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285
〈 285화 〉 결승전야
“제자가 그런 변태들을 상대하고 왔는데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도 안 하고. 찾아도 안 보이고.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더니, 섹스하고 막 돌아온 모습이네.”
아즈레의 복장에서 가면만 벗은 텟샤가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
유에는 뭐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유에도 내심 불만이었는지 텟샤의 말에 동조하는 듯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변태 상대로 고생하고 싸우고 왔는데 제일 칭찬받고 고생했다고 위로받고 싶은 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불편하고 아쉬운 기분이 되는 것도 당연하긴 하다.
“미안. 어쩌다 보니 일이 길어져서. 카마인 건도 있었고.”
나는 사과하며 방패막이 삼아 카마인의 일을 슬쩍 언급했다.
“그러고 보면 카마인이 안 보였지. ……유에가 봉인했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 거야?”
“응. 봉인했지. 앞으로 웬만하면 못 볼 거야.”
“말도 안 되게 강한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용케 어떻게 해버렸네. 교단의 2인자나 다름없는 사람 아니야? 그래도 괜찮아?”
텟샤가 진지하게 걱정하며 물었다.
“괜찮아. 이참에 무투대회가 끝나면 교단을 토벌하도록 하자고. 하는 짓거리를 보면 더는 그냥 둘 수 없겠다 싶은 참이었고.”
“……과연. 2인자가 제거된 교단이라고 하면 확실히 약해지긴 했겠어. 이번에 웃기지도 않는 일을 저질러준 것도 있고, 용서 없이 때려눕히도록 할까.”
텟샤도 교단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은 매한가지인 듯 교단 토벌에 의욕을 드러냈다. 이렇게 의욕이 넘친다면 우승 이후에 황제에게 딸을 달라고 하는 김에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꺼내고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아니, 이 이야기를 하러 온 건 아니거든? 중요한 이야기이긴 한데.”
의욕을 내던 텟샤가 살짝 인상을 쓰며 화제를 되돌렸다. 적당히 넘어갈 생각이었는데 그리 쉽게는 되지 않는다.
“미안. 찾고 있었을 텐데 다른 곳에서 섹스하고 있어서.”
“아니. 섹스했다고 화를 내는 건 아니야. 모리건은 이번에 고생을 많이 했으니까. 다치기도 했고.”
텟샤가 안절부절못하는 모리건에게 시선을 주며 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모리건은 모리건의 방에 두고 돌아오는 게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들켜버리기도 했고.
“하지만 먼저 인사라도 하고 가줬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거지. 이상한 애들이랑 싸워서 이기고 나왔는데 가장 축하해줬으면 하는 사람이 없는 건 쓸쓸한 일이야.”
듣고 보니 내가 섬세하지 못했구나 싶었다. 학예회나 운동회 같은 곳에서 열심히 하고 난 뒤 나왔는데 가족이 없다든지 하면 슬픈 기분이긴 하다. 무투대회도 따지고 보면 비슷한 행사이고.
경기 자체가 워낙 괴상하다 보니까 그만 잊어버리고 있었다. 등장이 화려했던 것치고는 10분 내외로 끝났다보니 뭔가 거기까지 생각이 가지 않았다.
“내가 섬세하지 못했네. 거기에 대해선 미안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어.”
“괜찮아. 미안하다는 사람한테 계속 뭐라 하는 취미는 없고. 교수도 교수대로 바쁜 것은 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굳이 화내러 온 것도 아니고.”
“괜찮습니다.”
줄곧 조용히 있던 유에도 이제야 괜찮다고 말했다. 다만 유에가 화난 부분은 아무래도 모리건이랑 섹스하고 온 것 때문으로 보였다.
어제 찐하게 키스한 뒤로 경기 끝나면 바로 섹스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나도 별일 없었으면 유에나 따먹어야지 생각하긴 했다.
“그러면 무슨 일로 방에까지 찾아와서 기다리고 있던 거야?”
“……별 건 아니고, 오늘 나랑 유에의 결승 진출이 확정되었잖아?”
내가 묻자 텟샤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빙빙 꼬며 말했다.
“그 기념으로 교수랑 애들 다 모아서 파티라도 할까, 싶어서.”
“다 함께 모여서 파티?”
전혀 생각도 안 하고 있던 제안이었다. 너무 연이 없는 단어라 어색하게까지 느껴진다.
“응. 약간 분위기에 안 맞는 걸지도 모르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런 시간을 가질까 싶어서. 모리건을 걱정하긴 했지만 보아하니 충분히 회복한 것 같고.”
“…….”
모리건이 민망하다는 듯 시선을 피했다. 열심히 해줬는데 이래저래 부끄러운 상황에 많이 처하는 모리건이다.
‘확실히 오늘 밤 정도를 제외하면 시간은 전혀 안 날 것 같긴 해. 앞으로 할 일이 잔뜩이니.’
무투대회가 끝나면 한동안은 굉장히 바빠질 예정이다. 당장 교단도 토벌하고 바로 동방연맹도 가야 하고, 제국에도 예정된 혼란을 막기 위한 밑 작업을 서서히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바빠서야 제대로 모두와 즐길 수 있는 시간은 한동안 찾아오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마침 숲에 좋은 오두막도 있잖아? 거기에서 함께 응원 차 즐기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결승 경기는 내일 오후니까 시간도 그런대로 여유가 되고.”
“그런가. 앞으로 바빠질 테니까 언제 그런 기회가 올지도 모르니 이참에 즐겨두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네.”
“술이랑 먹을 건 이미 준비했으니까. 숙취가 느껴질 정도로 폭주하면 안 되겠지만.”
제자들이 모두 오두막에 모이고, 술이랑 먹을 게 준비되어 있고, 내일은 오후에 움직여도 된다.
‘……이건 안 봐도 그렇게 되겠네.’
벌써 명명백백하게 난교 파티가 될 예감이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섹스를 하지 않고 넘어가리라는 생각은 절대로 들지 않는다. 100% 섹스로, 난교로 흘러간다.
그렇다고 해도 7명, 알리도 온다면 8명을 동시에 상대하는 것은 아무리 나라고 해도 쉽지 않다. 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는 대응할 수 있겠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몰려오는 쾌감에 과연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 있기나 할까.
‘……이거, 카마인이랑 싸웠던 밤보다도 치열한 밤이 될 것 같은데.’
상상만 해도 꼴림과 동시에 긴장이 몰려왔다.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다는 자신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남자가 되어서 그런 자리를 거절해선 안 된다. 말라 비틀어지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가야만 한다.
여기서 도망치는 것은 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알았어. 기대되네. 엘릭서 한 뭉치는 쓸 각오를 하지.”
“? 엘릭서는 왜?”
정작 파티를 제안한 텟샤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진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래놓고 밤이 되면 취해서 달라붙을 게 훤히 보인다. 취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니 기대해두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유에.”
“네.”
나는 계속 조용히 있는 유에를 불렀다. 너무 조용해서 존재를 잊을 뻔했다.
“내일 경기, 야크샤랑 1대1을 하게 될 텐데 잘 할 수 있겠어?”
“…….”
내 질문에 유에는 잠시 침묵했다.
“1경기를 봤습니다.”
“야크샤가 화살을 막아줬던 경기 말이지.”
“그 야크샤는 제가 알던 야크샤가 아니었습니다.”
유에는 다소 심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귀족을, 특히 야크샤를 증오하는 유에이지만 오늘 야크샤의 행동은 나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도, 저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금 와서 수단과 방법을 가릴 생각은 없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유에는 선언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한 기술을, 스킬을 자제하지 않겠다.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들렸다.
“뭐가 됐든, 너 자신에게 너무 무리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줘. 하지만 하나만 확실히 말할게.”
나는 의지를 드러내는 유에에게 한 마디 충고를 준비했다.
“상처를 입히지 말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결코 죽여서는 안 돼. 죽이면 네가 그토록 증오하던 귀족과 똑같아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알겠습니다. 절대로 죽이지도, 죽지도 않겠습니다.”
내 명령에 유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실하게 대답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명령을 지키겠다는 유에의 충성심이 느껴졌다.
‘원래 유에는 야크샤를 죽이는 유닛 중 하나였지. 보통이라면 싸우지 않게 하겠지만…….’
하지만 유에는 의 변동을 제어하는 엠블럼을 각성했다.
운명을, 를 극복할 수 있는지 확인할 기회가 되었다.
‘지금의 야크샤의 성향은 결코 악이 아니야. 원래 야크샤를 죽이는 유닛인 유에와 경기, 전투에서 살아남는다면 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내일 경기로 어떤 루트에서도 죽는 야크샤의 생존을 확정지을 수 있으리라.
“그래. 그렇게 말해주면 안심이지. 야크샤가 그렇게 쉽게 죽어줄 애도 아니니 그냥 최선을 다해 싸우면 될 거야.”
귀족의, 야크샤의 생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투 내에서 죽지 않고 이벤트로 죽은 시점에서 이미 말을 다 했다. 피해야 할 것은 로 인한 강제 이벤트밖에 없다.
무사히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주길 바랄 따름이다.
“아, 그리고 샤오 건이라면 적당히 해결했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야.”
“그것은, 다행이군요. 고생하셨습니다. 방법이 조금 신경 쓰입니다만.”
“비밀이야.”
나는 흥미를 드러내며 묻는 유에에게 단호하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추궁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유에는 신경 쓰이지만 내가 말하고 싶지 않다면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이미 완전히 나의 것이 된 유에라면 샤오랑 야크샤가 섹스를 할 예정이라고 해도 크게 신경을 안 쓸 것 같기야 하지만, 경기에 앞서 괜한 소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지는 않다. 나중에 일이 다 끝나면 그때 보고하기로 했다.
나는 셋과 파티의 일정이나 내일 경기에 대한 검토를 끝내고 돌려보낸 뒤, 침대에 그대로 풀썩 쓰러졌다.
‘지쳤다……. 요즘 몸이든 정신이든 소모가 너무 심하네.’
수치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힘이 쭉 빠졌다. 좀 쉬다가 포션이라도 미리 몇 병 마셔서 기력을 충전해두는 게 좋겠다.
‘그런데 린린은 네자랑 뭘 하고 있으려나?’
나는 뒤늦게 네자가 불러서 따라간 린린을 떠올렸다.
틈틈이 확인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섹스에 너무 집중하느라 전혀 확인을 못 했다. 나는 상태창의 월드맵을 띄워 린린의 위치를 확인했다.
“……하아.”
린린은 심란한 표정으로 카페테리아에 앉아있었다. 주변에 네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뭔가 잘 안 풀리기라도 한 건가? 딱히 심한 일을 당하거나 한 것 같지는 않다만.’
나는 린린을 보며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모르겠다 싶어 그냥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린린.”
나는 린린의 주변을 터치해서 워프하고 린린을 불렀다. 이름이 불리지 귀를 바짝 세우며 린린이 나를 바라보았다.
“언제 나타났어요? 전혀 기척을 못 느꼈는데.”
“방금. 혼자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네자하곤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나는 네자의 건을 물으며 린린의 맞은편에 의자를 당겨서 앉았다.
“그냥, 당신 이야기랑 야크샤에 대해서 이것저것.”
린린은 뭐부터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 턱에 손을 대고 침묵했다. 꼬리 셋이 기분 좋은 듯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다. 표정은 진지해도 꼬리는 참 솔직하다.
“네자가 저에게 샤오를 어떻게든 하라고 하더라고요.”
“어떻게든 하라고?”
“속셈이야 뻔하죠. 야크샤가 변했으니까, 샤오가 컨트롤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보이니까 제가 샤오 옆에 달라붙어서 야크샤를 떨어뜨리라는, 그런 의도. 뻔히 보여서 무지 재수 없었네요.”
린린이 짜증난다는 듯 턱을 괴며 말했다.
“혹시 질투라도 하나 싶었는데. 그럴 리가 없죠. 귀여운 구석 하나 없이 재수 없어요. 사람을 완전히 도구로 취급하고 있다는 게 뻔히 보여요.”
그리고 찻잔을 스푼으로 휘휘 저으며 짜증냈다.
“그리고 당신에 대해서는 무언가 정보를 캐낸 게 있다면 공유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카마인의 행방도 추궁했지만 적당히 잡아뗐어요. 말해주고 싶지도 않고.”
“잘 했어. 성가셨겠네.”
“제가 비협조적으로 나오니 상당히 불쾌해하는 것 같았지만요. 먼저 기분 나쁘게 한 건 그쪽이니까 무시할 거지만.”
린린이 한숨을 쉬며 스푼을 달그락하고 찻잔에 놓았다.
“역시 귀족은 마음에 들지 않네요. 사이가 좋아질 것 같지 않아요. 제 딴에는 노력했지만 역시 무리에요. 생리적으로 싫어요. 애초에 그쪽에서 이쪽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틀렸어요.”
린린은 턱을 괴곤 네자에, 귀족에 대한 악평을 우글우글 쏟아냈다. 제법 쌓인 게 많았던 것일까.
애초에 귀족에 대해서 이렇게 편하게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같은 동방연맹의 사람에게 투덜댔다가 밀고라도 당했다간 처지가 난처해질 것이 훤하니까.
“……흠, 흠흠. 너무 투덜거렸네요. 별로 듣기 좋은 이야기도 아닌데.”
“아니야. 말해서 편해진다고 하면 들어줄 가치야 얼마든지 있지.”
요호족의 차기 당주로써 하고 싶은 말도 못 하고 답답하게 지냈을 것을 생각하면, 투덜거리는 것 정도야 질릴 때까지 들어줄 수 있다. 귀엽고.
“그리고 샤오는 걱정 안 해도 돼. 야크샤에게 성교육은 잘 해뒀으니까.”
“버, 벌써요? 신속하기도 하지……. 그래서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오늘 밤에 하겠지. 확실하게.”
나는 힘주어 단언했다. 100% 한다. 할 의욕이 철철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 그렇군요. 뭐라고 할까. 굉장히 복잡한 기분이 드네요. 정말 그래도 되는 건지.”
린린은 막상 한다고 들으니 민망해하며 마구 저어서 엉망이 된 차를 홀짝였다. 은근히 숫기가 없어서 귀엽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