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30
나 혼자 무한 보급! 130화
이쪽의 인원은 셋.
총기와 단검, 무공으로 무장한 보 급관.
마도기사 하나. 마찬가지로 무공 익힌 늑대인간 하나.
반대로 상대는 자칭 신(神)급 마도 기사 한 명.
머릿수는 이쪽이 앞서지만, 실제 전력은 저쪽이 우위다.
‘진짜 성능 하나는 미친놈이니까 말이야.’
긴장한 눈으로 민수가 상대를 살폈 다.
말은 여유롭게 했지만 사실 이쪽이 열세인 건 변함이 없다.
백 미터짜리 칼날을 뽑아내고, 저 들끼리 부딪쳐서 크레이터를 만들어 내는 괴물.
좀 역겹지만 신이라고 불리는 데에 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대답이 없네? 왜, 설마 진짜 쫄 려?”
“••••••아니.”
화아아아악!
불끈 움켜쥔 아나스타샤의 마법검 이 하얗게 빛났다.
불꽃도 아니고 안개도 아니고 수증 기도 아닌 기이한 형태.
잔뜩 긴장한 예진과 나브가 자세를 낮췄다.
“네놈의 오만함에 잠시 넋이 나갔 을 뿐이다. 비루먹은 연놈들 셋이서 내 목을 취하겠다고?”
“우리 나브가 요즘 좀 못 먹어서 비실거리긴 하지. 그래도 지금 황녀 전하만 할까?”
“언제까지 내 앞에서 여유 부리고 있을지 궁금하군.”
천천히 검을 들어 올리자 갑자기 얼굴 피부가 쓰라렸다.
마력? 내공? 에테르? 아니면 다른 뭔가?
거북한 고통에 인상을 찡그리자 아 나스타샤가 외쳤다.
“아무튼, 말 잘했다. 나도 더 이상 내 신민들이 보는 앞에서 추태 부리 기는 싫구나.”
“옳거니. 바로 그 자세야. 말씀 잘 하셨어. 전하.”
“네놈의 목을 취하여 폐하께 바치 고 그 아래의 시체는 본국으로 가져 가 연구재료로 써버릴 것이다. 그 전에 제국을 대표하여 제국의 적인 네놈에게 내가 가할 수 있는 최대한 의 고통을 안겨주마.”
욕 좀 무섭게 해봐, 황녀 전하.
그래도 황족이랍시고 협박도 참 고 풍스러우시네.
물론 그렇다고 상대를 얕보는 건 아니었다.
그녀의 임페리움은 정말 그렇게 하 고도 남음이 있는 물건이니까.
그렇게 온몸의 긴장을 극도로 끌어 올린 순간.
“……그 오만, 후회하게 해주마! 김민수!”
콰아앙
땅을 박찬 황금 갑옷이 십수 미터 이상 솟구쳤다.
날개라도 단 것처럼 장엄하기까지 한 활공.
황금의 갑옷에 백색으로 불타는 검 을 든 채.
마치 천벌을 내리는 천사처럼 아나 스타샤가 민수를 내리찍었다.
“막아봐라, 쥐새끼! 과연 신벌을
사람이 감당할 수 있……?!”
“흡!” 그리고 그 순간, 스르륵 움직이는 민수의 단검.
요란하게 튀는 뇌전을 휘감은 검 강.
경악한 아나스타샤가 몸을 틀기도 전에, 민수의 검이 가볍게 허공을 올려 쳤다.
“신벌은 지랄! 꼴 떨지 말고 이거 나 먹어라!”
뇌천비검(W天飛劍) 제일검(第一劍)
역천지 검 (逆天之劍) 뇌전을 휘감은 5m 길이의 검강이 아나스타샤를 올려 베었다.
격돌하는 순간 사방으로 퍼지는 뇌 전의 줄기.
마구잡이로 지면을 태워대는 뇌전 을 피해 예진과 나브가 흩어졌다.
“앗 따거! 주인님! 주변 좀 보고 써! 이러다 진짜 누구 잡겠네!”
“민수 씨 미쳤어요?! 저 지금 쇠갑 옷 입고 있다고요!”
“미안한데 알아서 피해요! 이건 진 짜 내가 어떻게 해주질 못해!”
“뭐 이런 무책임한……?!”
“다 실력 믿고 이러는 거지! 그리 고 이거 받아요!”
잽싸게 보관함에서 산탄총 두 정을 꺼내 예진에게 던졌다.
그 사이 허공에서 뇌전의 검강을 얻어맞은 아나스타샤가 착지했다.
쿠우웅!
지면을 울리는 굉음. 거칠게 울려 퍼지는 숨소리.
하지만 정작 상대에게선 마땅한 부 상의 기미조차 없다.
경이로운 방어력에 민수가 입을 쩍 벌렸다.
“돌겠네, 진짜. 클린히트로 들어갔 는데도 이래?”
“하! 무공, 무공, 무공! 그깟 잡기 술로 감히 내게 대항하려 했겠다?!”
매섭게 외치는 아나스타샤의 검에 서 수십 발의 광탄이 솟구쳤다.
척 봐도 알겠다. 한 대라도 스치면 죽는다.
에테르 권총을 거두고 소총을 꺼낸 민수가 재빨리 외쳤다.
“나브! 간만에 힘 좀 쓰자!”
“크르르르르!”
간만에 늑대인간으로 변신한 나브 가 민수의 앞을 가로막았다.
팽팽하게 부풀은 앞발에 감긴 클로 에서 붉은 검기가 솟구치고.
온 힘을 다해 몸을 휘두르며 나브 가 광탄들을 쳐냈다.
“크르르! 어설픈 잔재주!”
구천지무(九天之武) 제삼천(第三天)
풍진참 (風塵 朝)
팽이처럼 돌아가는 나브의 전신.
쏟아지던 광탄들이 그 폭풍에 휘말 려 튕겨 날아갔다.
그사이 눈먼 광탄 몇 개는 민수의 소총이 요격했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민수와 나브의 연계에 아나스타샤가 광소를 터뜨렸 다.
“머저리들도 지들끼리 맞먹으니 좀 쓸 만하긴 하군! 하지만 머저리들 모여봤자 어차피……!”
“어딜 한눈을 팔아!”
탕탕탕!
무너진 잔해 틈에서 솟구친 총구가 산탄을 토해냈다.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지만 이건 기 분의 문제다.
불쾌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린 아나 스타샤가 휙 고개를 돌렸다.
“머저리도 셋 정도 모이면 신쯤은 상대할 만하겠지?”
“아직 살아 있었구나. 이 사기꾼 같으니……!”
“막상 죽을 각오하니 너무 살고 싶 더라고! 나도 내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어!”
비어버린 산탄총을 내버린 예진이 다음 산탄총을 꺼내 쥐었다.
당연하지만 이걸로는 역부족.
저 황금 갑옷 앞에서 산탄총의 산 탄 따윈 모래알갱이나 마찬가지지 만.
어차피 뭔가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도 않았다.
“당신 멍청함엔 감사해야겠어. 민 수 씨한테 들어보니 머리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는 것 같은데, 눈앞이 캄캄해지니 생각이 미처 거기까진 안 닿았나 봐?”
“뭐, 뭐……?”
“내가 미쳤다고 당신한테 물자를 보급했겠어? 당신이 오래 살아남아 준 덕분에 우리 일이 더 수월해졌 지. 당신이랑 당신 동생이 멱살잡이 하면서 병력을 야금야금 까먹었잖 아‘?”
물론 그녀도 이쯤 되면 상황을 깨 달았을 터.
하지만 심증으로 남겨두는 것과 직 접 확언해 주는 건 차원이 다른 문 제다.
그리고 예진의 예상대로.
황금 갑옷을 덜그럭덜그럭 떨던 아 나스타샤의 눈이 시뻘겋게 물들었 다.
“이, 이, 이런 잔학한 계집을 봤 나……!”
“그래, 내가 좀 못된 년이긴 하지. 근데 산 사람 배 갈라다 해부니 뭐 니 하는 종자들이 나한테 손가락질 할 처지인가?”
“닥쳐라! 이, 이 년…… 이 쥐새끼 같은 년……!”
이미 분노는 그녀가 통제할 수 있 는 선을 넘어섰다.
바들바들 온몸을 떠는 아냐스타샤 의 눈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눈의 실핏줄이 터지면서 흘러내리 는 피눈물.
귀티 나는 아가씨 얼굴로 피눈물을 흘리니 무슨 공포영화가 따로없다.
새삼 몸서리치는 예진을 향해 아나 스타샤가 칼날을 내밀었다.
“네, 네, 네년…… 새, 생각이 바뀌 었다! 네, 네년을 죽여다가…… 모 가지를 잡아 뜯고 내장을 개먹이로 던져줄 것이야!”
“아, 이제 좀 협박하시는 것 같네.”
“네년을 기억하는 모든 버러지의 머리를 뜯어다 그 뇌를 파헤쳐 주 마! 네년의 저주받은 혈통이 사는 이 땅을 모조리 소각해서, 다시는 너 같은 끔찍한 괴물이 탄생하는 일 이 없도록……?!”
“그 전에 뒤통수 좀 확인하실래?”
그때, 불쑥 솟구쳐 아나스타샤를 가리키는 예진의 손가락.
기겁한 아나스타샤가 고개를 틀자, 다음 순간 뇌전의 칼날이 덮쳐들었 다.
“이거 내 딜이 부족했나? 벌써 황 녀 전하 어그로가 예진 씨 쪽으로 튀네!”
“아아아아악!”
뇌천비검 (雷天飛劍) 제사검 (第四
劍)
붕천지 검 (胡天之劍)
뇌전을 휘감은 검강이 하늘로 솟구 치더니.
뒤이어 수십 줄기의 푸른 검강이 아나스타샤를 노리고 떨어졌다.
붕천(筋天). 하늘을 무너뜨리는 검.
그 이름답게 위력 또한 이전과 격 을 달리했다.
아나스타샤를 삼켜 버린 검강의 소 나기가 단숨에 그 자리에 커다란 크 레이터를 남겼다.
“••••••후우!”
“민수 씨! 고생 많았……
“떨어져요! 아직 안 끝났어!”
“아아아아악!”
피범벅이 된 얼굴로 먼지구름을 헤 치며.
로켓처럼 솟구친 아나스타샤의 마 법검이 번쩍 빛을 발했다.
그야말로 태양처럼 빛나는 백 m 가까운 길이의 빛.
기겁한 세 사람이 흩어지기 무섭 게,
표독스러운 고함과 함께 아나스타 샤의 검이 연신 지면을 내리쳤다.
“쓰레기들! 쓰레기들! 이 쓰레기 같은 종자들!”
일검에 성벽이 무너지고, 일격에 내성이 무너진다.
땅이 갈라지고, 폭풍이 일어나고. 천공성의 거체가 그 고통을 못 이 기고 뒤틀리기 시작한다.
모든 계략과 전술을 무의미하게 만 드는 압도적인 폭력.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만든 신.
인간의 지혜로 주조한 신, 임페리 움.
“허억, 허억……!”
그렇게 한바탕 파괴가 잠잠해진 후
신을 입은 인간이 무절제한 폭력의 현장으로 내려앉았다.
사방으로 파인 길쭉한 크레이터와 파괴의 흔적.
자신 외에 서 있는 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지도 못 한 채 아나스타샤가 파리하게 웃었 다.
“그럴 줄 알았지. 제깟 것들이 잘 난 척해봐야……
“과연 그럴까?”
그 순간, 잔해를 박차고 뛰쳐나온 코트 자락이 아나스타샤를 향해 달 려들었다.
신의 힘을 입고 있다 한들 그것을 다루는 건 인간.
갑작스러운 등장에까지 미처 아나 스탸사가 대응하지 못하는 사이.
임페리움의 허리 어름을 덥석 끌어 안은 민수가 씨익 웃었다.
“황녀 전하. 내가 사랑하는 거 알 지?”
“뭐라?!”
“그러니까 나랑 같이 가자!”
지옥 끝까지!
“섬광의 문양!”
번쩍! 쿠르르르릉!
번뜩이는 섬광과 함께, 민수와 아 나스타샤가 한데 엉켜 날아갔다.
“허억, 허억……
코끝이 아리도록 풍겨오는 매화향.
짙은 매화 향기가 전장의 피냄새를 덮어버렸다.
빠른 대처로 이미 근위기사들은 전 멸한 뒤.
하지만 정작 마지막 한 걸음에서 위천협을 위시한 무림인들은 막혀 있었다.
“정말이지…… 괴물 같은 놈이로 군!”
“신이니 뭐니 할 깜냥은 되는구만 요. 퉷!”
“그걸 겪어봐야 아는 것이냐? 이래 서 토인들이란!”
마법검을 짚은 채 폭소를 터뜨리는 미하일.
그 바로 앞에는 검게 탄 시체 셋 이 늘어져 있었다.
조금 전까지 근위기사들을 상대하 던 소림과 아미의 승려들.
사천수미진의 위력을 믿고 덤벼들 긴 했지만, 이번만큼은 상대가 썩 좋지 않았다.
“소림을 무너뜨릴 때 나도 그 현장 에 있었지. 백팔나한진이라고 했나? 퍽 인상적인 재주였어. 우리 기사 한 명도 감당 못 하고 박살 나긴 했지만.”
“이놈••••••!”
“그 재주를 겨우 넷이서 부린다니 확실히 범상치는 않군. 거기 대머 리! 네 시체는 온전히 가져가겠다. 제국의 번영을 위한 주춧돌이 된다 는 걸 영광으로 알거라.”
“아미타불! 불자는 불적 앞에 무릎 꿇지 않소이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운상대사가 고함쳤다.
사천수미진이 깨지는 와중에 살아 남은 유일한 소림승.
덜렁거리는 오른쪽 어깨를 움켜쥔 그가 입술을 깨물었다.
“시주들께서는 물러나십시오. 저자 는 소승이 막겠소이다!”
“대사님! 하지만……?!”
“저 괴물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게 둘 수는 없습니다! 소림이 무너진 시점에서 소승 또한 죽은 목 숨! 하다못해 팔 한 짝이라도 못 쓰 게 해야……?!”
콰아앙!
“큭!”
그때, 두 줄기의 검은 검강이 미하 일의 임페리움을 후려쳤다.
마치 판에 찍은 듯 완전히 같은 검로를 그리는 두 개의 검강.
깜짝 놀란 위천협과 그 일행들 앞 으로, 그 검강의 주인들이 나타났다.
“대사. 우리가 저 밑에서 세 흐fl가 약간 안 되게 같이 있었는데.”
“ 천마……
“그렇게 독기 오른 모습은 처음 보 는군. 본좌가 못 보던 사이 소림의 승려들도 성질이 많이 닳았구먼.”
시커먼 검강을 휘감은 두 개의 검 은 장포.
천마 갈중혁과 은비가 무림인들을 가리며 섰다.
갑작스러운 등장 이상으로 심상치 않은 위력.
절로 얼굴을 굳힌 미하일이 검을 겨누자, 갈중혁이 피식 웃었다.
“귀인께서 말씀하신 자칭 신이란 갑주가 그놈이렷다?”
“웬 놈이냐!”
“한낱 사물을 신이라 붙여 숭배하 다니. 쇳조각 이어붙인 신이라 부르 면서, 산 사람은 발치의 먼지만도 못하게 다루는 것이냐?”
“웬 놈이냐고 물었다!”
“갈증혁. 네놈을 베겠다는 일념으 로 살아온 노구이니라.”
살기등등한 눈으로 서늘하게 웃는 갈중혁.
그사이 한 발짝 뒤로 물러난 은비 가 무림인들을 향해 속삭였다.
“위천협 씨. 서운이. 그리고 거기 스님. 뒤로 물러나세요.” “하, 하지만 서 소저! 겨우 둘이서 어떻게……?!”
“우리가 여기에 다 매달려 있으면 그만큼 다른 이들이 힘들어져요. 여 기는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단호하게 고개를 저은 은비가 말을 이었다.
“부탁드립니다. 저자를 베는 건 스 승님의 필생 소원이에요. 그걸 제가 막을 수는 없습니다.”
“제길, 알겠소. 누님! 몸조심하시 오!”
“아미타불……
나직이 염불을 읊는 운상대사가 팽 서운의 등에 업혔다.
미련 섞인 눈으로 몇 번 돌아보던 두 남자가 이윽고 재빨리 모습을 감 췄다.
절정에 달한 경신법 덕에 그 뒷모 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비로소 거기서 눈을 뗀 갈중혁이 나직이 읊조렸다.
“……은비야. 검을 뽑아라.”
“네, 스승님.”
“무학은 범상하나 아주 강대한 검 과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다. 어지간 한 고수가 아니면 생채기조차 낼 수 없을 것이다.”
눈을 부릅뜬 채 이쪽을 노려보는 미하일.
그 앞에서 표표히 선 두 사람의 검에 시커먼 검강이 솟구쳤다.
묵을 깎아 만든 듯, 아주 선명하게 시커먼 검강.
마교의 상징, 모든 마공의 정점.
천마신공(天魔神功)의 차분하지만, 격정적인 마기가 두 사람의 몸에서 들끓었다.
“너도 알 것이다. 본디 천마신공이 란 합공 따위를 전제로 설계되지 않 았다.”
“그렇습니다. 스승님.”
“천마신공을 배우는 천마는 어디까 지나 한 명. 하물며 같은 시기에 동 등한 무학을 쌓은 천마신공의 사용 자가 둘 이상 나타난 적은 단언컨대 없다.”
땅이 하나인데 하늘이 둘일 수 없 는 법.
그렇기에 천마신공은 고독하며 광 오한 무학.
“협공은 없다. 저자를 상대하며, 너 는 본좌와도 겨뤄야 할 것이다.”
“스승님과 말입니까?”
“그것이 천마신공이며 천마다. 자 신 외의 모든 칼 든 자를 무릎 꿇 리는 것이야말로 천마신공의……
꽈과과과광!
그 때, 갑자기 하늘에서 폭음이 솟 구쳤다.
잠시 상황을 잊고 하늘을 올려다보 는 미하일과 두 마인.
그 순간, 그들의 눈앞에 경악스런 광경이 펼쳐졌다.
“저, 저건?!”
“내가 미쳤어? 댁이랑 진짜 힘싸움 벌이게.”
섬광의 문양으로 냅다 처박아버린 외벽 잔해 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아나스타 샤에게서 일어난 민수가 머리를 잡 았다.
“전하. 혹시 흔들다리 효과라고 알 아?” “뭐…… 라고?”
“왜 그런 거 있잖아. 흔들다리 위 에서 고백하면 그 공포와 심장박동 을 설레는 걸로 착각한다는…… 아, 집어쳐. 뭔 개소리래.”
나도 정신이 좀 나갔나 보네.
알딸딸한 머리를 힘껏 내젓는 민수 의 입가에 웃음이 서렸다.
“그리고 내가 보니까 여기 고도가 적어도 400m는 되겠던데.”
“이 정도 쯤 되면 흔들다리 대용으 로도 충분하지 않겠어?”
“미, 미친놈! 네놈 설마……?!”
파리하게 질린 아나스타샤가 팔을 휘둘렀지만, 그보다 민수의 행동이 더욱 빨랐다.
가까스로 그녀의 팔을 뿌리치며 납 작 엎드린 민수.
바로 옆에 천공성 조작 화면을 띄 워놓은 그가 우렁차게 외쳤다.
“사랑했다! 전하! 천공성 후방 분 리!”
꽈과과과광!
귀청이 찢겨 날아갈 것 같은 폭음 과 흙먼지.
민수와 아나스타샤가 있는 천공성 후방이, 천천히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