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90
분신으로 절대무신 90화
“……설정창.”
정신을 차리기 무섭게 장일은 설정창을 불러들였다.
그가 정신을 차리기 무섭게 설정창을 불러들인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다.
바로 주변의 환경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극적으로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투왕을 잡기 위해 무림맹을 나섰던 때는 이제 막 봄을 마주하고 있을 때였다.
한데, 지금 그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마주하고 있었다.
당연히도 그는 자신이 분신인지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분신과 본신의 차이는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의 차이니 불확실한 지금 그가 설정창을 불러들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용자 : 장일
존재감 : 2.9
권능 : 분신(分身)★★★★☆☆☆☆☆☆
현실 조작 : 0
카르마 : 5
떠오른 설정창에 장일은 자신이 분신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했다.
그리고 이것은 장일에게 많은 의문을 가져다주었다.
보통 부활은 이틀 정도가 지나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절의 흐름으로 볼 때 이번 부활에는 7, 8달 정도가 흘러 부활이 이루어졌다.
지난 부활의 경우들과 비교하면 너무도 확연히 차이가 나는 일이었다.
“아니, 어쩌면 몇 년이 흘렀을지도 모를 일이지.”
그 말을 꺼내는 장일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굳어져 있었다.
이는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였기 때문이다.
비록 그가 자신의 죽음을 바탕으로 끝내 투왕을 죽이는 데 성공하였다지만, 그것으로는 그가 비어 있던 공백의 시간을 대신할 수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았다.
그로 인해 열에서 일곱으로 줄어든 십왕이라지만, 혈교의 가장 문제는 혈왕이었으며 그를 제하더라도 홀로 남은 십왕을 상대할 수 있는 이는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있다면 나한도법을 다루는 불왕 정도일 것이다.
그 외에는 최소 둘 이상이 합공을 해야 할 것이고, 어떤 경우에는 셋 이상이 나서야 겨우 동수를 이룰 것이다.
이는 혈교의 침공을 막으려면 무림맹이 전력으로 나선다고 해도 상당한 피해를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했다.
“후우우…….”
장일은 긴 한숨을 흘리며 고개를 털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없었으니, 벌써부터 쓸데없이 경우의 수를 떠올리며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불안한 것은 주변의 모습 때문이다.
그야말로 기교 따위도 없이 그저 무식하게 남은 내공을 모조리 때려 박아 펼친 유검의 흔적을 제한다면 당시 처참했던 전장의 흔적들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의심은 초토화가 되었던 산지에 수풀 위로 수북이 쌓이는 눈을 보면서 점차 확실해져 가고 있었다.
“달라진 것은 그것만이 아니구나.”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인 것은 확실했다. 부활하기 전 죽음에 대한 섬뜩한 직감이 더는 느껴지지 않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 말은 분신이라는 권능을 다시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기도 했다.
물론 그 분신이 과거로 간다면 문제가 될 수 있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자 자연 장일은 궁금증이 일었다.
“그러고 보니 분신은 어떻게 되었지?”
그는 과거 몇 차례 그랬듯이 설정창을 통해 그 정보를 알고자 했다.
이내 펼쳐진 정보를 살펴본 장일의 눈에 이색이 일었다.
-한 제국 내부의 반란을 제압하던 전장에서 눈을 뜨다.
새로운 제국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가 아는바 최초의 제국은 용 제국이었으니, 한 제국은 그 뒤에 만들어진 제국일 것이다.
“다행이다.”
혹시나 그의 분신이 과거에 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를 더는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장일은 분신에 대한 관심을 더는 주지 않았다.
문제가 되는 부분을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사실상 그가 신경을 쓴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 뒤에야 장일은 자신을 점검했다.
그 점검의 결과는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새롭게 부활한 그의 육신은 전과 다를 바가 없었던 데다, 피떡이 되면서 분명 부서졌을 청강검도 다시 제 모습을 찾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가장 만족한 것은 그의 오성이 그 스스로도 느껴질 만큼 진화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그리 놀랄 점은 아니다.
본래 그는 죽음에서 부활할 때마다 오성에 변화가 일었기 때문이다.
그중 첫 죽음을 맞이하였을 때 이루었던 변화는 대단히 극적이었다.
본래 그는 근골은 대단히 뛰어났지만 그의 오성은 그에 한참을 미치지 못했다. 아니, 어느 정도 평범 이상이었을지 모르나, 배움의 기회가 없는 시골가 출신은 그 오성을 평범한 수준으로 내려놓았다.
그랬던 그가 죽음 이후 놀라울 정도로 상승을 이루었다.
죽음으로 인한 영혼의 억겁 같은 고통이 그를 강제로 성숙하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런 변화는 두 번째 세 번째 죽음에서도 이루어졌지만, 아쉽게도 첫 번째 죽음에서 보였던 것에 비해 매우 미비한 정도의 변화를 이루었을 뿐이다.
이 점에 대해 장일은 그리 아쉬워하거나 하지 않았다.
“이미 첫 번째 죽음에서 그 그릇이 완성되었다. 오히려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지.”
그는 그와 같이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네 번째 죽음은 첫 번째 죽음만큼은 아니어도 2할 이상의 진화를 이루었다.
전과 달리 성장이 아닌 진화를 이야기한 것은 실제로 그러한 변화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설마 새로이 그릇을 이루게 될 줄이야!”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컸다.
좀 더 쉬이 성장의 여지를 가지게 되었다는 말이었으며, 그 사고의 전환과 흐름은 감히 범인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가 되었음을 뜻했다.
간략히 말하자면 천하에서도 손꼽히는 천재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것은 용에게 여의주를 쥐여주고, 백호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니 장일이 그리 들뜰 만도 했다.
그처럼 달라진 오성 덕분일까?
장일은 주변의 몇 가지 경우들에 대한 계산 끝에 확신을 가졌다.
“어서 도시를 찾아야겠구나. 보아하니 최소 2년 이상은 지난 것은 분명해 보이니.”
잠시 달라진 변화에 들떴던 장일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투왕과의 마지막 격전이 이루어졌던 산을 내려선 장일은 얼마 가지 않아 과거 찾았던 도시에 들어설 수 있었다.
다만 도시의 분위기는 과거와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사람들의 얼굴은 한없이 어두워져 있었으며, 성문을 지키는 성지기들도 별다른 의욕을 가지지 못한 채 시늉만을 보일 뿐이다.
“우려가 현실이 된 건가?”
무언가 일이 좋지 않게 흘러갔음을 안 장일은 분신들이 그랬듯이 돈을 풀어 정보들을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정보들을 얻을 때마다 장일의 안색도 점차 굳어갔다.
그의 안색을 가장 굳게 만든 것은 바로 가장 우려했던 부분.
시간이었다.
“5년이라!”
2년 이상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 배를 넘는 시간이 흘렀을 줄은 그는 예상하지 못했다.
당연히도 그가 없던 5년 동안 천하는 본 역사와 비견될 정도로 혼란의 시기를 마주했다.
암암리에 움직이던 혈교가 본격적으로 북부 대륙을 일통하고 다른 대륙에 손을 뻗기 시작한 것이다.
이 중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역시나 강호의 세력이 집결된 무림맹이 있는 중부 대륙이다.
이 중부 대륙을 공략하기 위해 무려 남은 칠왕 중 다섯 명의 왕이 움직였다.
혈왕과 색왕을 제외한 살왕, 금왕, 수왕, 목왕, 토왕이 자신들의 세를 이끌고 침략한 것이다.
끔찍한 일은 이들이 자신들의 세만 움직인 게 아니라는 점이다.
혈교를 국교로 삼은 남부 대륙의 나라들이 그들의 명을 따라 병사들을 징병해 전쟁을 일으켰던 것이다.
자연히 중부 대륙의 나라들도 무림맹과 손을 잡고 병력을 징병해 그들에 맞섰다.
그렇게 유래를 찾기 힘들 만큼 거대한 규모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전쟁만 해도 그 일대가 신음을 전폐할 지경이다.
한데 이 전쟁은 대륙과 대륙의 전쟁이었다. 중부 대륙만이 아닌 천하 전체가 신음을 일게 만들었다.
그러니 도시 전체가 이토록 어두워진 것도 무리가 아니다.
벌써 4년이 넘어가는 전쟁에 소요되는 물자가 상상을 초월하다 보니 그 피해가 고스란히 이들에게 갔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본 역사와 달리 일찍이 다른 대륙에서도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지.”
본 역사에서 중부 대륙이 그처럼 식음을 전폐할 때 다른 세 대륙은 별다른 도움의 손길을 주지 못했다.
주지 않은 것이 아닌 못한 것이라 한 것은 중부 대륙만큼은 아니어도 다른 대륙 또한 혈교로 인해 어지러운 시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장일의 손에 죽은 망왕, 투왕이 살아 있음으로써 생긴 일로, 본래 중부 대륙을 침공한 것은 망왕과 투왕, 금왕, 토왕 넷이었다.
당시 율과의 동화를 높이기 위해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혈왕을 제외한 다른 네 명의 왕은 다른 대륙을 유린하고 있었다.
도와주려고 해도 도와줄 수가 없던 것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남부 대륙에서 지원 물자를 보내기는 했지만, 그것으로는 별다른 변화를 줄 수 없었다.
하지만 본 역사와 달리 그의 시대에서 벌어진 전쟁은 달랐다.
큰 힘을 쓰지 못했던 무림맹은 생각 이상으로 강력하게 부딪히고 있었으며, 다른 대륙에 벌어진 혈교의 수작의 규모는 그리 크지 못했다.
거기에 혈교가 천하를 잠식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 다른 대륙의 나라에서는 전쟁이 자신들의 나라에 확대되지 않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물자 지원은 물론 병력의 지원까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중부 대륙에서의 전쟁은 겨우 밀리지 않은 정도에 그쳤을 뿐이니, 이점을 본다면 이번 전쟁에서 혈교가 동원한 전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짐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마냥 나쁜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복마검선이라니!”
복마검선은 벌써 두 차례나 금왕을 물리친 그를 추앙하여 붙여진 별호였다.
오행을 관하는 왕들 중 맏형이라 할 수 있는 금왕의 무위는 사악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복마검선은 그런 그를 홀로 상대하여 물리쳤고, 자연 그로 인해 검선이라는 별호를 받게 되었다.
다른 별호도 아닌 복마검선이라는 별호가 그에게 붙은 것은 이유가 있었다.
그에게 검선이라 별호가 붙어진 이유는 바로 그가 실종된 검선인 장일의 제자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가 다루는 검이 복마검법이라고 하니 자연 복마검선이라는 별호가 그에게 붙어질 수밖에 없었다.
“과연 제자답구나! 적어도 10년은 걸리지 않을까? 생각했건만.”
단순히 살의와 광기라면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치는 않을 것이다. 천살성에게 있어서 그것은 숨 쉬는 것 이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마검법은 어디까지나 도가의 깊은 깨우침을 기반으로 삼아야 했다.
한데 겨우 5년 만에 복마검법의 완성을 앞둔 것 같아 보였으니, 장일로서는 감탄이 나올 만한 일이었다.
“이리 보니 확신이 서는구나. 복마검법이 완성한다면 능히 금왕은 물론 사악조차도 베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를 기쁘게 한 것은 그의 제자만이 아니었다.
비록 형식적이라곤 하지만 그의 스승이 된 불왕 또한 대단한 성과를 내보이고 있었다.
살왕을 상대로 펼쳐진 그의 나한도법이 큰 전력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물론 사악의 막형인 살왕이 그 상대이다 보니 사파의 법존이 함께 힘을 합해야 겨우 상대가 되었지만, 그가 아는 살왕의 악명을 생각하면 그 정도 전력으로 상대하였던 게 대단한 일이었다.
“혹시나 했던 예상이 맞았군. 불왕은 본 역사에서 사왕과의 싸움에 큰 내상을 입었구나.”
그렇지 않고서는 대불사와 함께 그처럼 허망하게 마지막을 맞이하였을 리 없었다.
그간의 일들을 알면 알수록 정보에 대한 갈증이 생겼던 장일은 좀 더 확실한 정보를 캐내기 위해 개방의 지부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불완전한 중부 대륙의 기류 때문일까?
그는 자신이 원하던 개방의 지부를 찾을 수 없었다.
아니 개방의 문도로 보이는 자를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이 부분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대륙 간의 전시 상황이다. 개방도 평시와 다르게 움직여야겠지.”
무엇보다 개방은 무림맹을 대표하는 세력이 아니던가?
그들의 힘이 이 전시에 맞게 새롭게 재편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대도시에는 유지되고 있겠지.”
장일은 이곳과 가장 가까운 대도시를 알아보기 무섭게 성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