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32
32화. 또 다른 삼국지 부하를 만났다.
시작합니다.
병주를 지나 거록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상당에서 출발했다면 병주 호관을 지나 거록으로 갔겠지만. 진양에서 출발했으니 다시 호관까지 내려가는 것보다 병주 신흥을 거쳐 산 하나 넘어 상산으로 진입하는 게 빨랐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을 지나,
하북 장가구에 도착하였다. 또한, 평지가 아닌 산길이었기에 사람들은 지쳤다.
“여기서 잠시 쉬었다가 갑니다.”
내 지시에 마가장 식구들은 말에서 내려 짐을 풀고 부단히 움직였다. 하지만 성공영은 무언가 불안한지 내게 다가와 이야기를 전했다.
“소가주님,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가시지요.”
이게 무슨 말인가? 밑도 끝도 없이 전하는 성공영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주변 절벽과 수풀이 무성한 곳을 가리키며 다음 말을 덧붙였다.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이 아닙니다. 특히나 예감이 별로입니다. 여기는 출구가 막힌 지형. 거기다가 제가 아직 말씀을 안 드린 사건도 있습니다.”
사건? 무슨 사건을 말하는 건가?
나는 성공영을 바라봤다. 그리고 주변 일행에게 눈길을 두었다. 그러자 성공영이 말하기 시작했다.
“저희를 따르던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 행적이 수상하여 부하에게(상인들) 미행하라 지시했습니다.”
“수상한 자들?”
“자세히 살피지 않으며 알 수 없을 정도로 은밀한 자들입니다.”
성공영의 말에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우리를 미행하는 자들이라니. 그것도 진양에서 이곳까지 쭉 따라왔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저들이 원하는 게 뭐지?”
“재물이겠지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큰 재물은 3천 필이나 되는 군마입니다.”
“진양에서 따라왔으니 모두 보았겠어. 풍류대가 1천이고 상인과 말몰이꾼을 합한 숫자가 있다는 것을.”
“그걸 넘을 자신감이 있으니 쫓지 않았겠습니까? 아마도 진양의 상인과 연계된 도적 떼가 분명합니다.”
그 말에 끄덕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화웅이 얼굴을 붉혔다.
“대행수, 그들이 어디에 있는가? 내가 수급을 베어낼 테니 알려달라.”
그 말에 성공영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당장 알려달란 화웅의 성화에 고개를 내젓고는 답했다.
“저들의 행적을… 어제까지만 해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새벽. 돌연 사라져 버리니 찾을 길이 없습니다.”
“이런! 그거 아쉽게 되었어. 잡았다면 좋았을 것을.”
“금방 나타나겠지요. 아마도 기회를 잡고자 숨었을 경우가 큽니다.”
“그럴 테지. 하지만 그건 실수인 건 분명해.”
화웅은 자신만만했다.
지금 이야기는 풍류대에게 전파되었고 이들은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을 경계했다.
화웅이 훈련한 풍류대. 정예한 이들이라면 하찮은 도적 떼 따위는 문제도 아니었다.
하지만 성공영은 고개를 내저으며 다시 말했다.
“자만하면 안 됩니다. 저희 상단도 자만하다가 당한 게 몇 번입니다. 그러니 가벼이 여기지 마시고, 우선 이곳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강하게 권하는 성공영. 그의 우려에 다시금 짐을 쌌다. 한 달이 넘는 강행군에 모두 피로했지만, 어떻게든 힘을 내서 움직였다.
하지만 느릿느릿.
그동안 쌓인 피로에, 쉬었다가 다시 걷는 건 쉽지 않았다. 특히나 훈련이 안 된 상인과 어린 말몰이꾼은 피로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 힘들다고 몇 번이나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 순간.
누군가 소리쳤다. 눈이 좋은 누군가가 우리가 지나온 길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저, 저들은??”
발 구름 소리가 들린다. 꽤 많은 자가 움직이는 먼지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걸 보자 대번에 소리쳤다.
“적이다!”
“뭣들 하느냐!!”
“어서 말에 올라!!”
“풍류대! 준비하라!!!”
먼지가 걷히자 상황은 일목요연하게 보였다. 그들은 누런 띠를 두른 도적. 황건적의 표시가 분명한 갑주와 무기를 갖춘 자들이 거친 함성을 질렀다.
그것에 성의를 비롯한 화웅은 소리쳤다.
“두려워 마라! 훈련한 대로 움직이면 된다.”
“적 숫자가 많지 않다. 충분히 승산이 있어.”
두려워하지 않았다. 한 번의 돌격이면 섬멸될 농민병. 죽창과 하찮은 무기를 들었으니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풍류대의 얼굴에 자신감이 비쳤다. 그리고 화웅은 성공영을 바라본 후 말했다.
“대행수! 그대의 상황 판단은 적절하오. 나와 함께 달려봅시다.”
그 말에 성공영이 피식 웃었다. 화웅은 지금 성공영도 무재武才가 있음을 알아본 말이었다.
성공영 그것에 끄덕이며 답했다.
“하하하. 나도 서량 사내요. 훈련 교관이 원하시니 보여드리지요.”
“역시!”
화웅이 끄덕였고, 성공영이 칼을 뽑았다. 마상에 오른 두 사람이 뛰쳐나가고 8백의 풍류대가 함께했다.
두구구구. 두구구구구.
지축을 흔드는 소리. 8백 풍류대의 힘찬 발걸음.
저들의 돌진으로 황건적은 분쇄되리라. 그리고 남은 2백 풍류대가 본진을 지키니 안심하고 지켜보면 되었다.
두구구구구. 두구구구구.
먼지구름이 일었다. 꽤 먼거리였지만, 충분히 보였다.
화웅이 미첨도를 휘두르고 성공영이 바로 옆에서 검을 휘둘러 선두 열을 분쇄.
쾅! 우르르 무너진다. 그걸 넘어 화웅이 파고 들고 성공영이 길을 넓혔다.
승전.
압도적인 승전.
먼 거리지만, 화웅의 목소리가 메아리치듯 울리기도 했다.
“돌파! 돌파하라!! 한 놈도 살려주지 마!”
피의 향연. 학살.
붉은 꽃밭이 만들어지고 그 안으로 풍류대가 파고들고,
그 모습에 신이 났다. 본진에 남은 자들이 환호했다.
-와아아아!!! 이겼다.
-와아아아!!! 훈련 교관이 최고다!
-대행수도 만만치 않다고!
부하들의 환호. 그것에 끄덕였다. 그러자 얼굴이 상기된 성의가 놀란 눈으로 말했다.
“주군, 대행수의 무예가 상당합니다. 그냥 상인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감탄.
성의는 성공영을 칭찬했고, 그걸 알아본 화웅을 인정했다. 자기보다 한수 앞서고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상황이 바뀌었다. 그것도 화웅과 성공영이 아닌 우리에게.
우리가 머무는 곳 뒤편으로 울리는 함성.
“적이다! 적이 후방에 나타났어!”
“어서! 막아야 해!”
또 다른 먼지구름. 화웅이 빠진 틈을 노린 기습. 교묘했다. 앞에서 치고 뒤에서 기습하고 어쩌면 화웅을 끌어들인 건 미끼였고, 실제 공격은 이것일지도 몰랐다.
웅성웅성.
저들을 막아야 할 성의가 잠시 표정을 굳혔다가 떴다. 하지만 남은 풍류대를 진정시키며 각오를 다졌다.
적병의 숫자는 4백.
남은 풍류대가 2백.
거기다가 기병에 대한 방비를 갖췄는지 만만치 않은 무구로 덤벼들고 있었다. 하지만 성의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남은 풍류대를 진정시켰고 각오는 이미 다졌다.
“이긴다. 아군이 이길 것이다. 화웅이 이긴 것처럼 아군도 마찬가지야. 따르라. 기마병의 위력을 보여주자.”
거친 고함과 돌진.
선두의 성의가 달리고 2백 풍류대가 그를 따랐다.
앞뒤에서 벌어진 전쟁.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나는 저들이 작정하고 덤벼들었음을 알았다.
진양에서 이곳까지 은밀히 따르고 노린 기습.
3천 군마를 빼앗으려고.
모두가 떠나버린 본진에 남은 건 고작 30명의 말몰이꾼과 몇몇 상인이 전부.
그들과 또 다른 사태를 대비했다. 어린 나지만, 나도 훈련을 거친 사람.
서량 사내라면 꼬맹이라도 검을 뽑고 싸울 준비를 해야지.
나는 어린 말몰이꾼부터 다독였다. 부르르 떨고 있는 아이에게 용기를 주고 상인에게 검을 뽑고 대비하라고 일렀다.
하지만 쉬운 건 아니다. 특히 상인들은 싸워본 경험이 없는지 검조차 제대로 붙잡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군이 이기고 있으니 두려움은 없었다.
잘 되겠지.
앞뒤에서 잘 막아내고 있으니 본진이 뚫릴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어린 말몰이꾼 몇몇이 비명을 지르고 상인들은 잡은 검을 떨어뜨렸다.
“아앗!!! 저건 뭡니까?!”
“저기요?! 절벽에 매달린 자들이 내려옵니다.”
“벌써 한 명이 바닥에 내려 앉았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보고도 믿지 못했다. 놈들은 치밀하게 준비했다. 화웅의 도발과 성의를 유인. 그리고 마지막 절벽을 타고 내려오는 50명의 도적은 허접하지 않다. 정예한 몸놀림으로 줄을 탔으며 절벽에서 아래까지 민첩한 움직임을 보였다.
나는 그걸 보자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놈들이 노림수. 3천 군마? 아니다. 저 작은 숫자로 3천 군마가 아니라 몇백도 빼앗지 못한다. 또한 앞뒤로 화웅과 성의가 있지 않던가? 그렇다면 저들이 노린 건?!
“소가주님 피하셔야 합니다!”
“저들이 노린 건 소가주 본인입니다.”
소리치는 상인의 비명. 그것과 오들오들 떨고 있는 어린 말몰이꾼은 어쩔 줄 몰라했다.
적병은 50명.
말몰이꾼은 30명. 상인들은 이곳저곳으로 숨어드니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었다.
나는 그걸 보고 피할 수 없음을 절감했다.
피한다니? 어디로 어디로 간단 말인가?
창을 움켜잡았다. 그리고 군마에 올라타고 소리쳤다.
“싸워야 한다. 화웅과 성의가 올 때까지 버텨야 해!”
그 말에 어린 말몰이꾼이 나를 돌아보았다. 저마다 겁은 먹었지만, 훈련받은 게 있어 나를 보았다.
“말에 올라라! 너희도 창을 잡을 줄 알지 않냐.
화웅에게 훈련받은 우리는 기마병이다.”
그 말에 몇몇 말몰이꾼이 군마에 올랐다. 하지만 30명 중 다섯만이 따라온다. 나머지는 겁에 질려 부르르.
나는 그것을 보고 침음을 흘렸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절벽을 타고 내리는 적병의 숫자가 점점 많아지고 이곳에서 지체한다면 답이 없었다.
“따르라! 적병이 많아지기 전에 죽인다.”
고삐를 내리쳤다.
나를 따라 4명의 말몰이꾼이 함께. 절벽을 타고 내린 적병은 단 3병. 나머진 절벽에 매달려 줄을 잡고 있었다.
힘껏 잡아챈 고삐.
군마는 빠르게 달린다. 그리고 창을 앞으로 내밀어 이제 막 절벽에서 내려 앉은 자를 노렸다.
두구구구구. 두구구구구.
돌진.
마초에게 배웠던 대로.
방덕에게 꾸중 들었던 그것.
훈련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창끝이 도적의 가슴팍을 꿰뚫었다.
퍽!
창날이 파고들고 창대까지 깊이 박혔다. 대신에 도적은 절명. 하지만 창이 뽑히지 않는다. 잡아 뽑으려고 힘을 쓰지만 뽑히지 않았다.
다른 말로 위기. 내가 멈춰서자 나머지 2명의 도적이 좌우에서 달려들고 이들은 나를 말에서 끌어내리기 위해서 애를 썼다.
하지만 그걸 당할 순 없겠지. 이대로 끌려갈 순 없겠지.
나는 창대를 놓아버리고 고삐를 내리쳤다. 애마인 흑랑은 내 의지에 뒷걸음을 쳤다. 그리고 첫 번째 도적이 손을 뻗기 전해 벗어났다. 그리고 뒤이어 달려온 말몰이꾼의 공격.
도적은 슬쩍 몸을 피했다.
어설픈 공격은 피해내고 검을 내리친다. 그러자 들리는 비명.
“크악!”
어린 말몰이꾼의 죽음에 또 다른 몰이꾼이 달려들고 그자의 몸에 창날을 박아넣었다.
푹! 푹! 푸부부북!
분노.
3개나 되는 창날을 미친 듯 쑤셔넣고 죽였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
절벽에서 내려온 도적이 많아진다. 하나, 둘, 셋, 다섯, 기하급수로 늘었다. 이제부터는 그냥 싸움이 아니었다. 말을 타고 빙글빙글 돌아가며 창날을 휘둘러야 할 싸움.
나는 바닥에 떨어진 창대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걸 휘두르며 적병을 하나씩 죽여나갔다.
-서걱!
“큭!”
-서걱!
“으악!”
“잡아! 저놈이 소가주다!”
“저놈만 잡으면 끝난 싸움이야.”
인질, 유괴, 몸값 협상,
치졸한 단어들이 지나쳤다.
하지만 쉽게 몸을 내줄 수는 없는 법.
나도 서량 사내이고 충분한 훈련을 거쳤다.
올 테면 와보라!
싸웠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였다. 그럼에도 적병은 많았다. 어느새 이곳에 가득한 자들은 도적이요. 나를 돕는 자는 단 2명의 말몰이꾼.
어린 두 아이가 용케 살아남아 날 돕고 있었다. 나는 그들과 함께 궁지에 갇혔다.
사방에서 조여오는 포위와 위기에 처했다.
“용기를 가져! 우리는 포기하지 않아.”
그 말에 처음으로 날 돕던 말몰이꾼이 말했다.
“장횡은 도망치지 않습니다. 저만 믿으십시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장횡처럼 정은도 도망치지 않습니다.”
고마웠다. 눈물이 날 정도였다. 나는 이 두 사람과 함께 창을 움켜잡았다.
하지만 시시각각 조여오는 포위는 만만치 않았다.
어느새 30명. 우리가 해결한 10명을 넘어선 숫자. 상황은 절망적이고 빠져나갈 길이 없었다.
하지만 길이 없다고 포기할 순 없겠지.
나는 도움을 구했다. 저 멀리 겁을 집어먹은 말몰이꾼에게 소리쳤다.
“도와라! 날 도와라!! 어서 이곳으로 달려와!!!”
그 말에 한 명, 두 명, 말에 올라선다. 나와 장횡, 정은의 선전을 보았는지 저들도 용기를 가졌다. 그리고 내 외침과 함께 장횡, 정은도 소리치자 더 많은 자가 말에 올랐다.
10명,
아니, 20명.
아니, 나머지 모두.
말에 올랐다. 거기다가 상인들도 검을 붙잡고 달려든다. 나 하나를 살리자고 용기를 가졌다.
고마웠다.
어린 말몰이꾼, 금성 상단의 상인들.
저들에게 고마웠다. 나는 꿋꿋이 서서 저들의 도움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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