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only S-class summon RAW novel - Chapter 123
나 혼자 S급 소환수 123화
선전 포고 (1)
진도윤의 눈앞으로 메시지가 떠올랐다.
[임무 클리어!] [동부 평야의 지배자 ‘크림슨 나이트’(★★★★★★)를 처리합니다.] [기여도를 산정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Loading 11/100]어느덧 진도윤의 주변 환경이 변해 있었다.
혈투를 벌였던 타르라크의 땅이 아닌, 관리자 ‘존’이 있던 ‘선택의 장’으로.
임무 클리어 시, 원래의 공간으로 돌아오는 시스템인 듯했다.
‘S급 던전의 보상이라…….’
진도윤이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메시지를 기다리길 잠시.
그 밑으로 다시 한번 메시지가 이어졌다.
[기여도 결과입니다.] [1위 – 90%] [2위 – 5%] [3위 – 3%] [4위 – 2%] [당신의 기여도는 90%로 총 1위입니다.]진도윤의 기여도는 압도적 1위.
크림슨 나이트를 잡는데, 그의 역할이 가장 뚜렷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정령왕의 돌과 둠 나이트.
사실상 그 두 가지로 임무를 완수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2위는 유아린이려나?’
제프리도 큰 역할을 해줬지만, 그녀와 비교해 살짝 약한 건 사실이었다.
이프리트가 처리한 악마들만 수천 단위일 터.
아마 그걸 반영한 결과인 듯싶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보상 – 대평야의 포용(S급)]‘오, S급 아이템?’
이내 진도윤이 두 주먹을 꽉 쥐었다.
S등급 아이템은 진도윤으로서도 처음 보는 등급이었다.
그가 가진 가장 좋은 아이템인 볼드윈의 무구조차 A급이었으니까.
“그래, 이 정도는 나와줘야 보상이지.”
고난이도의 세상 속에서 얼마나 고생했던가.
모름지기 고생한 만큼 보상을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진도윤이었다.
진도윤은 자신의 손 위에 생긴 목걸이를 흐뭇하게 쳐다봤다.
‘어디 한번 어떤 능력인가 볼까?’
그 후, 상태창을 열어봤다.
[아이템 : 대평야의 포용] [등급 : S] [넓은 대지의 포용력이 담긴 목걸이. 이곳에 담긴 오묘한 기운은 서머너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옵션 : 5/5]– 불파 : 이 장비는 절대 파괴되지 않는다.
– 마스터 볼 : A등급 이하 몬스터를 100% 확률로 테이밍할 수 있다. (횟수 제한 : 3/3)
– 마스터 테이밍 : A등급 이하 몬스터를 감응력 제한 없이 테이밍할 수 있다.
– 무럭무럭 : 감응력 100 이하까지 성장 속도 100% 상승.
– 튼튼한 대지 : 소환수 방어력 50% 상승.
“……이게 뭐야.”
진도윤은 붙은 다섯 개의 옵션들을 면밀히 살폈다.
두 번째 옵션인 ‘마스터 볼’은 A급 이하 몬스터들을 빈약 상태 없이도 확정적으로 테이밍할 수 있게끔 해주는 거였고-
세 번째 옵션인 ‘마스터 테이밍’은 감응력 100을 넘지 못한 서머너도 A등급 소환수를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거다.
즉, 이 아이템만 소지하면 감응력 1의 F급 서머너도 A급 소환수를 획득할 수 있다는 말.
‘하지만, 그렇게 되면 문제점이 하나 있지…….’
미미한 감응력으로 고등급의 소환수를 운용하다 보면 무리가 따를 것이 명약관화다.
마치 겉은 람보르기니인데 속은 저가 엔진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일 테니까.
‘그래서 붙은 게 무럭무럭 옵션이구나?’
소환수를 줬으니, 그 소환수를 잘 운용할 수 있도록 케어까지 해주겠다는 것이다.
완벽한 성장형 아이템이었다.
“뭐 나오신 거예요?”
진도윤의 어깨너머로 유아린이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일행들도 마찬가지였다.
압도적인 진도윤의 기여도를 확인한 후, 그의 보상이 궁금해진 탓이었다.
“봐, 나름 좋은 아이템이긴 한데……. 우리한테는 딱히 필요 없는? 그런 느낌이야.”
“확실히 그렇네요.”
아이템을 받아 살펴본 일행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쓸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기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대신, 돈은 될 거 같은데?”
일반 사람도 단박에 상위 1%의 서머너로 만들어주는 아이템이 나왔다?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까.
입소문만 잘 타면, 수많은 대부호들이 달라붙을 게 불 보듯 뻔했다.
“정말이겠군. 마스터에게 쓸모없는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야, 돈만 되면 됐지, 뭐.”
“그렇긴 하지……. 돈이란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 털보가 기뻐할 모습이 눈에 선하군.”
털보랑도 꽤 친해졌는지, 슬쩍 미소짓는 제프리였다.
“털보뿐만이 아니라 온 세상이 떠들썩해질걸?”
“아, 세상이 변한 이후 처음 등장한 S급 아이템인가?”
“그렇지, 옵션을 떠나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고.”
진도윤이 웃으며 목걸이를 가방 안에 챙겨 넣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아린의 입에서 짙은 아쉬움이 흘러나왔다.
“저희는 다 A급 아이템이네요…….”
일행들도 자신들이 받은 아이템을 공유했다.
기여도가 부족해서 그런지 한 단계 낮은 등급의 아이템이 나왔다.
나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막 좋지도 않은 정도의 옵션들.
“보상이 약하다고 상심할 필요 없어.”
어차피 일행들은 이번 던전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훈련을 통해 감응력도 얻었고, 수준 있는 악마들을 소환수로도 영입했다.
그 이상 바라면 욕심일 정도로 과분한 결과였다.
“자, 그럼 고생했으니, 집에 가서 간만에 휴식이나 조져볼까? 아, 근데 여기 어떻게 나가지?”
진도윤이 두리번거리며 물을 때였다.
스르륵!
멀리서 희멀겋게 생긴 유령이 다가왔다.
관리자 ‘존’이었다.
녀석은 굉장히 놀랐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마……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클리어하실 줄은…….”
그는 사실 눈앞의 인간들이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줄 알았다.
마계는 인간들이 버티기에 만만치 않은 곳이니까.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덕분에 저도 한 달간은 휴가를 보낼 수 있겠군요.”
“휴가?”
진도윤이 고개를 갸웃하자 존이 웃으며 답했다.
“네, 이곳은 한 달에 한 번 개방되는 특수 던전이랍니다. 도전자님께서 그 황금 양피지만 들고 계신다면, 이곳에서 다시 시련에 도전하실 수 있으시죠.”
“아, 양피지가 소모품이 아니었어?”
진도윤이 가방에서 양피지를 꺼냈다.
그러고 보니, 이것도 S급 아이템이긴 했다.
[아이템 : 해석된 황금 양피지] [등급 : S] [숨겨진 S급 특수 던전, ‘선택의 기로’로 가는 길이 적힌 지도이자 해당 던전의 문을 여는 열쇠.] [옵션 : 1/1]– 불파 : 이 아이템은 훼손되지 않는다.
어쩐지 심플한 옵션이다 싶더라니, 과연 S급다운 값어치를 하는 아이템이었다.
“그럼…… 한 달 후 재도전할 수 있다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이곳의 임무는 아주 다양하지요.”
“마계의 다른 구역과도 관련 있는 건가?”
진도윤이 가볍게 추측하자, 존의 눈이 커다래졌다.
설마 그가 마계의 지역까지 알고 있을 줄은 몰랐던 눈치였다.
그러나 이내, 다시 눈가를 좁혔다.
“죄송하지만,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저기야, 이미 티 다 났거든?”
“…….”
입을 꾹 다물고 모른 체하는 존을 바라보며 진도윤이 피식 웃었다.
‘뭐가 됐든.’
나쁘진 않았다.
둠 나이트와 네비로스.
거기에 더해 새로 얻은 3마리의 악마까지 있다.
이미 마계에 특화되어 있기에, 아무리 S급 던전이라도 트라이해 볼 만한 것이다.
훈련하기에도 최적일 테고 클리어 보상도 쓸 만하니까.
진도윤이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자, 존이 서둘러 대답했다.
“어쩌시겠습니까. 이곳은 숨겨진 차원. 본래 들어왔던 입구로 나가실 수도 있고, 아니면 임의의 지역으로 보내드릴 수도 있습니다.”
“오, 똑같은 시스템인가 보네?”
과거, 루이스가 했던 것과 같은 방법인 듯했다.
미국에 온 김에 크림슨 공방이나 들를까도 싶었지만, 진도윤은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피곤하기도 하고…… 메두사의 행방이 나왔나 궁금하기도 하니까.’
게다가 소환수들에게 약속했다.
이곳 던전에 나오면 호강 한번 시켜주겠다고.
“오케이, 그럼 대한민국으로 가자.”
“알겠습니다. 다들 동의하십니까?”
“물론이지요.”
“그렇다.”
유아린과 제프리의 긍정적인 답을 끝으로.
번쩍!
시야에 하얀빛이 섬광처럼 번쩍였다.
* * *
“으음……. 여기가 확실하단 말이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 밸리(Death valley).
암염으로 이루어진 골짜기를 걷던 중년이 물었다.
“그렇습니다. 분명 서머너 마스터의 입국 기록이 있었습니다. 이곳으로 향하는 걸 본 관계자도 있고요.”
중년의 물음에 청색 두건을 쓴 수하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흐음……. 샅샅이 뒤져봐도 A급 이상의 서머너는 보이질 않는데…….”
“하지만 다른 출국 기록은 나오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활성화된 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미간을 찌푸린 중년이 두 손가락으로 턱을 짚었다.
뺨에 십자로 패인 상처가 유난히 돋보이는 중년은 프리덤의 네 번째 간부, 리처드 브레드였다.
‘서머너 마스터……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냐?’
그는 노야와 만난 이후, 진도윤의 족적을 찾았다.
못난 잭 폴탄을 대신해 프리덤의 복수를 대신하기 위해서였다.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죽여라!
리처드는 그 당시 노야의 말을 듣고 짧은 시간 고민했었다.
‘진도윤이란 자…….’
그는 분명 프리덤에 적대적인 행보를 밟고 있었다.
잭 폴탄이 그의 동료를 건드렸다는 명백한 사유가 있었긴 해도.
그 포지션에 변화가 없는 것은 분명했다.
그의 옆에 있던 유아린이란 계집은 매스컴에서 프리덤을 적대하겠다고 발표까지 했었으니까.
‘……절대 가만히 내버려 둘 수는 없지.’
프리덤의 미래를 위해서.
서머너 마스터는 꼭 죽어야 했다.
앞으로 협회와 대치하면서 분명히 걸림돌이 될 게 분명했으니까.
그것은 추측이 아닌 확신이었다.
“……근데 정말 서머너 마스터와 상대해서 이길 자신이 있으십니까?”
수하의 물음에 리처드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왜, 내가 질 것 같나?”
“그, 그게 아니라…….”
당황한 수하가 이내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다.
“크, 큼……. 그냥 들어만 봐도 보통내기가 아니지 않습니까. 일단 간부 잭 폴탄을 처리한 것도 그렇고…….”
“잭 폴탄이라…….”
리처드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수하의 말이 황당하다는 제스처였다.
“설마 그 멍청한 놈이랑 날 비교하는 건 아니겠지?”
“…….”
“음? 왜 대답이 없나.”
“아, 아닙니다. 잭 폴탄보다는 당연히 리처드 님께서 훨씬 강하시지요.”
테러 집단, 프리덤의 간부는 총 다섯.
그 순서는 강함의 척도를 상징하기도 했다.
그리고 리처드가 느끼는 잭 폴탄은 형편없을 정도였다.
‘그가 왜 노야의 눈에 찼을지는 모르겠지만…….’
압도적인 감응력을 가지고 있는 앞선 세 간부와 비교하면 피라미 수준.
“이봐 너, 감응력이 몇이지?”
문득, 리처드가 수하를 바라봤다.
“저 말씀이십니까?”
“그래.”
“……이번에 129 찍었습니다.”
“그렇지? 그런 너의 현 위치는?”
갑작스러운 물음에 잠깐 넋을 놓던 수하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
“으음, 세계 1% 안에 드는 건 분명하고, 아마 제 국가…… 나이지리아에서는 두 손가락 안에 들 겁니다.”
“쯧, 봐라. 그게 현 서머너계의 수준이다. 너 내 감응력이 몇인 줄 알지?”
혀를 찬 리처드가 다시 한번 물었다.
“그, 그렇습니다. 최근 180을 넘으셨다고…….”
“맞다. 아무리 서머너 마스터라 해도 알려진 서머너들 중에서나 이름 날리는 거지. 설마 놈이 180을 넘겼겠냐?”
자신의 감응력에 묘한 자부심을 느끼는 리처드였다.
하지만, 수하는 계속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리처드께서는 마스터의 감응력을 모르시지 않습니까.”
“내 살면서 난다긴다하는 놈들 다 만나봤는데, 180은커녕 150을 넘기는 놈도 못 봤다.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후, 그러면 믿고 있겠…… 아.”
별안간 수하의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긴급 알람 설정을 해둔 메시지가 도착한 탓이다.
“죄, 죄송합니다. 잠시 확인하겠습니다.”
신속히 폰을 꺼내 본 수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왜?”
“그, 그게. 진도윤이 대한민국에서 발견됐다는데요?”
“뭐야?”
더운 지방, 데스 밸리까지 찾아온 리처드의 표정이 확 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