이익
……팡!
“Strike Out! Game Set!”
네덜란드 국가 대표를 7회 콜드 게임으로 꺾으며 한국 국가 대표가 B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1차전에서 한국 국가 대표와 맞붙게 된 건…….
개최국이자 A조 1위인 일본 국가 대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