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egal Alien Cult RAW novel - Chapter 187
187 ? 새로운 성전사 #1
안티오페는 망자들의 무더기, 구슬, 함정, 덫-뭐라고 불러도 좋을 것에 끌려 들어가 모습을 감췄다.
“으업, 사, 살려-!”
주우욱, 주우우욱.
그 틈 사이에서 이따금씩 손바닥이 빠져나와 손톱으로 바닥을 긁었지만.
이내 그것은 다른 손바닥들에 붙잡혀 결국 군체의 안으로 사라져 손톱조차 드러나지 않았다.
안티오페는, 망자들의 사이로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제 그녀에 것이라고는 머리칼 한 올, 손톱 끝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바닥에 흉흉하게 꽂혀 있는 단창 뿐.
나는 이 상황이 퍽 얼떨떨했다. 어째서 줄을 서 있던 망자들이 안티오페를 공격한 걸까? 녀석들은 안티오페의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벌벌 떨고 있었지 않나.
내가 노린 것은 패러노이가 갖고 나온 뼈 항아리를 이용해 본 고블린인지 뭔지를 만들어 안티오페를 상대하려던 것이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받아 살게 되었다.
내가 망자들에게 베풀었던 친절이 그들의 마음에 용기를 불어 넣은 걸까?
그래서 내가 저들에게 무슨 친절을 배풀었나 생각해봤는데. 놈들을 내 다리 사이로 기어가게 만든 것 외에는 떠오르지가 않았다.
스벌 대체 뭐지.
꿈틀. 꿈틀.
나는 인간의 형상이 기괴한 모양으로 얼키설키 짜맞춰진 거대한 바위를 보며 미간을 좁혔다. 그래서 결국 저 안으로 끌려들어간 안티오페는 어떻게 된 걸까.
죽었나?
비록 나와 적대하긴 했지만 그녀는 히폴리테의 동생이 아닌가. 이대로 그녀가 죽어버렸다면 히폴리테와 사이가 멀어지는 건 아닌가 걱정이 든다.
만약 그녀가 자신의 동생을 복수하기 위해 나와 루나를 노리기라도 한다면 정말 답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살짝 안도와 걱정을 동시에 하고 있을 때, 뼈 항아리를 끌어안은 채 바닥에 철푸덕 넘어져 있던 패러노이가 몹시 감탄한 것처럼 소리쳤다.
“저, 저것은 핫산님의 24대 비기 중 강력한 제압기인 죽음의 감옥(Death jail)이 아닙니까! 저런 무시무시한 술법을 사용하시다니, 역시, 역시 대단하십니닷…!”
그리고는 자신이 죽음의 감옥이라고 명명한 망자들의 구체에 다가가 겁도 없이 그 겉 부분을 손바닥으로 탁탁 치기까지 한다.
“이렇게 훌륭한 완성도는 처음 봤습니닷…! 못된 신전 기사단 녀석, 꼴 좋닷…! 헤헤, 쌤통이닷…! 어떠냐, 핫산님의 권능이-!”
패러노이 녀석은 이 동그란 구체, 죽음의 감옥을 내가 만든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진짜 내가 만든 건가?
내 강령술 재주는 현세를 떠돌고 있는 망자들마저 부릴 수가 있을 정도인 건가?
패러노이의 말을 듣고 있으니까 정말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스벌, 내가 저 망상 가득한 패러노이의 말에 혹하고 있다니 조금 웃기기도 말도 안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나는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흐릿흐릿한 의식을 부여잡고 주변을 살폈다.
어찌되었든 나는 살아남았고, 안티오페는 제압됐다. 그리고 루나는 저기 바닥에서 쓰러져 있는 상황.
스윽.
“패러노이야, 나 좀 일으켜 줘.”
“제가 또 부축하는 것은 누구보다 잘 합니닷…!!”
패러노이로부터 부축을 받아 몸을 일으킨 나는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루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핫산! 어떻게 된 거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그림 쇠사슬로 몸이 묶여 봉쇄당한 루나는 이리저리 펄떡이며 얼굴을 내 쪽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듯했다만.
자꾸만 괴상한 곳으로 몸이 가고 있어 이 상황을 보지 못한 듯했다.
“루나야, 가만히 있어 봐. 내가 풀어줄게.”
안티오페의 능력으로 몸에 새겨진 문신은 한번 몸에 그려지면 더 이상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었나.
하지만 나는 일찍이 그 문신녀의 몸에 그려졌었던 그림들을 내 손바닥으로 지운 바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천천히 손바닥을 들어 올려 루나의 배를 매만졌다.
“흐으, 흐흐히, 간지러, 간지러워-!”
스윽, 스으윽.
루나의 몸에 그려진 그림들을 풀기 위해 손바닥으로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배를 쓰다듬었을 때, 루나는 무척이나 간지럽다는 것처럼 몸을 바둥바둥거렸다.
투둑, 뚝, 카칭-!
이윽고 팽팽히 당겨졌던 쇠사슬이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루나는 끝내 웃음을 참지 못한 것처럼 팔과 다리를 이리저리 휘적인다.
“푸흐히, 흐흐, 간지러워! 간지러-! 핫산, 지금 이럴 때가, 이럴 때가 아니야! 안티오페가 우리를 노리고, 푸흐흐-!”
곧 자신의 배를 부여잡고 깔깔거리는 루나.
“오? 와? 뭐야? 내 몸이 움직인다!”
루나는 바닥에서 벌떡 일어난 뒤에, 이 상황이 신기한 것처럼 자신의 몸을 내려다 봤다.
내 손바닥에 씻겨나간 먹물 때문에 루나의 몸에는 이제 먼지를 제외하면 자그마한 문신조차 남지 않은 상황.
루나가 문신녀가 되는 걸 막아서 무척 다행이었다. 그리고, 여러모로 우리들이 크게 다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솔직히 누구 하나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싸움이었다.
“안티오페는? 저 괴상한 망자 뭉치는 뭐고?”
정신을 차린 루나는 그때서야 자신의 몸에 묻은 먼지를 탁탁 털며 주변을 살폈다.
녀석의 눈에는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간 망자들과 부서진 정원 그리고 안티오페를 가둔 괴상한 죽음의 감옥인지 뭐시긴지가 보이고 있는 듯했다.
나는 순간 루나에게 강령술이라는 금기를 들킨 것이 아닐까 싶어서 덜컥 걱정이 들었다. 뭐라고 변명하는 게 좋지. 내가 안하고 패러노이가 했다고 할까.
그런 상상을 하고 있을 때 루나가 말했다.
“망자들이 우리를 도와 준 거야?
“어, 응, 뭐 그런 가 봐.”
“우리가 망자들을 강 너머로 무사히 보내주는 것에 은혜를 갚은 건가 봐! 역시 선행을 배풀면 그 보답을 받게 되어 있다니까?”
루나의 말을 들어보니까, 루나는 이게 강령술이나 뭐 그런 게 아니고 그냥 망자들이 우리의 싸움을 도와준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
루나의 말을 듣고 보니 또 그게 맞는 것도 같다.
패러노이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우물쭈물 하긴 했는데. 내가 옆구리를 쿡 찌르자 마지못해 입을 다물고 만다.
“그래서, 안티오페는 죽은 거 아니지?”
“나도 몰라. 저 안에 들어간 뒤로는 어떻게 됐는지 알 수가 없어.”
“흐음-.”
한참 침음하던 루나는 이윽고 자신의 머리에 쓰고 있던 뿔 투구를 벗어들었다. 그리고는 가뜩이나 동그란 눈을 더욱 크게 뜨며 말한다.
“아직, 아직 살아있네!”
그러고 보니, 액막이를 벗으면 루나의 눈에는 이 망자들이 보이지 않는 다고 했었지. 루나의 눈에는 저 안에 갇힌 안티오페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안티오페가, 하얗게 하얗게 변해버렸어! 세상에 생기를 전부 흡수당했나 봐! 이대로 가면 죽는 거 아냐?”
덜컥 겁을 집어 먹은 것처럼 파르르 떠는 루나였다. 우리를 공격했지만 그래도 사람을 죽인 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걸까? 루나의 착한 마음씨에 살짝 감동하려던 찰나에.
“신전 기사단을 죽이면 큰 벌을 받아! 어서, 어서 구해줘야 해!”
알고 보니 루나는 지극히 기능적이고 현실적인 의미에서 안티오페의 목숨을 걱정하고 있는 듯했다.
하기야, 저 안티오페 녀석은 왕국에서도 열 명밖에 없는 초 엘리트.
그런 녀석의 목숨을 빼앗았다간 우리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범죄자로 떨어질 것이고, 저 녀석이 말 한대로 사교도와 다를 바가 없어진다.
근데 이렇게 꽁꽁 뭉쳐 단단한 바위를 만들어낸 망자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녀석들의 몸을 적당히 툭툭 치며 말을 걸었다.
“너희들 모두 그만해.”
스르륵.
그러자 방금까지 꿈틀거리고 있던 것이 거짓말처럼 망자들이 서로의 몸을 풀기 시작했다. 스륵, 스르륵-.
곧 이어 그 깊숙한 안쪽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안티오페.
“흐으으, 흐으으….”
녀석은 뱃속에 웅크린 태아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아 자신의 무릎을 끌어안은 채 부들부들 떨며 겁에 질린 소리를 낼 뿐이었다.
정신에 상당한 충격을 먹은 것인지, 밤하늘처럼 빛나고 있었던 녀석의 머리칼은 전부 다 하얗게 세어버린 상태.
솔직히 나라도 귀신들에게 붙잡혀 끌려갔다면 무서워서 정신을 잃었을 것 같다. 심장마비가 왔을지도 모르고.
“흐으으, 살려줘…. 언니, 모두들, 어디 있어. 나, 날 두고 가지마. 무서워….”
무언가 중얼중얼 거리는 안티오페의 모습을 보니까, 방금까지 날이 서서 싸웠던 적의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살짝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기는 하네.”
그래서 진맥이라도 짚을까 싶어서 웅크린 녀석에게 내가 손바닥을 내밀던 찰나.
“흐이익, 히이이익! 사,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녀석은 정말 자지러지듯 몸을 떨며 이내 자신의 다리 사이를 축축한 액체로 적시고 말았다. 저렇게까지 겁을 먹을 줄이야.
디링-.
『이름 : 안티오페 그림키퍼 lv. ?? ??
상태 : 쌍두견의 저주》 불규칙한 월경》 대 공포》』
그런 녀석의 손목을 붙잡아 진맥을 보자 대 공포라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 된 게 보였다. 사람이 망가진 것처럼 와들와들 떨며 실금까지 하는 데에는 저 글자가 아마도 원인이겠지.
“핫산, 뭐 알아낸 게 있어?”
그때 루나가 나를 들여다보며 질문 해왔다.
“많이 겁먹었나 본데.”
내 간단한 평가에 쯧-하고 혀를 차는 루나.
“망자들을 화나게 해서 그래. 이래서 혼령과 산 자들은 서로 같이 존중하고 상생해야 할 필요가 있는 거야.”
“루나님 말씀이 백번 옳습니닷…! 쥬피테르의 기사단은 저승과 관련된 것이면 무엇이든 나쁜 것으로 보니까, 이런 꼴을 당하는 겁니닷…!”
저마다 감상을 한 마디씩 하는 루나와 패러노이였다. 그런데 나는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지 못했다.
안티오페가 살아 있는 건 다행인 일이지만, 한 편으로는 이 녀석이 입을 벙끗해서 “핫산 저 새끼, 알고 보니 사교도였습니다!”라고 다른 사람에게 고자질을 한 다면 정말 일이 골치 아파지는 것이다.
뭐 좋은 방법이 없나?
그렇게 고민하던 나는 안티오페의 몸에 그려진 그림들에 시선을 보냈다. 어쩌면 좋은 방법이 생각날 것도 같다.
* * *
“핫산, 진짜 괜찮을까?”
루나는 불안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나는 그런 루나의 질문에도 아랑곳 않은 채, 안티오페의 몸에 그려진 그림들을 전부 손바닥으로 문질러 없앴다.
“흐아응, 아앙-!”
말캉. 말캉.
“핫산, 왜, 왜 가슴만 계속 만져! 거기는, 거기는 이미 다 지웠잖아!”
“아니, 조금 덜 지워진 것 같았는데. 기분 탓이었나 보네. 피부가 까무잡잡해서 헷갈렸나 봐.”
“거짓말!”
이윽고 나의 머리통을 주먹으로 후려치는 루나였다.
“그엑!”
요즘 느끼는 것인데 루나는 제법 눈치가 좋다. 레벨이 높아졌기 때문인지 손맛도 매서워서 제법 아프다.
그보다 안티오페의 가슴은 히폴리테보다 약간 작구나. 자매라도 차이가 있었다.
아무튼 안티오페의 몸에 그려진 문신들이 전부 지워졌다. 덕분에 나의 손은 까만 먹물이 덕지덕지 발려 있는 상태.
“내, 내 몸에 그려져 있던 그림들이…, 이, 으으으!”
자신이 5년간 열심히 모았던 카르마인지 뭔지가 날아감에 안티오페는 더욱 정신이 날아갈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이제 더 이상 이성을 유지 못하고 붕괴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물론 그녀 입장에선 정말 정신을 잃어도 강할 만큼 큰 충격이겠지 싶다.
나도 5년간 열심히 모은 D드라이브의 내용물을 실수로 다 날려버린다면 아무런 말도 안 나올 것 같으니까 말이다.
생각해보니 내 D드라이브는 어떻게 된 거지. 누가 보면 좆 되는데. 스벌, 모르겠다.
디링-.
『이름 : 안티오페 그림키퍼 lv. ?? 27
상태 : 쌍두견의 저주》 불규칙한 월경》 대 공포》』
문신을 지워버렸기 때문인지 안티오페의 레벨 또한 내가 어떻게 비벼볼만 한 수준으로 저하됐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치 않은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내 손에 발려진 먹물을 이용하여 안티오페의 목에 초크처럼 빙 띠를 둘러주었다.
“이건 족쇄야, 안티오페. 네가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을 다른 누군가에게 발설하면 이 목에 걸린 족쇄는 그대로 네 목을 비틀어 버릴 거야.”
“그, 그으흐, 흐으으….”
그런데 안티오페는 도무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귀신들에게 끌려갔던 때의 공포가 어마어마했던 탓이리라.
아니면 몸에 그려진 문신이 다 지워진 것에 충격을 받은 걸 지도 모르고.
나는 그런 그녀에게 말햇다.
“안티오페, 스틱스 강에 걸고 맹세해라. 우리와 있었던 일에 대해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겠다고.”
“흐으, 시, 싫어어, 더, 더럽고 추악한 사교도 따위에게, 모, 목숨을 구걸하고 싶지 않아…! 차라리, 차라리 죽여! 흐흐, 나, 날 죽이면 내 동료들이 너희를 추격할 걸!”
오.
방금까지 겁을 잔뜩 집어 먹고 이성이 붕괴된 줄 알았는데. 그녀의 정신에도 자존심이라고 할 만한 것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그녀가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살짝 겁을 줄 필요는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교섭하는 게 아니라, 명령하는 거야. 우리말을 어기겠다면 다시 그 죽음의 감옥에 쳐박아 줄 거다. 이번엔 풀어주지 않을 거니까 잘 생각해 봐.”
“그, 그건 싫어! 죽음의 감옥, 감옥 싫어어-!”
망자들에게 둘러 싸여 있던 것이 어지간히도 트라우마가 되었던 것일까. 방금 제법 강한 척을 했었던 것 같은데 다시 자신의 몸을 웅크리고는 바들바들 떤다.
“감옥 싫어…. 제물이 되는 건 싫어….”
제물? 웬 제물이지 싶었는데. 안티오페는 어렸을 적 플루토의 사교도들에 인신 공양의 제물이 될 뻔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너무 강렬했던 경험 때문에 과거의 트라우마가 플래시백 된 걸까?
“네가, 우리와 있었던 일들을 누구에게도, 죽는 날까지 발설하지 않겠다고 스틱스 강에 맹세 한다면 제물로 바치지 않을게.”
“흐으, 그, 그래도 사교도에게 무릎을 꿇을 수는….”
“핫산, 안 되겠어! 그냥 제물로 바쳐 버리자! 우리는 무시무시한 사교도기 때문에, 약속을 하지 않겠다면 널 제물로 바칠 수밖에 없어!”
그때 루나가 뒤에서 빽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으스스한 소뿔의 가면을 쓴 채 흑요석 단검을 뽑아들고 양 팔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괴기한 춤사위를 보이는 것이다.
루나의 부두술 의식에는 종종 저런 춤을 추는 일이 제법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히으이이익!”
다만 안티오페는 그것이 정말 사교도의 인신 공양 의식이라도 되는 양 잔뜩 겁에 질렸다. 루나도 아마 안티오페를 겁주기 위해 일부러 사교도인 척 하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맹세, 맹세할게! 맹세해! 맹세! 맹세! 살려줘! 살려줘요…!”
제법 효과가 좋았는지, 이윽고 바닥에 철푸덕 엎드려 엉엉 우는 안티오페였다.
“살려줘-!”
어쩐지 우리가 몹시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머쓱하다.
스벌, 애초에 우리에게 덤벼들어서 우리를 감옥으로 보내니, 죽이니 했던 건 얘인데.
미인의 눈물이란 죄의 인과 관계를 역전시켜버리는 것이구나.
“뭘 잘했다고 울어! 제물! 뚝 안 그치면 제물로 바칠 거야! 인신 공양의, 인신 공양의 부두술이야!”
하지만 같은 여성인 루나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윽고 루나와 패러노이는 바닥에 웅크린 안티오페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제물! 희생제의 제물!” “제물로 바칩니닷…!”하고 시끄럽게 떠들어 댔다.
루나와 패러노이도 자신들이 공격당했던 분노가 아직 풀리지 않았던 것이겠지. 그래서 이렇게 갑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김에 실컷 놀리려는 모양이다.
“흐으으….”
그런데 그 효과가 매우 좋아서 결국 안티오페는 기절하듯 정신을 잃어버렸다.
[작품후기]댓글에 종종 이세계로 가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쿠폰과 댓글 그리고 추천을 잘 해주신 분들 중 선별하여 몇 분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닷…!!!
어느 순간 최신화에 따라오지 못한 분들을 보시면 하차한 것이 아니라 이세계로 가신 줄 알겠습니닷… 분명 가이아 대륙으로 가신 것입니닷…ㅠㅠㅠ….
188회
새로운 성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