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31
31화. 고난과 성장은 함께한다.
시작합니다.
흙먼지가 풀풀 날리고. 끊임없는 기합과 함성. 또한, 땀을 삐질삐질 흘려대는 두 명의 사내와 혼절하여 쓰러진 한 명의 장정이 보였다.
그 순간 우렁찬 여포의 탄성이 터졌다.
“오호! 성의 잘하는데. 위속을 이 정도로 몰아붙이다니 대단해.”
여포는 재밌다는 듯, 양손을 연신 부딪치며 웃었다. 그리고 깊은숨을 헉헉거리는 위속을 말리며 말했다.
“그만하지. 내가 보기에 이미 졌는데.”
“형님, 아직 더 할 수 있습니다.”
“아니야. 그만 승복해. 그렇게 지쳐서 어떻게 한다고.”
“형님!”
“억울해도 할 수 없어. 지금 안 멈추면 송헌과 똑같은 꼴을 당하게 될 테야.”
여포는 그 말과 동시에 송헌을 가리켰다.
바닥에 널브러진 송헌.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든 채 망신스럽게 기절해 있었다.
위속은 그걸 바라보고 꼭 이기고 싶다는 얼굴을 했다.
그 표정에 성의는 얼마든지 덤벼보라고 창대를 움켜잡았다.
여포는 두 사람 사이에서 손뼉을 두들기며 말했다.
“그만! 되었어. 친목 대련이 아닌가. 부족하다고 느꼈다면 훈련에 열중해야지. 그리고 성의, 놀라워! 삐쩍 말라 허술한 줄만 알았더니 송헌과 위속을 연달아 상대하다니 대단해. 내일은 후성과 붙어본다고?”
그 말에 성의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벅차오른 숨결을 조절하느라 잠시 숨을 삼켰다가 대답했다.
“후우-. 그럴 생각입니다. 생각 같아서는 오늘 전부 상대하고 싶지만, 떨어진 체력도 그렇고. 아무튼 오늘은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런가? 아무튼 오늘 놀라웠어. 내 부하들을 때려눕히고 자신만만하게 웃다니.”
“나름 손에 사정을 두었다고 여겼는데, 실수한 것 같습니다.”
“허어- 사정을 둔 게 저 정도라면 제대로 했다면 아주 박살이 나겠어.”
“죄송합니다.”
“아니야. 능력이 부족하면, 두들겨 맞고 기절도 하고 그런 거지.”
여포는 그 말과 동시에 후성을 바라봤다.
“후성, 각오는 되었겠지? 내일 너를 때려눕힌다는데 어쩔 생각이야?”
“성의의 싸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진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본다고 다 이길 수가 있나?”
“이깁니다. 제가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행이고. 이번에도 진다면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그럴 일 없을 겁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이길 겁니다.”
“모든 수단을?”
“병주에 이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죽기 전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 말처럼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래? 그럼 한 번 해봐. 나는 지켜만 볼 테니깐.”
여포는 히쭉이며 답했고, 그 얼굴을 본 후성은 굳은 표정으로 예의를 갖췄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성의를 노려봤다.
그리고 터지는 함성.
대련장에 모여든 병사들의 환호.
-와아아아. 대단하다. 내일은 후성 군관과 대련이야.
-서량 무인도 상당한데. 비쩍 마른 것 치고는 잘했어.
-지켜봐야지. 내일은 분명 후성 군관이 이길 거라고.
웅성웅성. 병사들의 목소리. 흥미로운 대련을 본 저들이 즐거워했다. 다른 말로 여포의 부하들은 쓴 물을 삼킨 것처럼 표정을 굳혔다.
군관의 자존심을 구겼다.
병졸에게 보여줘선 안 되는 실수.
여포는 아무것도 아닌 척 넘어갔지만, 병졸을 상대해야 할 군관들은 그게 아니었다.
강자존이 우선인 병주.
강한 사람이 존중받는 병주에서 약한 모습은 있을 수 없었다. 그것도 외지인이자 상단인 아무것도 아닌 자에게.
후성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고, 위속은 그를 찾아가 조용히 속닥거렸다. 하지만 그것을 바라본 성의는 아무렇지 않았다. 올 테면 와보란 표정.
대련이 끝난 후, 여포는 성의를 붙잡고 말했다.
“오늘도 한잔해야지.”
“한잔이요?”
“송헌을 두들겨 패놓고 그냥 가려고?”
“그게 아니라. 어제도 너무 마셔서…”
“어제 술은 어제인 거고, 오늘 술은 오늘이지. 그리고 내 부하들을 망신시켜놓고 그냥 가면, 화낼 테야. 저들을 보라고 다들 화가 났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저기, 네 작은 주인도 오는구먼. 저, 기쁜 얼굴을 보라고. 자네도 이겼지. 오늘 마시장에서 큰 이익도 보았지.”
“이익이요?”
“내가 마시장에 입김을 넣었지. 아마도 몇 배에 달한 성과를 거뒀을걸. 그러니 오늘 술은 마가장에서 사야지. 안 그래?”
“그렇다면 술자리를 가져야지요.”
성의가 허락했다. 여포가 약속을 지켰으니 성의도 술자리를 허락해야 옳았다.
성의는 끄덕였고, 여포는 허락을 받자마자 송헌부터 깨웠다. 연무장 한편에서 꼬사납게 쳐자고 있는 송헌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퍽!
“일어나! 언제까지 자고 있을 테야.”
여포의 발길질에 송헌이 깨어났다. 그리고 여포에게 뒤덜미를 붙잡혀 술자리로 옮겨갔다.
웅성웅성. 모여앉은 술자리.
작은 술집에 많은 사람이 앉았다. 병주의 이름난 술집인지 술은 맛났고, 사람들은 기분 좋게 취했다.
여포는 송헌과 위속에게 바보처럼 졌다고 놀렸고, 위속은 그 놀림에 성의를 노려봤다. 씻을 수 없는 치욕에 화가 났다는 표정. 거기다가 후성에게 다가가 뭔가를 속닥이니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술자리는 화기애애.
여포 휘하에 고순, 성렴, 위월 순으로 무예에 뛰어난 자들이 있었고, 후성을 비롯해 위속, 송헌은 그 아래의 실력자. 성의도 그걸 알기에 후성을 넘어서고 위월에게 도전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그 계획을 마가장 식구와 논의하니 화웅이 적극 나섰다.
물과 기름처럼 친해지지 않던 화웅과 성의는 서로를 돕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에 흐뭇하게 웃었다.
역시 외부에 적이 있으니 안으로 뭉친다.
왁자지껄. 술이 들어간다.
역시나 오늘도 만취. 많은 사람이 술자리에서 뻗어가기 시작했다.
여포는 성렴, 위월과 마시다가 화웅을 불러 대작했고, 그때쯤 되니 여포도 크게 취해 몇 번이나 술잔을 떨어뜨리며 무예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초나라의 무예서.
초 패왕의 무예일지도 모르는 이야기.
“흉노의 한 부족을 말살하고 찾아낸 게 그것이지. 그저 잡스러운 무예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어. 흡자결, 이화접목 같은 무예가 그것이지.”
저번 대련 때 여포가 보여준 무예.
창칼이 부딪친 상태에서 밀리지 않는 비기. 마치 자석처럼 붙어 움직이지 않던 기술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그걸 말하며 화웅을 바라보았다.
“어때 배우고 싶지? 배우려면 부탁해 보게.”
여포의 취한 목소리. 화웅은 대번에 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저번의 약속을 꺼내놓으니 여포는 호탕하게 웃어버렸다.
“그랬지. 그랬어. 내가 약속했었군. 그걸 까먹을 뻔했어. 나랑 칼을 맞대고 버틴 사람은 자네가 처음이고, 이 정도 무예를 배울 재능도 자네가 처음이야. 약속했으니 알려줘야지. 그런데 한 달은 걸릴 텐데, 시간은 있나?”
그 말에 화웅은 나를 보았다.
나는 성공영과 차를 마시다가 저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대번에 허락해줬다.
내가 끄덕이자 여포는 어린 내가 눈치가 빨라서 좋다며 웃었다. 그리고 술동이를 더 가져와 화웅과 마셨다.
정말 징하게 마셨다.
술 냄새가 펄펄.
이곳에 모인 사람은 다들 고주망태가 되어간다.
유일하게 두 발로 걷는 사람은 나와 성공영이 전부. 여포까지 대취해 기분 좋은 미소를 흘린다.
그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술과 호탕한 웃음으로 마음을 적셨다.
*
눈을 뜨니 다시금 여포의 저택.
나는 널브러진 성의를 깨웠다. 혹시, 또다시 들어올? 여포의 부인이 부담스러워 일찍 깨우고자 했다.
“일어나! 이기지도 못할 술을 마시고.”
그 말에 성의가 부어버린 눈으로 어렵게 떴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죄, 죄송합니다. 여포의 부하들이 일부로 술을 준 것도 같고… 아마도 오늘 대련을… 이겨보는 수작인지….으, 우욱!”
성의는 대번에 입을 틀어막았다.
토사가 나올 것 같았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시원하게 뱉어낸다. 그리고 이 집 하인이 건네준 물그릇을 들이키고는 정신을 조금 차렸다.
“송구합니다. 못난 꼴을 보였습니다. 어제 송헌과 위속이 술 대작을 원하더군요. 자기들을 이겨서 기분이 좋더냐고? 그게 아니면 술을 마시며 풀자고 말이지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마셨습니다.”
“그랬나? 어째서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고 있나 했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어?”
“미운털이 박힐 필요는 없으니깐 말입니다.”
성의가 술을 마신 이유를 알았다. 나만큼이나 성의도 노력하고 있었다.
아무튼, 안 주인 엄씨가 오기 전에 의관을 갖췄다. 그 과정 중 성의가 몇 번이나 비틀거려 붙잡아줘야 했다.
그때, 방 밖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이보게 성의! 얼른 나오게. 후성과 대련을 시작해야지.”
재촉하는 목소리는 위속이었다. 거기다가 이어진 목소리에 여포도 있었다.
위속과 여포의 대화.
방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
“이른 시간에 대련한다고 날 불렀나?”
“형님, 대련하는데 아침이면 어떻고, 또 오후면 어떻습니까? 어서 승부를 내야지요. 저는 후성과 대결이 궁금해 한숨도 못 잤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웅성웅성. 방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방안을 돌아보니 이곳에 잠든 사람은 마가장뿐. 어제 술자리 이후에 방안을 차지한 사람은 우리뿐이다. 분명 3일 전에는 여포의 부하와 뒤엉켜 자고 있었는데, 오늘은 아니었다.
그렇게 위속의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앞장서 나서는 성의는 몇 번이나 비틀거리고
숙취.
머릿골을 흔드는 두통.
성의는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다.
“끙.”
그런 성의와 다르게 위속은 웃었다.
“어서 시작해야지. 서두르라고.”
그 후 끌려가듯 떠밀렸다.
어제와 똑같은 훈련장.
병사들이 모여든 이곳에 후성이 서 있고, 성의가 그 앞으로 향했다.
후성이 말했다.
“어제 송헌을 기절시키고 좋았겠지.”
농담처럼 던진 후성의 말. 그 말에 대꾸해야 할 성의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 특히나 몸이 앞뒤로 흔들리는 게, 서 있는 것 자체가 용했다. 그러나 할 말은 해야 했기에 어금니를 꽉 깨물고 답했다.
“비겁하다고 생각지 않나?”
“비겁? 그게 뭔데? 네놈 목소리가 모기처럼 작아서 들리지 않아?”
그 말과 동시에 움직였다. 후성은 빠르게 움직여 창대로 후려쳤다.
퍽!
대번에 맞았다. 성의는 반응할 수도 없었다.
“큭!”
“부족해 더 맞아야 해.”
그 이후에 흔들리는 인형처럼 맞았다. 맞다가 보니 몇 번이나 신음을 뱉는다.
그리고 다시금 대도를 움켜잡으니
후성이 둘로 보였다가 다시금 하나가 되고,
땅을 꺼졌다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이니,
입에서 나오는 건 신음이요. 도저히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토사물.
“욱! 우웨웩!!”
입에선 걸쭉한 국물이 흐르고, 침인지? 게워낸 물인지? 알 수 없는 국물이 입 밖으로 흘러나와 옷을 더럽혔다.
“잠, 잠시.. 만. 잠깐. 만!”
손을 들어 사정하였다. 하지만 상대는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기뻐 보이는 눈빛으로 후려친다.
퍽!
“웩!”
입안 가득 이물질이 토해져 나왔다. 맞은 곳이 배이다 보니 호흡도 거칠었다.
그 모습에 후성은 웃었다. 힘차게 토악질해대는 성의를 보곤 크게 웃었다.
“병주에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비겁하게.”
“비겁은 무슨! 서량 촌것이 어디서 힘자랑이야.”
“…..”
성의는 힘겨워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났기 때문인가? 아니면 토사물을 뱉어냈기 때문인가?
성의의 얼굴에 정기가 돌아왔다. 숨결도 한결 편해지고 손에 잡은 대도에 힘이 붙는다.
후성도 그걸 알아보고 아쉬워했다. 이제는 정말 대련이 시작될 차례. 지금껏 선공으로 장난질을 놓았다면 이제부터 진짜 대련이다.
탕! 타다당! 탕! 타땅!
진짜 대련이 이뤄졌다. 밀고 밀리고 창대로 후려치면 대도로 반격하고, 성의의 옷은 토사물로 더럽지만, 그것에 개의치 않고 싸웠다.
그리고 그걸 막아야 할 후성은 처음으로 표정을 달리했다.
진짜 싸움.
막상막하의 대결.
창날이 움직이고 대도가 후려친다.
여포는 그 모습에 끄덕이며 말했다. 작은 목소리지만 똑똑히 들렸다.
“치졸한 짓이 필요했을까? 처음부터 저리했어야 옳았다. 쯧쯧쯧.”
혀를 찼다. 후성을 보고 이맛살을 좁혔다가 폈으며, 성의의 투지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위속을 바라보고 조용히 부른다.
꾸중.
분명 꾸중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목소리였기에 들리지는 않았다.
대련장은 함성으로 가득.
마가장 식구는 성의를 응원했고 그걸 바라보던 병졸들도 비슷했다. 지금 사건이 어째서 벌어진 것인지 알았고, 후성에 대해서는 불만스러운 얼굴을 했다.
다만 여포가 그 중심에 있었으니 다른 말이 나오지 않았을 뿐.
대련은 치열.
초반 치졸함은 사라졌고 진짜 대련이 지금.
두 사람은 자존심을 걸고 싸웠고, 승부는 났다.
실력 차는 분명히 있었다.
성의가 투지를 보였지만, 후성의 무예가 더 뛰어났다.
하지만 후성도 정상이 아니다. 퍼렇게 멍든 얼굴. 입은 의복은 찢어지고,
대신에 바닥에 주저앉은 건 성의. 혼신의 힘을 다하고 거친 숨을 몰아쉰다.
헉헉헉. 헉헉헉.
그 모습에 여포가 인정해줬다. 잘했다고 끄덕여줬다. 그리고 병사들을 해산시키고 후성을 불러 크게 꾸중을 내렸다.
그 과정 중
우리는 성의를 살폈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성의를 붙잡고 일으켰다.
성의는 일어나다가 다시금 주저앉으며 답했다.
“송구하게 되었습니다. 이길 줄 알았는데 후성의 실력도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그 말에 고개를 흔들었다. 최선을 다하는 걸 보았는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저 잘했다고, 졌지만, 진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성의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성공영이 여포에게 향했다. 한참 후성과 이야기 중인 여포에게 다가가 말했다.
그러자
“무슨 용무인가? 대련은 끝났고 돌아가라.”
그 말에도 성공영도 지지 않았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어제는 술을 먹이더니? 오늘은 이런 짓을 저지릅니까? 이건 공평하지 않습니다.”
“공평? 그런 게 있기는 하던가? 그대는 뭔가 잘못 알고 있어.”
“잘못 알다니요.”
“후성도 술을 마셨다. 그건 성의도 보았지.”
“그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니긴. 내가 이야기 하나 해줄까? 병주에는 굶주린 늑대가 많아. 그 늑대가 어떻게 사냥하는 줄 아나?
약한 상대를 만나면 한 번에 잡아먹지. 그 이상의 상대는 어떻게 사냥할까? 배가 고픈데, 어떻게 해야 잡아먹을 수 있을까??”
“그게 무슨.”
“기회를 노려야지. 상대가 약해질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게 병주의 늑대다. 그리고 우리의 방식이기도 해. 우리 병주에선 죽을 때까지 진 게 아니야.”
고순이 했던 말. 그 말을 여포도 했다. 그리고 그걸 내뱉는 목소리에 살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후성을 향해 대번에 고함을 질렀다. 그 말에 여포의 꾸짖음이 무언지 알게 되었다.
“부끄럽다. 굳이 치졸한 짓거리가 필요했던가?! 후성 너 정도면 압도적으로 이겼어야 옳았다.”
여포의 분노. 압도적으로 이기지 못한 것에 화가 난 것이다.
공평하지 않은 것에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압도적으로 이기지 못한 것에 분노한 것이다.
그 꾸중은 후성을 시작으로 위속, 송헌으로 이어지고
여포는 이들을 붙잡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그리고 훈련장에 남은 건 마가장 뿐.
성공영은 공평하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트렸고,
성의는 진 것에 책임을 느꼈다. 그리고 화웅까지 다가와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여포의 말이 모두 틀린 건 아닙니다. 이기려면 압도적으로 이겨야지요. 그만한 힘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포에게 배울 겁니다. 더럽고 치졸해도 여포에게 얻어야 할 건 꼭 얻어갈 겁니다. 그것이 세상에 지지 않는 방법입니다.”
화웅은 그 말을 끝으로 성의에게 말했다.
“자네도 내가 가르쳐준 무예를 터득해야 해. 그것이 후성을 이기는 방법이야.”
의기를 다졌다.
배울 건 배우고, 깨달아야 할 건 깨달았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그 한 달 동안 많은 걸 배우고 깨우쳤다. 우선 마가장에 변화가 생겼다. 몇 개의 세력으로 나눠었던 마가장이 하나로 봉합되었다.
예를 들어 ‘성의와 원조 풍류대’ ‘화웅에게 배운 풍류대’ ‘금성 상단’ 이렇게 셋으로 나눤던 세력이 하나가 되었다. 외부의 적을 만나 아군은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한 달의 수련으로
화웅은 여포에게 무예를(흡자결) 전수받았고 성의도 후성과 대련으로 성과를 보였다.
초반 대련은 막상막하.
시간이 지날수록 성의가 이겨가는 횟수가 늘었다. 화웅에게 지도받고 실력이 크게 늘었다.
다른 말로 시련이 있어야 성장한다. 분명 그랬다. 거기다가 성공영의 노력으로 상관을 만들고,
앞으로 쭉 서량, 장안, 진양을 오가는 상행 거점을 가졌다.
그 모든 걸 끝내고 진양을 떠나기로 했다.
우리를 배웅한 것은 고순이 유일.
고순은 우리가 떠나감에 아쉬움을 보였다. 그와 한 번 웃고, 한 번은 얼굴을 붉혔지만, 여포의 부하와 다르게 진짜 감정을 드러냈다. 역시 사람은 오래 보아야 안다. 첫인상과 다르게 고순은 조금 달랐다.
고순은 성의를 붙잡고 말하고 있었다.
“성의 동생 미안하네. 그래도 이곳에서 많이 배웠지? 내가 가르치고 싶은 게 그거였어.”
“형님, 아쉽습니다. 그러지 말고 저희랑 가시지요.”
“자네들과?”
“가시지요.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내 사정을 알지 않나. 나는 군영에 있어야 할 사람이야.”
“형님.”
“잘들 가시게. 나중에 농서에서 만나세.”
고순의 배웅을 받았다.
성의는 손을 흔들었고 고순이 화답했다.
병주를 떠나 하북으로.
이제 화타를 찾고, 거록에서 군마를 팔아야겠지.
3천 필의 군마가 마가장과 함께하고
1천 명의 풍류대가 군마를 지키며 나아갔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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