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Michelangelo in my previous life RAW novel - Chapter 180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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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잖으면 너, 거대한 미켈란젤로의 딸이여.
티탄들의 입에 길들여진 그 젖가슴을, 야릇한 자세로 한가로이 비트는 너로다.
–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 중, 수록시 [이상]에서 일부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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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이 오랜 칩거를 깨고 작업실에서 나온 것은 7월 8일이었다.
푸른 하늘에 장마를 예고하는 뭉게구름이 가득 떠다니는 한낮. 강석은 조동범과 양선구의 인맥에 도움을 받아 완성된 천체 구슬을 옮겼다.
산처럼 쌓여있던 구슬들을 하나 하나 에어캡으로 싸서 조심스럽게 고정시킨 뒤. 스트로폼을 낀 종이박스에 담아 택배 트럭에 조심스럽게 넣고 또 넣고 또 넣었다.
크기를 다양하게 섞었지만 그 수가 무려 4천개에 달하기 때문에 옮기는 것만 해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조심, 조심! 거 조심하래도!”
“조심하고 있다니까!”
“그거 잘못 옮기면 자네는 파산이야!”
“거, 겁 좀 주지 마쇼!”
고성들이 오고 가며 상자가 빠르게 옮겨졌다.
조동범은 중간 중간을 오고 가며 커피 캔 음료를 전달하고 있었다. 양선구는 방금까지 작업을 하느라 피곤에 찌든 눈 위에다 젖은 수건을 올려두고 휴식을 청하는 강석 옆에 서서 웃음을 흘렸다.
“···구슬 하나 하나가 꼭 은하 같더구나.”
강석이 자고 있지 않은 것을 알고 하는 말이었다. 강석은 눈을 감은 채, 입꼬리만 비죽 올렸다.
“그렇게 느껴진다니 다행이네요.”
목소리에 미미하게 실린 것은 기쁨이었다.
강석의 목소리에 담긴 감정을 요령 좋게 알아낸 양선구가 정면을 응시한 채, 조용히 읊조렸다.
“하지만 그래서 아깝지. 천장에 전시한다고 했지?”
“예.”
“그 유리돔 뒤에다가 말이지?”
“예.”
“저렇게 열심히 만들었는데 제대로 보이지가 않을 것 같아서 아깝구나.”
양선구는 정말로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아니. 정말로 안타까웠다. 강석이 만든 구슬은 하나 하나가 정말 아름다운 예술품이었다. 손바닥만한 것 안에 은하가 갇혀 있었다.
모래마냥 흩뿌러진 가루들이 은하를 이루고 있는 걸 들여다보면 저가 마치 우주의 아버지가 된 것 같은 묘한 감상을 불러일으켰다. 멍하니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우주를 저 너머에서 바라보는 것 같은 묘한 감각. 그건 정말 인상 깊은 경험이었다.
작은데 그 안은 거대한 소용돌이처럼 돌아갔다.
금가루나 은가루를 이용했을 터인데 어떻게 모래를 한톨 한톨 직접 뿌려놓은 것마냥 짓뭉개진 것이 없이 장엄하게도 뿌려놓았다. 솜사탕 만들듯이 휙휙 휘젓는 것을 양선구도 보았었는데···그렇게 만들었다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촘촘함과 섬세함이었다.
‘그런 작품을 사람들은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없다니···’
그 얼마나 아쉬운가.
양선구가 택배 트럭 안으로 사라져가는 상자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저 안에서 창백한 푸른 점을 찾는 재미가 대단하거늘.”
양선구는 강석이 일부러 유리 구슬 안에 박아놓은 청금석 가루 한톨을 떠올렸다. 모든 천체 구슬 안에는 청금석 한톨이 섞여 있었다. 정말 한톨이었다.
유리 구슬을 천천히 빛이 있는 곳에 대고 돌려보다보면 청금석 가루 하나가 은하 속에서 반짝였다. 여러 항성 속에서 창백한 푸른 점처럼 하찮게 반짝이는 그 빛을 찾으면 반갑기까지 했다.
서운함과 아쉬움이 가득한 양선구의 말에 강석은 수건을 뒤집어 눈에 덮으며 대답했다.
“다들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으잉? 천장에 설치한다고 하지 않았남?”
“천장에 설치하겠지만 찾을 수 있게도 할 겁니다.”
“허어···?”
양선구가 궁금하다는 듯 강석을 돌아봤다.
그러나 강석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 재미가 없지 않냐는 듯한 침묵이었다.
강석 특유의 신비주의에 양선구가 입을 다물었다. 저렇게 한 번 다물어버리면 열릴 줄을 모르는 입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대답해주지 않을테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게 나았다.
“···저번에 보니까 블룸 미술관 사람들이 오가던데 마레 갤러리 오픈이 곧인감? 석이 네 너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보니까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이메일 발송을 했다고 되어있더만.”
“마레 갤러리 같은 경우는 상품 굿즈가 개발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 바로는 무리예요.”
그것도 그거고, 씨엘로 갤러리 오픈일을 앞두고 마레 갤러리를 먼저 오픈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이메일 발송을 했담서?”
“왕복권 당첨되었다고 당장 해외여행 갈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있겠어요.”
평범한 직장인도 있을 거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이메일 발송은 무한정 기다리게 할 수 없으니 넉넉한 기간을 두고 미리 알려준 것 뿐이었다.
물론, 그것도 구미령 관장님 덕분에 가능했지만.
당첨자들을 랜덤으로 뽑는다고 하더라도 그걸 다 정리하고 일일이 검토하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법이었다.
이 부분에서 큰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이런 저런 크고 작은 이벤트를 관리해본 구미령 관장님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럼 언제나 오픈하려고?”
사실 블룸 미술관과 함께 협업하여 만드는 마레 갤러리 특수 상품들은 전부 상시 상품이었다. 그러니 일단 오픈 일정에만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그 다음에 물건을 공급하는 방식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었다.
“···일단 왕복권 이용은 8월부터 이용 가능하게 했으니, 저도 그 일정에 맞춰보려고요.”
7월과 8월이 한국의 휴가 성수기 아니겠나. 강석은 그렇게 생각하며 수건으로 눈을 꾹꾹 마사지하듯 눌렀다.
“그거 딱 좋구나.”
양선구는 그렇게 생각하며 앞을 바라봤다. 택배 트럭의 문이 닫히고 있었다. 짐을 다 실은 모양이었다.
“선생님!”
조동범이 저 멀리서 걸어왔다.
양선구는 저보다 강석을 더 깎듯하게 모시는 조동범의 묘한 행태를 바라보며 끌끌 웃었다. 강석을 위한 한약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게 누가 보면 조동범이 강석의 제자라도 되어보였다.
“선생님! 이제 씨엘로 갤러리로 출발한다고 합니다.”
“그래요?”
···제자? 양선구가 묘한 눈으로 조동범을 잠시 바라보다가 수건을 내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강석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석아.”
“예. 선생님.”
목쿠션을 빼고서 관절을 이리저리 돌리는 강석이 양선구를 바라보았다.
“그···조만간 예술평론가 하나를 키워볼까 하는데 그 놈을 데리고 네 작품에 대한 감상집을 하나 써도 될까 해서 말이다.”
“감상집이요?”
강석이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예술가의 작품을 보고 관람자가 감상집을 내는 것인데 거기에 허락이 있고 말고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였다.
“예. 쓰세요.”
자신과 관련한 책이 많이 나오면 저야 감사할 따름이었다. 강석은 감상집과 관련하여 여러갈래로 파생되는 생각을 빠르게 갈무리했다. 어차피 제가 쓰는 것도 아닌데 생각해봤자였다.
강석은 제 손을 떠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졸졸졸 뒤를 쫓아오던 조동범이 헛기침을 하며 속삭였다.
“그, 선생님 관련해서는 쓰고 싶은 건 아무거나 써도 되는 겁니까?”
“예?”
“·········아, 아닙니다. 가시죠.”
조동범이 제 컴퓨터 직박구리 파일 안에 잠들어있는 스승님에 대한 온갖 미사여구를 떡칠한 [강석 자서전] 텍스트 파일을 떠올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여러 사건들이 여름 더위처럼 시작되는 낮의 일이었다.
* * * *
“······엄청나네요.”
씨엘로 갤러리의 관장이자 유일한 직원. 구미령은 왕복권 이벤트를 위해 작업하고 있던 파일 화면에서 시선을 떼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언제나 스케일이 큰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도 엄청났다. 쌓여가는 상자더미가 장난이 아니었다. 진짜 작품의 크기가 남다르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려니까 저번에 집에서 고두한과 나누었던 대화가 스쳐지나갔다.
– ‘석이 그놈은 항상 크기부터가 남달라. 아아. 그때 그 비너스 소묘를 꿀꺽했어야 하는 건데.’
– ‘비너스 소묘?’
– ‘있어. 석이가 두각을 드러낸 전설적인 소묘가···’
– ‘아. 기억났어. 그 비너스가 살아숨쉬는 것 같았다는 석고소묘?’
– ‘그래. 그게 무려 4절지거든. 인체소묘도 원본은 2절지라고. 이야 8절지가 한 두장이 아니고 군상작이니까 내가 알고 있기로는 그 비너스 소묘가 드로잉이나 스케치를 제외하면 가장 작은 작품인거지.’
희소성이 엄청날 거라면서 아까워하던 제 남편의 목소리가 뇌리에 둥둥 떠다녔다. 아무리 소각장행인 학교 시험작이라지만 정식으로 구매할 생각을 하지는 않고, 꿀꺽이라니. 알다가도 모를 양반이었다.
‘그리고 강석의 소묘작이 가진 희소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빠삭한 인간이 어째서 본인이 그린 소묘작은 시범이랍시고 사방팔방 뿌리고 다니는지 모르겠단 말야. 교사라서 그런가?’
구미령이 이해가 되지 않는 제 남편을 떠올리며 물을 삼켰다. 그 와중에도 강석이 만든 천체 구슬은 착실하게 연작이 있는 네번째 구역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그때였다.
구미령이 앉아있는 사무용 데스크 옆에 서있던 양선구가 흰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을 걸어왔다.
“구관장. 요즘 석이 녀석 관련해서 이런저런 걸 도와주고 있다며?”
“아, 선생님. 도움이랄 것도 없어요. 돈 받았으니 일하는 거죠.”
“세금도 맡아주고, 마레 갤러리 이벤트 관련도 맡아주고, 프로젝트 관련해서도 도움을 주기로 했담서? 저번에 보니까 영상편집도 도와주기 시작한 것 같더만.”
“아하···하···제가 좋아서 하는 거죠, 뭐.”
사람 곁에는 같은 결의 사람만 모인다고. 강석과 일하게 된 구미령 역시 강석 못지 않은 워커홀릭, 일중독자였다.
양선구는 그런 구미령을 잘 알고 있었다.
엄청난 인재지. 예술계는 야근이 기본이라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제 몸을 불태워 일을 해주는 인물들은 많이 없었다. 하여튼 인복이 넘쳐. 허허. 양선구가 내색 없이 컴퓨터 마우스를 딸깍거리는 구미령을 바라보며 은근하게 물었다.
“그거 프로젝트 운영하려면 사이즈 보니까 재단 설립도 해야 할 것 같던데 이러다 나중에 그것도 도와주는 거 아닌감?”
“아······. 재단이 필요할 것 같아보이긴 하는데 아직 대표님께서 그 부분에 대한 말씀은 따로 없으셔서요.”
양선구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백방으로 알아보고는 있지만 아직은 후보지들만 선정중이었다. 구미령 역시도 그 건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았다. 프로젝트는 단순히 갤러리나 박물관, 미술관을 만드는 것과는 또 달랐다.
강석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그것은 새로운 문화재를 만드는 일과 같았으니까.
“제의 들어오면 할 생각은 있나 보구만?”
은근한 양선구의 질문에 구미령이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그때였다.
사람들이 한 번에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양선구 역시 이변을 눈치채고 고개를 들었다.
“다 옮긴 모양이지?”
그가 소매자락을 펄럭이며 네번째 구역으로 고개를 돌렸다.
“허어······”
혹시라도 깨질까 과대포장을 해서인지 택배의 숫자부터가 남달랐다. 네번째 구역 입구에 있는 을 피해서 계단처럼 쌓인 택배 상자더미를 바라보며 양선구가 감탄을 흘렸다.
천체 구슬만 4천개.
상자부터 위용이 남달랐다.
“저 구슬들로 여신을 만든다라···”
의 유리버전이나 다름없는 처럼 천체 구슬로 인간 모형을 만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7월이 넘어서까지 만든 것은 오로지 죄다 구슬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만들 생각인지.”
양선구와 구미령. 그리고 사람들을 배웅나갔던 조동범까지 택배 상자 더미를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어 한 쪽을 바라보았다.
택배 상자 앞에서 커터칼을 들고 조용히 택배를 뜯는 강석을 향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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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은 택배 상자를 까서 깨진 게 있나 가볍게 검토한 뒤, 이 있는 곳으로 상자들을 옮겼다. 그리고는 조동범과 함께 에어캡으로 포장처리가 된 구슬들을 까서 수영장처럼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다가 천체구슬들을 하나씩 내려놓았다.
포장을 뜯을 때부터 플라스틱 통으로 옮길 때까지 천체 구슬에 그 어떤 흠집도 가지 않게 조심, 또 조심해서 진행했다.
많은 시간과 집중력이 필요한 일이었으나, 끈질기게 달라붙어 작업하니 하루가 넘기 전에 끝을 낼 수 있었다.
“···이게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노는 볼풀장처럼 꽉찬 천체구슬 위에 하나를 더 올려놓으며 조동범이 말했다.
그 말에 강석은 도와줘서 고맙다고 대답하며 슬쩍 위를 바라보았다.
구미령이 열어놓은 유리돔 너머, 안전 그물망이 보였다. 천체 구슬 설치 작업을 위해 걸어놓은 것이었다. 강석이 천장에서 내려와 작업을 하다가 떨어지는 걸 대비하여 설치된 만큼 그물이 굉장히 촘촘했다.
조동범 역시 강석을 따라 위를 올려다봤다.
높다. 안전그물망 너머로 보이는 천장은 검은색이라 그런지 더더욱 까마득해 보였다.
“스승님. 저 곳을 올라가신단 말입니까···? 안 무섭습니까?”
“딱히요.”
강석은 예전부터 높은 곳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높은 곳을 오르고 싶다는 야망이 너무 커서 두려움이 생길 공간이 없었던 터였다.
정복욕을 자극하는 천장을 바라보며 강석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작업에 들어갈 시간이었다.
* * * *
“조심! 조심하세요!”
“대표님! 천천히 내려오세요!”
“석아! 천천히 해라!”
강석이 내려오는 걸 지켜보며 아래에서 세명이 악다구니를 터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강석은 빠르게 천장에서 거미처럼 줄을 타고 움직였다.
손바닥만한 유리구슬 몇 개를 넣어놓은 자루가 강석이 움직일 때마다 공중에서 잘그락 잘그락 소리를 냈다. 유리돔 근처를 제외하고는 조명을 다 꺼놓은 터라 유독 어두워보이는 공중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공포감까지 조성했다.
“으으.”
조동범은 손바닥에 땀을 쥔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보는 사람도 무서워지는데 강석은 번지점프도 해본 적 없다면서 잘도 공중을 오고 갔다.
강석은 모두의 관심 속에서 구슬 하나를 공중에 설치했다. 이로써 아홉개째였다.
조동범과 양선구는 강석이 삼천구백구십일번은 저걸 더 설치해야한다는 사실에 창백해진 낯으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때였다.
강석의 목소리가 공중에서 들려왔다.
“구관장님. 시험 삼아서 조명 좀 한 번 켜봐주세요.”
벌써 늦은 밤이라 강석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선명했다.
“갑자기 다 켜버리면 눈이 아프실 테니까! 눈! 감고 계세요!”
“예. 그럴게요.”
울려오는 목소리에 구미령이 긴장을 하면서도 천천히 강석의 요청대로 조명을 켰다. 유리돔 너머. 무저갱처럼 어두운 공간에 청백색 불이 환하게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세 명의 입이 벌어졌다.
청백색 조명에 반사되어 비춰오는 천체 구슬 속 은하가 지나치게 선명했다.
조명이 있는데도 이곳은 밤이었고, 하늘에 뜬 천체 구슬은 빛을 비추는데도 검은색이었다. 근데도 그 안에 별만은 선명했다. 어찌 신기하지 않을 수 있겠나.
천체 구슬은 우주 속의 은하였고, 동시에 밤하늘의 별이었다.
셋은 거대한 밤을 맞닥트린 것처럼 하늘에 뜬 아홉개의 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들은 깨달았다.
그들이 서있는 공간은 더 이상 씨엘로 갤러리가 아니었다.
거대한 밤.
우주를 품은 밤하늘 아래였다.
181. 1786년부터 178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