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60
나 혼자 무한 보급! 060화
“뭐가 어떻다고?”
“나브 씻기고 오는 길에 공지 확인 하고 발견했어요.”
우르르 뛰쳐나오는 플레이어들의 선두.
재빨리 달려온 은비와 합류한 민수 가 걸음을 옮겼다.
그 와중에도 은비의 손에는 목욕 바구니가 들려 있었다.
허리에 칼을 차고 목욕 바구니를 든 여대생이라니.
참 보면 볼수록 심란해지는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맞은편 건물에 지하주차장 엘리베 이터 있는 거 알죠? 그 커다란 차 량용 말이에요.”
“알긴 아는데, 거기로 사람이 어떻 게 들어가?”
“언제는 이 ‘게임’이 그딴 거 신경 썼어요? 기어들어 가던 번지점프를 하던 알아서 하라는 거겠죠.”
하긴 그것도 그러네.
납득한 민수가 다음 질문을 입에 담았다.
“예진 씨도 공지 확인했지? 지금 뭐하러 갔어?”
“플레이어들 모으러 갔어요. 일단 뭘 할 때 하더라도 탐사 정도는 해 봐야 할 거라고.”
“뭐 필요한 건 없고?”
“지금 당장은 없는데 앞으로는 몰 라요. 일단 가장 큰 문제가 회복 관 련인데, 아시다시피 힐이 되는 게 오빠가 가진 그 추가보급인지 뭔지 하는 거랑 재욱이 오빠뿐이라……
“민수 씨!”
사거리를 가로지르기 무섭게 길 건 너에 있던 예진이 손을 흔들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플레이어들까지 모아온 모양이었다.
하나 같이 무기를 든 채 긴장하고 있는 플레이어들 앞.
철퇴를 진 예진의 옆에서 한결 뽀 송뽀송해진 나브가 손톱을 뽑아 들 고 있었다.
“좀 싸울 줄 안다는 플레이어들부 터 급한 대로 모아놨어요. 방침 정 해질 때까지는 이 앞은 제가 임의로 통제할게요.”
“주인님! 냄새, 냄새가 나! 맛있는 냄새, 쇠 냄새, 그리고……
“오케이, 오케이. 잘 했어요.” 고개를 주억거린 민수가 재빨리 예 진과 나브를 지나쳤다.
사거리 고층 상가 후문 옆에 자리 한 지하주차장 출입구.
굳게 닫힌 차량용 엘리베이터 틈에 서 번지는 붉은 빛에 민수가 혀를 찼다.
“허어.”
[무한 던전 : 초급 수련용 미궁]
[아직 전투에 익숙하지 않은 신인 전사들을 위해 마련된 수련의 장. 단 계별로 각종 몬스터가 풍부하게 나타 난다. 미궁 전체에 걸린 강력한 마법 은 미궁 안에서 사망자가 나오는 것 을 방지한다.]
[적 규모 : 알 수 없음]
[입장 제한 : 없음]
[공략 보상 : 없음 (공략 불가)]
[주의! 이 던전은 무한히 확장합니 다. 공략하실 수 없습니다.]
[주의! 이 던전 내부에서 부상을 입을 경우 즉시 던전 밖으로 소환됩니다.]
“이거 완전……
“지금까지 본 던전 중에선 제일 게 임 같네요.”
태환이 남긴 짧은 촌평에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느닷없는 공지사항과 함께 등장한 하안사거리의 새로운 던전.
확실히 이 ‘게임’은 사람을 쉬게 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모양이었다.
‘물론 좀 의미는 다르긴 하지만.’
“상태창. 공지사항 좀 보자.”
[공지사항을 열람합니다.] 민수의 짧은 중얼거림과 동시에 공 지사항이 활짝 열렸다.오픈베타 당시보단 조금 짤막한 내 용들.
이미 한 번 읽어본 내용들을 민수 가 재빨리 눈으로 훑어 내렸다.
[이벤트 안내!]
[언제나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활약 덕에 이례적으로 빨 리 시나리오가 클리어되었습니다.]
[플레이어 여러분의 건투를 응원하고 자, 소소하게나마 이벤트를 마련했습 니다.] [이벤트 기간 : 지금 이 시간으로부 터 다음 시나리오 시작 때까지.] [이벤트 상세] [1. 이벤트 동안 광명시 채널 전역 에서 플레이어 간 위해 행동이 금지 됩니다.] [2. 하안사거리에 무한 던전이 설치 됩니다. 무한 던전은 입장 제한 무제 한에 단일 필드로 이루어진 수련용 던전으로, 코인과 플레이어 토큰 파밍 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1층에 한해 비 플레이어의 입장도 가능하므 로, 플레이어 각성 또한 가능합니다.] [3. 무한 던전 인근 2개 장소에 특 수 시설물 ‘식당’, ‘대장간’이 설치됩 니다. 몬스터를 사냥해 얻은 재료 아 이템과 약간의 코인을 지급하여 각 시설에서 음식 및 음료, 2급 이하의 무기류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광명시 채널의 플레이어 여러분, 수 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약 기대하겠습니 다. 감사합니다!]
“게임으로 비유하면 딱 그거네요.
초보자 성장 이벤트 같은 거.”
“과연. 굿 플레이 보상이라는 거군.” 민수의 중얼거림에 대답한 재열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채널 전체에 공평하게 준 보 상이니 딱히 우리만 수혜자인 건 아 니지만.
그 실상은 오히려 하안사거리의 플 레이어들에게 대단히 유리했다.
“무한 던전 입구를 하안사거리에만 설치하고, 관련 시설물도 그 근처에 만 배치했죠. 필연적으로 플레이어 들은 이 하안사거리 인근으로 모일 테고……
“그 와중에 플레이어 간 유혈사태 도 막아놨어. 설령 안에서 집단 간 다툼이 벌어져도 사망자는 나오지 않겠지.”
“심지어 던전에서도 다치면 즉시 밖으로 소환된다고 하니까요. 사실 상 물리적인 패널티는 전부 다 사라 진 셈이네요.”
머리를 맞댄 민수, 재열, 예진이 서로 수군대며 의견을 나눴다.
혹시나 한 마음에 함정이 숨어 있 나 싶어 몇 번을 같이 살펴봤지만, 분명 공지사항의 내용 자체는 의심 의 여지가 없었다.
“진짜 보상 이벤트에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즐기면 되는 겁니다.”
“……하하하! 이거지! 그동안 뺑이 친 게 있는데 사람이 좀 쉬어야 할 거 아냐.”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편하게 있 을 수만은 없어요. 아니, 이제부터가 중요하죠.”
그 와중에 냉정하게 상황을 정리한 예진이 입을 열었다.
“플레이어, 비 플레이어 가리지 않 고 수많은 사람이 하안사거리로 몰 릴 거예요. 비록 엿새밖에 안 된다 고는 하지만 혼란은 필연이죠.”
“……그 사람들 꼭 받아야 하는 건
가?”
“무슨 말씀이세요?”
“그 뭐냐, 나도 들어서만 아는 건 데…… 게임 같은 거 보면 그런 거 있다고 하잖아? 고급 사냥터 입구를 길드가 틀어막고 자기들만 쓰게 한 다거나 그런 거.”
대충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겠다.
재열의 의견에 예진의 눈이 자뭇 심각하게 물들었다.
“사냥터 통제 말인가요?”
“그래, 그거. 생각해 보면 이것도 저기 민수 학생이랑 우리가 힘내서 얻은 결과 아냐? 그런 걸 굳이 다 른 사람들한테 개방하는 건 좀 아까 운 것 같기도 하고……
어물어물 말꼬리를 흐린 재열이 힐 끔 민수 쪽을 바라봤다.
의견은 의견일 뿐, 이 집단의 의사 결정권자는 민수다.
결국, 그가 결정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루어질 수 없었다.
“어떻게 생각해? 통제할까? 나도 뭐, 억지로 권하는 건 아니고……
“아뇨. 통제 안 합니다.”
짧은 고민이 끝나기 무섭게 민수가 대답했다.
“채널 전체에 들어온 보상이니까 요. 기본적인 혜택은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흐, 흠흠. 역시 그렇지……?”
“그리고 플레이어를 최대한 많이 확충해야 해요. 다음 시나리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오히 려 우리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신규 플레이어 탄생을 도와야 합니다.”
물론 그것만이 이유인 건 아니었 다.
플레이어의 수를 늘려서 앞으로를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부 턴 민수 자신 또한 플레이어의 총 숫자를 의식해야 했다.
‘플레이어의 숫자를 늘려서 보급품 수요를 확보해야만 해.’
사실 이게 제일 큰 이유였다.
1.1 패치가 진행되면서 나타난 장 기보존 빵과 식수.
덕분에 경매장에서 자신의 물건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 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코인이 더 필 요할지 모르는 상황.
게다가 경매장 VIP 혜택을 유지하 기 위해서라도 많은 고객은 필수였 다.
자신의 전투력 근간은 뭐니 뭐니 해도 VIP 혜택으로 구매한 총기류.
만약 이걸 누군가에게 빼앗긴다면 아주 재미없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코 인을 벌면서 미래를 대비한다.’
물론 그런 속내를 밖으로 내비치는 일 따위는 없었다.
새삼 태연한 얼굴로 민수가 흠흠 헛기침을 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다 같이 사는 길을 모색해야 그만큼 살아남을 확 률도 늘어납니다. 네 편 내 편 가르 고 있을 상황이 아니에요.”
“……하긴 그렇지. 미안하네. 내가 생각이 좀 짧았어.”
새삼 깨달은 얼굴로 재열이 고개를 끄덕였다.
“민수 학생 말이 맞아. 편 가르기 할 때가 아니지. 살 사람은 살아야 하니까.”
“그렇죠. 아무튼, 앞으로 엿새 동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예진 씨는 나 랑 같이 던전 탐색 좀 해보고, 그리 고 새로 추가될 시설물이라는 놈도 확인을……
그때, 갑자기 민수의 눈앞에 빨간 메시지창이 나타났다.
“민수 씨? 왜 그래요?”
“……잠깐만요.”
의아한 예진의 질문에 대답한 민수 가 잔뜩 인상을 구겼다.
이미 한 번 본 적 있는 빨간 메시 지 창.
재빠르게 흘러가는 짧은 문장들을 민수의 눈이 얼른 훑고 지나갔다.
[GM-M : 플레이어 김민수 님.] [GM-M : 시간 괜찮으시다면 잠시 뵐 수 있을까요?] [GM-M : 편하신 시간에 호출 부탁 드리겠습니다.]‘갑자기 날 또 왜 찾아?’
또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 같다.
민수의 이마에 가느다란 주름이 번 졌다.
* * *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마침 던전이 눈앞에 있고, 사람도 모였으니.
민수는 즉시 던전 탐사를 진행하기 로 했다.
“꽤 넓네.”
“그러게요.”
입구를 통해 들어온 던전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아니, 그냥 넓은 수준이 아니었다.
장애물이라고는 7m 높이의 천장뿐 인 단일 공간.
어찌나 넓은지 심지어 저 너머로 지평선까지 보이고 있었다.
“길이라도 잃었다간 큰일 나겠는데.” “부상자 발생 시 던전 밖으로 소환 시키는 건 배려가 아니라 필수였네 요.”
이런 던전에서 다리라도 부러졌다 간 살아서는 못 나올 게 분명하다.
철퇴를 짊어진 채 혀를 차던 중.
갑자기 달려든 예진이 재빠르게 민 수를 가로막고 섰다.
“민수 씨! 위험……?!”
“키 끼기 기직!”
촤악
예진의 외침보다 먼저 민수의 단검 이 허공을 갈랐다.
단 일 검에 목이 떨어져 나가 나 뒹구는 고블린.
피를 뿌리는 놈의 시체를 툭 걷어 차자 민수 앞에 메시지창이 떠올랐 다.
[고블린을 처치하셨습니다. 1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 [고블린을 처치하셨습니다. 식용 버 섯 1개를 획득하셨습니다.]“ 음?”
“왜 그래요?” “얘들 이거, 코인 말고 뭘 또 주는 데요?”
고개를 갸웃한 민수가 얼른 경매장 을 통해 보상을 꺼냈다.
경매장 화면을 뚫고 손바닥에 툭 떨어지는 큼직한 버섯.
제법 큼직하고 통통한 것이, 품종 은 몰라도 제법 먹음직스러워 보였 다.
[식용 버섯]
[등급 : 무등급]
[먹음직스럽게 생긴 버섯. 요리해서
먹으면 아주 맛있다.]
[가격 : 비매품]
“공지사항에 나온 아이템이 이거인 것 같은데.”
“아아, 과연. 몬스터를 잡으면 식량 재료도 드랍하는 거네요.”
물론 어째서 고블린이 버섯 따위를 들고 다니는 건지, 그런 세세한 걸 따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그간 이 ‘게임’에 질려버릴 정도로 적응한 덕이었다.
납득한 표정으로 예진이 고개를 끄 덕였다.
“이제 좀 알겠네요. 몬스터 잡아서 코인도 벌고, 겸사겸사 영양보충도 하고……
“생각보단 더 괜찮은 것 같은데요? 솔직히 제가 뭐 제공한다고 해도 대 체로 레토르트뿐이라 좀 걱정스럽기 도 했고.”
아무튼, 달리 위험한 건 없는 것 같으니 여기 더 있을 이유도 없었 다.
뒷일은 예진에게 맡긴 채 먼저 던 전을 나선 민수.
빛과 함께 하안사거리로 돌아오기 무섭게 나브가 민수의 옷자락을 잡 아끌었다.
“주인님! 주인님! 말한 거 찾았 어!”
“그 주인님 호칭은 좀 안 하면 안 되냐?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다.”
“주인님을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그 럼 뭐라고 불러? 아무튼, 빨리!”
아아, 그래. 어련하시겠어.
등을 찔러대는 미지근한 시선들을 외면한 채 얼른 나브를 따라갔다.
그녀를 따라 향한 곳은 길 너머에 위치한 상가 건물.
조르르 붙어 있는 1층 상가 두 칸 을 가리키며 나브가 외쳤다.
“여기! 이거. 수상한 냄새가 나.”
“그냥 딱 봐도 수상해 보이네.”
1층 상가 두 칸을 점유한 채 들어 선 중세풍 시설물.
원래 저 자리에 뭐가 있었더라?
정육점이었나, 약국이었나. 잘 기억 이 안 나네.
아무튼, 현대식 건물에 무슨 판타 지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가게가 입 점해 있으니.
느낌만 따지면 차라리 테마파크에 가까웠다.
혀를 차며 다가간 민수가 건물 안 으로 슬쩍 발을 들였다.
“ 흐음.”
[식당 – Lv.1]
[분류 : 일반 보급고]
[점령 시 획득 가능 보상 : 없음]
문 옆에 뜬 메시지창을 슬쩍 살피 고 안을 둘러봤다.
생긴 것과는 달리 내부 구조는 대
단히 단순했다.
바닥에 깔린 나무 마룻바닥. 간단 한 탁상과 의자 몇 개.
그리고 그릇 하나 없이 텅 빈 카 운터.
‘일단 시험이라도 해볼까?’
던전에서 가져온 버섯을 휙휙 던지 며 카운터로 다가갔다.
카운터 위에 버섯을 올려놓기 무섭 게 민수의 앞에 메시지창이 떠올랐 다.
[조리 가능한 식품이 1개 있습니다.] [버섯구이 – 식용 버섯 1개, 2코인.]‘오, 싸네.’
이 정도면 지불할 만한데.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민수가 외쳤 다.
“버섯구이 1개.”
[버섯구이가 조리되었습니다.]메시지와 함께 카운터 위에 나무 그릇 하나가 나타났다.
먹음직스러운 김을 피워 올리는 버 섯 꼬치구이 1개.
원래부터 통통하니 맛이 괜찮아 보 이는 놈■이었는데.
이렇게 구워놓고 보니 때깔이 어지 간한 견본 식품 부럽지 않다.
‘과연. 돈 주고 보급고 이용하는 개념이네.’
아무튼, 대충 알겠다.
재료와 코인을 주면 아이템을 만들 어주는 시설.
아마 바로 옆의 대장간도 비슷한 느낌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버섯구이를 집어 들던 중.
문득 옆에 있던 나브와 눈이 마주 친 민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새침한 대답과 함께 홱 고개를 돌 리지만, 그 와중에 맹렬하게 흔들거 리는 꼬리까진 어쩔 수 없었다.
꼭 주인 만난 강아지 같은 반가운 반응.
갑자기 왜 저러나 고민하길 잠시.
이윽고 민수의 시선이 슬그머니 들 고 있는 버섯구이 쪽을 향했다.
“설마 이거 먹고 싶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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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찔러본 질문이었는데 빨간 꼬 리가 움찔거린다.
역시 이거 때문이었구만.
비로소 빙긋 웃은 민수가 나브에게 버섯구이를 불쑥 내밀었다.
“줄까?”
“지, 진짜?”
“뭐 던전 가면 나오는 건데 못 줄 것도 없지. 그 대신.” 마침 잘 됐다. 이 기회에 다 몰아 서 해결해야지.
나브의 손에 버섯구이를 쥐여주며 민수가 활짝 웃었다.
“잠깐 요 앞 좀 지키고 있을래?”
* 氷 *
그렇게 버섯구이로 매수한 나브를 주점 앞에 세워놓은 후.
벽에 등을 기댄 민수가 나직한 목 소리로 입을 열었다.
“M. 뭐 할 말 있다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민수 앞에 무 언가가 나타났다.
눈 한 번 깜빡하자 모습을 드러낸 익숙한 형체.
그 모순적인 존재감을 노려보며 민 수가 이죽거렸다.
“그 시간 정지 같은 건 안 써? 그 편이 더 편할 텐데.”
“비록 GM의 고유 권한이긴 하지 만 남발해서 좋을 건 없습니다. 채 널 간 시간 차가 커질수록 ‘게임’의 변수도 커지니까요.”
잔잔한 목소리로 대답한 M이 주 변을 둘러봤다.
“그나저나 이벤트는 마음에 드시나 요? 비록 급조하긴 했습니다만 그래 도 최대한 성의를 다해 준비했습니 다.”
“마음에 드는 건 둘째 치고, 편하 게 쉬게 할 생각 없다는 건 알겠더 라고.”
“쉬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저희가 제공하는 건 어디까지나 이벤트니까 요.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플레이어들에게 달린 것이 죠.”
하긴 딱히 공지에서도 강요하는 내 용은 없었다.
모든 위험요소가 배제된 완전한 성 장용 이벤트.
이걸 활용할지 어떨지는 플레이어 들에게 달린 문제겠지.
다른 건 몰라도 M만큼은 악의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고개를 끄덕인 민수가 다시금 질문 을 입에 담았다.
“그래서? 무슨 용건으로 하루도 가 기 전에 날 다시 호출한 거지?”
“……원래대로라면 GM이 업무상 용건으로 플레이어와 접촉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됩니다만.” 작게 한숨을 뱉은 M이 말을 이었 다.
“상황이 상황이니 어쩔 수 없었습 니다. 부디 이 건에 대해선 양해 부 탁드리겠습니다.”
“서문이 길어. 용건만 말해.”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은 전 부 비밀로 해주십시오.”
그렇게 대답한 M이 슬쩍 민수에 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별스럽게 눈을 치뜨며 다가오는 M을 노려보는 민수.
불과 다섯 발짝 앞까지 다가온 M 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플레이어 김민수 님. 북미를 구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