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00
100화. 무위 공방전.
그걸 보자 감녕은 사자후를 질렀다. 그도 장임을 알아보았다.
“비켜! 나를 막는 자는 절대 용서하지 않아! 내 형제를 죽이고도 살아날 줄 알고.”
감녕은 사자후를 지르고 물고 뜯었다. 상처 입은 호랑이가 있다면 그건 감녕이었다.
하지만 오랜 감옥 생활은 그를 굼뜨게 만들었고, 배고픈 그의 육신은 본래 힘을 쓰지 못했다. 그래도 짐승 같은 움직임으로 수많은 경계병을 죽이고 상처입혔다.
“멈춰라! 네놈은 감녕이 아니냐?!”
그 목소리에 감녕의 시선을 똑바로 고정하엿다.
“종사관 장임. 네놈이 이곳에 어째서?!”
“…..”
순간 장임의 입이 굳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
“감녕, 네놈이 익주에서 저지른 왈짜질을 잊지 않아. 그리고 그 짓을 또 하고 있다니?! 정말 먼 곳까지 왔어.”
“미친! 내가 미치지 않고선 이곳까지 올 이유가 없잖아.”
“없기는 도적놈이 돈을 마다할까? 네놈은 혼란한 곳을 찾아다니는 도적패 수장. 발전된 서량에서 먹을걸 찾아왔겠지.”
“이상한 소리를 한다. 나를 알면서 그런 소리를 해. 내가 뭘 먹을게 있다고 이딴 곳을 찾아와. 나는 말이지. 그냥 선량한 사람이다.”
“선량? 지나치는 개가 웃을 소리군.”
“아니라고. 나는 대낮에 납치를…”
감녕은 말하다가 뒷말을 흘렸다. 창피한 듯 붉어진 얼굴. 그러나 장임의 호통은 계속이었다.
“납치? 납치를 한다고?! 이노오오옴! 이제는 부녀자를 겁탈하려고 왔구나. 더러운 녀석!”
“그게 아니라니깐.”
“아니긴 네놈이 하는 짓이 뻔하지.”
“답답하군. 답답해.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을 서량에서 만나다니. 도대체 이곳은 뭐하는 곳이야! 종사관 장임도 있고.”
감녕은 화가나서 발을 동동거렸다. 그럼에도 장임은 길을 비키지 않는다. 굳건한 그의 방어는 소문이 났고, 뚫어야 할 감녕은 정상이 아니었다.
장임과 문답을 주고받으며 이치를 따졌지만, 장임과 대화는 매번 저런 식이다. 그리고 종사관 장임과 감녕은 숨바꼭질하듯 싸워야 했다. 역시 이곳에서, 도적과 관리로 만나 서로를 노렸다.
그리고 싸움 중 이죽거리는 장임의 말. 상대를 도발하고 지치게 만드려는 유인계.
“감녕, 네놈 말이 맞다. 너를 잡으려고 서량에 왔지.”
“질긴 놈. 그럴 줄 알았어. 익주에서 그렇게나 괴롭히더니. 결국에 이곳까지 쫓아왔어.”
그 말과 함께 감녕은 수극을 휘저었다.
수극의 움직임과 함께 장임은 한 발 물러서 활을 꺼내었다. 그리고 벼락같은 움직임으로 쏘았다.
-쐐애액. 탕! 탕!
불꽃이 튀었다. 수극과 화살촉이 부딪친 소리가 연달아 났다.
그리고 미약하게 흘리는 신음소리.
감녕은 입술을 꽉 깨물고 신음을 뱉었다.
“흐으으.”
화살촉에 부딪친 충격과 뻐근한 손등을 연신 주무르며 인상을 썼다.
너무 오래 갇혔어.
몸에 힘이 나지 않는다.
“장임. 시위 하나에 두 대의 화살을 날리는 기예는 여전하구나.”
그 말에 장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두 대뿐일까?”
장임은 그 말과 동시에 3대의 화살을 걸었다. 그리곤 오른손을 크게 벌려 화살 깃을 잡았다.
“이것도 막아봐! 너의 능력이면 충분하겠지.”
그리고 쏘았다. 퉁퉁거리는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감녕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두 눈을 크게 뜨고 사력을 다했다.
머리, 심장, 허벅지,
날아오는 방향은 열달아 세 곳. 뻔히 보이지만 연달아 쳐내기에 너무 가깝고 위력이 강맹하다.
“크윽. 네놈이 또 나를…”
탕! 탕! “큭!”
짧은 비명이 감녕의 입에서 나왔다. 수극을 이용해 머리와 심장은 보호했지만 다리는 내줘야 했다. 그것이 장임이 노린 술수.
감녕은 고통을 참으며 장임을 죽일 듯 노려봤다.
“매번 발목을 붙잡는 것이냐?! 나는 말이지 이곳에서 나가려고 했을 뿐이다.”
“들어와 놓고 나간다고??”
“아니야. 내가 원해서 들어온 게 아니야. 난 죄가 없다. 난 이곳에서 만큼은 결백해.”
“죄가 없다고? 도적인 내가 결백하다고??”
장임은 피 흘리며 말하는 감녕을 한없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동안 있었다.
감녕이 말한 ‘죄가 없다는 소리에’ 그 마음이 흔들렸다.
이는 얼마 전 장임이 뱉었던 소리. 서량에 붙잡혀와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한 소리가 그것이었다.
꺼내주기를,
자기의 신원을 밝혀주고,
누군가 꺼내주기를,
그 첫 번째 인물이 익주목이었고, 다음은 가까운 친족이었다. 하지만 무슨 협상을 벌였는지 장임은 직위해제 되고 가족들은 모두 서량으로 옮겨오는 이주를 했다.
그리고
그것과 비슷한 소리를 감녕이 하고 있고.
“죄가 없다고. 내가 네놈 말을 믿어야 할까?”
“믿어줘. 나는 아니라고.”
“사연이야 누구든 있겠지. 그것도 하찮은 네놈도 말이야.”
“정말이라고. 나는 서량에 아무 짓도 안 했다고.”
“네놈은 안 했어도, 네놈 부하들은 했지. 민가에 불을 지르고, 군량 창고를 활활 태웠어.”
“그건 나를 구하기 위함이었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그래서 결백하다고. 그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텐가?”
“돈을 내지. 나를 보내주면 내가 다 보상할 테다. 그러니 믿어주게.”
“흥정을 걸다니.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하는 짓이 아니지. 하지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된 게 얼마 전이야.”
“여지는 있는건가? 나를 보내줄 수 있어?”
“약속하게. 군량 창고는 넘어가더라도, 민가와 상가를 태운 것에 보상해줘.”
“약속한다. 정말로 보상할 테야. 그리고 다시는 서량에 돌아오지 않아.”
“…..”
장임은 한동안 그대로 있었다. 장임의 눈에 허망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손에 쥔 활대를 내리며 말했다.
“썩 꺼져라. 내 눈에서 사라져. 그리고 약속은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찾아갈 것이다. 반드시 그럴 것이다. 잊지마라.”
그 소리에 감녕이 뒷걸음쳤다. 오랫동안 감옥 생활을 한 감녕이 힘겹게 걸었다. 그 모습을 장임이 바라봤다.
“꼭 갚아야 한다.”
그 말에, 멀리까지 걸어간 감녕이 외쳤다.
-금범적 형제들. 나를 빼내느라 수고가 많았다. 어서 가자! 이 지긋지긋한 서량을 떠나자.
그 말에 장임이 소리쳤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감녕은 대꾸하지 않았다. 모른 척. 분명 들었을 텐데 대꾸하지 않았다.
장임은 그 모습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사람은 각자 생각이라는 게 달라,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이 사람인 것이다.
*
그 과정에도 성벽 위 전쟁은 계속.
“버텨라! 조금 뒤면 마가장에서 지원이 온다!”
나는 병사들을 독려했다.
온다, 올 것이다.
풍류대가 달려올 것이다.
그 병력이면 이민족을 막아낼 수 있다.
하지만 나 혼자 잘한다고 모든 게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내가 방어한 성벽은 적장이 죽은 후 소강상태를 이뤘지만, 주전장인 마휴의 남벽은 크게 패배해 성벽으로 올라오는 적병이 늘었다. 그 보고를 일부 병사를 수습해 그쪽으로 향했다.
“마휴가 뚫리면 모든 게 끝장이다. 어서 나를 따르라. 성벽을 지켜야 한다.”
내 명령에 50명의 방패수가 좁은 성벽을 따라 내달렸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전투가 벌어졌다.
“방진을 갖춰!”
“앞으로! 전진!”
좁은 성벽 위를 장악했다. 방패로 벽을 만들고 성벽 위 적병을 밀었다. 놈들은 거대한 벽에 막혀 한 걸음씩 밀렸다.
쿵!
“밀어!”
쿵!
“압박해라!”
쿵!
“발을 맞춰! 한 걸음이다. 밀어!”
내 구령에 따라 병사들 발 구름을 했다.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지면이 흔들렸다.
쿵! “가족을 지킨다!”
쿵! “고향을 지킨다!”
좁은 성벽에 움직이는 벽이 생겼다. 그 벽에 따라 강족 도적 떼가 성벽 밑으로 떨어졌다.
“크아아!”
“밀리지 마! 길이 없다고.”
“어, 어, 떠, 떨어진다!”
우수수. 빗물이 떨어지듯 성벽 밖으로 낙하했다. 그 과정 중 무예가 특출한 놈이 뛰어와 방진을 넘으려고 달려들었다.
그런 놈은 방진이 아니라 내가 상대했다. 머리를 삐쭉 내민 놈에게 화살을 먹이고, 어찌어찌 방진을 넘어든 놈에게 창날을 박아줬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내가 서량의 마대다! 덤벼라!!”
한 놈, 두 놈, 다섯을 죽이자 도적 떼가 주춤거린다. 그리고 사기가 꺾인 걸 확인하고 명령했다.
“되었다. 놈들이 주춤거린다. 밀어!”
그 후는 압살. 쭉 밀려서 넘어가는 적병. 서로가 얽히고설켜 넘어지기 직전.
그러나 내가 승승장구한다고 완전히 이긴 건 아니었다.
내가 달려온 방향은 정리가 되었지만, 중앙을 빼앗긴 마휴의 군병은 한쪽 구석으로 몰려 위급하다. 거기다가 성벽과 연결된 계단을 빼앗긴게 치명적이었다.
탁탁탁, 내려간다.
도적 떼 일부가 계단을 타고 내려간다.
성문을 열고자.
성문을 열어 성 밖의 기마병을 끌고오려고.
그리되면 끝장이다. 성문이 열리고 성내는 쑥대밭이 될 것이다. 3천에 이른 기마병이 들이치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럼에도 상황은 계속.
덜컹! 끼이익.
성문의 빗장이 벗겨지고 육중한 성문을 두 명의 도적이 천천히 밀고 있다. 워낙에 거대한 문이라 한두 명으로 어림없었다. 하지만 열리긴 한다.
아직 살아남은 성문 수비병이 철저하게 저항하지만, 성문으로 뛰어오는 도적의 숫자가 늘었다.
“안 돼! 막아야 한다!”
“마휴! 계단을 뺏기지 마라!”
악을 썼다. 내 호령에 마휴가 힘을 냈다. 내가 나타난 걸 알아본 이후에 힘을 냈다.
그럼에도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강족의 숫자는 많아지고 종국에는 무너질 지경이 되었다.
성문 수비병이 쓸려버렸다. 길을 막던 손길도, 성문에 달라붙던 도적을 베던 손길도 한순간에 와르륵.
하지만 그때였다.
악을 쓰고 고개를 내젓던 그때였다.
“멈춰! 너희가 더럽힐 무위가 아니다.”
아군이다. 성 안에서 달려온 아군이었다. 그를 자세히 보니 아는 자.
장임.
장임이 당당히 서서 화살을 당겼다. 그리고 쏘아내자 우수수 넘어간다.
일기당천의 위력.
속사로 쏘아대니 미친 듯 넘어간다. 그걸 바라본 나도 내달렸다. 중앙 계단을 점거하고, 더는 적병이 넘지 못하게 막았다. 그리고 나도 창을 붙잡고 칼춤을 추었다.
두둥실 떠오르는 적병의 머리.
그 머리를 치고 또 다른 자의 허리를 갈라내고
병사쯤은 일도 아니었다. 길을 막는다면 죽음 뿐이다.
“비켜! 네놈들에게 빼앗길 무위가 아니다.”
사자후를 터트렸다. 한 마리 사자처럼 으르렁.
계단의 적병을 밀어내고 성문을 밀던 적병을 정리했다.
정말 치열하게 싸운 뒤에 얻은 평온이었다. 그리고 장임과 함께 성벽 위로 올랐다.
“밀어! 이길 수 있다.”
“적 사다리를 밀어라!”
칼춤과 화살 공격. 그리고 방패벽으로 밀자 정리가 되었다. 적들은 한차례 밀려 더는 덤벼들지 않았다. 그리고 짧은 소강상태에 마휴를 찾았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시체 사이에, 어디에 있는지? 혹여 무슨 일을 당한 건 아니지?
성벽 위는 붉은 바다와 같고 그만큼 치열한 전장에 혼란이 컸다. 거기다가 마휴가 지휘하던 병력은 전멸하여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애가 타고 속이탔다.
그 과정 중 부상병을 찾아내 묻자.
마휴가 화살을 막고 쓰러진 것까지 보았단 말이 있었다. 하지만 그를 돕던 호위병이 있어 내성으로 돌아갔을 거란 추측을 내놓았다.
그 말에 안심했다. 혹여 죽었다면 힘겨웠을 것이다.
처음으로 죽어버린 혈족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쟁은 계속.
저 멀리 강단의 부하들이 대기하는 걸 보았다. 5백에 가까운 병사가 사다리를 붙자고 장기가 지킨 서벽을 노렸다. 지금도 치열하게 싸우는 데 5백이 추가 된다면 끝장이었다.
“아무래도 장기가 어려울 것 같아. 장임, 자네가 다녀와야겠어.”
내 명령에 장임이 군례를 올렸다. 그의 상관은 아니지만, 마휴가 사라진 지금. 이곳의 수비대장은 나였다. 유일한 마씨인 내가 무위를 지키는 장군이었다.
하지만 내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특별한 일이 생겼다.
갑자기 터져 나온 화광.
불꽃이 피어오르고 화르륵!
강단의 도적 떼가 불타기 시작했다. 불꽃에 파묻혀 불쏘시개가 되었다.
그걸 보자 크게 웃었다.
“하하하. 장기도 숨은 재능이 있어. 화공을 멋지게 펼쳐냈어.”
그 말에 장임이 답했다.
“제가 안 가도 되겠습니다. 화공의 위력으로 도적 떼가 덤벼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여유가 생겼어. 강단이 머리를 내젓고 있어.”
그말처럼 추장 강단이 고래고래 욕설을 뱉는다. 뭐가 그리 억울한지 화를 내고 손가락질했다. 그것에 장기가 팔짱을 끼고 학우선을 살랑거렸다. 마치 제갈량이 했던 것처럼. 원래 참모들의 특성이 그것인지? 특별히 욕설을 뱉지 않아도 상대를 화나게 만든 재주는 있었다.
아무튼, 첫 번째 공격을 막고
대기 중인 적병을 바라보며 병사를 소집했다.
전열을 갖추고 다가올 적병에 대비했다.
작은 병력만 남아 조마조마하지만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사력을 다하고, 죽기를 각오하고,
이는 나나, 장기, 장임도 같은 마음이었다. 1천 병력 중 절반이 사라지고 남은 건 4백. 그리고 우리가 상대해야 할 적병의 숫자는 1천5백이 넘었다.
하지만 굳은 표정으로 각오를 다지던 그때
혼란이 터졌다.
아군이 아닌
적병에게 터진 혼란이었다.
“뭐지?”
“지원병입니다.”
눈이 좋은 장임이 가리키자 보였다.
미친 듯 달려드는 돌격.
후방을 유린하며 갈아버린다. 그 모습이 성난 호랑이 같았고, 그 호랑이는 나도 아는 자.
하지만 그를 처음 본 장임이 고개를 내젓고는 말했다.
“누구입니까? 처음 보는 깃발과 장수입니다.”
그 말에 웃었다.
“하하하. 누구기는 내 수족이지. 저 깃발은 풍류대의 상징이고, 맨 앞에 선 자는 화웅이다.”
내가 가리키자 풍류대의 돌격에 변화가 생겼다. 세 방향으로 갈라지고 포위하듯 적병을 감쌌다.
화웅, 성의, 성공영이 머리가 되어서 기기묘묘한 기마술을 보여줬다.
도적 따위는 상대가 안 되는 정예함이 저들에게 있었다.
나는 흡족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이겼다! 승리의 함성을 질러라!”
내 명령에 살아남은 군병이 환호했다.
-와아아아! 이겼다.
-와아아아! 적병이 물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