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ached the ending with a death route character RAW novel - Chapter 195
제195화
마치 레고처럼 조립식으로 뚝딱뚝딱 만들고, 이동할 때는 해체해서 가지고 간다.
망루 위에 올라 먼저 눈으로 상대 진영을 감시했다.
찌릿찌릿.
눈에 힘을 주니 몽골인보다 더 좋아진 시력이라 먼 거리에 있어도 하나하나 구분이 되었다.
슬쩍 총 없이 고배율의 조준경만 꺼내서 보았다.
이제는 한명 한명의 얼굴이 확실히 눈에 잡혔다.
그렇다 하더라도 진짜 고정밀, 고배율의 조준경은 아니기에 이걸 가지고 급소의 위치까지 정해서 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행운이 겹치면 가능하겠지?’
몇 시간이나 관찰한 끝에 대마법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막사를 찾아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는데 대마법사는 단 한 번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끄응. 화장실도 안 가나? 아니면 안에서 해결하나?’
식사는 가져다준다 하더라도 배변까지도 막사 안에서 해결할 정도라니.
마치 암살당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여 조심하는 거 같았다.
‘끄응. 계속 이러면 저격은 못하겠는데?’
태양이 서서히 지평선으로 가라앉을 때까지 계속 지켜봤으나 대마법사는 끝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후우, 적외선이나 열감지가 되면 좋을 텐데.’
하지만 없는 걸 만들어낼 수는 없으니 오늘은 포기?
‘으음. 그냥 지나가긴 아쉬우니까…’
행운의 룰렛을 돌렸다. 그리고 6이 나왔을 때에!
타앙!
대마법사의 막사로 쏘지 않았다.
그러면?
아예 눈을 감고 행운의 룰렛이 6이 나왔을 때에 쏘았다.
이걸 한 시간 가량 했다.
피지컬이 압도적인 나였기에 1분에 최소 1발은 쏠 수 있었고, 총 60발을 쏘았다.
더 많이 쏠 수도 있지만 총의 내구성을 염려해서 이 정도에서 멈췄다.
결과는?
적 진영에 횃불이 수도 없이 타올랐다.
물론 우리 편도 마찬가지.
우리쪽은 왜?
상대가 복수할까봐.
‘흠흠. 적당히 하자. 우리도 쉬어야 하니까.’
그래서 한 시간만 하고 멈춘 것.
‘그래도 확실하게 알았겠지. 이 거리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거리라는 거. 그런데 저 거대한 대포는 언제 쏘려고 끌고만 다니나? 하긴 쏠 수가 없겠지. 일회용이니까. 여기서 쏴봤자 사거리가 넘치기도 할 테고.’
저렇게 거대한 대포는 사거리가 대략 몇 킬로미터는 된다.
직사로 쏘는 방법도 있기는 하지만 대포의 수명만 단축시킬 뿐이며, 공성에 쓰기 위해 준비한 대포알을 낭비하는 꼴이 된다.
대포라는 게 포 자체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대포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뇌관이 있는 포탄이 있는 게 아니기에 이 세계의 대포알은 돌을 둥그렇게 깎아서 만드는데 이게 상당한 노력을 요하는 거였다.
화약이 터질 때에 대포알이 깨지면 안 되기에 내구도도 있어야 하고, 돌에 금이라도 가 있으면 안 된다.
특히나 저 거대한 대포에 맞게 제작된 거라 크기부터 보통 이상이기도 하고.
강력한 대포라서 쏘기만 하면 우리측에 피해를 줄 수는 있겠지만 그래봤자 수십 명.
많아도 백여 명일 텐데 그 정도를 위해 거대한 대포를 쏘기엔 가성비가 맞지 않는다.
소모되는 대포의 내구도, 써야 할 화약의 양, 회수되지 못하는 대포알까지.
때문에 적들도 그냥 끌고만 오고 있는 것.
그런데 적들이 제대로 열을 잔뜩 받았는지 내 예상과 달리 거대한 대포 2개를 준비해서 진짜로 발사했다.
쿠와아앙! 쿠와앙!
지축을 흔드는 폭음!
어둠이 내린 후라 저들이 대포를 준비하는 걸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폭음이 들리자 나도 가슴이 철렁했다.
괜히 한 시간이나 총을 쏴서 적을 자극했구나 하는 후회도 들었다.
‘하지만 전장에서 어떻게 적을 자극하지 않고 싸워?’
어찌 되었든 적 대포알은 날아왔는데…
‘엥? 지나갔네?’
사거리가 워낙 긴 놈이라 우리 진영을 넘어 더 훨씬 뒤쪽으로 날아갔다.
총으로 치면 영점도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쏘았기에 표적지에 들어오지 못하고 완전히 헛발질을 한 것.
다행은 다행이었다.
뿐만 아니라 한 번 쏘았기에 적은 대포를 식히기 위해 내일 아침까지 다시 발사할 일은 없었다.
‘내가 대응을 해줘야겠지?’
이번에는 밍구를 타고 어두워진 하늘을 날았는데 상공 수백 미터 높이에서 수백 톤짜리 바위를 10여 개나 떨어뜨렸다.
어두워서 당연히 조준은 형편없지만 행운 룰렛을 돌리며 떨어뜨렸고, 적 대포만큼 헛발질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수백 톤 바위는 아무리 적 소드 마스터나 대마법사라 하더라도 막을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적 사기를 떨어뜨리는데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왜냐하면…
쿠웅~ 우르르르, 쿠웅~ 우르르…
적의 거대한 대포는 저리가라 할 정도의 충격음과 충격파!
적진이 난리가 났다.
사상자도 수백 명!
더불어 충격으로 적 대포 중에 하나가 망가졌다.
대포가 부셔진 건 아니고, 대포를 받치는 수레 같은 것의 바퀴가 여러 개인데 몇 개가 부러진 것.
무게가 엄청난 놈이라 수리하려면 몇 달이나 걸리기에 전장에서 더는 쓸 수 없게 되었다.
이 상태에서 발사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냥 허공에 대고 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상대에게 피해를 줄 수 없는 상태였다.
이런 난리가 난 동안에도 적 소드 마스터나 대마법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려고 그런 거겠지.’
괜히 모습을 보여 봤자 힘만 낭비하는 거니까.
또 대마법사의 경우는 안전 때문일 거다.
대전차총의 위력을 한 시간이나 보여줬으니까.
밍구를 타고 진영으로 돌아왔는데 거리는 떨어져 있어도 양측은 팽팽한 긴장상태였다.
복수하겠다고 밤에 적이 야습을 해올 수도 있기에 병사들은 잔뜩 긴장한 채였지만 정작 나는 막사에서 아주 곤하게 잠을 잤다.
야습은 절대 없을 거라 확신했기 때문인데 망루에서 계속 지켜본 결과 적은 그 어떤 야습의 징후를 보여주지 않아서였다.
다음날 아침이 되고 적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망가진 거대 대포 하나는 그대로 둔 채 말이다.
저들이 멈춘 것은 대략 5백여 미터가 떨어진 곳.
여기서 숨을 고른 후에 더 전진해 올 건 뻔한 일이었다.
한편 오늘도 망루에 오른 나는 적이 다가오는 동안 마법사를 찾으려 애를 썼다.
하도 오래 관찰하여 몇몇 의심 가는 자가 있기는 했지만 정확하진 않아 총을 쏘진 못했다.
‘아무래도 소드 마스터부터 상대를 해야겠군.’
저격은 이자벨에게 맡기고 난 망루 아래로 내려왔다.
‘으음. 3백년 수련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드디어 오늘 볼 수 있겠구나.’
주위에 있는 지휘관들에게 멈춰 있는 적들이 이동을 시작하면 총을 쏘기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얼마 후.
5백여 미터에서 멈춰 정비를 하던 적들은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적들이 가진 총은 내가 판매한 총과 이걸 근거로 독자적으로 만든 거였다.
사거리는 아무리 좋아봤자 300여 미터였다.
물론 5백 미터까지 날아올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날아오면 뭐하나 살상력이 0인데.
‘그렇지만 강선을 판 우리의 신형총은 다르지. 퍼커션 캡을 쓰기에 재장전 속도도 비교할 수 없이 빠르고.’
정비를 끝낸 적들이 이동을 시작하자 기다리던 아군 병사들이 일제히 사격을 시작했다.
타앙! 탕탕! 탕탕…
거리가 멀어 비명소리가 들리진 않았지만 예상대로 쓰러지는 적들이 나왔다.
하지만 그 숫자가 많다고 할 수는 없었다.
적들은 갑옷을 착용 중이었고, 이게 날아오는 총알을 막아주었기 때문이었다.
쓰러진 자들은 거의 대부분 얼굴에 맞은 것으로 운이 없었다고 할 수 있었다.
여하튼 이걸로 적들은 깨달았을 거다.
저들이 쓰는 총과 우리가 쓰는 총이 성능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 편 대포가 발사되었다.
내가 제작한 300문의 대포에다 기존에 베르게르 제국에서 보유하던 300문의 대포까지.
총 600문의 대포가 발사되니 적진은 난리가 났다.
수천 명이 일제히 쓰러진 것.
거대한 대포에 비할 수 없이 작은 대포이지만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으며 바위만한 대포알에 맞아서 죽으나, 주먹만한 대포알에 맞아서 죽으나 죽는 건 똑같다.
퍼커션 캡을 쓰기에 첫 공격 후에 다음 공격까지 고작 20여 초가 걸렸다.
단 대포는 2~3분 정도.
어찌 되었든 적들로선 상상도 못할 속도였다.
몇 번에 걸쳐 공격을 받고 안 되겠다고 여겼는지 적들이 거대한 대포를 쏘려고 준비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흥! 어딜!’
난 대전차총을 들고 대포를 준비하는 자들을 조준하여 쏘았다.
한 발에 하나씩.
이건 강선을 판 병사들의 총과는 파괴력부터가 달랐기에 상대가 갑옷을 입었더라도 맞으면 퍽퍽 쓰러졌다.
이런 일이 몇 차례나 반복되니 적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거대한 대포 곁으로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도 잠깐.
적 지휘관들의 닦달에 적병들이 다시 대포를 쏠 준비를 했다.
‘으음. 안 되겠군. 마법 한 방 날려줘야…’
난 생각을 이어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적진에서 소드 마스터가 튀어나왔기 때문이었다.
슈슛, 슈슛슛…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빠를 수가 있을까?
단거리 육상을 한다면 당연히 1등이고, 세계기록일 거다.
아니, 100미터를 5초?
그 이하로 달려서 오는 기분이니 인간이 아니라 치타급이지.
몇 번 딛지도 않는 발에서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다가오는 적 소드 마스터.
타앙!
내가 쏜 게 아니었다.
망루에 있던 이자벨이 쏘았고, 정확히 가슴에 맞은 상대가 살짝 주춤했다.
탕탕! 탕탕! 탕탕…
이어지는 총소리들.
이것도 내가 쏜 게 아니었다. 병사들의 것이었다.
나는 총을 쏘는 게 아니라 검을 뽑아들고 맨 앞에 나서고 있었다.
이자벨의 총에는 살짝 움츠리던 상대는 다른 총에는 전혀 반응이 없이 쭉쭉 달려 나왔다.
뿐만 아니라…
들썩들썩!
적 소드 마스터가 지나온 길의 땅이 움직였다. 그리고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불쑥! 불쑥! 불쑥!…
솟아나온 건 돌로 만들어진 골램이었다.
숫자는 무려 다섯 마리!
게다가 적 소드 마스터의 몸 주위로 반투명한 무언가가 몇 번이나 생겼다 사라졌다.
‘버프군.’
적 대마법사가 걸어준 버프 마법 말이다.
하지만 나도 이미 내 스스로에게 버프 마법을 건 상태였다.
마주 달려 나가 적 소드 마스터와의 거리가 수십 미터 이내로 접근하자 나도 검에 오러를 집어넣었다.
찌릿!
초인에 가까운 상태이기에 나도, 적도 이미 500여 미터의 거리일 때부터 상대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때문에 거리가 가까워졌다고 딱히 달라질 건 없지만 전투에 들어가기 직전이라 서로 인상을 쓰며 노려보았다.
부아앙~ 콰앙!
오러가 3미터 이상이나 일어난 두 검이 맞붙었다.
이와 동시에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검풍!
“으아아악.”
뜻하지 않게 검풍에 휘말린 아군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체인 라이트닝!”
한 손으로는 오러가 피어오른 검을 쓰면서 다른 손으로는 전격 마법을 시전했다.
상대가 아니라 골램을 향해서.
소드 마스터에게 쓰면 보나마다 버프 받은 마법과 오러 방어막으로 막을 테고, 골램은 숫자도 다섯이나 되거니와 따로 행동하며 아군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