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59
나 혼자 무한 보급! 059화
“지구-117 서버 광명시 채널과 관 련된 보고는 확인했습니다.”
“네.”
새카맣게 꿈틀대는 어둠 속.
그 안에서 무언가가 입을 열었다.
머릿속을 무겁게 울리는 목소리에 속이 메스꺼워졌다.
억지로 그 메스꺼움을 참아내며 M이 고개를 들었다.
‘이렇게 ‘개발’과 직접 얘기하는 게 얼마 만이지?’
어둠 속에 모습을 감춘 어떤 절대 자.
철저하게 자신을 감춘 이 ‘게임’의 실권자.
정체도 이름도 알 수 없고, 그 누 구도 본 적이 없다.
관례적으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이 ‘게임’에 어느 정도 관 련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어쨌든 이 ‘게임’을 총괄하 는 존재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명칭만 GM일 뿐 단순 관리자에 불과한 자신과는 달리.
저것이야말로 이 ‘게임’의 운영자 에 가까운 존재다.
‘어지간해서는 GM 앞에 나타난 적도 없었다. 그런 와중에 직접 나 왔다는 건……
이 사태를 꽤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겠지.
그것이 지구-117 광명시 채널의 이상 사태이건 간에.
아니면 그 사태를 끌어낸 플레이어 에 대한 관심이건 간에.
아무튼, 허투루 대해도 되는 상대 가 아님은 분명했다.
꿈틀대는 어둠을 바라보며 최대한 덤덤한 표정을 유지하는 M.
어둠 속 목소리가 천천히 말을 이 었다.
“플레이 로그 또한 확인했습니다. 퍽 참신한 공략 방법을 선택했더군 요. 키 플레이어를 사냥하지 않는 루트를 스스로 발견해 내다니.”
“그 건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 습니다. 랭킹 1위 플레이어의 돌발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개입한 것 은 제 실수입니다.”
“탓할 필요 없습니다. 저희 또한 당신들이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은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으니까 요.”
살짝 기분 나쁜 목소리로 그것이 웃었다.
“시나리오 클리어를 목전에 두고 일어난 돌발 상황에 잠시 판단력이 흐려진 거겠죠. 그런 걸 가지고 당 신을 문책할 생각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히려 저는 해당 플레이어의 활 약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자유의지 를 가지고 이 ‘게임’에 임하는 플레 이어로서, 정해진 공략 루트를 거절 하고 새로운 플레이 방법을 찾아낸 것이니까요.”
머릿속을 울리는 흡족한 껄껄 웃음 소리.
애써 참아내던 M의 표정이 순간 조금이나마 흔들렸다.
“해당 시나리오 SSP-381735의 수 정 작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구 -117 서버의 플레이 기록을 바탕으 로 시나리오의 게임 클리어 조건이 추가될 겁니다.”
“정말입니까?”
“이젠 키 플레이어가 사라진 시나 리오니까요. 그쪽도 수정하는 김에 몇 가지 더 손을 보면 훨씬 더 풍 부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또한, 해당 채널의 플레이어들에 게 특별 보상을 제공하는 걸 추천합 니다. 역시 당신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오랜 시간 이 ‘게임’을 운영해 온 관록이 느껴집 니다. 반면……
그때 꿈틀대는 어둠이 방향을 돌렸 다.
고개도 눈알도 없지만 어째선지 ‘방향을 돌렸다’고 느낄 수 있는 움 직임.
그 움직임에 저 구석에 있던 A가 움찔 어깨를 떨었다.
“A. 당신은 아직 부족한 게 많아 보이는군요.”
“……죄송합니다.”
“지구-117의 북미 지역 시나리오 를 요정종 관련 시나리오로만 선택 한 건 당신의 의견이었죠? 분명 M 또한 이에 대해 경고했을 텐데…… 결국 이런 결과가 나왔군요.”
짙은 실망감이 느껴지는 목소리.
A의 표정이 갈수록 하얗게 질렸 다.
“북미 지역의 시나리오 클리어 확 률이 현재 30%까지 떨어졌습니다. 지구-117 서버에서 가장 기대받던 지역이 지금 이 모양이 됐군요.”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전 요정종 의 가능성을 믿고서……
“인류종이건 요정종이건, 종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상 플레이어 의 성향을 분석하여 그들이 최적의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GM의 업무입니다.”
“으……”
“억지로 인류종에게 요정종 관련 시나리오를 강요하니 이런 사달이 벌어지는 겁니다. 만약 이대로 가다 가 북미 통합채널 런칭이 불가해질 경우에는……
어둠의 꿈틀거림이 순간 급격히 거 칠어 졌다.
마치 태풍을 맞아 넘실대는 풍랑 같은 움직임.
잘 모르는 이가 봐도 분노가 느껴 지는 모습이었다.
하얗게 질려버린 A가 덜덜 떠는 사이.
그런 그를 묵묵히 ‘노려보던’ 그것 이 M을 불렀다.
“……M. 잠시 A를 도와줄 수 있 겠습니까?”
“ 도와주라고요?”
“지구-117 서버 북미 지역에 한 해, ‘게임’이 허용하는 선 안에서 GM의 개입을 허가합니다.”
이건 좀 뜻밖의 지시다.
눈을 크게 뜬 M 이 고개를 갸웃했 다.
“통합채널 런칭도 못 하고 대륙 하 나가 탈락해버리면 앞으로 다른 채 널에도 상당한 부담이 전가될 겁니 다. 저희도 처음 겪어보는 사태이니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알겠습니다.”
“만약 실패할 경우 당신이 담당하 는 유라시아 지역에도 아주 심각한 영향이 가게 될 겁니다. 부디 빠르 고 적확한 대처를 부탁드리겠습니 다.”
그렇게 말을 마친 어둠이 조금씩 그 꿈틀거림을 멈춰갔다.
짙은 그림자 속으로 빨려들 듯 사 라져가는 그 어둠.
꼭 토사물 쓸려가는 것 같다고 생 각하며 M이 살짝 눈매를 찌푸린 순간.
“M.”
“말씀하십시오.”
“이 ‘게임’을 의심해선 안 됩니다.”
그 한 마디만을 남긴 채, 어둠이 그림자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가벼운 파문만 남은 바닥의 짙은 그림자.
그곳을 무섭게 노려보기만 하던 M이 고개를 돌렸다.
“……A. 분명 내가 경고했죠?”
“결국 ‘개발’까지 당신 실수를 언 급하기 시작했군요. 뭐, 당신 사정에 대고 저까지 말 보태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만……
‘개발’이 경고했던 것만큼은 결코 허투루 들을 수 없다.
미간을 구긴 M이 턱을 짚은 채 생각에 잠겼다.
‘최악의 경우엔 유라시아 전체에까 지 영향이 갈 수 있다고……
실제로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의 ‘게임’ 전개를 생각하자 면 결코 영향이 없을 수가 없다.
물론 실체를 아는 건 ‘개발’뿐이지 만, 어쨌든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법.
마침 권한 안에서 적극적인 조치도 주문했으니.
지금부턴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 여기에 임해야 한다.
“……역시 믿을 수 있는 건 그뿐인 가.”
“뭐?”
“A. 당신이 자초한 일입니다.”
부르르 떨던 A가 퍼뜩 고개를 들 었다.
여전히 말끔한 무표정을 고수한 채.
A를 바라보며 M이 싸늘한 눈으로 입을 열었다.
“그에게 빌 준비부터 하십시오.”
“……비, 빌라고?”
예감이 안 좋다.
A의 등골로 싸늘한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
요란했던 시나리오 공략이 끝난 후.
기뻐하는 플레이어들을 수습한 민 수는 하안사거리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개선장군이 부럽지 않은 행렬이었다.
하안사거리로 돌아오기 무섭게 사 방에서 휘파람을 부는 사람들.
심지어 그 와중에 누구는 민수의 목에 꽃목걸이까지 걸어줬다.
“민수 형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시나리오 끝났다! 끝났다고! 하 하! 우린 살았어!”
“아이고, 학생! 얘기 들었어! 어쩜 그리 대견하게…… 아이고……
이제 겨우 스테이지 하나 넘겼을 뿐이지만.
주변의 분위기는 마치 다 끝나기라 도 한 듯 흥청거리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그런 김칫국 마시는 분위기를 탓하고 싶지는 않았다.
앞으로야 어찌 됐건, 지금은 살아 남았지 않은가.
좋은 건 좋다고 솔직하게 기뻐할 수도 있어야 하는 법이지.
“……어, 그러니까 형님 하시는 말 물론 그렇게 기뻐하는 건 다른 사 람들뿐.
민수를 비롯한 다른 핵심 플레이어 들에겐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회의실로 전용되기 시작한 식당 안.
주변 플레이어들의 황당한 눈빛의 선두에서 기묘한 표정을 지은 채 병 운 3인방이 팔짱을 꼈다.
“시나리오 클리어하니까 얘를 보상 으로 받았다, 그거죠?”
“그래요.”
“그보다 얘 걔 아니에요? 그때 망 루 때려 부쉈던……
“걔 맞아요. 물론 그때보다 엄청 약해지긴 했지만.”
나름 설명한다고 했지만 좀처럼 믿 지 못하는 기색이었다.
하긴 당사자인 나도 못 믿는데 저 들이야 오죽할까.
이미 일어난 일에 설명 붙여봐야 무의미한 일이다.
짧게 한숨을 쉰 민수가 눈앞에 주 저앉은 빨간 짐승귀를 노려봤다.
‘ 간파.’
[플레이어명 : 나브]
[직업 : 늑대인간]
[보유 코인 : 이
[보유 플레이어 토큰 : 이
[보유 스킬]
[변신 (Lv.1) – 늑대인간 전용 스 킬. 짧은 시간 동안 야성적인 수인의 형태로 변화합니다. 수인으로 변신한 동안에는 모든 육체능력이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종속 (Lv.MAX) – 주인으로 각인 된 플레이어에게 복종합니다. 반경 50m 내에 주인이 존재할 경우 전투 력이 큰 폭으로 상승하나, 그 대신 주 인이 죽을 경우 그 즉시 사망합니다.]
‘늑대인간이라.’
나브.
그것이 전 시나리오의 보스였던 그 녀의 진짜 이름이었다.
물론 그녀는 이 이름으로 불리는 걸 썩 내켜 하지 않는 기색이었지만.
딱히 나쁜 어감도 아닌지라 그냥 쓰던 이름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근데 진짜 황당하네. 설마 보스를 펫이랍시고 붙여주다니.’ 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펫은 아니 다.
간파로 살펴본 내용은 의심의 여지 없는 플레이어.
거기에 더해 키 플레이어 관련 경 고문 또한 사라진 상태다.
즉 자신들과 동등한 플레이어가 되 었다는 의미.
물론 자신에게 상당한 수준으로 종 속되긴 했지만, 일단 그녀 본인은 시나리오의 노예 신세에서 벗어났다 는 거다.
‘그래도 나쁠 건 없긴 해.’ 생각도 못 한 보상이라 당황하긴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간한 장비보 다 훨씬 좋은 보상이다.
아무리 그래도 한 시나리오의 보스 였지 않은가.
썩어도 준치라고 그 힘이 어디 가 진 않았을 테니.
잘만 부리면 상당한 전력으로 활약 해 줄 것이다.
“아무튼, 다들 겁먹지들 마세요.”
부르르 떨고 있는 나브의 등 뒤에 선 민수가 말했다.
시나리오 보스가 눈앞에 있으니 다 들 겁먹는 거야 이해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 고 적응할 필요가 있었다.
“이 녀석은 완전히 제가 통제할 수 있습니다. 닥치는 대로 공격하던 보 스 몹이 아니에요.”
“미, 믿어도 되는 거 맞지……?”
“물론이죠. 제 이름 석 자 걸고 장 담합니다.”
“-5- 흐흐……”
——, W ◎ •
저 지경으로 당당하니 재열도 할 말이 없었다.
어색한 얼굴로 헛기침을 한 재열이 나브를 슬쩍 바라봤다.
사실 이 와중에도 무섭긴 하지만, 그래 봤자 뭐 어쩔 텐가.
어차피 이 집단의 결정권자는 저기 있는 민수인 데다가.
그런 그가 저렇게 호언장담하는 데 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다.
“뭐……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야, 그래도 형님 쩌네. 이제 막 보스도 부하로 부려먹고 그러는 거 야?”
“나, 나도 클리어할 거야! 나도 클 리어해서 저런 펫 하나 장만……
“이 새끼 또 선 넘는 거 봐. 얀마! 주둥이, 주둥이!”
꼭 딸 시집보내는 아저씨 같은 표 정을 한 재열을 시작으로.
언제나 시끌벅적한 병운 3인방까지 가세했다.
제일 시끄러운 사람들이 앞장서니 분위기가 한결 좋아졌다.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사람들 앞에 서 민수가 작게 한숨을 뱉었다.
“그나마 적당히 넘어가는 것 같아 서 다행이네.”
“쌓아온 신뢰가 있으니까요.”
빙긋 웃은 예진이 민수의 옆에 다 가왔다.
“민수 씨가 하는 말은 믿을 수 있 다. 민수 씨가 하는 일엔 이유가 있 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거죠. 부지불식간에.”
“그렇게 말하니까 좀 오글거리는데 요.”
“그럴 시간에 더 자랑스러워해도 돼요. 아무튼, 그보다……
거기서 잠시 말을 멈춘 예진이 은 비를 돌아봤다.
대답도 않고 자리에서 스윽 일어서 는 은비.
그 손에 들린 조그만 바구니를 본 민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저게 뭐예요?”
“샤워용품이요. 샴푸, 바디워시, 뭐 그런 거.”
“샤워용품?”
“민수 씨. 진짜 제가…… 어, 웬만 해선 말 안 하려 했는데.”
미묘한 표정으로 말을 고르던 예진 이 얼른 민수에게 손짓했다.
뭔가 싶어 얼른 그녀에게 귀를 기 울이자.
슬쩍 나브의 눈치를 살피며 예진이 작게 속삭였다.
“쟤 냄새가 좀…… 심해요.”
“냄새……
“그것도 보통 냄새가 아니라요. 그 뭐냐, 꼭 소나기 내릴 때 뒹굴고 온 개 같은 냄새가……
“캬앗!”
용케 듣고서는 버럭 성을 내는 나 브.
그 와중에 지 욕하는 건 귀신같이 알아듣고 있네.
새삼 나브의 청력에 감탄한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시나리오는 성공적으로 클리 어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었 다.
나브 건이 아니더라도 할 일이 산 더미 였다.
예진과 은비가 나브를 씻기러 데리 고 간 사이.
민수는 다른 대표 플레이어들을 모 아놓고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아이고, 처음 뵙겠습니다. 선생님. 조철재라고 합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시나리오 클리어에 아주 큰 공 세우셨다고 요.”
잽싸게 민수를 향해 달려온 남자가 고개를 숙였다.
콕 집어 말하기 힘든 평범하기 짝 이 없는 인상의 남자.
누군지는 병운 일행에게 전해 들어 알고 있었다.
조철재. 막판에 합류한 플레이어 집단의 대표.
‘그리고 전 시나리오에서 랭커였 지.’
당시 랭킹은 3위.
자신과 은비 바로 밑에 위치한 나 름 상위 랭커.
상당한 실력자라고 해서 좀 거친 남자를 생각했는데.
생각보단 분위기가 많이 유한 편이 었다.
고개를 갸웃하는 민수를 향해 철재 가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하긴 랭킹 1위인 선생님께서 공을 안 세우시면 누가 공을 세울까요? 아무튼, 정말 대단하십니다. 선생님.”
“그냥 다들 제 지시를 잘 따라준 덕분이죠. 전 제 할 일만 열심히 했 을 뿐입니다.”
“심 지어 겸 손하시 기 까지! 아이 고,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시니 참으로 큰 복입니다.”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굽실대는 철재.
의뭉스러워하는 주변의 시선 따윈 알 바 아니 었다.
연신 고개를 숙여대는 철재의 뇌리 로 절박한 생각이 떠올랐다.
‘얼른 대장 자리건 뭐건 줘버려야 지.’
지난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느낀 건데.
정말 자신은 남의 머리 위에 서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랭킹 3위까지 찍으면서 얼떨결에 대장 노릇하는 와중에.
단 한시라도 마음 놓았던 적이 없 었다.
감투가 사람 만든다는 것도 감투 감당하게 타고난 사람들 얘기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그런 거 감당 못 한다.
‘그냥 시키는 거나 잘하고 살아야 지. 피곤해서 못 견디겠다.’
평생 남한테 피해 안 주고 산 사 람 나름의 처세술이었다.
여전히 의심스러워하는 민수의 시 선을 받으며, 다시금 철재가 꾸벅 고개를 숙였다.
“아무튼, 염치불구하고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뭐 시키실 거 있으시다면 기탄없이 말씀만 하시면 됩니다.”
“뭐 그렇게 말씀하실 것까진……
이분 너무 저자세인데.
그렇다고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고.
하지만 이유야 어쨌든, 상대가 협 조적인 건 다행이다.
고개를 끄덕인 민수가 철재와 악수 를 나누며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철 재 아저씨.”
“아이고. 저야말로……
“아무튼, 반가운 와중에 죄송하지 만, 협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선 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혹시 저희 외의 다른 플레이어 집단들에 대 해……
디이이이잉-!
도오오오옹-!
“아악!”
“억, 큭••••••?!”
그때, 느닷없는 종소리와 함께 플 레이어들이 일제히 바닥을 나뒹굴었 다.
그 와중에 용케 쓰러지지 않은 건 민수뿐이었다.
가까스로 책상을 짚고 일어선 민수 가 어지러운 머리를 짚으며 이를 꽉 깨물었다.
“이거••••••!”
이 소리. 한 번 들어본 적 있다.
환일과 헤어진 후 본격적인 홀로서 기 준비를 할 때.
오픈 베타 종료 일정을 알리던 그…….
“……창문 열어! 빨리!”
“아, 넵!”
깜짝 놀라 대답한 수찬이 얼른 창 문을 벌컥 열었다.
기듯이 달려가 창문 밖으로 몸을
빼낸 민수.
떨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창가에 매 달려 고개를 든 순간.
두 눈 가득 들어오는 파란 하늘의 빛으로 쓴 문자들.
[지구-117 서버 광명시 채널에 알 립니다.] [시나리오 클리어를 축하합니다!] [시나리오 조기 종료를 기념한 보상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금 즉시 공지사항을 확인해 주세 요!]“이건 또 뭔……
이 빌어먹을 ‘게임’은 사람 쉬는 꼴을 못 보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