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Max Level Luck RAW novel - Chapter 155
한성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업적 상점]이었다.
당장 이곳에서 DP(Dimension Point)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이곳뿐이다.
“어서 오십시오. 저는 켈로그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첫 손님이시군요.”
콧수염을 멋들어지게 기른 중년의 남성 이계인이 한성을 맞이했다.
벽에는 여러 액자가 걸려 있었는데, 그것 하나하나엔 흐리한 영상 하나가 재생되고 있었다. 어떤 것은 드래곤을 잡는 모습, 어떤 것은 홀로 오우거의 둥지를 터는 모습, 어떤 것은 재앙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모습.
모두 어떤 이가 이곳에 판 업적이다.
“이곳은 업적을 팔 수 있는 곳이 맞죠?”
“네, 맞습니다. 그 어떤 업적이든 살 수도 있으며 팔 수도 있습니다.”
– 오, 미친. 그게 말이 됨?
– 살 수도 있다고? 그럼 돈만 많으면 격을 이룰 수도 있는 거임?
– DP라고 있어야 한다잖아. 그걸 얻으려면 업적을 팔아야 하는 거고.
– 무엇이든 판다고 하면 무기 같은 거 팔아서, 그걸로 업적을 사도 되는 거 아님?
캘로그가 채팅창을 보며 대답했다.
“정답. 맞습니다. 옆으로 가시면 무기 상점도 있습니다. 그곳에서 무기를 팔아 DP를 얻어 보십시오. 물론, 지구의 무기 수준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 많은 포인트를 얻을 수는 없을 겁니다.”
“······방송도 아시네.”
이건 한성도 몰랐다.
뭐, 하여튼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니까.
한성은 적당한 업적 하나를 골랐다.
[작은 태양 제작자(전설)]
전설 등급의 업적이야 이제 차고 넘친다. 게다가 작은 태양 제작자는 앞으로 딱히 필요한 것도 아니고.
“오오! 대단합니다. 전설 등급의 업적. 그것도 ‘작은 태양 제작자’군요.”
텍스트 형식의 업적이 켈로그에게로 가자 하나의 액자로 변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영상이 흘러나왔다. 한성이 작은 태양을 만드는 장면.
“대단합니다. 전 차원에서도 태양을 만든다는 업적은 결코 흔한 게 아니죠. 어떤 차원에서는 절실하게 필요한 물건이기도 하고요.”
켈로그는 씨익 웃었다.
하지만 한성은 켈로그를 보면 쉽게 웃을 수 없었다. 이곳에서 이렇게 말할 정도면, 이 업적이 반드시 필요한 곳에선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아먹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물건의 가치를 제대로 쳐 준다.
그건 파는 입장에서는 괜찮다. 하지만 사는 입장에서는 절대로 좋지 않다.
“가격은 1,000만 DP입니다. 첫 손님에다가 저희 땅 주인이시니까 10% 더 처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VIP손님.”
아마 VIP 호갱이라는 소리겠지.
하지만 전설 등급 업적 하나에 1,100만 DP라면 꽤 괜찮은 가격이다.
“자, 이렇게 1,100만 DP를 벌었습니다. 저는 업적을 살 필요는 없으니까, 다른 상점으로 가서 쇼핑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1,000만이면 많은 건가. 감이 안 잡히네.
– 나 방금 집 앞 캠프에서 [희귀]하나 팔았는데 100포인트 줌. 개썩었네.
– 100포인트면 무기 하나 괜찮은 거 삼. 그거 살 바엔 이능 사는 것도 괜찮은 듯.
– 100포인트면 겁나 많은 건데? 나 3억 짜리 무기 하나 팔아서 60포인트 받음. 무기가 겁나 짠 건가.
– 아, 내 돈. 괜히 장비 팔았음. 장비는 절대 팔지 마세요!
– 업적이 가장 비싼 편인 듯. 나 업적 사냥하러 간다.
– ㅋㅋㅋㅋㅋㅋㅋㅋ업적 사냥은 개뿔. 그게 가능하냐? 집구석 영웅새끼.
– 미친놈. 너 어디냐. 여기 ‘혼돈’ 앞인데 현피 뜨자.
한성은 업적 상점을 나오면서 말했다.
“보통 1 DP는 1달러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물론, 이 도시 안에서의 기본 물가죠. 이계의 식당에서 밥 한 끼에 5 DP에서 10 DP까지 하고 하루 숙박에 30 DP 정도 됩니다. 물론, 무기나 장비는 상상 이상으로 짜니까 팔지 마시고.”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100 DP만 있으면 3억 이상. 혹은 5억 정도로 살 수 있는 무기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몇몇 시청자는 그것을 깨닫고 채팅창에 자랑하기 시작했다.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장비를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한성은 [테이밍 상점]으로 들어갔다.
이 [이계의 도시]에서만 구할 수 있는 ‘능력’과 ‘물건’을 파는 곳이다. 한성이 종장에 다가가기 위해선 꼭 필요한 과정이다.
“아마, 이곳을 반드시 들리는 게 좋을 겁니다.”
한성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젊은 여성의 상점 주인이 입을 열었다.
“반갑습니다. 리아라고 해요. 제 테이밍 상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리아의 눈이 반짝였다.
이 땅의 주인이라는 것과 엄청난 DP를 가졌다는 것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상점 주인이 호갱을 보면 눈을 빛내는 것은 당연지사.
“‘테이밍 타투’를 새기고 싶다.”
“‘테이밍 타투’에 대한 관련 설명을 들으시겠습니까?”
“네, 간단히 해 주세요.”
한성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곳의 시청자와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제대로 한 번 들어야 한다.
“테이밍 타투. 말 그대로 ‘테이밍’이라는 능력을 습득하기 위한 기본 절차입니다. 그럼, 테이밍 능력이란 무엇이냐.”
리아는 허공에 영상을 띄웠다.
그곳엔 이계인 한 명이 있었고 앞엔 작은 드레이크 한 마리가 있었다. 둘은 대립했다. 이계인의 염력에 날개가 봉인되었고 줄은 땅 위에서 격렬하게 전투를 벌였다.
결국, 드레이크는 그대로 쓰러졌다.
죽기 직전의 상태.
이계인은 드레이크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드레이크가 푸른 마력 입자로 변하더니 소멸했다.
“자, 이렇게 몬스터를 그로기 상태에 빠뜨린 다음에 ‘데이터화’가 가능하죠. 맞습니다. 드래곤볼이라는 만화의 ‘캡슐’이라고 생각해도 되고 포켓 몬스터의 ‘몬스터볼’을 생각해도 됩니다.”
리아는 또 다른 영상을 띄웠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죠. 이렇게 몬스터를 ‘포획’했을 때,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는 [테이밍], 또 한 가지는 [흡수]. ‘테이밍’은 말 그대로 데이터화한 몬스터를 길들여 소환수로 만드는 것이고 ‘흡수’는 몬스터의 특정 능력치를 흡수할 수 있는 거죠.”
간단히 하라니까 하나하나 다 하고 있다.
리아라는 이계인도 이곳의 방송을 아는 것인지, 카메라를 보며 쇼핑몰 쇼호스트처럼 설명한다. 그래서 그런지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대신, 흡수한 몬스터는 다시 꺼낼 수 없이 몸에 흡수되는 것이고, 테이밍한 몬스터는 이곳에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아직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악마’나 ‘신격’에게도 적용된다. 신격을 흡수하면 어마어마한 힘을 얻게 되나 그에 따른 부작용도 생긴다.
그래서 가능한 한에서 테이밍하고 이곳에 파는 걸 추천한다.
“나에게 타투를 새겨줘.”
한성은 이 타투샵에서 가장 비싼 300만 DP짜리 [최상급 테이밍 타투]를 새기기 시작했다.
– 응? 뭐라고? 우리 세계에 포켓 몬스터가 실현된다고?
– 미친놈아. 그게 같냐. 데이터화는 거의 디지몬인데.
– 생명체를 데이터화 한다는 게 말이 됨?
– 안 될 건 또 뭐야. 원래 마법이라는 게 마력의 데이터화임.
– 마법은 그렇다 치고, 생명체가 그게 되냐고.
– 안 될 게 뭐냐고! 어차피 생명체도 마력으로 이루어진 거임.
– 그게 중요하냐? 된다는 게 중요하지. 난 바로 받으러 간다.
– 응, 포인트 없는 거 다 앎.
– 뭐라는 거야. 희귀 업적 두 개 팔면 되지. 최소 100 DP 짜리 있음.
– 가격에 따라 뭐가 다른가?
– 테이밍 가능한 수랑 흡수할 때, 흡수율? 그게 다르다던데.
– 한성이 하는 건?
– 저거 가장 비싼 거, 테이밍 100마리에 흡수율 80%까지. 저거 살 수 있는 사람 거의 없을 걸? 전설 하나 팔아야 하는데 전설 하나에 500만 포인트래.
– 한성은 1,000만 포인트 벌었는데?
– 저 업적이 특별히 비싼 거였음.
댓글은 난리가 났다.
당연히 세계 정상들도 마찬가지였다.
당장 이 자리를 뜨고 싶어 난리다. 직접 이 도시를 보고 경험해보고 싶은 거겠지. 게다가 업적을 사거나 팔 수 있다는 것. 이 새로운 능력의 잠재력 등.
몇 개월은 잘 시간도 없을 거다.
한성도 이 정도면 충분히 알렸다는 생각에 정상들과의 통신을 끊었다.
“나도 할래! 아빠.”
“DP 없잖아.”
“나 이번 달 용돈 대신 이걸로······.”
“이미 이번 달 용돈 1,500억 쓴 거 알지?”
“그거······! 그건 다 아빠를 위해서! 응? 아빠를 돕기 위한 ‘무기 창고 채우기’잖아!”
“흐음.”
“우웅? 제발. 아빠아아아~”
“알았어. 귀여우니까 여기 300만 포인트.”
“아싸! 아빠 사랑해! 고마워요. 히히.”
그렇게 하얀이는 한성과 똑같은 타투를 새기기 시작했다.
어깨를 한 번 감싸는 검은 링에는 수많은 ‘드래곤’을 형상화한 문양이 들어가 있었고 그것을 물고 늘어지는 ‘악마’가 체인처럼 엮여 아래로 내려간다. 그리고 팔꿈치 바로 위로는 더 많은 몬스터가 작게 형상화되어 링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몬스터를 하나 테이밍할 때마다 링 위에. 그러니까 팔꿈치부터 어깨 사이에 테이밍한 몬스터의 형상이 속성에 맞는 색으로 새겨진다.
물론, 이게 [최상급]이기에 이 정도인 거다.
하급이나 중급은 단순한 링과 몬스터로 보이는 문양 몇 개가 곳곳에 있는 게 전부다.
짝!
“자, 완료되었습니다.”
빠르게 타투를 새긴 리아를 돋보기를 옆으로 치우며 박수를 쳤다.
한성은 고맙다며 인사를 전하고 카메라를 바라봤다.
“이제 몬스터를 포획해 볼까요? 첫 번째 몬스터는 가볍게 요즘 제주도에 가끔 출몰하는 크라켄을 잡아 보겠습니다.”
수 킬로미터가 넘는 레벨 7 정도의 비천한 신격을 보유한 크라켄이다. 가끔 제주도 근교에 출몰하곤 하는데, 그것 때문에 해양 교역로가 꼬인다고 한다.
그걸 잡아서 뱃길 하나 터야겠다.
왜냐고? 그 교역로를 사용하는 회사 중 가장 큰 게 바로 한성의 회사니까. 여분으로 주변에 있는 해양 몬스터 하나 잡으면 여기에 가져다 팔아야겠다.
바다에서만 사는 건 싸지만, 물을 생성하는 정령형 몬스터는 굉장히 비싸니까.
* * *
“······저 미친놈은 뭐지?”
피터는 [이계의 도시]를 소환하고 득의 만만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한성의 방해를 피해 [이계의 도시]를 완벽하게 소환했으니까.
그런데 이게 뭐람.
한성은 이미 이계의 도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도시가 나타날 곳에 땅을 사 놓은 것에서부터 거품을 물 뻔했다. 그리고 이계의 도시 근처에 생성되는 마굴. 그 마굴에서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몬스터는 이미 한성이 배치해 놓은 영웅들도 인해 깔끔하게 막혔다.
오히려 그 몬스터의 목을 베어 DP를 얻는 이들도 생겨날 정도였다.
“게다가 저걸로 1,000만 DP를 얻었다고?”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또라이다.
그걸로 테이밍 타투를 새긴 것도 모자라, 이제 크라켄을 잡겠다고 움직였다. 어떻게 이렇게 잘 아는 것인가. 사실은 쟤도 크툴루 신화의 그레이트 올드 원의 계약자인 것은 아닐까.
“후······, 참자. 참아.”
마음 같아선 당장 가서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할 일이 많았다.
‘절대 무서워서 그런 건 아니야. 절대로. 그렇지. 그렇고말고.’
피터도 뉴욕에 생겨난 4등급 도시로 이동했다.
[고통]으로 생성된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버티는 자]라는 전설 등급의 업적을 하나 팔기 위해서다.
“······쩝. 이런 거 사면 일진이 안 좋은데.”
“그래도 전설 등급 아닙니까. 좋게 좀 쳐 주세요.”
“이런 걸 누가 삽니까. 요즘은 악마들도 이런 거 안 사요.”
“에이, 그래도. 전설인데요?”
피터는 화가 나는 걸 꾹 참았다.
이계인은 강하다. 그리고 도시의 가호를 받기 때문에 해를 가할 수도 없다.
“200만 DP.”
“네? 그건 말이 안 되죠! 그 한성인가 하는 그놈은 1,000만 DP를 가져갔는데?”
“그건 [작은 태양 제작자]이지 않습니까. 그걸로 문명 몇 개는 살릴 수 있는데······, 이건 문명 몇 개는 망하게 만들겠는데.”
“아닙니다. 고통을 버틸 수 있는 아주 좋은 업적이지 않습니까!”
“쩝. 하기야, 고문받는 신격에게는 팔 수 있을 거 같은데···
좋아요. 300만 DP 드릴게. 더는 안 됩니다.“
“······하.”
피터는 어이가 없었지만, 당장 팔만한 업적은 이것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업적을 구하러 다니기엔 한성에게 뒤처지는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쩔 수 없었다.
[최상급 테이밍 타투]를 새길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겠다. 어차피 이걸로 몬스터 테이밍을 한 이후에 팔면 DP는 어렵지 않게 벌 수 있으니까.
피터틑 이를 악물었다.
어떻게 힘을 얻긴 얻었는데 잘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게 다 빌어먹을 이한성 때문이었다.
끝
ⓒ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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