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29
나 혼자 무한 보급! 129화
“뭐, 뭐냐?!”
너무 빠른 상황전개에 미처 머리가 따라가지 못했다.
사방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무 림인과 플레이어들.
손에 든 마법검을 부들부들 떨던 미하일이 다급히 근위기사를 돌아봤 다.
“뭐 하고 있느냐?! 천공성에 연락 을 넣어라! 마도포 지상 포격을 명 령한다! 저 버러지들을 싹 쓸어버려 라!”
“저, 전하! 연락해봤으나 반응이 없사옵니다!”
“뭐라고?!”
“조금 전부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천공성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으나, 전혀 답변이 돌아오지 않고 있사옵 니다! 방금 황녀 측에 가한 포격도 멋대로……?!”
꽈과과과광!
그 사이, 시원한 마도포의 빛줄기 가 허공을 오갔다.
귀청 떨어질 기세의 굉음에 줄줄이 기사들이 나자빠지자.
미하일의 얼굴에서도 슬슬 핏기가 빠지기 시작했다.
‘뭐야? 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벌 어지고 있는 거지?’
아나스타샤 대신 끼어든 하얀 옷 토인.
그 망할 자식이 설마 살아 있었을 줄은 몰랐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걱정할 이유는 없을 터였다.
당장 위로 올라가면 완전무장한 마 도기사 12명이 반겨줄 것이다. 아무리 날고 기는 놈이라도 기사 12명의 린치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단언컨대 없다.
‘그런데 놈이 올라간 직후 천공성 과의 연락이 끊기고, 포대가 멋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설마 천공성을 점거하기라도 한 걸 까?
몇 명 더 올라간 것 같긴 한데.
설령 가능하다 치더라도 진짜로 그 런 일이 일어날 리는 없다.
내성 지하에 있는 통제시설까지 도 착하는 것도 일이다.
침입자에 대비하여 완전히 미궁처 럼 설계된 통제시설 앞 통로.
길잡이도 없는 놈들이 거기까지 이 렇게 빨리 도착할 가능성은…….
“……길잡이?!”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미하일이 번 쩍 고개를 쳐들었다.
복잡한 미로를 뚫고 통제시설까지 그들을 안내할 길잡이.
믿고 싶지 않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딱 하나 있다.
“도예진! 설마 그 년이……?!”
“하앗!”
까앙!
“컥!”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하일의 바 로 옆에 있던 근위기사가 비명과 함 께 나가떨어졌다.
피비린내를 가리는 이 짙고 선명한 향기.
믿을 수 없지만 꽃향기다.
황망한 눈을 이리저리 돌려대며 미 하일이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 다.
“꽃향기…… 무림 놈들, 대체 무슨 조화를……?!”
“네놈이 자칭 제국이란 오랑캐의 괴두로구나.”
사방에 늘어진 시체를 헤치며, 진 한 꽃향기의 근원이 천천히 미하일 을 향해 다가왔다.
연분홍빛 검강을 두른 검.
날카로운 눈빛. 얼굴 가득 떠오른 매서운 기세.
하얀 장포의 자락을 펄럭이며 선 미공자가 미하일에게 칼끝을 겨눴 다.
“과연 맹주께서 말씀하신 대로다. 요사하고 탐욕스러운 황금의 갑옷을 두른 남자. 듣던 대로 천박하기 짝 이 없는 외양이구나.”
“네 이놈! 감히 제국의 다음 주인 앞에서 대가리를 뻣뻣이 들고 있다 니! 네놈은 누구냐!”
“화산파의 마지막 후기지수. 화산 의 임시 장문인, 위천협.”
미공자, 위천협이 칼끝을 살짝 비 틀었다.
떨림조차 없는 칼끝 너머에서 분노 에 찬 눈빛이 번뜩였다.
“화산이 못다 한 복수를 하기 위해 여기에 선 남자다. 네 이놈! 네놈도 무인이고 일국의 후예를 자처한다면
당장 검을 들어라!”
“근위기사들은 무엇하는가! 놈을 당장 베어라! 당장 베어버리란 말이 다!”
“ 이놈!”
고함과 동시에 달려든 근위기사들 이 일제히 위천협을 덮쳐들었다.
시퍼런 빛이 흐르는 검이 무려 8 자루.
하지만 그 앞에서도 위천협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도리도 협도 없는 오랑캐인 줄은 알고 있었으나 이 지경으로 처참할 줄은 몰랐군.”
“하아아아압!”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죽길 바 란다면야 나도 얼마든지……?!”
쨍강!
(( * 99
“위 형. 이런 데서 내공 낭비하지 마쇼.”
위천협의 전신을 노리고 날아들던 칼들이 일제히 튕겨 날아갔다.
느닷없는 개입에 위천협의 눈썹이 크게 꿈틀거리고.
그와 동시에 그의 앞에 육중한 그 림자 한 개가 날렵하게 내려앉았다.
“이런 잔챙이들 상대하다가 정작 저놈 목 딸 힘 없으면 어쩔 거요?”
“팽 도령……!”
“나 같으면 억울해서 밤에 잠도 못 잘 거요. 뒷일은 여기 이 스님들한 테 맡깁시다.”
도강을 거둔 거구, 팽서운이 위천 협의 등 뒤를 향해 손짓했다.
피바람이 몰아치는 전장을 헤치며 나타난 네 개의 인영.
위천협과 팽서운을 가로막은 네 그 림자가 반질반질한 머리를 빛내며 외쳤다.
“아미타불! 미륵께서 하생하지 아 니하였다고 말법(未法)이 아니겠소 이까!”
“불법이 땅에 떨어지고 중생에 속 세에서 신음하면 그것이 곧 말세이 니!”
“아미타불! 미륵께서 하생하시지 아니하였다고 불제자가 그 가르침을 저버리겠나이까!”
“불법을 수호하고 중생을 갸륵히 여기는 것이 곧 석가의 가르침이 니!”
운상대사를 위시한 네 명의 승려 드-
낡은 가사로도 가릴 수 없는 태산 같은 기세.
손에 든 석장으로 가볍게 땅을 친 운상대사가 두 남자를 돌아봤다.
“시주께서는 먼저 가시지요. 이곳 은 소승들이 맡겠습니다.”
“대사님!”
“천하의 위기 앞에서 중생을 구하 고자 하는 것이 곧 불법입니다! 그 리고 불제자의 역할은 불법을 수호 하는 것!”
외침이 끝나기 무섭게 네 승려의 몸에서 내력이 뿜어졌다.
투명한 안개처럼 맑고 상쾌한 내력 이 폐부를 적시고.
다음 순간 운상대사의 외침과 함께 네 승려가 산개했다.
“흩어지시게! 사천수미진0씌天頂® 陣)을 준비하시게나!”
사천수미진 (四 X頂確陣).
수미산을 지키는 네 사천왕.
지국천, 증장천, 광목천, 다문천을 상징하는 진법.
소림에서 사용되어온 온갖 진법들 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후 개발된 백팔나한진을 위 시한 소림의 진법들은 사천수미진 사용에 걸리는 지나친 부담을 분산 시켜온 결과에 불과하다.
“하얀 갑옷 오랑캐들을 묶어놓으시 게! 절대 빠져나갈 수 없게 하게 나!”
즉 단 네 명으로 펼치는 백팔나한 진.
아니, 훨씬 적은 인원을 감안하면 그 위력은 백팔나한진 이상.
실제로 그 위력은 막연하게 상상해 왔던 것 이상이었다.
당황한 기사들이 어쩔 줄 몰라 하 는 사이.
운상대사를 포함한 네 명의 승려들 이 기사들을 동서남북으로 막아놓았 다.
“다, 당황하지 마라! 소림에서 놈 들이 쓰던 진법일 뿐이다! 심지어 겨우 넷밖에 없다! 서쪽을 집중 공 략해서 뚫어라!”
“빌어먹을! 이 자식들 뭐야?! 칼이 안 통하잖아!”
“아악! 아아아악! X새끼들! X새끼 들! 이거 놓…… 커헉!”
4명과 8명의 기괴한 포위 전투.
하지만 상황은 그 상황에서 도출할 수 있는 일반 상식을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금강불괴라도 되는 마냥 창칼을 튕 겨내는 네 승려.
가볍게 손을 내지를 때마다 어딘가 가 꺾여 쓰러지는 기사들.
그 혼란스러운 상황에 두 남자가 침음성을 삼켰다.
“이것이 소림에서 쌓아온 모든 무 학의 원류……
“이야, 저것만 봐도 알겠네. 달마대 사께서도 한 성깔 하셨나봅니다.”
“시주! 빨리 가시오!”
그 틈을 노린 운상대사의 날카로운 외침.
비로소 정신을 차린 위천협과 팽서 운이 재빨리 몸을 날렸다.
네 승려가 벌이는 기이한 진법 위 로 펄럭이는 두 개의 장포.
제각기 연분홍과 푸른 검강을 뽑아 든 두 남자가 외쳤다.
“네 이놈! 설마 속하들을 앞에 세 워놓고 도망갈 셈이냐!”
“일국의 황태손씩이나 되는 놈이 꼴이 말이 아니구만! 하하! 이놈아, 어딜 가느냐! 여기 팽 형님이 오셨 으니 퍼뜩 나와서 고개 조아리지 못 할까!”
“이 쓰레기 같은 놈들이……!”
달려드는 두 남자의 기세에 미하일 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투명한 마법검을 집어삼킬 듯 타오 르는 선명한 백광.
두 손으로 검을 굳게 움켜잡은 미 하일의 눈이 분노로 붉게 충혈됐다.
“어디서 기이한 재주 하나 배워왔 다고 기고만장한 모양이군! 하나 네 놈들의 잡기술이 나를, 이 임페리움 을 쓰러뜨릴 성싶으냐!”
“허어!”
“임페리움을 입은 자는 전장의 신 이다! 신 앞에 무릎 꿇어라! 미천한 벌레들아!”
솟구치는 백광. 터져 나오는 굉음.
인간이 만든 신의 검이, 인간이 쌓 은 협의 검에 맞서기 시작했다.
“잘 하고 있는 것 같네.”
뿔피리를 휙 내다 버린 민수가 비 릿하게 웃었다.
어쩔 줄 몰라 하고 바들바들 떠는 아나스타샤를 노려보며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불쌍한 황녀 전하. 약이 많이 오 르셨나 봐?”
“이, 이 천한 토인 놈이……!”
“당장 내 목을 베고 싶어 안달이 나셨지? 그럼……
그렇게 할 기회 정도는 드려야지.
재빨리 자세를 낮추며 민수가 외쳤 다.
“기사들 준비시켜. 그토록 바라마 지 않는 육탄전 한 번 하셔야지.”
“뭐……?!” “천공성! 측방으로 전속력 가속!” 쿠우우우우우우우우 !
몇 번의 포격에 기우뚱거리던 민수 의 천공성이 천천히 옆으로 움직였 다.
목표는 더 말할 것도 없이, 불과 수십 m 옆에 있는 아나스타샤의 천 공성.
전속력으로 달려드는 두 대의 천공 성이 허공에서 격돌했다.
“씨야앙!”
와장창! 쿠르릉! 꽈르르르릉!
사방으로 날리는 두꺼운 벽돌과 잔 해들.
측면을 들이받은 두 천공성이 서로 를 향해 위태롭게 기우뚱거렸다.
당연하지만 그 위에 서 있는 사람 들이 멀쩡할 리 없었다.
30도 가까이 기울어지는 외성 성 벽 위에서.
재빨리 에테르 단검과 에테르 권총 을 뽑아 들며 민수가 외쳤다.
“기계병들! 적함으로 승선해라! 황 금 갑옷 여자 외는 다 죽여라!”
〈알겠습니다. 순례자여.〉
“나머지 인원들도 전원 승선합니 다! 태준이 형! 황녀 말고 나머지 인원들 좀 얼려 봐요! 엘레나도 정 령들 총동원해서 화력 집중하고!”
“아, 알았어!”
“내 친구 샐러맨더! 부를 수 있는 친구들을 모두 불러줘!”
재빨리 손을 뻗는 태준에게서 방출 되는 냉기.
그 사이 엘레나의 주변으로 불꽃의 짐승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샐러맨더가 다섯 마리. 피닉스가 두 마리. 이프리트가 한 마리.
물경 일곱 마리에 달하는 화염 짐 승들이 일제히 화염을 토해내자, 얼 어서 굳어있던 기사들이 일제히 화 염을 뒤집어쓰고 녹아내렸다.
“아아아아악!”
“기사들은 전열을 갖춰라! 적에게 마법사가 있다!”
“마도기갑의 대 마력 저항을 최대 치로 올려라! 아주 강력한 마법사 다! 함부로 맞서지 마……?!”
“어딜!”
투웅!
민수의 천공성 쪽에서 날아든 두 개의 인간 포탄이 기사들을 덮쳤다.
푸른 검기를 씌운 양손검. 노란색 기운이 넘실거리는 권갑.
그중 한발 먼저 착지한 권갑, 영은 의 정권이 앞선 기사의 방패를 후려 쳤다.
“흐읍!”
구천지무(九天之武) 제칠천(第七
天)
금강괴 (金剛壞)
“케륵!”
와자작!
방어 따윈 의미가 없었다.
방패와 마도기갑이 통째로 우그러 지며 기사가 쓰러졌다.
꼭 프레스로 짓누른 토마토 통조림 같은 처참한 몰골.
경이를 넘어 기하학적인 괴력에 기 사들이 전율하는 사이.
손에 묻은 피를 휙휙 턴 영은이 중얼거렸다.
“……나도 폼으로 랭커 단 건 아니 지.”
“하여튼 우리 영은 씨 이뻐 죽겠 어! 자, 이놈들아! 여기 형님 검도 한번 받아봐라!”
“크아아아악!”
두 명의 전사. 한 명의 마법人}. 한 명의 정령사.
그리고 여섯 기의 기계병이 넘어간 결과는 참혹했다.
수백 명의 기간병과 기사들을 압도 하는 단 열 명의 전선.
한 발짝 뒤에서 단검을 휙휙 던지 며 민수가 중얼거렸다.
“슬슬 을 때가 됐는데……
“김 민수우우우우우!”
“……양반은 못 되시는구만!”
까만 연기를 헤치며 황금의 마도기 갑이 민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가볍게 뒤로 물러나며 섬광의 문양 을 사용.
백 미터 가까이 후퇴한 민수가 단 검을 움켜잡은 채 외쳤다.
“우리 황녀 전하는 날 왜 이렇게 좋아하신담?! 자꾸 이러니까 내가 다 미안해지네!”
“닥쳐라! 이 놈…… 이 배은망덕한 놈……!”
“아니, 그러니까 배신당했다고 생 각하는 건 황녀 전하 망상이고요! 난 그냥 할 만큼 한 것뿐…… 우 왁?!”
망설임 없이 날아드는 백광의 칼날 에 기겁한 민수가 방향을 틀었다.
백 미터 가까이 늘어나 조금 전 서 있던 곳을 후려치는 빛의 칼날.
모골이 송연해진 민수가 침을 꿀꺽 삼키는 사이.
도로 마법검을 회수한 아나스타샤 가 피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네놈이…… 네놈이 제국의 영광을 망쳐 버렸다! 병사들과 기사들이 떼 죽음을 당하고 천공성도 두 대나 잃 게 생겼어! 이 오지에서! 제국보다 하나도 나을 게 없는 이 미개한 토 인들의 땅에서!”
“그러니까 진작 마음 좀 곱게 쓰시 지. 그 학살 건만 안 하셨어도 내가 조금은 사정을 봐줬을 텐데.”
“닥쳐라!”
땅을 박차고 로켓처럼 날아오는 황 금 갑옷.
어마어마한 속도에 기겁한 민수가 얼른 옆으로 몸을 굴렸다.
꽈아아아앙!
지면을 갈아엎으며 십수 미터 넘게 질질 끌리는 임페리움.
이를 갈며 아나스타샤가 번쩍 몸을 일으키자.
그 옆에서 단검을 움켜쥔 민수가 외쳤다.
“예진 씨! 나브! 여기로!”
“네!”
“결국, 한 판 해볼 셈이네!”
후방에서 대기 중이던 예진과 나브 가 민수의 양옆에 섰다.
이걸로 상황은 3 대 1.
근위기사들이 플레이어들에게 묶여 있는 지금, 더 이상의 증원은 없다.
“……좋아. 황녀 전하.”
“뭐냐?!”
“한이 많아 보이는 얼굴인데, 이대 로 보내드리면 나도 좀 꿈자리가 뒤 숭숭할 것 같거든?”
여유롭게 중얼거리는 와중에도.
민수의 시선은 힐끔 등 뒤의 풍경 을 살피고 있었다.
‘현재 위치는 천공성의 내성 인근.’
그리고 목표 지점은 천공성 후방 끄트머리.
다행히도 상대는 극도의 흥분으로 이성이 날아간 상태.
적당히 꼬여내서 유인하면 그 때부 터는……!
“그러니까 가시기 전에 한풀이하실 기회 한 번은 드리겠어.”
“……뭐라고?” “지금 입고 계신 임페리움은 여기 예진 씨랑 나브로 퉁치자고.”
거기서 도로 빙글 돌아가는 민수의 에테르 단검.
역수로 쥔 단검을 목에 댄 민수가 혀를 쭉 빼물었다.
“맞다이 한 번 깝시다. 쫄리면 뒈 지시던가.”
A 으
— —I •
목을 스치는 단검이 위험한 파란 빛을 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