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ed the throne of the underworld RAW novel - Chapter 274
78장. 제단(2)
단발놈 사기치는거 십년 넘게 동조해놓고 이제와서 천부인 먹은거 ㅈㄴ 뻔뻔한데 적탑주 ㅈㄴ 빠네
〔익명1〕 걔도 천부인 탐나서 폭로한 건 맞지
↳〔익명2〕 222 비열한 기회주의자
↳↳〔익명6〕 3 결국 참사를 기회로 득세한거 생각하면 걍 천부인은 쳐다도 안보고 싶음
〔익명3〕 단발놈 빨던 놈들이 적빠로 세탁한 것 같던데
↳〔익명9〕 단빠가 또..
↳〔익명15〕 근데 적탑주는 원래 팬 많앗는데 걔네도 신낫더라
[HOT] 적탑주 말 진짜 이상하다니까 (9999+)냉정하게 진짜 적탑주 말 이상함
이제와서 사실은 단군이 혼자 예지한게 아니라 천부인 간부들 100명이 합동으로 예지한거였다고?
지금까지 계속 100명이 능력 몰아줘서 천벌 잡은거라고?
이번에도 예지하고 능력 몰아줬는데 단군이 5천벌이 2천벌 3천벌보다 쎄서 무섭다고 튀었다고?
이게 말이 되냐?
단군이 쫄아서 튀었으면 단군한테 몰아주던 능력 다른 사람한테 또 몰아주면 되는거 아니야? 그건 왜 안하는데?
5천벌 때문에 다들 이성을 잃어서 제대로 생각을 못하는 것같음
〔익명1〕 단빠들은 ㅅㅂ 죽지도 않네 즈그 단군 뒤져도 정신 못차리고 신당 차릴듯
↳〔작성자〕 아니 다짜고짜 공격부터 하지말고 좀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고
〔익명2〕 4천벌도 쫄아서 튄거 염라랑 주몽이 잡은거랬자늠
↳〔작성자〕 그니까 증거 1도 없는데 그걸 어떻게 믿냐고 그리고 4천벌 때 튄 놈한테 5천벌 때 또 능력 몰아줬으면 천부인 간부놈들도 ㅂㅅ 인증 아님?
〔익명3〕 허접인거 들키고 탑주들 연합하니까 런한건?
↳〔작성자〕 그거는 천부인 길드장에서 쫓겨나고 신앙 포인트 딸리니까 신화전에서 쪽도 못써서 그런거고
〔작성자〕 야 진짜 니들 이성적으로 생각해봐
〔작성자〕 전설은 구성원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양도 받을 수 있잖아 단군 평판 나빠지니까 천부인 길드원들이 합세해서 단군한테 전설 넘기라고 압력 넣었을 수도 있다고
〔작성자〕 그렇게 되도록 적탑주가 선동했을 거라는 생각은 안드냐?
〔작성자〕 안 그래도 원래 적도 많고 한창 이미지 나빠지던 차에 참사로 사람들 판단력 흐려지니까 넘어간 거라는 생각은 안드냐고
〔익명22〕 ㅁㅊ 단빠 새끼 ㅈㄴ 정성이네
↳〔익명24〕 단군 본인 아님?
↳↳〔익명27〕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명32〕 잡았다 20억
↳↳↳〔익명4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명372〕 작성자야 괜히 힘 빼지마라 니가 무슨 말 하고 싶은지는 앎
↳〔익명372〕 그때 여론 모았던 놈들이 정말로 적탑주 믿고 그랬을까? 아닐걸ㅋ 게 아니라도 시기에 질투에 단군의 몰락을 바라던 놈들은 많았고 5천벌이라는 기회가 왔을 뿐이지
↳↳〔익명372〕 근데 너무 늦었어 이미 동조한 사람이 너무 많다ㅇㅇ 이제 단군이 진짜로 억울하게 쫓겨났다더라도 대중은 절대 못받아들여
〔익명666〕 372말 받음.. 이제 진실은 상관 없어 단군은 반드시 나쁜놈이어야해 안 그러면 한반도 전체가 광기에 젖어서 한 사람을 매도한게 되어버리니까…
↳〔익명666〕 여론 뒤집으려면 막말로 염라대왕 정도는 되야한다
〔익명666〕 면죄부가 필요하거든 우리는 잘못한게 아니고 그냥 나쁜놈의 선동에 넘어갔을 뿐이라는 면죄부
↳〔익명666〕 신께서 직접 벌을 내리셔야할 만큼 나쁜 놈들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속아넘어갔을 뿐이라는 면죄부
↳↳〔익명666〕 신이 아닌 이상 한번 찍힌 낙인은 누구도 지울 수 없어 눈앞에 진실을 들이밀어도 부정할거야 쟤가 나쁜놈이 아니면 내가 나쁜놈이 되니까
〔익명762〕 몇몇 익명들 보고 용기내서 나도 말 보탬.. 시간이 흐르면 그때 분위기 이상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나올 거다 어쩌면 지금의 평가가 완전히 뒤집힐 지도 모르지.. 근데 그때조차도 여전히 단군은 사기꾼이라고 말하는 놈들은 분명 있을 거야 인간의 역사는 항상 그래왔으니까
***
-그렇지 않아도 이 주술을 시전한 후에는 손상을 회복하기 위해 잠시 은거할 생각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는 하늘에서 내려가 곧바로 은거할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당신이 보여준 곳, 땅으로 돌아가면 들르도록 할게요.
-마음 편히 쉬고 있겠습니다.
그때도 그는 왜 그곳으로 가야 하는지 말하지 않았다.
단지 내가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뿐이다.
처음부터 봤을 때부터 사람을 위한 곳이 아닌 것처럼 보였던 공간.
나는 참담한 심정으로 그가 숨어든 자리에 섰다.
서울을 한눈에 담을 수 있을 만큼 높은 곳이었다.
크고 투명한 창 너머로는 도시의 불빛이 강물처럼 일렁였다.
정결하다 못해 삭막한 거실은 살아 있는 사람의 거처라기보다는 차라리 어떤 추상적인 상징 같았다.
“와주셨군요, 염라.”
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그의 공간처럼 빈틈없이 정련된 매무새였다.
단정한 얼굴, 준결한 눈빛, 숨 막힐 만큼 정제된 모습이 나는 되레 어지러웠다.
평소와 달리 어깨 위로 걸친 코트조차 마치 희고 깨끗한 제의(祭衣)처럼 보였다.
“……괜찮습니까?”
머릿속을 메웠던 수많은 의문을 삼키며 물었다.
“……정말로, 괜찮은 거예요?”
위선과 기만이 벗겨진 끝에 패하고 볼품없이 도망쳤다던 남자였다.
사냥 당한 짐승의 피 냄새를 쫓는 것처럼 그의 흔적을 쫓으면서도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는 남자를 마주하는 게 두려웠다.
버티고 버틴 끝에 임계점을 맞이한 그의 몰락을 직시하는 게 두려웠다.
그러나 마침내 당면한 그는 내가 두려워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내가 아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얼굴로 내 앞에 섰다.
정돈된 차림에 흐트러짐 없는 몸가짐은 마치 견고한 성벽처럼 보였다.
그 어떤 것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는 존재 같았다.
그럼에도 나는, 무너뜨릴 수 없는 그로 인해 나 자신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인간이 결국 저를 버렸습니다.”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제 기댈 곳은 신밖에 없습니다.”
참았던 숨을 내뱉는 듯한 한마디였다.
고통스러울 만큼 들이킨 끝에 비로소 토해내는 것만 같았다.
끊임없이 인간을 지켜온 끝에 인간의 손에 몰락해버린 남자의 단말마였다.
동시에 지독하리만치 뻔뻔스러운 기만이었다.
인간의 손으로는 결코 무너뜨릴 수 없는 남자가, 실금 하나 없이 번번한 얼굴로 감히 인간의 손에 무너졌다고 말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나는 그 모든 것을 실감하며 짜내듯이 물었다.
“처음부터 이럴 셈이었나요.”
그의 부름에 응했을 때부터 내 발목은 이미 그가 쌓아 올린 계단에 붙들린 채였다.
이대로 그의 몸을 딛고 오르면 하늘 끝까지 오를 수 있음에 개탄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을 제물로 신화를 완성할 셈이었나요.”
그는 분명 더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살아 왔던 남자였다.
나는 내 손에 하늘과 바다를 쥐여 주던 영웅을 되새겼다.
영웅이 신의 손을 잡고 염라의 얼굴로 남겼던 ‘무엇이든지 이치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문구를 되새겼다.
사필귀정(事必歸正).
오랜 세월 인간을 위하고도 터무니없이 몰락해버린 영웅이 있었다.
버림받은 영웅에게 권선과 징악의 신이 하늘과 바다의 가호를 두르고 찾아왔다.
모든 것은 이치대로 돌아가고, 영웅은 신의 비호를 받아 잃어버린 영예를 되찾았다.
영웅과 신의 손에서 완성되어 영원토록 인간에게 전해질 아름다운 권선과 징악의 신화였다.
“그게 정말로…… 당신의 뜻이었나요.”
완성을 목전에 둔 신화가 신물처럼 목구멍을 넘어오려 했다.
치밀어 오르는 수많은 감정들을 삼켜내며 묻자, 그는 곧은 눈썹을 희미하게 떨며 한숨을 쉬었다.
“……저라고 한들, 설마 인간이 저를 버리기를 바랐겠습니까.”
뻔뻔한 대답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가련하게 나를 향한 눈동자가 꼭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인간의 감정을 흉내 내는 것 같았다.
배신감인지 무엇인지 모를 감정에 몸을 떨면서도 나는 또다시 속아 넘어갔다.
“나는 언제나 당신의 말을 간절하게 믿고 싶어.”
쥐어짜듯이 내뱉은 대꾸에 그는 흐트러트린 눈빛 그대로 다시 말했다.
“인간은 인간에게 맡기면 안 됩니다, 염라.”
조금도 새롭지 않은 오만한 확언에도, 나는 단지 그의 눈이 흐트러졌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귀를 기울였다.
“땅에 발을 붙이고 서 있는 한 인간은 인간을 위한 선이 될 수 없습니다.”
흐트러진 두 눈 아래로 차가운 입매가 곡선을 그렸다.
“인간을 위한 선을 이루려면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을 만큼, 인간은 감히 끌어내릴 수 없을 만큼 높은 곳에 선을 올려놓아야 합니다. 오직 신만이 그리할 수 있습니다.”
대답 대신 고통스럽게 탄식했다.
곧게 서 있는 그의 어깨 너머로 어둠이 드리운 도시가 보였다.
나는 이 높은 자리에서 끊임없이 인간을 내려다보았을 남자를 생각했다.
단군.
그리하여 그 남자가 스스로를 칭하던 이름을, 이 땅에서 최초로 신에게 제를 올렸던 제사장의 이름을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한 끝에 다시 물었다.
“그래서 직접 인간을 신의 발밑으로 떨어뜨릴 선악과가 되었습니까.”
분노, 시기, 질투, 슬픔.
고이고 축적된 인간의 감정을 끝내 신의를 배반하는 죄악으로 피워내는 데 성공한 작자에게 물었다.
그의 손에서 피어난 죄악이 곧 내 손에 쥐어질 권선과 징악의 과실이 될 것에 치를 떨며 추궁했다.
“그렇다면 제가 대체 언제 저 위에서 내려와야 했습니까.”
한데 아무렇지 않게 돌아오는 질문에 돌연 숨이 막혔다.
“7만 명의 목숨과 머지않아 한반도 전역을 덮쳐 올 재앙을 막는 것을 맞바꾸어야 했을 때?”
칼침처럼 맺힌 선연한 냉소가 사늘하게 심장을 찔렀다.
“1만 명 중에서 2백 명을 구하지 못할 것을 알았을 때? 1만 8천 명 중에서 1천 1백 명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찰나의 치기와 분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휩쓸린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가 무엇을 토로할지 알아챘기 때문이다.
“아니면, 12명을 살리는 대가로 한 목숨을 버렸을 때입니까?”
그의 눈은 어느새 더 이상 흐트러지지 않았다.
어떤 인간도 무너뜨릴 수 없을 것 같은 완뢰한 성채와 같았다.
실금 하나 없이 견고한 성벽 너머로 잔뜩 억누른 감정이 넘실거렸다.
언젠가 북유럽에서 엿보았던 그것은 차갑게 식은 채 오랜 세월 고요히 팽창해 온 증오였다.
인간이 품은 것이라기엔 지나치게 깊고 광대하여 세상 전체를 덮을 수 있을 만큼의 감정이었다.
“……나는 당신이, 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나 그는 여전히 그것으로 나를 짓누르려 들지 않았다.
“다시 눈을 뜬 이후로 단 한 순간도 당신을 이해하지 않으려 한 적이 없습니다.”
-공교롭게 되었군요. 당신에게만큼은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그때처럼 그는 내게 그것을 보이려 들지 않았다.
그때도, 지금도, 그는 내가 그의 증오에 압도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러니 이제 당신도 나를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 그가 내게 바라는 것은…… 그런 게 아니었다.
“나는 이 세상에 당신 같은 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23년 전 한 청년의 명부를 찢을 때의 염원을 떠올렸다.
그 염원이 이루어져 12명의 목숨을 위해 하나의 목숨을 버렸던 남자가 견뎌야 했던 세월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비로소, 그 세월을 버텨내면서 그 남자가 하나의 목숨 대신 버려야 했던 수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당신이…… 명예를 되찾도록 돕겠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되레 눈이 멀어버리는 것 같은 낙망을 마주했다.
“하지만 그건 내가 당신의 결단에 동조해서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낙망 끝에 그가 내린 결단만은 끝내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를 다시 한번 통감했다.
“그냥, 당신이, 내 업이라서 그런 겁니다.”
신조차 손대지 못한 운명을 바꾸었던 남자를 동경했었다.
신의 땅에 발을 디딘 채 그 남자에게 품었던 불경한 동경이 결국 그가 나를 신의 이름으로 부르게 만들었다.
그러나 예정된 추락을 겪고 신에게 의탁한 남자의 앞에서도,
나는 다시 한번 그를 버린 인간들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당신들의 권선과 징악은 정녕 신의 손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단 말인가?’
***
문이 닫혔다.
홀로 남은 그는 신이 떠나간 자리를 오래도록 지켰다.
깊어지는 어둠.
유리창 너머의 불빛.
창에 비친 남자.
그는 그의 신에게 바칠 제단을 오래도록 내려다보았다.
-그냥, 당신이, 내 업이라서 그런 겁니다.
그가 가장 증오하는 인간의 일면이 가장 사랑스러운 형태로 발현된 존재.
우주가 그에게 선사한 신을 위해, 그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