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1648)
1652. 신의 아틀란티스
“마음에 드나? 마스터가 없는 동안 고생 좀 했다.”
“마음에 들고말고!”
본의 아니게 지옥에 방치했는데 알아서 강해졌다. 마음에 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루 100명의 영혼?
이제보니 살아있는 시체(僞)는 아주 싼값에 내게 굴라를 빌려준 것이다.
‘물론 언젠간 굴라는 내가 데려갈 거지만.’
나는 주변에 있는 언데드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제 언데드들을 강화할 시간이었다.
「특수 이벤트 종료까지 10일 남았습니다.」
「10일 내로 황금 사막의 지배자를 죽이지 못하면 죽음을 맞이합니다.」
태양이 모래 언덕 위로 떠 오르는 것과 동시에 알림창이 나타났다.
그동안 나는 언데드 군단의 강화에 집중했다.
언데드의 수를 늘려 질을 상승시킨다. 인간, 몬스터 가리지 않고 살아 있는 것들은 모조리 찾아내 죽였다. 황금 사막만 돌아다닌 것도 아니다. 다른 사막 구역에서 날뛰었다.
‘황금 사막의 지배자인 하텝도 정복 활동을 끝냈지.’
나는 그와 반대되는 구역을 돌아다니며 사막 구역을 지배했다. 때문에 다른 구역은 감히 전쟁 중인 황금 사막을 넘보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내가 하텝을 도와준 꼴이 된 것이다.
‘의도 대로다.’
하텝이 잘나가면 잘 나갈수록 좋다.
‘하텝이 가진 것들은 전부 내 것이 될 테니까.’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내 곁에 있는 굴라를 시작으로 언데드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다듬고 다듬은 언데드 군단의 수는 무려 10만에 달한다.
최상급 언데드 150, 상급 언데드 1만, 중급 언데드 2만, 나머지 7만은 하급이다.
이게 지금 맥시멈이다. 지배력의 문제로 언데드를 더 늘릴 수 없고, 하급 언데드를 중급 언데드로 만들 수도 없다.
‘하급과 중급은 고기 방패다. 진짜 전력은 상급과 최상급이지.’
상급과 최상급 언데드는 하르모에게 받은 장비로 무장시켰다. 정예 중의 정예다.
“드디어 때가 됐다.”
언데드 군단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언데드 군단이 나를 바라본다. 70마리의 데스 나이트와 30마리의 리치가 흉흉한 안광을 내비친다.
“나는 황금 사막의 지배자인 하텝을 죽이고 사막의 진정한 지배자가 될 것이다!”
굴라를 비롯한 데스 나이트들이 검을 땅에 박았다.
“마스터의 뜻대로 될 것이다.”
리치들은 사악한 기운을 흩뿌리며 웃었다.
“흐흐흐. 저희를 믿어 주십시오. 살아있는 자들의 생명을 모조리 수확하겠습니다. 이 사막에는 산 자들보다 죽은 자들이 더 어울립니다.”
그 외의 언데드들도 전의를 불태운다.
나는 상급 언데드들이 들고 있는 가마 위로 올라가 앉았다.
“진격해라.”
콰콰콰콰콰!
내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움직인 것은 땅속에 파고 들어가 있는 데스웜들이었다. 데스웜들은 선두를 자처하며 앞으로 뛰어갔다.
황금 사막의 중심. 대도시 나일피트 근처에 도착했다.
황극 사막의 지배자인 하텝은 놀랍게도 도시 밖으로 군대를 데리고 나왔다. 도시 밖에서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뜻이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적들을 바라봤다. 촤르륵. 몸에 걸어둔 액세서리들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굉장히 거슬렀지만, 벗을 수는 없었다. 내 몸에 걸쳐져 있는 것들은 모두 네크로맨서의 능력을 강화해 주는 최소 B랭크 이상의 물건들이었다. 여기서 하나라도 벗는 순간 언데드 군단의 균형이 깨진다.
하텝의 군대를 훑어봤다.
‘많군. 어림잡아도 30만. 내 언데드 군단의 3배는 되겠군.’
군대 중 절반은 황금 모래 병사다. 황금과 모래로 만든 병사들. 지치지 않고 소환자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한다. 어떻게 보면 언데드와 비슷했다.
‘15만이나 되다니…. 황금을 사용해서 그런지 지배력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건가.’
나머지 15만은 사막 전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막 전사들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투를 선호하는 기질을 가졌다. 강대한 상대를 눈앞에 두고도 쉽게 사기가 내려가지 않는다. 허나, 눈앞의 사막 전사들은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었다.
“모래 병사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니… 불쌍한 놈들이로군.”
굴라가 말했다.
사막 전사들은 황금 모래 병사보다 앞에 서 있었다. 원래라면 황금 모래 병사를 앞세우는 게 맞다. 선두가 가장 위험하니까. 허나 하텝은 황금 모래 병사들을 사막 전사 뒤쪽에 배치했다. 참으로 노골적인 배치 방식에 사막 전사들의 사기가 곤두박질친 것이다.
거기다 사막 전사들의 복장이 다 다르다. 정복한 구역의 사막 전사들을 차출해 데려온 것이다.
“투탕카멘!!”
적진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주술로 목소리를 증폭시킨 것이다.
“나는 황금 사막의 지배자인 하텝이다! 투탕카멘! 널 죽이고 이 사막을 지켜내겠다!”
나는 마나로 목소리를 증폭했다.
“크크크! 하텝! 널 죽이고 사막을 내 손에 넣겠다! 사막이 내 것이 된다니…! 상상만으로도 끝내주는군!”
“못 이룰 꿈을 꾸는구나! 더 이상 네놈과 나눌 대화는 없다! 사막의 용감한 전사들이여! 저 죽은 것들을 다시 지옥으로 돌려보내 주도록 하라!”
“와아아아아아.”
사막 전사들이 함성을 내지르며 돌격한다. 그러나 함성에는 다소 힘이 빠져 있었고, 돌격은 서로의 손발이 맞지 않아 엉성해 보인다. 급조한 군대의 특징이었다.
나는 중급 언데드를 앞에 내세웠다. 중급 언데드로 하여금 사막 전사들의 돌진을 버티게했다. 하급 언데드로는 사막 전사들의 돌진을 오래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손을 까딱였다. 내 뒤에 도열해 있던 하급 언데드 무리가 다가온다.
언데드 개조술(SS)을 사용한다. 하급 언데드 수십 마리가 한곳에 뭉쳐지더니 거대한 고깃덩어리가 되었다.
이어서 거대한 키클롭스 좀비에게 명령했다.
“적군에게 고깃덩어리를 던져라.”
“알겠다.”
키클롭스가 육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간이 좁혀졌다. 이 빌어먹을 거인 좀비 새끼는 끝까지 존댓말을 안 했다. 그래도 일단 명령은 잘 들었다.
키클롭스가 양손으로 고깃덩어리를 들고 적들을 향해 던진다.
고깃덩어리가 돌격하는 사막 전사들의 중심에 떨어진다. 고깃덩어리에 깔린 전사들 몇 명이 죽었다. 고깃덩어리의 진짜 위력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시체 폭발.”
콰아아아아아아앙!
고깃덩어리가 폭발하며 근처에 있는 사막 전사들을 휩쓸었다. 수십 명의 사막 전사가 한순간에 사망한다.
허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일어나라!’
“데스 로드께 충성을 바쳐라!”
리치들이 죽은 사막 전사들을 언데드로 되살린다. 적은 숫자가 줄어드는 반면에 우리 쪽은 숫자가 늘어나고 있었다.
키클롭스는 계속해서 고깃덩어리를 던졌다. 나는 시체 폭발을 반복해 사용하면서도 전장을 주시했다.
‘슬슬 군대가 부딪히겠군.’
모세의 지팡이를 위로 치켜들며 흑마법을 사용한다.
“블랙 소나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서 시커먼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검은 비에 맞은 사막 전사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반대로 검은 비에 맞은 언데드는 약이라도 빤 것처럼 활력이 넘쳤다.
“데스 웜. 하텝을 노려라.”
모래 바닥이 흔들린다. 데스 웜이 움직이며 일어난 작은 지진이었다.
데스 웜은 가장 뒤쪽에 있는 하텝에게 빠른 속도로 접근했다.
황금 모래 병사들의 반응이 빨랐다. 땅속을 달리는 데스 웜을 향해 창을 내리꽂는다. 물론 대부분 땅속에 있는 데스 웜에게 닿지 않았다.
‘일부 황금 모래 병사들은 다르군.’
다른 황금 모래 병사들보다 화려하고 덩치가 큰 놈들은 강기를 사용해 데스 웜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었다. 데스 나이트에 필적하는 놈들이다. 다행히 100기 정도로 수는 많지 않았다.
‘데스 웜 10마리가 전멸했군. 놈을 죽일 수 있었다면 쉽게 끝났을 텐데.’
10마리의 데스 웜은 하텝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나는 다시 시선을 돌려 최전선을 바라봤다.
‘중급 언데드들은 잘 버티고 있군.’
조금씩 밀리고 있다. 그리고 그게 잘 버텨주고 있는 것이었다.
중급 언데드가 죽거나 밀려나면 하급 언데드를 중급 언데드로 만들어 바로 전선에 투입했다.
‘버티다 보면 사막 전사들이 지칠 것이다. 그때 놈들의 전선이 흐트러지겠지.’
굴라와 데스 나이트들을 투입하는 건 그 시점이다. 그럼 해골마를 탄 데스 나이트들이 전장을 찢어발기며 승기를 가져올 것이다.
“마스터. 놈들의 마법 공격이다.”
굴라가 어느 한쪽을 가리켰다. 황금 모래 병사 진영에서 마법이 날아온다. 이제 보니 황금 모래 병사 중에 마법을 쓸 수 있는 것들이 있는 모양이다.
‘다른 무기를 들고 있는 놈들이 제법 있군. 언데드 군단처럼 병종이 다양하다고 봐야겠지.’
날아오는 마법을 바라볼 뿐 대응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내 뒤에는 30마리의 리치가 있었으니까.
“하찮은 마법이로군.”
“마나 드레인!”
“진짜 마법이 무엇인지 보여주지. 흐흐흐.”
리치.
죽음을 초월한 이 마법사들은 어지간한 마법사보다 훨씬 강력했다.
우리 쪽으로 날아오던 마법이 사라진다. 반대로 리치들의 마법이 적들에게 날아갔다. 물론 저쪽도 마법 공격을 막아냈으나, 우리에 비하면 하나씩 놓치기 일쑤였다.
‘하텝. 저놈은 사막 전사들을 도와줄 수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
황금 모래 병사들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다.
‘사막 전사를 소모품으로 써서 내 체력과 마나를 깎을 셈인가.’
그게 나쁜 전략은 아니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다면 말이지.’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하텝의 옆구리를 노리는 언데드 메뚜기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뛰어가고 있었다. 놀란 하텝이 황금 모래 병사들을 움직여 방어진을 짠다.
‘그게 끝이 아니다.’
하늘에서 거해 파리들이 날아간다. 거대 파리들은 하급 언데드를 한 마리씩 들고 있었다. 황금 모래 병사가 활을 쏴 거대파리들을 견제했다. 거대 파리 60% 이상이 화살에 맞아서 떨어졌다.
나머지 40%는 성공적으로 하텝에게 도달했다.
“지금이다! 시체 폭발!”
나를 비롯한 리치들이 시체 폭발을 사용했다. 거대 파리와 하급 언데드들이 자폭한다. 작은 폭발들은 연쇄반응을 일으켜 황금 모래 병사들을 터트린다.
하텝이 폭발에 휘말리는 걸 똑똑히 봤다.
“크크. 겨우 이걸로 끝인가? 데스 나이트가 움직일 필요도 없었군. 크크크.”
하텝이 죽었다. 놈이 있던 장소에는 폭발의 흔적만이 남았다. 그러나 황금 모래 병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특수 이벤트도 완료되지 않았다. 낄낄 웃던 나는 멈췄다.
‘설마 진짜가 아니라 가짜였나? 진짜는 어디에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