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171
분신으로 절대무신 171화
52장. 999개의 별
첫 번째 침공 이후 20년이 흘렀다.
그저 아비를 쫓아다니던 딸 아이는 어머니가 되었고, 많은 것이 부족하던 어설프기만 한 제자들은 저마다 종사로서 무림에 자리를 잡았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건강하셨으며, 동생들 또한 저마다 자신의 가정을 이루어 빛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더니 과연 가정이 화목하자 일 또한 술술 풀려갔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일곱 번의 후계자 전쟁에서 승리한 것으로, 이는 변수라 이르는 초월종을 만나지 않은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운도 여기까지였던 모양이다.
무려 10년 만에 시작된 여덟 번째 전쟁에서 나는 초월종을 마주치게 되었다.
초월종 중에서도 괴물이라고 불리는 종족 드래곤과 싸우게 된 것이다.
“운이 좋았군.”
다시 시작된 전쟁을 앞두고 장일은 그처럼 중얼거렸다.
이는 그가 그간 크게 호전적으로 성향이 바뀌었기에 보이는 태도가 아니었다.
새로운 전쟁에 들어가기 전 드디어 20년 만에 목적을 이루게 되어서였다.
-주인공(主人公)★★★★★★★★★★으로 승격합니다.
8성이던 주인공 권능이 10성으로 올라가는 데 20년이 걸린 것이라니 길다고 느껴질지 모르나, 그에 소모된 포인트를 생각한다면 결코 그렇지 않았다.
8성에서 9성으로 끌어 올리는 데만 6,400카르마 포인트가 소모되었으며, 다시 10성으로 끌어올리는 데 12,800카르마 포인트가 소모되었다.
말하자면 겨우 20년 만에 19,200카르마 포인트라는 말도 안 되는 수치를 모은 것이었다.
겨우 7번의 전쟁의 승리를 한 것으로는 보통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걸 생각한다면 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
그럼에도 그가 그만한 카르마 포인트를 손에 넣을 수 있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역시 3개의 세상을 손에 넣은 영향이 크구나.”
바로 이 이유 때문이다.
이것은 분신을 다루는 그이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렇기에 그가 작정을 한다면 10개의 세상도 무리 없이 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결코 작은 의미가 아니었다.
하나의 세상에서 장일이 1년에 손에 넣는 카르마 포인트는 60카르마 포인트 정도였다.
이것이 2개의 세상이 되자 단순히 두 배가 아닌 3배가 되었으며, 그것은 다루는 세상이 늘어날수록 최소 두 배 이상의 카르마 포인트 수치가 상승했다.
최종적으로 3개의 세상을 다루게 되자 장일은 평균 1년에 600카르마 포인트를 손에 넣었다.
아마 악독하게 세상을 굴렸다면 그 배 이상의 카르마 포인트도 손에 넣을 수 있었겠지만, 장일은 그러지 않았다.
주인공 권능을 10성으로 끌어올리는 일보다, 자신의 존재감을 구음을 통해 표출하는 것을 연구하는 게 더 중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가 손에 넣은 4개의 세상은 시영의 세상처럼 그 방향과 모양은 다르나 구음에 대한 깊이 있는 학문을 연구하는 세상이었다.
카르마 포인트는 그에게는 사실 부수적인 것일 뿐이다.
실제로 그는 그가 있는 세상에서도 책을 가까이하며 학문을 즐기니, 이제 그가 과거 강 나라를 구한 장군이었음을 아는 이가 드물 지경이었다.
그저 외곽의 작은 성을 여느 도시 정도로 성장시킨 유능한 관리로 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제 강호 무림을 지탱하는 기둥이 된 그의 제자들이 인사를 하러 오기도 했지만, 번잡한 것을 싫어하는 스승의 성정을 알기에 저마다 조용히 찾아올 따름이다.
그런 무료하면서도 평화로운 가운데 시스템은 그에게 전쟁의 시작을 알렸고, 장일은 이번에도 같은 선택을 하였다.
“당연히 공격을 선택한다.”
그가 책임지는 세상이 무려 3개라고 하지만 여전히 공격보다는 수공이 이득이나, 장일은 이번에도 침공을 선택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장일은 3개의 세상에 모두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일은 자신의 분신을 하나 만들어 자신의 일을 대신하게 만든 뒤 그렇게 전쟁에 뛰어들었다.
아르만 행성은 탄생한 지 백억 년이 지난 절정기의 역량을 발휘하는 별이었다.
그만큼 별 자체가 가지는 기운이 대단했으며, 그 크기 또한 여느 생명체가 사는 별보다 수십 배는 컸다.
그렇다 보니 수십에 달하는 유사인종이 살고 있었으며, 초월종이라고 불리는 존재들 또한 다섯 종이나 되었다.
그러한 초월종들도 유사인종들을 마냥 얕보지 못했는데, 이는 그들 사이에 종종 신격을 얻는 존재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이들 중 일부는 오로지 초월종을 견제하기 위해 천신과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 터라, 저마다의 영역을 암묵적으로 인정해야 했다.
그렇게 무수한 세월 속에서 다져진 그 규칙은 마치 법칙처럼 내려왔다.
하지만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는 법이었다.
이 법칙처럼 내려오던 규칙은 오백 년 전에 시작된 종족 전쟁으로 인해 한순간 무너져 버렸다.
-후우웅! 탁!-
시스템을 통해 수백 장 하늘 위에 나타난 장일은 새보다도 더 자연스럽게 땅을 밟았다.
그렇게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인 장일의 눈에 흥미로운 기색이 가득했다.
“메칼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구나.”
장일이 무림계 세상이라면 그가 다루는 세 번째 세상 메칼은 마법이 존재하는 마법계 세상이었다.
그 쌓아둔 지식의 보고는 현대와 방향이 다룰 뿐 대단히 막대한 수준이었고, 하여 장일은 그 메칼을 자신의 세상 아래에 두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장일이 이번에 방문한 아르만 행성 또한 마법계 세상으로 여겨졌다.
이는 마법계 세상 특유의 마나라 불리는 특이한 기운이 넘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특이하다고 하지만 마나와 무림에서 이야기하는 기는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기운을 물로 보았을 때 무림의 기는 액체라고 한다면, 마나는 기화되기 직전의 모습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지닌 마나는 마법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그가 침공한 아르만 행성의 마나 또한 그러했는데,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세상의 마나는 그보다 더 밀도가 높았다.
최소 다섯 배 이상으로 밀도가 높았는데, 이만하면 간단한 마법도 다섯 배의 위력을 발휘할 것이었다.
“으음!”
장일은 예사롭지 않은 첫 접촉에 곧 이 세상의 근원을 살펴보았고, 그러기 무섭게 탄성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이제 유아기를 지난 그의 별과 비교해 열 배는 더 많은 세월을 지닌 별이라는 것을 인지하였기 때문이다.
지금 그가 본 마나도 그 별이 가진 힘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 장일은 절로 걱정이 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정도의 거대한 별의 운명을 손에 쥔 후보자라면 분명 초월종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장일의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어디 머리가 깨지기라도 한 거요? 뭐 말 같지 않을 소리를 하오?”
술과 음식을 내주는 쿄라는 종족의 가게 주인이 뚱한 얼굴로 그리 답했다.
-쩔렁쩔렁-
그러나 그의 뚱한 얼굴은 얼마 가지 않아 장일이 내어 준 아소라는 화폐를 본 순간 달라졌다.
그는 언제 비아냥거렸냐는 듯, 장일이 궁금해하던 이 세상의 상식에 대해 풀어놓기 시작했다.
“오백 년 전 전쟁이 종족 전쟁이라고 떠들지만, 사실 초월종들의 전쟁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이 없지요. 문제는 이들을 신으로 받들던 종족들이 그 전쟁에 휩쓸려 버린 것이라고 할까? 듣기로는 대략 절반 이상의 종족이 이때 사라졌다고 합니다.”
대단히 슬픈 일이었으나, 가게 주인은 이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오래된 과거이기도 한 데다, 무엇보다 전쟁 이전에 비해 턱없이 줄어든 인종들의 영역을 생각하면 차라리 다행인 일이었다.
아마 이때 그들 종족이 여태껏 이어져 왔다면 이 얼마 안 되는 땅덩어리를 차지한다고 하루가 멀다 하고 피를 불렀을 테니 말이다.
“뭐 놀랄 일은 아니지요. 이 전쟁에서 두 초월종이 멸망했으니 말입니다. 드래곤족으로부터 살아남은 불사족과 타이탄족 또한 사실 멸망했다는 게 맞을 정도로 소수만이 살아남았으니 우리 유사 인종들이 이만큼이나 살아남은 것도 기적이지요.”
그만큼 네 초월종을 제압한 드래곤의 기세는 대단했다.
기록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유사인종들을 수호하는 천신마저 이 당시 드래곤에게 모두 죽거나 봉인되었을 정도였다.
그 때문인지 대부분의 유사 인종들은 드래곤을 신으로 모셨다.
가게 주인의 종인 쿄의 종족 같은 경우도 그러했는데, 다만 모든 이들이 신을 믿는 게 아닌 것처럼 가게 주인 또한 그저 형식상으로 따르는 척할 뿐이었다.
“고맙소.”
“흐흐. 별말씀을.”
돈을 받아 기뻐하는 가게 주인을 뒤로한 채 장일은 자신의 상대가 드래곤이라는 것을 이제 확신할 수 있었다.
“드래곤이라니 참으로 걱정이군.”
시영으로부터 받은 기억에 의하면 드래곤이 종족 전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다섯이나 되는 초월종 때문에 이 세상을 제패하지 못한 것이지, 드래곤은 초월종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시간을 살아가며 그 시간만큼이나 지혜와 힘을 가지는 존재.
용언이라 불리는 이적 같은 마법들을 쉽사리 다루었고, 그 육신은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보다 강인한 물질로 구성되기도 했다.
그런 드래곤이 후보자가 된 것이다.
시영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통틀어서 최악의 적을 만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두근두근-
그러나 어째서일까?
걱정이라는 말과 달리 장일은 최악의 전쟁에 뛰어들게 되었음에도 그 표정은 묘하게도 밝았다.
조금은 상기된 듯한 기색마저 보였는데, 이는 어쩌면 당연한 반응인지도 모른다.
결국 그의 근간은 무인이라, 실로 오랜만에 호적수를 만난 셈이 되었으니 그의 피가 끓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장일은 저도 모르게 자신이 설레하고 있음을 뒤늦게 알고는 고개를 저어댔다.
“아직 수양이 부족한 모양이구나.”
하지만 그리 자책하는 말과 달리 여전히 그의 끓어오르는 피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피가 끓어오르는 것과 별개로 장일은 드래곤을 만나기 위해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그간 만났던 세상과는 여러모로 크게 격이 다른 이 세상에 쌓인 지식을 탐구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 중심에는 마법이 있었으나, 워낙 큰 별이다 보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힘은 마법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공과는 또 다른 형태의 무(武)의 새로운 모습이 있었고, 신성력이라는 특별한 힘도 존재했다.
신성력은 그의 세상의 스님이나 도사들이 다루는 불도나 선도와는 다른 힘으로, 말 그대로 신의 성질을 지닌 힘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그 힘의 크기가 작을 뿐 그 안에 든 격은 같다는 말이었다.
이 때문에 그 신성력을 다루는 팔라딘 중에는 홀로 초월종을 상대하는 이들도 종종 나타나곤 했다.
“정말 아쉽구나. 그 많은 지식과 힘들이 그처럼 허무하게 사라졌다니.”
이곳 세상의 힘들을 공부할수록 장일의 아쉬움은 커져만 갔었다.
어느 순간 그는 유적지를 찾아다니기도 했는데, 정확히 한 달이 되던 날 찾은 유적지에서 그는 생각지 못한 존재와 조우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