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30)
제30화
5화 : 지켜야 할 존재(2)
“영주님,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회의가 대충 끝나고.
집무실로 돌아와, 작전을 구상하고 있는 에이든에게 알프레도가 차를 따르며 물었다.
“오크는 강합니다. 가능성은 있는 겁니까?”
“있어.”
“혹시 생각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음, 대충…….”
에이든은 원작에서 나온 오크들의 습성을 고려해서 떠올린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 작전의 핵심은 당연하겠지만, 에이든의 ‘건물주’ 특성이었다.
그 가능 여부를 알기 위해선, 자신을 서포트하기 위해 나타난 알프레도의 의견이 중요했다.
그런 에이든의 생각을 들은 알프레도는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어때?”
에이든이 불안한 듯 되묻자, 알프레도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재미있다는 듯.
“가능할 거 같습니다.”
“가능해?”
“네, 저도 확신은 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렇지?”
“재미있는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했던 존재는 없습니다.”
“응? 지금까지? 그게 무슨 소리야?”
“…….”
순간, 알프레도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휙, 하고 고개를 돌렸다.
눈빛이 초조했다.
말실수해서 큰일 났다는 식의 반응에 에이든은 굳이 집요하게 파고들진 않았다.
남이 감추려고 하는 것을 굳이 파고들 생각은 없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알프레도가 뭘 숨기고 있다고 해도 나한테 도움이 되니까.’
“됐고, 그럼 이제부터 준비해 볼까?”
“뭘 하시려고요?”
“뭘 하긴.”
다행히 비앙카가 가져온 비자금이 조금 있었다.
가문에 있을 때, 만약을 대비해서 품위 유지비 같은 것을 차곡차곡 모아 놨단다.
그 금액이 무려 4,000골드였다.
거기에 에이든은 한스와 레비에게도 각각 500골드씩 뜯어냈다.
나중에 돌려준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모인 금액이 5,000골드.
이달 지원금과 사냥을 통해 얻은 수익을 더해 가지고 있던 골드가 총 8,274골드이니, 합치면 13,274골드다.
“그럼 질러 볼까.”
에이든은 건물주 상점을 열었다.
건축 즉시 완료 – ??? 골드.
임대차 계약서 – 300골드.
목책 LV. 2 – 6,000골드.
경비소 LV. 2 – 6,000골드.
약초 화원 LV. 2 – 6,000골드.
병사 훈련소 LV. 2 – 6,000골드.
대장간 LV. 2 – 6,000골드.
…….
이미 뭘 살지 정해 둔 상황이었다.
그렇게 에이든이 몇 번 손가락을 까딱이자.
촤르르르륵!
에이든이 가지고 있던 12,000골드가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스르륵, 사라졌다.
그 찬란한 광경에 에이든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빌어먹을 오크 새끼들……. 씨를 말려 버려서, 가죽이든 이빨이든 전부 뽑아서 팔아 버리겠어.”
* * *
시간이 흘러.
“헉……. 헉…….”
납치당한 병사들은 기력이 쇠해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당연했다.
물조차 마시지 못한 상태에서 간신히 살아 있는 상황.
‘이제 끝인가…….’
병사들은 암울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구출은 없다.
‘우린 버려진 건가…….’
‘하긴 그렇겠지.’
그럴 거라 예상은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영주가 사람이 좋다고 해도, 결국은 귀족이다.
그런 귀족이 고작 평민인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서 이런 위험한 곳까지 올 리가 없었다.
포기했을 것이다.
‘나라도 그러겠지…….’
머리로는 그것을 이해한다고는 하지만, 마음은 그럴 수 없었다.
점점 쇠약해지는 육체와 더불어 정신도 나약해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을까.
“으…….”
신음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곧 죽는다.
굶어 죽는 것이 먼저일까? 아니면 오크에게 잡아먹히는 것이 먼저일까?
‘될 수 있다면…….’
아내가 보고 싶었다.
지금쯤 자신을 찾고 있을 아들이 걱정되었다.
울고 있는 건 아닐지…….
‘아들은 내가 없으면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 자장가를 불러 줘야 하는데…….’
-취익! 취익!
-곧! 먹는다! 배고프다!
-근육, 빠진다! 질긴 거, 싫다!
오크의 목소리가 들린다.
악의로 점철된 그 목소리는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형용할 수 없는 그 공포에 병사들의 눈에서는 점차 빛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때였다.
콰앙!
쾅쾅!
지축을 뒤흔드는 거대한 폭격 소리가 들려온다.
오크들이 거친 숨을 내뱉으며, 요란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취익! 침입자!
-인간!
그러한 오크의 외침에 병사들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바로 그때.
절망에 가득 찬, 그들의 귀에 한 남자의 웅장한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이 빌어먹을 오크 새끼들!!! 내 임차인 내놔라!!!”
* * *
에이든은 필사적으로 준비했다.
밀덕이나, 그런 것이 아닌, 에이든이었기에 새로운 무기는 만들 수 없었다.
다만 개량은 가능했다.
‘일해라! 나의 뇌야!’
뇌를 쥐어짜며, 간신히 떠올린 것.
그것은 쇠뇌의 다음 세대의 무기인, 수노기(手弩機)였다.
쇠뇌와 비슷한 듯하지만, 발사 장치를 개량해서 만들었다.
평범한 쇠뇌는 한 번 쏘면 장전에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수노기는 그러한 단점을 보완했다.
‘연속 발사가 가능하지.’
그 형태는 화살을 올려놓을 수 있는 틀을 마련하고, 앞부분에 활을 장착하는 식이었다.
그다음 윗부분에 화살이 들어갈 수 있는 통을 설치한다.
거기에 장치 하나를 달았다.
수노기에 달린 장치를 당기면, 별도의 조작 없이 통의 화살이 자동으로 장전된다.
그리고 그 장치를 끝까지 당기면 저절로 화살이 발사된다.
이러면 힘없는 여인이라 할지라도, 간단하게 장전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거기에 연속 발사가 가능해서, 한 번에 3발에서 10발까지는 여유롭게 사격할 수 있었다.
‘뭐, 쇠뇌 대부분을 개량해야 해서, 레비가 한참을 고생하긴 했지만.’
역시 레비의 능력은 좋았다.
입으로는 안 된다고 하면서도, 몸은 솔직하게 구르면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한스, 병사들 상태는?”
“조금 긴장하긴 했지만, 괜찮습니다.”
병사들을 둘러봤다.
이번 일에 경비대 대원도 동원되었다.
오크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영지에서 싸울 수 있는 인원을 총동원해야만 했다.
“어떨 거 같아?”
“처음에는 좀 걱정되긴 했지만 지금 상태라면 충분히 버텨 낼 수 있을 겁니다.”
에이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크르르릉!
-크릉!
하운드가 나타났다.
냄새를 맡은 모양이다.
에이든이 손짓하며 지시를 내리자, 병사들은 빠르게 달려가 하운드를 도륙했다.
-깨갱!!
“잡아!”
“죽여!”
“도망치는 하운드는 내버려 둬라! 시간이 없다!”
“알겠습니다.”
하운드는 이제 상대가 되지 않았다.
병사들도 신기하다는 듯, 죽은 하운드를 보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강했나?”
“내가 이 정도로 쉽게 하운드를 잡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모두 의아한 눈빛이다.
당연했다.
최근 하운드를 사냥하러 다니고 있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조금 전 나타난 하운드는 30마리였는데, 그걸 순식간에 도륙했다.
압도적이었다.
“나도 내가 이렇게 강했나 싶은데?”
“내가 어떻게 마수를……?”
경비대 대원도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물에 벙찐 표정을 지었다.
고작 며칠을 병사 훈련소에서 한스에게 지독하게 굴려졌다.
솔직히 그 정도로 굴렀다고, 도둑질이나 하다가 경비대원이 되었던 자신들이 마수와 싸울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한데,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하운드의 움직임이 보일 뿐만 아니라, 배운 대로 움직이니, 협력해서 잡을 수 있었다.
혼자서는 불가능해도.
하운드 한 마리에 두 명, 세 명이 붙으면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이게 어떻게…….”
“내가 하운드의 공격을 방패로 막았어! 그런데 생각보다 별거 없던데?”
“내가 검으로 하운드를 찔렀어. 이게 가능한 일인가?”
모두가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한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군.’
말도 안 되는 성장 속도다.
한스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했다.
한스는 뛰어난 용병이며, 몸 만드는 건 자신 있지만, 뛰어난 교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운드와 싸우려면 최소 몇 달을 단련하고, 훈련해야만 했다.
‘한데, 고작 며칠……. 고작 며칠 훈련한 거로, 기사와 비슷한 힘을 내고 있다고?’
이게 가능한 일인가?
저들이 천재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병사 훈련소에 뭔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요정이 직접 만들어 준 것이니, 요정의 가호 같은 것이 내려진 게 분명했다.
‘그게 아니라면,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없어. 처음에도 그랬지만, 다시 요정들이 나타나서 새로 고치자 더 달라졌어.’
에이든은 병사들의 상태를 파악하며, 웃었다.
‘이 맛에 현질하지.’
병사 훈련소를 레벨 2까지 올렸다.
[병사 훈련소 LV. 2]요정의 축복을 받은 훈련소.
무기의 숙련도가 높아진다.
병사 훈련 시, 훈련 효율이 높아지며, 무기를 다루는 숙련도 상승 속도가 빨라진다.
훈련 시, 쉽게 지치지 않으며, 체력이 빠르게 늘어난다.
훈련 시, 상처를 입을 경우, 빠르게 회복하며 회복된 부위는 강화된다.
사유지 안에서 전투 시, 병사들의 모든 능력치가 20% 상승합니다.
병사 훈련소 레벨이 오르면서 옵션도 강화되었고, 새로운 옵션도 추가되었다.
사유지 안에서 싸우면 병사들의 능력치가 증가하는 버프.
덕분에 훈련 효율이 높아져서 단기간에 경비대 대원도 싸울 수 있게 단련할 수 있었다.
뭐.
평소에 단련한 게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지, 제로에서부터 시작했다면, 경비대 대원을 뺐을 수도 있었다.
아무튼, 효과는 대단했다.
비싸긴 했지만.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영주님.”
한스가 병사들을 멈춰 세웠다.
앞을 보니, 오크 부락이 보였다.
숨을 죽이며 상황을 살펴봤다.
“움막인가?”
“움막이 뭐 저렇게 커?”
병사들이 중얼거렸다.
“저번에 말씀하신 거 못 들었어? 오크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움막을 마을처럼 크게 만들어서 산다잖아.”
‘멸악의 기사’에서 나오는 오크의 설정이 그러했다.
저런 식으로 하면, 비나 눈이 와도 안전하게 살 수 있고, 그 외의 공격에도 튼튼해진다.
마수의 숲에 사는 마수라고 해도 하운드와 달리 오크는 어린아이 수준의 지성은 가지고 있었다.
‘퀘스트는.’
아직 죽은 사람은 없다.
다만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했다.
‘이게 게임이면 그냥 구출만 하면 끝이지만, 여긴 게임도 소설도 아닌, 현실.’
인간이 물을 안 마시고 살아남을 수 있는 기간은 3~7일이라고 했다.
그 안에 구해야 했다.
-취익!
“들켰습니다.”
“뭐야!? 언제?”
“바람이 저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아마 냄새를 맡은 모양입니다.”
“개코도 아니고, 돼지가 냄새도 잘 맡네.”
“돼지라서 잘 맡는 게 아닐까요?”
“됐고.”
부락에서 오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취이이익!
-침입자!!!
-배고프다!!
2m는 되어 보일 법한 이족 보행하는 돼지들이 중요 부위만 가린 채, 달려 나오고 있었다.
그 모습에 병사들은 흠칫, 몸을 떨었다.
“수, 수가 너무 많은데?”
“가, 갑자기 무서워…….”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하운드라면 몰라도……. 오크는 좀 힘들 거 같은데…….”
마수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은 인간의 공포를 자극한다.
오크의 몸에서는 하운드와 비교도 되지 않는 강렬한 마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에이든은 이를 악물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 그리고 떠올려라!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을.”
에이든은 검을 뽑아 들었다.
레비의 영혼과 이빨, 노고를 갈아 넣어서 만든 검은 태양에 반사되어 찬란하게 빛났다.
“우리는 동료를! 친구를 구하러 이곳까지 왔다! 출발하기 전에 너희도 부탁받았겠지?”
영지에서 출발하기 전, 납치당했던 병사들의 가족들이 찾아와 일일이 부탁했다.
제발, 구해 달라고.
다시 한번 볼 수 있게 제발 도와 달라고.
“방패를 들어라.”
병사들의 몸에서 떨림이 사라지며, 방패를 잡는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검을 잡아라!”
눈에 맺혔던 공포가 점차 옅어지며, 씻은 듯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신 그 자리에 강한 의지가 깃들었다.
수백에 이르는 오크 무리가 앞에 있지만, 결코 물러설 수 없었다.
“너희는 영지를 지키는 방패이자, 영지를 위협하는 적을 도륙하는 검이다!”
[스킬, 건물주의 의지를 사용합니다.] [적이 아무리 강력할지라도, 왕의 군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습니다.] [건물주를 중심으로 반경 20m에 버프 효과를 부가합니다.] [임차인의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 [임차인에게 불굴의 의지가 깃듭니다.]“싸워라, 길은 내가 뚫는다.”
에이든이 앞으로 걸어갔다.
수백의 오크.
그에 비해 이쪽 전력은 고작 50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조촐했다.
누가 봐도 승산이 없는 싸움.
하나, 그렇다고 할지라도 에이든은 절대로 자신의 사람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내 임대료!’
에이든은 품속에서 하나의 물건을 꺼냈다.
레비를 시켜서 만든 것이다.
몇 번, 아니, 몇십 번의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쉽지는 않았지만, 계속되는 도전이 결국 성공이라는 결괏값을 불러왔다.
턱!
에이든은 지면 깊게 물건을 박아 넣었다.
그것은 바로 1/144의 미니어처, 건물이었다.
창문까지 있을 만큼 정밀하게 만들어진 미니어처는 내부에도 구역이 나누어져 있다.
이대로 1:1 사이즈가 된다면, ‘건물’이라고 칭할 수 있는 것.
에이든은 몰려오는 오크 무리를 보며, 외쳤다.
“건물주의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