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46
47. 새로운 문명
김세인은 모니터로 설계도와 작업계획서를 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고분자구조체라고 하는 것을 연금술로 만들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걸 현재의 지구 기술만 사용해서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김세인은 그게 가능해야 진정한 새로운 문명의 창조라고 생각했다. 김세인만 생산할 수 있다면 그 기술은 소멸할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물건은 일종의 오파츠에 불과했다.
“문명을 창조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어. 차라리 반도체의 노광기나 포토레지스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게 더 쉬운 것 같아. 하나를 해결하려고 하면 문제가 둘이 발생하니.”
김세인은 수지에게 푸념했다. 설계도와 작업서를 보면서 수지는 문제를 지적했고 김세인은 그걸 반복적으로 보완했다.
“현재 지구의 문명으로 재료를 확보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고분자구조체를 합성하는 자체가 쉽지 않아. 결국 신비주의 정책으로 생산공정을 비밀로 하는 것이 최선일 거야. 마법진이나 에스퍼의 사용은 철저하게 감추는 거야.”
그러면서 라이트닝 라인으로 마법진을 각인하는 것 자체가 지구의 과학 문명으로 해결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물건의 제조는 규격이 있어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테스트가 필수이지. 하지만 에스퍼는 테스트 자체가 불가능하지. 감지 자체가 되지 않으니. 물리적인 능력으로 변환이 된 후에나 측정하는 게 가능해지니. 사실 감지 자체가 어렵잖아.”
김세인의 푸념에 수지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사실을 말하는 상황이니 거기서 뭐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상황인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은 에스퍼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 에스퍼를 담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가능할 것 같아. 어떤 방식으로든 감지할 수 있어야 하고.”
김세인은 결국 감지하고 측정하는 게 우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 말이 나오자 수지도 반응했다.
“전기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감지하고 사용하고 있잖아. 에스퍼도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물론 일정한 매뉴얼처럼 그 과정을 표준화를 시키면 될 것도 같은데.”
수지의 말에 김세인은 공감이 되지만 그걸 학문적으로 입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에 암담하기도 했다.
“그 과정이 지난할 것도 같지만 굳이 내가 전부 다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실제 제품으로 보여주면 되는 것인데.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보여주면 인간은 어떻게든 원리를 찾아낼 것이고.”
김세인은 그렇게 말하고 에스퍼에 대한 것만 기본적으로 소개하면 되는 일이란 생각을 했다. 마법진이나 연금술의 기본만 설명하기로 했다.
“문제는 마법진으로 만든 칩을 지금의 컴퓨터에 사용해야 한다는 점인데 가능할까? 물론 가능할 것도 같지만.”
김세인은 그게 가능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호환이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었다. 그러면 큰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그건 더 쉽지 않을까? 복잡한 변환장치가 필요하지 않을 거야. 마법진으로 회로가 구성되면 작동하는 것은 가능하니. 물론 마법진에 전기적 신호에 반응하도록 만들어야겠지만.”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는 직접 만들어서 실험하는 게 가장 확실했고 몇 가지 작업을 해서 칩을 하나 만들었다. 물론 그렇게 한 다음에 그걸 컴퓨터에 장착하여 작동 여부를 점검했다.
“성능은 어떨지 모르지만, 작동은 하는군. 그렇다면 마법진만 각인하면, 인챈트를 하면 칩과 같은 기능을 하겠어.”
김세인은 가능성을 확인하자 필요한 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직접 개발하기로 했다. 그렇게 급한 것은 아니니 일단 스마트폰 관련 일이 마무리되면 시작하기로 했다. 물론 지금은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상황이니 조금 여유 롭기도 했다.
이건주 회장은 서류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 서류의 내용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하나는 북한에 진출하는 문제였고 다른 하나는 김세인이 개발한 새로운 스마트폰 때문이었다.
더 늦기 전에 북한에 진출해야 그나마 북한 시장을 놓치지 않을 것 같았다. 무조건 물건만 팔려고 해서는 되는 일이 아니고 결국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 북한에 기반을 마련할 것 같았다. 그렇게 하려면 결국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거기다 김세인이 개발한 스마트폰의 성능도 문제지만 그 시스템이 가진 잠재력도 문제이고 그 배후에 있는 ‘사막의 암류’가 가진 영향력도 문제였다. 일성 전자가 채택한 안드로이드 시스템은 ‘사막의 암류’로 인해 영향력을 상실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칼리 시스템이라고 하는 김세인이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계가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 안드로이드 시스템만 고수할지, 갈아탈 건지, 아니면 두 개의 시스템을 병행하다가 어느 하나로 통합할지 선택해야 했다.
두 가지 문제로 고민하다가 결국 그 중심에 있는 김세인을 만나서 의논하기로 했다. 혼자서 아무리 방법을 모색해도 답이 없었다.
“북한에 핸드폰 조립공장을 세우고 싶다는 말씀이군요?”
“그러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전자제품 조립공장이라고 해야 정확할 겁니다. 각종 가전 중에서 채산성이 없다고 단종했던 것들도 생산할 예정일입니다. 현재 OEM으로 생산하는 소형가전들도 다시 직영으로 돌릴까 합니다.”
일성전자는 중요 가전만 직접 생산하고 소형가전은 하청으로 생산하고 있었다. 그걸 하려는 이유는 핸드폰 조립을 위한 일종의 실습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품질이 문제이긴 하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그런 공장을 세운다는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그러면 공장은 어디로 세울 예정입니까?”
“몇 가지 조건을 고려한다면 개성 주변이 유리할 거라 봅니다. 공업용수도 많이 필요하기에 예성강에서 가까워야 하고요. 노동자를 고용하려면 인구 밀집 지역이 좋죠.”
“괜찮을 것 같습니다. 북한은 부동산의 개인 소유가 아직 허용되지 않기에 조건부 임대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남한처럼 부동산의 개인 소유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변경할 예정이지만, 자산의 개인 분배 문제마저 걸려있기에 시간이 지체되고 있었다. 그래서 조건부 임대제도를 도입하여 투자를 원하는 외국 법인에 공장 용지를 분배해 주고 있었다.
“그 제도가 일단 임대하고 나중에 부동산의 소유가 가능해지면 시가로 매입하는 제도입니까?”
“그렇습니다. 물론 시가로 매입하면 토지가격이 너무 상승하는 면이 있기에 정해진 요율로 할인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공장이 들어서 있기에 토지의 가격이 높아졌는데 그걸 전부 다 적용하면 억울할 수도 있었다.
“공장을 세우기 적당한 곳을 정해 신청하면 편의를 봐주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핸드폰 조립공장을 세우더라도 판로가 있어야 하는데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닙니까?”
일성전자의 기존 핸드폰 조립공장을 스마트폰 조립공장으로 전환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핸드폰 공장을 짓는 것은 기존 공장을 폐쇄해야 가능했다.
“그게 문제라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안드로이드 시스템을 적용한 기기만 생산해서는 나중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래서 이의 칼리OS에 기반을 둔 제품을 적용할까 합니다.”
“그렇게 하고 싶으시면 라이선스를 드리도록 하지요. 안드로이드 수준의 로열티를 지급하면 됩니다. 칼리 OS를 적용하는 곳이 많아지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니 우리도 환영합니다.”
스마트폰 자체보다 플랫폼이 더 중요했다. 칼리피아를 사용하는 단말기가 많아지는 게 유리했다.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니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었다.
“제품개발을 별도로 해야 하는 데 그 부분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까? 현재 시판하는 SI 통신기기의 제품을 분석했는데 제품을 개발하는 게 어려울 거라고 하더군요.”
특허를 냈지만 그걸 참조해도 실제로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노하우를 제공하지 않으면 그림의 떡일 수 있었다. 물론 그것도 공짜는 아니고 로열티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지요. 아울러 칩셋은 어떻게 할 겁니까?”
“그것도 별도로 공급받도록 하지요. 우리가 생산하기 어려울 것이니 말입니다.”
“미국의 Q사가 불만이 생길 수 있는데 문제없을까요?”
Q사에서 공급하는 칩셋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니 불만이 커질 수 있었다. 결국 거래가 끊기면 기존의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들은 거래를 끊지 못합니다. 우리와 거래를 끊으면 그들만 손해입니다. 그러니 참을 수밖에 없어요. 기존에 그들이 얼마나 갑질을 했는데 이렇게라도 경각심을 줄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 물론 그들이 아주 부당한 처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자신들 중심으로 모든 일을 진행했습니다.”
Q사의 행태에 불만을 표명하는 이건주 회장이었다. 얼마 전에 한국에 오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은 독점적인 공급자라서 우월한 조건으로 거래했다.
“아마도 중국이나 러시아, 인도 같은 곳에서는 우리 쪽 제품의 점유율이 훨씬 높아질 겁니다. 특히 데이터 전송속도는 어떤 스마트폰보다 뛰어나기에 사용자의 불만이 없을 겁니다.”
김세인은 스마트폰의 성능에서는 경쟁사를 압도할 거라고 자신했다. 실제 테스트에서 경쟁사보다 뛰어난 것이 확인되었다.
“모니터의 화질은 어떻습니까? 카메라의 성능도 중요합니다.”
“경쟁사의 제품에 비해서 낫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도 훨씬 효율적이기에 확실하게 차이가 납니다.”
김세인은 그렇게 말을 했다. 일성 전자에서 칼리 OS를 적용한 제품을 생산하기로 하지 곧바로 RG 전자도 칼리 OS를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일성전자와 같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브레진스키 국무장관은 라파예트 대통령을 방문했다. 김세인이 요청한 새로운 통신표준의 통과가 지연되고 있었다. 그러니 내심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을 파악해보니 역시나 우려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고 그러니 더 문제였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모르지만, 그 외의 이유로 승인을 미루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미진한 처벌로 인해 촉발된 클락슨 장관의 입원과 같은 사태가 또 벌어질 수 있었다.
얼마 전에 클락슨 장관이 입원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너무나 병세가 급속도로 나빠진 탓에 병원에서도 치료하지 못하고 위독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그게 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네오콘과 안보라인의 인사들이 다시 한번 부당한 일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진행 중입니다. 부당한 이유로 통신 관련 승인을 미루고 있습니다.”
브레진스키 장관의 보고에 라파예트 대통령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가 알기에 얼마 전에 결국 전임 국토안보부 장관을 지냈던 클락슨 장관이 급성 당뇨병으로 입원했고 최고의 의료기관에서 치료하고 있지만 급격하게 병세가 나빠 지고 있었다.
“방금 전화가 왔는데 해밀튼 장관은 뇌경색 징후가 있어 병원으로 실려 갔다고 합니다. 거기에 카레스 윙 연방대법원 대법관도 지병인 심부전으로 입원한 상황입니다. 그는 강성 우파로 여기저기 보이지 않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 습니다.”
라파예트 대통령은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김세인이 일을 벌이고 있었다. 역학조사를 해도 아무런 증거가 나오지 않는 방식으로 보복하니 멈추라고 말하기도 쉽지 않았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으니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빨리 허가를 내주는 게 최선일 것 같군요. 그보다 러시아가 모든 절차에 대해 승인을 내렸다고 하는데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3일 전에 중국이 승인했고 러시아도 승인했습니다. 일본도 며칠 안에 승인 절차를 마무리할 거라 합니다. 우리와 유럽만 승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승인하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라파예트 대통령은 죄악의 사태도 대비해야 하기에 승인 불가 처분이 날 경우에 어떻게 될지 물었다.
“미국에서 서비스하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다른 나라와 통신에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고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다른 두 통신방식의 승인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마저 저들에게 장악당한 겁니까?”
“그 정도는 아니지만, 중국은 각 군벌이 알아서 협조하는 상황이고 러시아는 라스푸틴이 이 그룹에 온갖 편의를 제공하면서 김세인 회장의 환심을 사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인터내셔날과 네트웍스에 국영 통신사인 야코츠의 운영권 을 내준 실정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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