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Wizard RAW novel - chapter 235
마법력이 타국에 비해 약한 카즈라는 협회장을 제외하고는 공인 1급이 없다. 마법부장도 토르미아에서는 3급의 대마법사가 맡는 직책이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시로네가 감히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
보순은 여태까지의 답답함을 해소하듯 오랫동안 시로네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피식 웃으며 테이블에 놓인 음식을 그릇째로 들고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아이마르 보순이라고 합니다.”
시로네와 에이미는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정치적인 성향을 떠나서 레드 라인의 4급이라면 하늘 같은 선배였다. 물론 왕성의 직급으로는 시로네가 높지만 선배를 예우하는 것도 마법사로서의 자부심이었다.
“인상 깊더군요, 대천사의 능력이라니. 앞으로 카즈라 왕국의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물론 시로네 님이 제1왕자가 되신다면 말이지요.”
시로네는 긴장한 채로 침묵을 지켰다.
같은 도발이라도 지온과는 느낌이 달랐다. 한마디 한마디가 칼날처럼 정신을 찌르는 기분이었다.
보순이 건너편 테이블에서 가져온 음식을 권했다.
“좀 드시겠습니까?”
“아뇨. 저는…….”
음식을 확인한 시로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코코아 파우더를 묻힌 프레시 트뤼풀이라는 초콜릿으로 가족들의 식사에 올라왔던 치사량의 독이 묻은 디저트와 같은 종류였다.
시로네의 마음속에 살기가 차올랐다. 설마 보순이 암살을 기도한 것인가?
아니, 그딴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만약 그가 범인이 아니라면 더더욱 악질이었다.
시로네의 표정을 살피던 보순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응? 왜 그러시죠? 초콜릿을 싫어하십니까? 정말 맛있습니다.”
시로네는 초콜릿을 씹고 있는 보순의 아래턱을 갈기고 싶었다. 그런 과격한 생각을 할 만큼 흥분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보순은 태연했다. 그 모습이 시로네를 더욱 열 받게 만들었다.
“이……!”
자신도 모르게 소리가 터져 나오는 순간 에이미가 손을 잡았다.
함정이다. 프레시 트뤼풀에 독이 들었다는 건 왕성의 귀족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보순은 단지 시로네의 신경을 건드려 보고 싶었던 것뿐이다.
시로네도 정신을 차리고 화를 가라앉혔다.
회심의 도발이 통하지 않자 예상대로 보순은 흥미를 잃고 접시를 거두었다.
“즐거운 만남이었습니다. 그럼 이만.”
보순이 돌아가자 여태까지 눈길조차 주지 않던 마법사들이 시로네를 향해 비웃음을 지었다.
어느 한 사람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마법사였다. 시로네는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시로네, 괜찮아? 저 자식 일부러 도발한 거야. 잘 참았어.”
“그러게. 굉장히 질이 나쁜 사람이네.”
밤이 깊었으나 연회는 끝나지 않았다.
귀족들도 취기가 올랐는지 궁중 악사의 연주에 맞춰 카즈라 전통 사교댄스를 추었다. 그리고 지금이야 말로 시로네 일행이 활동할 시기였다.
술이 들어가고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이야기든 흘러나오기 마련이다. 그것을 레이나의 강력한 청각으로 도청하는 작전이었다.
당초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시로네와 레이나가 무도회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에이미가 살펴보니 레이나는 구석에 서서 눈치만 보고 있었다.
낮의 일로 의기소침해 있는 듯했다.
‘저런 성격이었나? 겉으로 보는 것과 다르네.’
다정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싫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졌다.
어쨌거나 일은 해야 하니 한숨을 내쉬며 레이나에게 갔다. 그리고 은근슬쩍 등을 떠밀어 시로네에게 보냈다.
그러자 레이나도 못 이기는 척 시로네에게 걸어갔다. 하지만 거기서도 한참이나 우물쭈물했다.
시로네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안 그래도 낮에 화를 냈던 일이 마음에 걸리던 참이었다.
“시작해 볼까요?”
시로네가 편하게 대해 주자 레이나도 장난기를 되찾았다.
“얼마나 잔소리를 들으면서 배운 건데 써먹지 않으면 서운하겠지?”
레이나는 시로네의 리드를 받으며 무도회장을 돌아다녔다. 수많은 커플들이 같은 춤을 추며 곁을 스쳐 지나갔다.
음악가는 수십 가지 악기가 연주되는 중에도 특정 음의 어긋난 부분을 들을 수 있다. 레이나에게는 사람의 목소리도 악기와 마찬가지인지라 수많은 정보가 수집되었다.
여름휴가 때 머물 별장을 지금부터 예약해야 한다는 얘기. 비자금을 조성하는 은행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 경계가 삼엄하니 방에서 만나자는 밀회의 약속.
큰일을 앞두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대화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접수한 정보만 놓고 봤을 때는 특별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없었다.
3. 심야의 무도회 (5)
“오늘은 조용히 지나갈 모양이야.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지만.”
시로네는 미소로 화답했다.
단순히 고급 정보를 캐기 위해 그녀가 이렇게까지 하는 게 아니었다.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레이나의 노력이 고마웠다.
“낮에는 죄송했어요. 신경이 예민해졌나 봐요.”
“후후,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최선을 다해서 지킬 테니까. 그나저나 긴장 좀 풀어. 그렇게 굳어 있으면 넘어질지도 몰라.”
시로네가 몸에 힘을 풀자 두 사람은 흐르는 물처럼 아름다운 춤사위를 선보였다.
연회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플이었다.
“호호!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네요. 시로네 님은 어쩜 저리 아름다울까요? 분명 전하의 혈통을 물려받은 덕분이겠죠.”
“파트너는 또 어떻고요? 토르미아 왕국에서는 아주 유명한 음악가라고 하더군요. 인상도 어쩜 저리 좋은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아가씨군요.”
에이미는 대화를 나누는 귀부인들과 나란히 서 있었다. 그녀가 보기에도 확실히 다른 커플들과는 차이가 났다.
‘왜 이렇게 늦지?’
시간을 확인한 에이미는 애초 계획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로운 정보를 얻은 것인가 생각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가왔다.
에이미는 지온을 보고 화들짝 놀라며 예를 갖추었다.
“안녕하십니까, 왕자님.”
“그래, 연회는 즐거운가?”
“네. 모든 게 마음에 듭니다.”
지온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왕족을 우습게 아는 시로네만 상대하다가 쩔쩔매는 에이미를 대하자 비로소 왕자가 된 기분이었다.
“어때? 잠시 파트너를 청해도?”
에이미는 지온이 내민 손을 바라보았다.
법도에 따르면 파트너 요청을 거절하기 위해서는 다른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시로네는 레이나와 춤을 추고 있기에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아마도 여기까지 생각하고 접근한 게 분명했다.
“네. 영광입니다.”
에이미는 지온의 손을 잡고 무도회장으로 들어갔다.
카즈라 전통 춤은 처음이지만 발군의 춤 실력과 홍안의 능력으로 어렵지 않게 지온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귀족들의 시선이 이번에는 지온과 에이미에게 옮겨졌다.
시로네와 레이나 커플에 못지않은 찬사가 쏟아졌다. 사랑스럽다. 아름답다. 고결하다 등등.
에이미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공주가 된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하지만 감흥은 그걸로 끝이었다.
한 번도 공주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세계 최고의 마법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날마다 하지만.
‘의외로 순진하군. 예상 밖인데?’
지온은 수줍어하는 에이미를 보고 이미 7부 능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다. 12살 때부터 귀족 여성과 염문을 뿌리고 다닌 경험을 통해서 이럴 때 무슨 말이 먹히는지 알고 있었다.
“아름답군.”
에이미는 습격을 당한 기분이었다.
이 꼬맹이가 지금 제정신인가? 민망해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내색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속으로만 감정을 끓이며 춤을 이어 가는데 반대편에서 다가온 시로네와 정면으로 시선이 충돌했다.
그것은 실로 찰나였다.
시로네는 놀란 듯했다. 그 짧은 순간에서도 눈빛으로 무언가를 물어오는 게 전해졌다.
에이미는 황급히 시선을 외면했다.
어째서 그랬는지는 모른다. 다만 시로네의 눈을 보기가 겁이 났던 것 같다.
그러지 않았어야 했다고 뒤늦게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거리는 멀어진 뒤였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스텝이 엉키기 시작하자 지온이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자신의 품 안에 있는 게 긴장되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는 듯했다.
“편하게 있어. 나랑 있는 한 어느 누구도 너를 깔보지 못하니까.”
지온은 에이미가 마음에 들었다. 발랑 까진 귀족들과는 느낌부터가 달랐다. 사랑스럽다는 생각에 허리를 바짝 끌어당기자 에이미의 춤이 그 시점에서 우뚝 멈췄다.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한 결과였다. 귀족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건 당연했다.
에이미는 빨개진 얼굴로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얼른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아, 조금 피곤해서요. 즐거웠습니다.”
처음부터 그만둘 생각이었던 것처럼 경의를 표하고 돌아서자 지온의 눈에 독기가 번뜩였다. 곧바로 에이미의 손목을 끌어당긴 지온이 나직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빈센트와 올리나의 신병을 인수했다.”
에이미는 충격을 받은 눈동자로 빠르게 좌중을 훑었다. 시로네의 위치를 찾으려는 것이었다.
지온이 위협적인 말투로 협박했다.
“그런 건 좋지 않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조용히 따라와. 그러면 시로네의 부모님은 무사히 풀어 주지.”
에이미는 시선을 되돌리고 태연한 표정을 연기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진실여부를 가늠할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레이나의 수행원은 1시간 간격으로 상황을 보고하게 되어 있고 마지막 보고가 들어온 것은 32분 전이었다.
그 32분 안에 일을 치르기란 어려운 일일까? 아니면 충분히 가능한 시간일까?
에이미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지온을 따라갔다.
어떤 의도로 이런 짓을 꾸미는지는 몰라도 자신이 핵심은 아닐 것이다.
어차피 28분 후면 레이나가 움직인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위기는 또 다른 활로가 될 수도 있었다.
‘물론 내가 먼저 살아야겠지만.’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나가자 귀족들은 그제야 의심을 풀었다. 청춘 남녀가 불타올라서 홀을 빠져나가는 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에이미를 끌고 나가는 지온의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시로네의 부모님을 이용하는 전략은 아리우스가 제안한 플랜 B였다. 어떤 여자라도 반하게 만들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기에 자존심이 이만저만 상한 게 아니었다.
‘됐어. 어차피 끌어내면 그만이야. 나는 할 일 다 했다, 아리우스.’
에이미만 없으면 시로네는 고립된다. 레이나는 왕성의 전반적인 일을 관리해야 하니 시로네를 전담할 수 없을 터였다. 설령 뒤늦게 알고 움직인다고 해도 그때쯤이면 이미 시로네의 목은 바닥을 뒹굴고 있으리라.
‘크크크, 잘 가라, 시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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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나는 갑자기 춤을 멈춘 시로네를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생각조차 못하는 듯했다.
“시로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어, 그게…… 에이미가 지온하고 어디로 가는데요?”
레이나는 황급히 살폈다. 시로네의 말대로 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조사하기로 지온은 여자를 밝히는 성향은 아니다. 하지만 또래의 남자들이 그렇듯이 싫어하지도 않아서, 밤을 보낸 여성들이 아주 적지는 않았다.
단순히 생각하면 에이미에게 관심을 가졌을 수도 있다.
에이미는 왕족이라도 반할 만큼 아름다운 소녀였고 지온의 성격이라면 시로네의 친구라도 거칠 게 없을 테니까.
문제는 에이미였다. 대체 무슨 말을 들었기에 지온을 따라간 것일까?
레이나는 시로네를 바라보았다. 태연한 척하고 있지만 시선은 문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시로네의 등을 떠밀었다. 누가 말리더라도 갈 것이라면 먼저 보내 주는 게 남는 장사였다.
“다녀와. 에이미에게 가서 물어보면 되잖아?”
“그래도 될까요?”
“무슨 소리야? 친구잖아. 빨리 가 봐. 여기는 내가 정리할게.”
“그럼…… 다녀올게요.”
시로네는 눈치를 보며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다음부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랜드 홀을 빠져나갔다.
레이나는 허리춤에 손을 얹고 콧김을 내쉬었다.
‘내가 중간에 끼어서 너무 괴롭혔나? 하아, 이 성격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데.’
어쨌거나 지금은 감정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시로네를 먼저 보낸 이유는 조만간 수행원이 올 시간이기 때문이다. 에이미도 중요하지만 부모님 쪽의 경계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응? 부모님?’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에이미는 결코 지온의 수작에 넘어갈 아이가 아니다. 그럼에도 말도 하지 않고 따라간 동기가 무엇일까?
‘설마?’
레이나는 바닥을 쿵 하고 밟았다.
수행원을 기다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아니, 만약 저쪽에서 손을 썼다면 오지 않을 공산이 더 컸다. 시간을 확인한 그녀는 빈센트와 올리나가 머무는 숙소로 달려갔다.
4. 테라제의 제안 (1)
시로네는 왕족의 아파트로 달렸다.
최대한 빠르게 지온의 뒤를 따라 나왔지만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우선은 지온의 방으로 가 볼 생각이었다.
‘대체 왜 지온을 따라간 거지?’
분명 합당한 이유가 있을 테지만 그게 무엇이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자꾸만 이상한 감정이 치솟아서 생각이 평소처럼 빠르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지온의 방에 도착한 시로네는 문고리를 돌리려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멈칫했다.
안 좋은 상상이 들었다. 지온과 춤을 추던 에이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어째서 시선을 외면했을까?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면 신호를 보냈어야 정상이다. 그가 알고 있는 에이미는 그런 아이였으니까.
‘내가…… 괜한 일을 하는 건가?’
만의 하나 자신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면. 또한 자신이 생각하는 그런 거라면.
시로네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에이미는 큰일을 앞두고 경거망동할 사람이 아니다. 이런 생각은 오히려 그녀를 모욕하는 일이었다.
시로네는 마음을 다잡고 문을 열었다.
환하게 불이 켜진 방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은 있었다. 우오린이 테이블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게 보였다.
“우오린? 네가 왜 여기에……?”
우오린은 느긋하게 의자에 앉았다. 무릎에 앉은 고양이를 쓰다듬는 모습을 보면 누가 들어 왔는지도 모르는 듯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로네도 눈에 보이는 행동은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있었다.
“우오린. 지온은 지금 어디에…….”
“앉아요.”
우오린이 말을 끊으며 자리를 권했다. 평소와 달리 위엄이 서린 목소리였다.
시로네는 침을 꿀꺽 삼키고 맞은편에 앉았다.
“어째서 네가 지온의 방에 있는 거야? 무도회장에서 안 보이던데.”
“오빠가 올 것 같아서요. 그래서 기다렸죠.”
시로네의 예상대로였다. 그녀는 지금 왕성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었다.
“지온은 어디에 있지?”
“글쎄요. 어딘가에 있겠죠, 뭐.”
우오린은 관심 없다는 듯 다른 곳을 돌아보았다.
시로네는 답답했다. 하지만 그녀를 보채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다.
자신의 의지는 이미 시연장에서 전부 밝혔다. 남은 건 그녀의 선택뿐이었다.
정적이 길어지자 우오린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왜 그랬어요?”
시로네는 눈에 힘을 주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모른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지금의 질문도 핵심은 아니었다.
“어째서 모든 힘을 개방했죠? 그건 테라제 일파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어요. 그것 때문에 지온 오빠가 화가 많이 났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