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261)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261화
창왕 진자의 (2)
쿠구구구…….
흔들리는 땅 위에서 스켈레톤 다섯과 한 명의 헌터가 대치했다.
그 대치만으로도 마치 태풍이 불듯 나무가 휘고 전봇대가 휘청거렸다.
└ 와, 존경한다. 저걸 직접 촬영하고 앉았누.
└ 고마워요, 한 기자. 덕분에 알 권리 챙겨가요.
└ 지금 창왕 vs 스켈레톤 구도임?
└ ㅇㅇ, 그런 듯. 주동훈은 뒤에 빠져 있네.
└ 주동훈 파이팅!
라이브를 뒤적이던 전 세계 시청자들이 한 기자의 방송으로 유입됐다.
도망치던 관중들도 죄다 핸드폰을 꺼내 실시간 스트리밍을 확인했다.
“주동훈! 꼭 이겨주세요!”
“창왕한테 지면 안 돼요!”
“랭킹 10위의 위엄을 보여줘!”
“주동훈! 주동훈!”
그들은 도망치면서도 응원의 목소리를 내었다.
└ ?? 와, 님들. 지금 공중파 켜보셈. 마탑주 인터뷰하는 거 나오는 중.
└ 마탑주? 그분, 주동훈한테 호의적이지 않나?
└ ㅇㅇ, 옹호하나 봐. 이번 사건으로 중국 완전히 고립되겠는데?
└ ㅋㅋ 마탑에 천마신교까지 등 돌리면, 사실상 끝이지. 미국인 마왕군이 손들어줄 리도 없고. 그냥 외교적으로도 완전히 단절될걸?
몇몇 시청자들의 유도로.
사람들이 어느 공중파 방송을 틀었다.
파밧!
화면에는 마이크를 잡고 있는 소피아 실버스톤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흥분했을 거라 생각했던 사람들의 추측과는 달리.
그녀의 표정은 굉장히 평온해 보였다.
“창왕, 그 노인네가 결국 주동훈을 쳤다고요? 후후훗! 하이퍼급 랭커들의 싸움이라 볼거리가 있긴 하겠네요.”
오히려 즐기는 표정으로 대답하는 소피아.
방송사 MC가 질문한 것은 그때였다.
“마탑주님! 과거에 주동훈이 속한 집단, 별천지와 동맹 관계임을 밝히셨었는데요. 향후 마탑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저희의 행보라.”
마탑주가 빙긋 웃었다.
“뭐, 별다를 게 있을까요? 저희는 언제나 별천지를 지지할 거고, 주동훈을 친구라 생각할 겁니다.”
“아니, 그걸 묻는 게 아닙니다, 마탑주님! 만약, 이번 대결에서 주동훈이 다치거나 죽기라도 하면 중국에 어떻게 대처하실지가 궁금한 겁니다!”
“아아…….”
소피아가 마이크를 쥔 채로 턱을 들어 올렸다.
“그런 질문이었군요?”
그러고는 오묘한 표정을 했다.
“으음, 그건 질문 자체가 좀 이상한데요?”
“예?”
MC가 눈을 깜빡였다.
“그렇잖아요. 음, 마치 어부한테 갑자기 새우가 입을 쩍 벌려서 고래를 잡아먹으면 어떻게 대처할 거냐고 묻는 느낌이랄까?”
마탑주가 말도 안 된다는 듯 고개를 턴 후, MC를 바라봤다.
“MC님.”
“예, 옙!”
“하이퍼 랭커를 우습게 보지 마세요. 10위와 11위, 그 격차는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답니다.”
마탑주의 은은하면서도 확신이 서려 있는 선언이었다.
* * *
쿠웅!
카덴이 방패를 찍음과 동시에.
[‘카덴’이 스킬, ‘막아야 한다’(Lv.5)를 사용합니다.]빛무리가 팀원 전체를 감쌌다.
일정 범위 아군 방어력을 높여주는 버프.
또한.
[‘카덴’이 스킬, ‘불굴의 방패’(Lv.5)를 사용합니다.]쿠웅!
땅이 한 번 흔들릴 정도의 소리가 공간을 울림과 동시에.
산(山)만 한 투명 방패가 사방을 가로막았다.
파과가가가……!
창왕이 뿜어내는 기세가 절대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한 채 사그라들었다.
“전방은 내가 책임지고 막겠다.”
믿음직스러운 선언.
그 방패 뒤에.
“힐링은 제가 책임질게요.”
다나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탱커와 힐러의 지원.
“와우, 든든한데요?”
후웅!
아린이 신나는 목소리로 지팡이를 휘둘렀으며.
“그럼 달려가겠다! 만났으니 싸우자! 하하하!”
“저 재수 없는 노인네에게 창을 어떻게 쓰는지, 알려주도록 하지!”
무각과 태양창 역시 양쪽으로 펼쳐 창왕을 향해 질주했다.
쉬익! 카가가각!
“음.”
창왕의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분명 생긴 것은 스켈레톤들인데 움직임은 뱀처럼 교활하지 않던가.
그뿐이 아니었다.
쏟아지는 공격들이 하나같이 빠르면서도 묵직했다.
‘과연, 랭킹 10위는 그냥 딴 것이 아니란 건가?’
하지만.
자신은 이화창이다.
유일하게 중국 전통을 이어, 최초로 하이퍼 랭커까지 달성했던 창.
‘나의 창은 묵직함이 산과 같으며, 빠르기가 우레와 같을 것이니……!’
후웅!
쩌저저적!
그의 휘두름에 공간이 갈라졌다.
다가오던 무각과 태양창이 급하게 뒤로 물러설 만큼의 강력한 창술.
“좋다! 어디 합공해 보라!”
창왕이 땅을 박찬 후, 하늘로 솟구쳤다.
파바바밧!
허공에서 발을 몇 번이나 튕기며, 카덴의 위로 올라간 그가.
“어디 막을 테면 막아보란 말이다!”
그대로 창을 아래로 내려찍으려 할 찰나.
“으음?”
뒤에서 순식간에 따라붙은 태양창의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그 아래에서 본인의 공격을 받아내겠다는 건가?
‘웃기는군.’
저 스켈레톤을 안다.
태양창이랬나?
자신의 제자, 심판창에게 패배를 안겨주었다던 놈.
그놈의 창에는 뜨거운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건방짐이 여전하구나.’
자신에게 창술로 덤볐던 모두가 그랬다.
본인만이 최고인 줄 알던 오만함.
꼭 처맞아야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그 아둔함.
“…….”
창왕은 순수하게 궁금했다.
자신의 모든 정수가 담긴 이 창을 어떤 방식으로 막아낼지.
* * *
– 으아아, 시청자님들! 이거 스켈레톤들끼리의 호흡이 장난 아닌데요?
– 저 봐요! 왜 주동훈의 이명이 스켈레톤 엠페러인지 알 수 있는 모습이잖아요!
– 어어? 슬슬 창왕이 제대로 상대하려나 본데요? 하늘로 솟구쳤어요!
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떠들고 있는 한 기자.
그리고 그 앞에는.
콰르르르릉!
창왕이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아래로 창을 내려찍는 모습이 보였다.
└ 와, 미친 실화냐?
└ 저런 거에 맞으면 어떻게 살음?
└ 저 정도면 영화 CG 수준 아니냐?
└ 진짜 센데?
└ 저기 있으면 1초 만에 타죽을 자신 있다 ㄷㄷ.
하지만.
스켈레톤들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다시 한번 광역 투명 실드가 펼쳐졌으며.
화르르륵!
불꽃을 담은 태양창이 솟구쳐 올라가기 시작했다.
└ 스켈레톤도 만만치 않은데?
└ 문제는 저게 스켈레톤이라는 데 있다! 듀라한이나 데스나이트가 아니라, 그냥 스켈레톤이라고!
└ 캬, 무슨 랭커랑 맞짱 뜨는 스켈레톤이 다 있냐?!
콰가가가!
두 창술가의 부딪힘에 섬광이 번쩍였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마치 흐린 날벼락이라도 몰아치듯, 우렛소리는 덤이었다.
쿠과가가가가!
마치 소리만 들으면 대재앙이라도 벌어진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 ??
└ ???
└ 뭐, 보임?
└ 그냥 번쩍번쩍거리는데.
└ ㅅㅂ, 나 왜 하이퍼 랭커들 보고 신이라고 하는지 알 거 같음. 저게 현실이라고?
여러 번의 부딪힘.
그 부딪힘이 심해질수록, 바닥이 갈리고 자동차가 터져 나갔다.
와장창창!
근처 빌딩의 유리창이 전부 깨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흐아아아압!”
창왕의 기합 소리와 함께.
화려하게 펼쳐지는 창격!
콰아아앙!
창에 실린 기운이 마치 승천하는 용처럼 회오리치며 솟구쳤다.
방패를 들고 있던 카덴과 다나가 중심을 잃고 떠올랐고, 무각과 태양창도 그 기류에 휩쓸렸다.
그야말로 자연재해와 같은 일격.
하지만.
그뿐이었다.
용 뼈로 이루어진 스켈레톤에게는 충분히 버틸 만한 충격이었으며.
[‘다나’가 스킬, ‘구원’(Lv.5)을 사용합니다.]우우웅!
다나가 펼치는 광역 상급 힐링이 그 충격을 모조리 치유했다.
└ 와.
└ 창왕도 창왕인데, 저 스켈레톤들 뭐임?
└ 저런 공격에도 충격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됨?
└ 왜, 핵 맞고 살아남았는지 이해가 되는데;;
└ 캬, 진짜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이다.
투욱!
회복과 동시에 바닥에 착지한 태양창이 비웃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끝인가?”
“이런 비겁한 놈들이……!”
창왕의 표정은 불만이 가득해 보였다.
그럴 수밖에.
자신은 미친 듯이 싸우고 있는데, 상대는 계속해서 회복과 방어를 반복한다.
심지어 누군가는 기력이 끝났는지, 제 주인한테 리셋까지 해서 달려온다.
세상에 이딴 사기 직업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 모습에 태양창이 픽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고작 그게 끝이라면 실망이군.”
화르륵!
태양창의 몸에서 불꽃이 튀었다.
스킬, 영혼의 불꽃(Lv.Max).
잠깐 시간 동안 육체의 힘과 민첩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증폭기.
“그럼 이번엔 내가 가도록 하지.”
타앗!
땅을 박찬 태양창이 질주했다.
동시에.
쐐애애액!
창왕을 향해 거칠게 창을 뻗어냈다.
태양창(太陽槍).
태양연격(太陽連擊).
Lv.Max.
파바바바바밧!
태양이의 창이 마치 연달아 터지는 섬광탄처럼 번쩍였다.
엄청난 속도의 연격.
“흐읍!”
나름 창으로 경지에 올랐다 자부했던 천하의 진자의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피해야 하나?’
괜히 자존심 때문에 맞부딪혔다가는 몸에 무리가 갈 것 같았기 때문.
‘젠장, 이걸 피하면 다리 한 짝 정도는 내어줘야 할 텐데.’
이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태양창의 창격이 미친 듯이 쏟아졌다.
빠르기도 빠른데, 눈이 부셔서 감각으로만 쳐내야 하는 상황.
‘어떡하지?’
다리 한 짝을 내주는 건 그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이미 지금 장면이 방송에 송출되고 있는 걸 그도 알았고.
하필 상대의 창에 상처를 입는다?
그 순간 이화창은 끝이다.
지상 최강의 창술이라는 명예를 바닥에 집어던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맞서는 것.
‘내가 가진 모든 비장의 무기를 사용해서라도.’
모든 랭커는 비장의 한 수를 숨겨둔다.
그것은 창왕도 마찬가지였다.
랭킹에 산정되지 않는, 희귀한 소모성 아이템.
과거 수준 높은 던전에서 운 좋게 득템한 후, 항상 부적처럼 가지고 다니던 주문서.
창왕은 독기어린 눈빛으로 그것을 꺼내 들었다.
‘결국, 이걸 사용하는구나.’
사용하되.
저 태양창이라는 뼈다귀에게 사용해선 안 된다.
어차피 저것은 주동훈의 손짓 한 방에 다시 살아나는 인형 같은 놈이니.
‘그렇다면, 목표는 단 하나.’
주동훈.
찌이익!
판단과 결정은 벼락처럼 빨랐다.
태양창의 집요한 연격이 결국, 푸부부부북! 그의 허벅지와 종아리를 쑤셨지만.
“흐아아압!”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방향을 틀었다.
[‘고대 마법’(SSS급)이 등장합니다.] [‘고대 마법’(SSS급)이 고대 서약에 따라 마법을 사용합니다.] [‘고대 마법’(SSS급)이 ‘파워 엠플리피케이션’(SS급)을 사용합니다.]우우웅!
그 순간 창왕은 엄청난 해방감을 느꼈다.
막대한 우주의 기운이 손아귀에 가득 담긴 느낌.
이 힘만 있다면 어떠한 존재든 순식간에 먼지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뇌리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실제로.
육체가 붕괴될 만큼의 강력한 힘이 창에 담겼다.
“이 한 방으로 모든 것을 끝내주겠노라.”
창왕이 정신을 집중했다.
고통에 찬 그의 얼굴이 흉신악살처럼 찌그러졌다.
쿠과가가가!
동시에.
전방을 막는 카덴과 무각.
그리고 아린의 마법, 태양창의 공격을 다 무시한 채로.
“하아아아압!”
곧바로 주동훈에게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