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25
125화. 북부 서량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배원소를 수하로 두고, 그의 도적 떼를 화웅에게 보냈다. 그들은 처음부터 다시 훈련받아야 했다. 그래야 도적에서 병사로 탈바꿈할 것이다.
그 후, 청주 일행과 동행하여 정청으로 향했다. 그 와중에도 채옹과 대화는 즐거웠다.
“채옹, 왔는가?!”
내가 반기니 채옹이 웃는다. 물론 낄낄거리는 웃음이지만 자신감은 충만했다.
“주군, 오면서 여남을 살펴보니 황건적의 깃발이 가득합니다. 그것도 파재, 관해, 황소의 이름으로 말이지요. 누가 보면, 여남은 황건적 수중으로 들어간 것으로 오인하겠습니다.”
“그리 보였나. 실제로 황건적 소굴인 건 맞지. 그중 우리 마가장이 끼었을 뿐이지…”
“그 말은 맞습니다. 하지만 깃발의 색깔에 따라 득과 실이 분명합니다.”
“알아. 그러잖아도 그것 때문에 골치가 아팠어. 하지만 여남 도적과 군벌이 많은 곳이고, 그들을 포섭하거나 물리치지 않으면 자생하기가 힘들어.
그럼에도 싸우지 않고 이긴다면 최고의 군략이 아닌가? 난 그것을 위해 몇 번이고 욕먹을 준비가 되었다고.”
“훌륭하십니다. 명분에 사로잡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유자(儒者)보다 몇배는 나은 대처입니다. 역시 주군은, 저란 사람의 주인입니다. 파격적입니다. 아주 파격적이야.”
채옹은 감탄하며 손뼉을 쳤다.
난 채옹의 감탄을 듣다가 협곡에서 있었던 일을 물었다.
“어떻게 되었지?”
그러자 채옹은 세 갈래로 뻗은 수염을 쓰다듬고는 끄덕였다. 그 모습이 딱, 악한 모사謀士와 같았다. 하지만 왠지 든든하다. 악당이라도 내 편이니 채옹이 있어 좋았다.
“히히히. 그걸 전투라고 불러야 할까요? 단지 화공을 조금 보여줬을 뿐이지요.”
“그게 무슨 말인가? 자세히 말해보게.”
내 궁금함에 뜸을 들인 채옹은 입꼬리를 말아 올려 입가를 씰룩거린다. 그 모습에 부응하듯 발을 동동거리자 채옹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
“별거 없습니다. 아군을 멀찍이 보내고 적들을 기다리게 했습니다. 그 시간이 근 3개월이나 걸렸지요. 또한, 조조에게 넘어간 하만에게 세작을 보내고 지속해서 설득했습니다.”
“하만에게.”
“아시겠지만, 하만은 하의의 사촌이지요. 또한, 태평도의 뿌리를 둔 사람입니다. 어쩔 수 없이 곽가에게 포섭되었지만, 태평도 사람을 상하게 할 마음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그걸 파고들었지요.”
“세작을 부려 곽가의 정보를 뽑아냈군.”
“그렇지요. 그게 곽가의 첫 번째 패착이고. 두 번째는 시간입니다.”
“시간?”
“우리에게 남는 건 시간입니다. 곽가는 이곳보다 중원 전체를 지켜봐야 하기에 집중하기가 어렵지요. 물론, 저란 사람이 있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고요.”
“그렇지. 자네를 모르니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았겠지.”
“솔직히 하후돈이 힘으로 밀고 오기를 바랐습니다. 그것이 더 쉽기도 하고요. 그래야 조조가 약속한 동료끼리 싸우지 않는단 약속이 거짓으로 드러날 테니 말이지요.”
“그래서 오래 걸렸군. 우리가 볍씨를 뿌리고 농토를 가꾸는 시간동안 오지 않았어.”
“그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지요. 또한, 하후돈도 3개월 동안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더군요. 훈련도 덜된 자들을(청주병) 강건하게 만들고. 부족한 군량을 채우려고 둔전(屯田)도 시작하고, 청주병의 마음부터 흔들어 수하로 만들더군요.
역시 하후돈은 쉬운 자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하만으로부터 첩보를 받았습니다.
지휘관 하후돈.
그가 모종의 임무를 띠고 곽가와 동행하여 이곳에서 떠났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지휘관으로 임명된 자는 우금于禁
그가 청주병의 지휘권을 맡자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우금은 성격이 강직하여 기존 질서가 아닌 변형된 관습을 수긍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원칙을 내세워, 태평도의 기존 틀을 뜯어고치고자 관습으로 행하던 모든 걸 거부했습니다.
종교의식,
주술적 의료행위,
암묵적으로 내려오는 상하관계( 대방, 소방, 제사장, 원로) 그 모든 개념을 무無로 돌리고, 오로지 계급만을 일률적으로 강요하며 어기는 자는 가차 없이 처형해 하루에도 몇 명씩 수급이 길바닥에 나뒹굴기 시작했습니다.
그 혹독한 처사에 하만은 참지 않고 우리에게 정보를 흘린 겁니다.”
“아, 그런 일이 있었어. 하후돈이 떠나고 우금이 지휘관으로 오고.”
“그랬지요. 우금을 시작으로 아군이 움직였습니다. 조용히 협곡에만 머물던 아군이 한순간에 빠져나가는 모양새를 보였지요.
실제론 1만 병력이 빠지는 모양새였지만, 우금의 입장에서 20만 인구가 협곡에 남았고, 그 후로 거침없이 빠져나갈 것으로 오인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지요.
그 때문에 우금은 다급해졌습니다.
모든 청주병을 움직여 아군을 포위하고도 싶었겠지만,
우금의 명령에 청주병은 느릿느릿하게 반항했고, 우금은 애를 먹었습니다.
결국, 포위망을 놓칠까 우려한 우금은.
직속 수하 5천을 이끌고 협곡 안으로 부랴부랴 들이쳐 막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그 서두름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우금이 본 건 산 같이 쌓인 군량에서 불타오르는 불꽃이었을 겁니다.”
“화공의 시작이군.”
“그랬지요. 불길에 조조의 병사들은 혼란에 빠지고, 아군은 협곡 밖에서 대기하다가 빠져나오는 우금의 군대를 주살하고 대략 3천 적병을 죽이고 불살랐습니다.
생각 같아서 모두를 전멸하고 싶었지만, 뒤늦게 당도한 하만의 부대가 방해해서 이쯤에서 녀석을 살려주고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전투가 끝난 후, 분란의 씨앗을 던지고 나왔습니다.”
“분란을? 그게 무슨 말인가?!”
“청주병 주장主將은 하만입니다. 그 하만의 수급을 패전의 책임으로 베게 했습니다.”
“하만을. 허! 그런.”
감탄이 절로 나왔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를 죽였다. 하만이 빠지면 한동안 청주병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그 감탄에 손뼉을 두들기자 채옹이 웃었다.
“청주병은 혼란에 빠질 텝니다. 청주병을 이용하고 싶어도 한동안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 그것이 곽가에게 내린 훈계입니다.”
“대단해! 역시 채옹이야.”
채옹에게 감탄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관해, 황소가 없기에 지르는 감탄이었다. 아직 하만을 대하는 관해와 황소의 우의友誼는 두터웠기에 조심스러움이 필요했다.
채옹의 긴 이야기가 끝나고 그와 고생한 장정을 위로하며 그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
시간을 더 보냈다.
이제 조금 후면 풍족해질 군량을 기다리며
주변 군벌과 황건적 잔당을 흡수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급한 서신을 가진 진진(陳震)이 서량에서 왔다.
난 때아닌 방문에 반가운 마음을 품었지만, 그의 말은 충격이었다.
“효기(진진의 자) 오랜만이야. 그동안 잘 지냈는가?”
내가 반가워하자 진진은 허리를 숙여 절을 했다.
하지만 서신을 건네는 표정은 사뭇 진지하니 어두웠다.
“무슨 일인가? 자네가 말해보게.”
“주군. 전쟁이 터졌습니다.”
“전쟁? 좀 더 자세히 말해봐.”
그러자 진진은 마른침을 삼키며 목을 축였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현재, 금성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한수가 규합한 이민족이 연합해 근 10만에 이르는 병력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그 말에 표정이 굳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금성을. 아버지의 금성을.
“그 많은 병력을 어떻게 모았지? 분명 저번 토벌에서 한수와 친한 이민족을 대거 격퇴했을 텐데.”
“저들은 한수와 관련이 깊은 자가 아닙니다. 이민족은 조건부 거래로 움직이는 용병일 따름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포로로 잡힌 저족에게 듣자니. 이번 거래는 북부 서량을 일통한 뒤, 금성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이민족에게 넘기는 조건이라고 했습니다.”
“북부 서량의 넘긴다고. 한수 놈이 제 마음대로 땅을 넘겨.”
쾅!!!
탁자를 내려쳤다. 한동안 숨을 고르며 분기를 참았다. 그런 분기에 부하들이 하나둘 회의장에 들어왔고 진진의 이야기를 듣고 모두다 흥분하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그런 웅성거림에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채옹이었다.
“한수의 고육책입니다. 북부 서량을 내줘도 아군이 없어지기를 바란 고육책이지요. 서량 자사만 없다면, 얼마든지 활개 칠 수 있단 자만심의 발호입니다.”
채옹의 말에 제장들이 귀를 기울였다. 그 과정에도 진진의 이야기는 계속.
“아직 금성이 무너진 건 아닙니다. 금성 자체의 방호가 높기도 하지만 금성을 흐르는 강줄기가 천혜의 요새처럼 한수의 병사들을 막아주고 있습니다. 또한, 장임이 훈련한 1만 궁수대가 수성守成에서 강한 위력을 보였습니다.”
“장임! 그가 궁수대를 이끌었다면 적에게 까다로울 거야.”
“무위에서 방덕, 마초가 기마대를 출발하여 매번 승리하고 있습니다.”
“형님이 나섰다면 이민족 따윈 죽은 목숨이지.”
“주군. 그것도 한시적인 방어라고 했습니다. 남과 북으로 나뉜 적들이 힘을 못 쓸 뿐이지. 저들이 어디 한 곳을 뚫어낸다면 커다란 위협이 될 겁니다. 그러니 어서 지원병을 보내야 합니다.”
“…..”
턱을 괴고 고민했다. 서량 사정은 알겠지만, 여남도 시간이 필요했다.
이걸 어찌한다. 발이 빠른 병사라도 보내야 하는가?
내가 고민하자 채옹이 답을 내놓았다.
“주군. 훈련이 끝난 6만 병사를 보내시지요. 여남보다 고향이 우선입니다.”
여남을 포기하잔 말에 진도를 비롯한 태사자가 눈을 크게 떴다. 무슨 결정을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는 눈빛. 어쩌면 나를 눈여겨보며 마음의 결정을 하려는 것과 비슷했다.
선택을 강요하는군.
나는 고개를 흔들고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원론적인 질문을 던진 부하에게 되물었다.
“6만 병력을 빼면 여남이 비워질 텐데. 이곳은 도적과 군벌이 많은 곳이야. 금방 쑥대밭이 될지 모른다고. 거기다가 추수날이 멀지 않았어. 군량을 확보해야 나머지 백성들이 서량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내가 묻자 부하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 합류한 파재가 일어나 다음 이야기를 꺼냈다.
“유벽과 공도, 손중이 합류 의사만 밝혔을 뿐. 이렇다할 결단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결정의 시기가 왔음을 강요해야 합니다. 저들이 우리 뜻에 응하지 않으면, 차례차례 토벌하듯 순회해야 합니다.”
“토벌하면 이길 수는 있고?”
“제가 파악한 바로는 이깁니다. 기존 6만 병력으로 토벌하고 얻은 병력을 합하면 9만에 이르는 대병을 가질 수 있습니다.”
파재가 상황을 말하자 부하들이 끄덕였다. 그것에 채옹이 분위기를 조율했다.
“옳습니다. 도적의 3만 병력을 흡수해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적 수뇌부는(공도, 유벽, 손중) 한수와 싸움에 내보내야 합니다. 그것으로 저들의 기득권은 빼앗고, 우리가 훈련한 6만의 병력까지 빠르게 진군해야 합니다.”
-채옹 군사의 방법이 옳습니다.
-3만 병력으로(공도, 유벽, 손중의 부하들) 여남을 방어하고 추수를 끝낼 때까지 이곳을 지킬 수 있겠습니다.”
내용을 정리하자 모든 진행 방향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일사 처리로 한수와 결전에 참전할 장수를 골랐다. 물론 부하들은 전공을 탐해 전투에 참여하고 싶어했다.
그 인선을 고르고 있을 때
채옹이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주군. 이번 전쟁에 참가하고 싶습니다. 한수와 전쟁에 승리하고 20만 태평교인의 원한 땅을 얻겠습니다. 특히 한수의 참모인 순유에게 제가 빚이 많습니다.
어쩌면 이 전쟁의 시작은 순유가 원인이고 분명 순유가 조장하여 한수가 따랐을 겁니다. 저를 총사령으로 보내주십시오.”
지금까지와 다르게 채옹의 말은 진중했다. 거기다가 채옹이 나섰다가 진 전투가 없기에 신뢰도 컸다.
“믿어요. 그리합시다.”
채옹은 허리를 숙여 예의를 표현했고, 그가 생각한 인선을 발표했다.
중군. 채옹, 서영.
선봉. 성의, 주창.
좌우. 정은, 장횡, 요화, 유벽.
후군. 공도, 배원소.
치중. 성공영.
군의관. 이당지.
총 11명.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인선이지만, 조금은 다르기도 했다.
채옹이 말한 최고의 지휘관은 전예였고, 선봉장은 화웅, 가장 경험 많은 보병 대장은 파재를 빼놓을 수가 없었다. 그런 자들을 빼놓고 신예들을 데려간다니?
내가 고개를 흔들자 내 표정만큼이나 화웅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채옹의 앞에 섰다.
채옹은 화웅을 앞에 두고 설명했다.
“서영 장군은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당지의 치료로 많이 좋아졌지요.
또한, 새롭게 합류할 도적 떼의 수장은 끌고 가야 합니다.”
그 말에 화웅이 고개를 흔들고 물었다.
“나와 전예는? 어떻게 된 겁니까?!”
그 말에 채옹이 이맛살을 좁혔다가 폈다. 예전 동태사 시절의 이유의 모습이 잠시 나왔다가 사라졌다. 그러나 금세 표정을 달리하고 말했다.
“화웅 장군. 나는 총사령의 권한이 있어. 불복하면 참斬하는 게 본 성품이지요. 하지만 그대는 주군의 오랜 수하이고 이번이 처음이니 넘어갑니다. 그러나 명심하십시오. 군율에는 살뜰한 정이 없습니다.”
채옹이 날카롭게 쏘아붙이자 화웅이 수긍했다.
수많은 장수를 아우르던 이유의 진면모가 잠시 나왔다가 사라졌다.
그 후는 분위기를 달리하고 채옹이 입을 열었다.
“전예, 화웅, 파재는 정말 중요한 장수입니다. 저 역시 모르지 않아요. 그래서 남기는 겁니다. 이 전쟁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습니다. 후속 부대를 어떻게 훈련하고 지원하냐에 승패가 달라집니다.”
“그게 무슨?”
“6만 병력으론, 팽팽한 접전이 예상됩니다. 크지도 적지도 않을 피해와 선을 그은 자리다툼이 이어지겠지요.
그 후, 후방으로 보낼 유격대로, 잘 꾸려진 3만 병력으로 이 전쟁을 이겨내야 합니다.
3만 군병을 운영할 전예, 신규 병력을 훈련시킬 화웅, 노련한 파재 장군이 후방을 맡아줘야 완전한 승리는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말에 부하들이 끄덕였다.
*
그 후, 몇 주간 채옹이 움직였다.
이번 전쟁에 참여할 병졸을 훈련하듯, 여남 주변 도적과 군벌을 흡수했다. 그 흡수하는 과정에 병력도 얻고 군량도 얻었다.
하지만 그 병력은 다시 훈련하기 위해 여남에 남겨졌고, 여지없이 화웅과 전예의 지휘를 따라야 했다.
대신에 그 병력의 우두머리인 손중, 공도, 유벽은 한수를 향해 끌려갔다.
출진.
6만 정예병의 출병.
예전 굼벵이 같던 행군이 아니라 빠르고 정예화된 걸음으로 달렸다.
“이번에야 말로 전쟁을 끝낸다.”
“한수의 목줄기를 끊어놓는다.”
채옹이 외치자, 병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그 외침은 점점 작아지고 여남 성에서 멀어졌다.
나는 그 모습을 보았다. 여남 태수인 나는 6만 병력을 보내고
나머지 3만 도적 떼의 훈련을 지켜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