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32
132화. 태사자와 위연.
어서 가야 해. 내성 깊은 곳에 주모님이 계신다.
얼마나 놀라고 황망해하실까?
진진은 그 생각으로 뛰었다.
달리는 도중 머릿속에 맴도는 불안감은 지울 수가 없었다.
주군도 없는데 이런 사태가.
혹여 병사들이 빠져나갈 때를 기다린 걸까?
*
태수의 집무실.
탕! 탕! 탕!
쾅!!
사방이 어지러운 가운데 두 명의 거한이 싸우고 있었다. 한 명은 도끼를 휘둘렀고 또 다른 자는 짧은 검을 찔렀다.
그가 검을 찌르고 회수하는 과정에도 비릿하게 웃었고,
허리춤에는 거추장스러운 무언가가 매달렸다.
덜렁.
자세히 보니 누군가의 수급.
매달린 것의 이름은 황소였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격하게 싸웠다.
하지만 싸우는 장소의 협소함 때문인지? 아니면 초반 기습의 효과인지? 도끼를 든 거한의 몸에는 깊은 상처가 즐비했다.
-카아악. 퉤!
도끼를 든 자가 바닥을 향해 침을 뱉었다. 그 침에는 검붉은 핏물이 섞였다.
“이노오오옴!!! 황소를 내놓아라!”
관해는 위연의 허리춤에 매달린 수급을 가리켰다. 그러자 입꼬리를 말아 올린 위연이 비웃었다.
“돌려받고 싶은가?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해봐!”
그 말과 동시에 싸움이 벌어졌다.
탕! 탕! 탕!
커다란 도끼는 좁은 공간에서 힘을 발하지 못한다. 몇 번이나 물건들에 부딪치고 위연에게 이로움을 주었다. 그 이로움은 관해의 상처로 돌아왔고 그걸 잘 아는 위연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
“이로써 나는 장군이다. 황소의 수급은 챙겼고, 나머지 네놈까지 베어가면, 곽가가 약속을 지킬 테지.”
그 소리에 관해가 버럭 소리쳤다.
“이노오오옴! 네놈에게 부관 자리까지 내줬건만.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야?!”
“하하하. 누가 너 따위를 따를까? 처음부터 내 목적은 네놈 수급이다. 파재, 관해, 황소. 그중 파재가 없는 게 가장 아쉬워.”
“이런 사악한 놈! 사과신께서 네놈을 벌할 것이다. 분명 그리할 것이야.”
그 말과 동시에 관해가 붙었다.
위연은 관해의 공격을 피해가며 크게 휘둘러진 허점에 짧은 공격을 박았다.
주르륵.
흐르는 핏물.
관해는 상처받고 움직임이 굼뜨기 그지없다. 집무실은 관해가 흘린 피로 온통 붉었다. 그럼에도 버티자 위연은 감탄을 자아냈다.
“잘했어. 그 정면 잘 버틴 거라고, 그러니 죽어!”
그 말과 함께 검을 창처럼 찌르며 관해의 가슴에 박으려고 했다. 관해는 힘겹게 움직여 간신히 막았다. 도끼의 넙적한 면을 방패처럼 사용해 간신히 막았다.
탕!
“어림없지. 조금 뒷면 호위대가 몰려올 터. 그땐 네놈도 죽는다.”
“흐흐흐. 호위대? 그들이 아직도 숨 쉬고 있을까? 물론 살아있는 놈은 모두 나에게 붙었다.”
“뭐라?!”
그 말과 함께 손아귀에 힘이 빠졌다. 관해가 방심하자 위연은 그 틈을 이용해 검을 교묘하게 휘둘러 가슴팍이 아닌 옆구리를 찔렀다.
푹!
“크윽.”
검날은 옷을 뚫고 살점을 찍었다. 그리고 횡으로 그어졌다.
“크아아악!”
여지없이 나오는 비명. 핏물이 주르륵 흐른다. 깊게 박힌 검이 옆구리 살점을 뜯어냈다.
관해가 서둘러 허리춤을 붙잡았지만, 그곳에서 검붉은 창자가 주르륵 흘렀다.
핏물이 쏟아진다.
온 사방을 핏물로 젖었다.
그럼에도 용케 도끼를 붙잡고 버텼다. 덜덜덜 떨리는 신체. 한쪽 손으로 삐져나온 창자를 간신히 밀어넣고,
하지만 몸의 통제는 사라졌다. 죽음이 다가왔음을 모르지 않았다. 간신히 손가락을 까딱이는 게 전부.
위연은 그런 관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가 붙잡은 도끼를 발로 걷어찼다.
쿵!
저만치 날아가 버린 도끼.
사악하게 웃는 위연.
한쪽 입꼬리를 비틀어 웃음 짓는 모습.
“크흐흐. 좋아. 지금 모습이 아주 좋아. 그렇게 빌면 딱 좋은데 말이야.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하면서 말이지. 그럼 내가 친절히 수급을 끊어주지.”
그 말에 정신을 붙잡은 관해가 말했다.
“요, 용서하지 않아…. 사과신이 널 벌하신다… 그것이 네놈의 숙명.”
“미친 소리를.”
“…나, 나는 그걸 염원….”
위연은 가만히 듣지 않았다. 관해가 말하는 중간, 검을 그었다. 정확히 목덜미 아래를 빠르게.
-서걱!
베어졌다. 붉은 피가 솟구친다. 위연은 한 발짝 물러서서 쏟아진 핏물을 피했다.
관해의 수급은 바닥을 굴러 위연의 발밑에서 멈췄다.
“이것으로 2개째. 황소와 관해까지 잡았다.”
위연은 웃었다. 그리고 발밑에 떨어진 관해의 수급을 들었다. 그러자 관해의 입가가 들썩였다. 아주 짧은 순간 미약하게 움직였다.
목이 떨어진 직후라 짧게 말한 것이다.
위연은 그 소리를 듣고 기분이 나빠졌다.
‘사과신. 어쩌고 한 것 같은데.’ 죽은 자에게 듣는 말이라 기분이 묘했다. 오싹한 순간이랄까? 그 오싹함이 한기를 몰고 왔다.
부르르.
위연의 머릿속에 신벌? 이딴 소리가 떠올랐다. 그리고 기분이 나빠져 붙잡은 수급를 휙 내던졌다.
그 순간.
방문이 열리고 누군가 관해의 머리를 받아냈다. 그도 어떨결에 받아낸 손길이라 대번에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이게 뭐야? 관해? 관해가 아닌가?!”
진진은 관해를 연달아 불렀다. 그리고 눈앞의 괴한을 발견하고 소리부터 질렀다.
“네놈이 그랬더냐?!”
그리고 열린 문을 통해 빠져나오며 외쳤다.
“호위병은 어디에 있느냐?! 잡아라! 이놈을 붙잡아라!!”
진진은 사방이 떠나가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그 많던 호위병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일부러 숨은 것처럼 사방은 고요했다.
그 적막함은 싸늘한 한기를 동반하고 진진은 떨었다.
그리고 진진의 귓가로 들리는 섬뜩함에 공포를 가졌다.
“내가 호위대 부장인데. 누굴 찾는 게지?! 혹여 달려올 마음이 있어도, 그들은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했겠지.”
진진은 진저리를 쳤다. 그리고 위연에게 벗어나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자의! 자의는 어디에 있어? 나를 도와주게.
자네가 날 도와줘야…..윽!”
진진의 목소리가 끊겼다. 도망치던 발걸음이 끊기고 몸에는 힘이 빠져나갔다. 대신에 짧은 신음을 내뿜으며 가슴뼈를 뚫고 나온 쇠붙이를 보는 게 전부였다.
“으윽! 아파!”
눈은 커질대로 커지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리고 가슴팍에 파고든 칼날이 쑥 빠져나가며 핏물이 쏟아졌다.
그리고 들리는 목소리.
“본의 아니게 문관도 죽이게 생겼어. 관해와 황소면 충분했는데.”
위연은 그 말을 하며 바닥으로 가래침을 탁하고 뱉었다. 그리고 아직 숨이 붙은 문관을 쳐다보며 말했다.
“괴로운가? 내가 편안하게 해주지.”
그 말과 동시에 검을 들었다.
꿈틀거리는 문관을 죽이기 위해 들어 올린 검이었다. 고통을 잠재워줄 자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검을 내리치지 못했다. 위연의 눈앞에 다른 자가 달려들고 그 사내는 분노했다.
“이노오오옴!!!!!”
커다란 사자후가 터졌다. 위연 하나에 집중된 고함. 위연은 깜짝 놀라 검을 고쳐잡았다.
상대의 무시무시한 위압감.
공방이 짧게 이뤄지고 그자와 거리를 벌렸다.
사내는 붉은 눈으로 위연을 쏘아보았다. 마치 부모를 죽인 원수를 보듯 이를 갈았다.
그것에 위연이 소리쳤다.
“누, 누구냐? 못 보던 놈인데. 황건적과 관계된 자가 아니면 빠져라. 그것이 네놈이 사는 길이다.”
위연은 꺼림칙한 느낌으로 말했다. 그러자 사내도 입을 열었다.
“황건적이라. 그자들이면 얼마든지 죽여라. 나와 무관하니. 하지만 너는, 건들지 말아야 할 사람을 베었어.”
태사자는 그 말과 동시에 진진을 내려다가 보았다.
진진은 아직 숨을 내쉬고 있었다. 간헐적으로 부르르 떨었지만 아직 살았다. 그리고 그를 이렇게 만든 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용서할 수 없어. 네놈 허파에도 구멍을 내주마.”
“그게 가능이나 할까?!”
위연은 콧방귀를 뀌었다. 처음 기습에 놀랐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거기다가 녀석이 건방지게 나서자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늦은 저녁이 끝나감을 느꼈다.
“이곳에서 빠져나가려면 시간이 빠듯해. 하지만 네놈 아가리에 검을 박아줄 시간은 충분하지. 오라! 상대해주마.”
두 사람은 붙었다.
검과 창의 대결.
거리를 가늠하고 상대를 노렸다. 아주 짧은 시간 서로를 탐색했다. 그 시간은 매우 짧아서 조급한 자가 먼저 움직였다.
“내 창을 받아라!”
붉은빛이 감도는 창이 움직였다.
여남을 빠져나가려는 위연도 다급했지만, 무엇보다 피를 쏟는 진진이 위급했다.
진진의 안위만큼 태사자의 마음은 초조.
태사자는 위연을 향해 뛰었다.
짧은 진각을 두 번 밟고 새처럼 허공으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허공에 뜬 상태로 창날을 뿌렸다.
휘이익. 휙! 휙! 휙!
날카로운 창두가 바람을 가르며 위연를 노렸다.
위연은 감히 막아서지 못하고 뒷걸음쳤다.
탕! 휘릭- 탕!
불꽃이 튀고 창을 회수치 않은 상태로 계속 따라붙으며 좌우로 그었다.
휘릭, 빠각!
커다란 타격음이 들렸다.
위연은 창대에 맞아 인상을 찡그렸다.
“흠!”
짧은 신음이지만 승기를 잡은 건 태사자였다. 그후 집요하게 따라붙으며 위연의 손발을 어지럽게 했다.
부웅- 퍽!
휘릭- 퍽!!
“크윽.”
“흐윽!”
창대와 창미로 맞고는 신음을 쏟는다. 그리고 눈앞에서 사라진 창두의 날카로움을 피해 시선을 돌렸다.
스윽- 휘릭.
턱밑으로 날카로운 예기가 지나쳤다. 차가운 섬뜩함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그러나 턱 밑을 스치고 올라간 창두가 다시금 회전하여 머리통을 노렸다.
탕!
간신히 검을 올려 막았다. 하지만 강하게 내리친 힘으로 검과 함께 투구를 때렸다.
퍽!
“크아아악!”
머릿골이 울리는 충격. 마치 망치로 맞은 듯 두 눈이 흔들리고 순간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질 공격에 몸을 던져 바닥을 굴렀다.
피해야 해.
안 그럼 죽는다.
대굴대굴. 굴렀다. 다섯 바퀴나 몸을 굴렸다.
간신히 벗어났다고 생각한 위연은 다시금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몸에 묻은 흙과 식은땀으로 꼴이 가관이었다.
낭패.
언제 이런 낭패를 당해본 적 있던가?
그리고 손에 쥔 무기를 탓했다.
“쳇! 이런 꼴이라니. 기습을 위한 짧은 무기가 아니라, 내 애병을 가져왔어야 했는데.”
혀를 차듯 혼잣말을 한 위연은 간신히 거리를 벌리고 긴숨을 삼켰다.
그리고 허리춤에 매었던 황소의 머리를 더듬었다.
그러나 없다.
좀 전의 영향인지?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그것에 위연이 인상을 썼다.
“수급이 없으면 장수가 되지 못한다.”
그 말에 멀리 떨어진 사내가 대답했다.
“이것을 찾나?”
그 말과 동시에 밟았다.
황소의 머리를 짓밟으며 대답했다.
“…..”
위연은 고개를 흔들었다.
황건적과 같은 편인 줄 알았는데 사내는 그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설득이 가능할지도 몰랐다.
“나와 대화 좀 할 텐가? 이건 기회인데. 우선 그 머리를 내게 주게.”
그 말에 태사자가 썩은 미소를 지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지. 나는 황건적은 싫다고 했다. 보아하니 네놈도 장군이 되고 싶었나 보지. 그럼 가져가야지. 받아라!”
그 말과 동시에 차올렸다. 공처럼 황소의 머리를 날렸다.
퍽!
날아오른다. 저 멀리 높게도 넘어갔다.
위연은 그걸 쫓아 고개를 돌렸다. 그런 순간, 창날이 쑥 하고 들어온다. 시선을 분산시키고 기회를 노린 공격.
“이큭!”
놀랐다. 저절로 신음을 뱉었다. 위연은 상대의 기습을 피하지 못하고 검날로 가슴을 보호했다. 어떻게든 살고자 심장을 가렸다.
그리고
푹!
“크아아악!”
비명을 질렀다. 섬뜩한 고통이 몰려왔다. 검의 방비로 심장을 꿰뚫지는 못했지만, 갑주를 부수고 가슴뼈를 두들긴 충격에 비명을 내질렀다. 거기다가 창날을 비틀어 찌르자 갈비뼈가 부서진 듯 괴로웠다.
회전하는 창날. 그걸 막으려고 검날을 짓누르지만, 고통은 피할 수가 없었다.
“비켜! 창날을 뽑아내!”
그것과 함께 들리는 음성.
“고통스럽나?”
그 말과 동시에 갑주를 찢어버린 창날이 천천히 빠져나갔다. 그리고 오롯이 쳐다보는 태사자가 이죽거렸다.
“고통은, 네놈이 살아있음에 내주는 선물이다.”
“그딴 소리를. 그리고 네놈은 누구지?”
“나? 나는 네놈을 죽일 사람이지. 그리고 네놈이 관해와 황소를 치워줬으니 이름을 말해 주마. 내 이름은 동래東萊의 태사자다.”
“윽! 동래의 태사자. 이제 그만하자. 너도 황건적이 싫다고 했잖아?!”
“원래라면 물러섰겠지. 하지만 너는 내 친우에게 어째서 그랬는데?”
“끝까지 날 놓아주지 않겠다고?”
“쓸데없는 소리 말고 죽어라!”
“이놈! 내가 죽을 줄 알고.”
“대부분 그런 소리를 내뱉더구나.”
“자신감이 넘쳐. 내가 짧은 무기만 아니라면…”
“날 만난 걸 후회해라.”
태사자는 그 말을 끝으로 뛰었다. 짧은 거리를 따라붙었다.
그리고 진각을 크게 밟아 허공에서 창날을 뿌렸다.
한 마리 새가 있다면 저럴까? 높게 치솟아 발톱으로 찍는다. 바닥에 꿈틀거리는 벌레를 잡기 위해.
퍽!
“큭!”
벌레는 꿈틀거렸다. 하지만 두 번째 발톱은 절대 피할 수 없을 거라고 태사자는 자신했다.
그러나 벌레는 감히 입을 벌려 말하고 있었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 여기서 살아나면 다음은 또 다를 것이다.”
“쓸데없는 소리. 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