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16
116화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마허윤! 눈에 화살!”
“알았다고!”
빛나는 화살이 보스의 눈에 정확히 박혀 들어갔다. 뒤이어 보스가 괴로워하듯 몸부림쳤다. 그러다, 쿵! 바닥에 쓰러지며 주변에 아이템이 흩뿌려졌다.
“끝!”
윤시아가 펄쩍이며 아이템을 향해 달려갔고, 그 뒤를 강희민이 쫄래쫄래 따라갔다. 흩뿌려진 아이템을 구경하던 윤시아가 물었다.
“한지언 헌터는 이번에도 아이템 안 가져가실 거죠?”
“네. 알아서 상의해서 고르세요. 싸우진 마시고요.”
“네! 신서하 헌터! 감정 들어가죠!”
“감정은 아니라니까.”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아이템을 구경했다. 그 모습을 뒤로하고 나는 근처에 떨어진 마석을 주웠다.
‘S급 마석은… 없네.’
어떻게 그동안 주운 S급 마석이 단 두 개밖에 없는 거지? S급 던전을 얼마나 돌았는데.
콰득. 나는 A급 마석을 하나 부쉈다. 기력이 회복되는 감각에 숨이 절로 내쉬어졌다. 이후 마저 주변을 탐색하려던 찰나, 윤시아의 외침이 귀를 강타했다.
“네? 신서하 헌터가 망치를 가져가요?!”
윤시아의 말에 고개를 돌리자, 사람의 얼굴만 한 망치가 신서하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난 또 뭐라고.
나는 의아해하는 윤시아에게 다가가 말했다.
“모르셨습니까? 신서하 헌터의 주 무기는 망치예요.”
“예? 완드 아니었어요? 개방 무기잖아요.”
“완드론 공격하기 까다롭잖아요.”
“근데 지금껏 신서하 헌터가 망치를 휘두른 적이 없는데?”
“그거야 신서하 헌터의 주 능력은 보조니까요. 망치는 공격할 때의 주 무기예요.”
“진짜요?”
신서하가 멋쩍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상이 안 가네요. 신서하 헌터가 워낙 조용한 스타일이라, 틀림없이 공격도 원거리 마법 같은 건 줄 알았는데!”
…신서하가 무기를 휘두르는 꼴을 보면 놀라 자빠지겠네.
뭐, 그건 차차 알게 될 사실이니 일단 뒤로하고.
“다 정하셨으면 슬슬 나가죠.”
사람들이 일제히 동의하듯 대답하거나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게이트로 나가려던 찰나, 윤시아가 신서하에게 물었다.
“어차피 다음 던전까지 두 시간 텀 있는데, 서해나 구경할래요?”
“그래, 좋아.”
그 말에 유주한이 말을 얹었다.
“저도 같이 다녀도 돼요? 어차피 두 시간 동안 폰이나 할 것 같은데.”
“엇, 그럼 저도……!”
강희민도 끼어들었다. 마허윤과 박주완은 말은 없지만 아마 저들과 같이 다닐 듯 보였다.
“그럼 다 같이 다니죠! 한지언 헌터도예요!”
“…저도예요?”
윤시아가 다 모이는데 혼자 뺄 것이냐는 듯한 눈길을 보냈다.
‘…쉬려고 했는데.’
나는 안 보이게 한숨을 내쉬며 게이트 밖으로 빠져나왔다.
잠시 빛이 일렁이다가 사라지며, 본래 세상으로 돌아왔다. S급 던전이라 앞에 협회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다. 협회 사람에게 던전에 대해 보고하던 중, 익숙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김서영 선배?”
“응? 아. 지언이구나!”
익숙한 정장 차림이 아닌 원피스 차림의, 머리를 풀어 한껏 꾸민 김서영 선배가 반가운 듯 내 쪽으로 달려왔다. 일하는 것 같진 않은 차림새에 나는 질문을 던졌다.
“놀러 오셨어요?”
“휴가 왔지.”
“그렇구나.”
“너는 던전 공략? 요즘 던전이 많아진 것 같던데 힘들겠네.”
“안 그래도 오늘 꽤 돌았어요.”
“그래? 응? 유주한 헌터도 있네? 그럼 별로 못 돌지 않아?”
“주한이는 이번이 두 번째예요. 이제 두 번 남았네요.”
“아무리 보호를 위해서라지만 법도 참 매정하지. 유주한 헌터를 거의 저격하듯이 법을 개정한 거잖아.”
“그래도 원래는 세 번이었는데 네 번으로 변경됐잖아요.”
“그나마 S급이니까.”
그러던 와중, 김서영 선배의 표정이 겍 하며 구겨졌다. 선배가 재빨리 시선을 다시 내게 고정하며 속삭였다.
“마허윤 진짜 있네.”
“마허윤이요? 그야 진짜 있죠. 제 팀원이니까.”
“근데 있잖아. 쟤 분명 너 버리고 가지 않았어? 그러곤 휴학하고 군대 갔잖아. 근데 팀원으로 받은 거야?”
참고로 말하는데, 내가 소문낸 거 아니다. 근처에서 도망가던 사람 중 한 명이 그 광경을 목격하고 소문을 냈더라.
“그랬는데, 화해했어요. 쟤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닐 테니까요.”
“…그렇긴 하다만, 너도 대단하다. 한 대는 때렸지?”
“아뇨.”
“와, 진짜 부처가 여기 있네……. 아, 희민이도 있었지.”
강희민과 눈이 마주쳤는지 김서영 선배가 손을 살랑 흔들었다. 그 모습에 나는 거의 감탄하며 물었다.
“혹시 학교 다닐 때 학교에 모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긴 했어요?”
“어지간해선 다 얼굴 텄지.”
“그걸 아직까지 다 외우고 계시고요?”
“예의상? 근데 희민이랑은 나름 친했어. 애가 착하다 보니까.”
“그렇―”
갑자기 주위가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리기도 전, 재빠르게 다가온 유주한이 외쳤다.
“형! 해변으로 몬스터가 올라와요!”
“뭐?”
그 말에 곧장 고개를 돌리자 정말 해변가로 몬스터가 줄줄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김서영 선배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곧장 문양 개방을 하고 해변으로 뛰어갔다. 유주한이 놀라 말했다.
“뭐야. 김서영 헌터였어요?!”
“어. 몰랐어?”
“아니, 전 갑옷만 기억하고 있었죠…….”
“우리도 빨리 가자.”
“앗. 네!”
나는 곧장 몬스터를 향해 달려갔다.
바다로 올라오는 몬스터.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그간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었다. 이건, 탑의 영향으로 생긴 일이 분명하단 걸.
쾅! 몬스터를 공격하자 바다에 거센 파도가 요동쳤다.
“신서하 헌터! 저희를 보조하지 말고 일반인 보호에 신경 써 주세요!”
“네, 네!”
곧이어 가까이 있던 일반인들의 앞으로 노란 배리어가 생겨났다.
근처에 있던 협회 사람들이 목이 터져라 구경하지 말고 멀리 떨어지라 외쳤지만 사람들은 모래사장에서 돌바닥으로 올라갔을 뿐, 평소 쉽게 겪지 못하는 상황에 신기해하고 있었다. 아마 헌터들이 있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저러는 모양이었지만, 몬스터 한 마리가 폴짝 뛰면 사망자가 튀어나올 거리였다.
일반인들이 현장에서 멀리 떨어지도록 몬스터를 일부러 그들에게 유도하거나 실수인 척 능력을 써서 위협하고도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그야 몬스터를 사람들 쪽으로 유도하면 제대로 처리 못 했다고 욕먹고, 실수인 척 능력을 가까운 곳에다 쓰면 능력 조절을 못 했다고 욕먹을 테니까. 결론적으로, 그냥 보호하고 싸워야 했다.
김서영 선배가 옆에서 산발된 머리를 넘기며 말했다.
“…약속 취소해야겠네.”
“휴가 아니셨어요?”
“이 사달이 났는데 휴가를 보낼 수 있을 리가 없지.”
김서영 선배가 약간 해탈한 듯한 표정으로 불쌍한 내 인생, 하고 중얼거리며 몬스터를 처리했다.
몬스터는 그리 강하지 않았다. 잘 쳐줘도 C급, 가장 약한 건 F급 정도. 반면 우리는 S급 둘에, A급 여섯 명. 협회 헌터들 중 가장 등급이 낮은 사람을 C급이라 치면… 저 정도 몬스터는 떼로 덤벼도 상대가 안 됐다.
다만 일반인들에겐 재앙이나 다름없겠지. 구경하는 걸로 보아 그냥 재난 영화 정도로 생각하고 감상하는 것 같지만.
그렇게 전부 처리하고 나서 주변을 살피니, 몬스터의 시체로 바닷가가 뒤덮여 있었다. 몬스터의 피가 바다에 쓸려 가는 모습을 잠시 보고 있자 김서영 선배가 물었다.
“다음 일정 있지?”
“있긴 한데, 중간에 시간 조금 비어요.”
“그래? 음……. 아니야. 그냥 가 봐. 내가 처리할게.”
“아녜요. 그래도 휴가이신데…….”
“반납해야지, 뭐.”
“휴가가 반납이 돼요? 그냥 날아가는 게 아니고?”
“…입 다물어.”
상황은 김서영 선배가 다른 협회 사람들과 처리했다.
나와 팀원들은 본래였다면 서해를 구경해야 했지만… 보다시피 바다가 저 모양이라 그 계획도 자동으로 물 건너갔다. 하는 수 없이 그냥 다음 던전으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그 순간 문자가 한 통 도착했다.
‘지화연 헌터?’
문자 내용은 꽤 간결했다. 다음 일정은 취소됐으니, 화진 길드 응접실로 오라고. 나 혼자 가냐는 말에 아무런 말이 없어 나는 일단 팀원들을 이끌고 화진 길드로 향했다.
화진 길드에 도착하자 안내원 한 명이 나를 홀로 데리고 응접실로 안내했다. 다른 사람들은 다른 응접실로 보내졌다.
응접실의 문을 열자 보인 것은 유아한 씨와 유주한을 제외한 S급 헌터들이었다. 물론 형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인원이라면…….’
보나 마나 탑 얘기겠군.
그리고 예상은 적중했다. 지화연 씨가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해변에 몬스터들이 나타났어요. 한지언 씨도 방금 겪으셨고.”
“네. 그렇죠.”
“그거 아시나요, 한지언 헌터? 협회에서 S급 형제를 굉장히 좋게 보고 있어요.”
“…형제라면…….”
뻔했다. 애초에 한국 S급 중 형제인 사람은 나와 형뿐이니.
“형제가 사이좋게 탑을 두 차례 클리어했으니 귀찮게 인원 조정 하지 말고 두 사람이 마지막 탑까지 공략할 수 있도록 이번에도 그냥 함께 보내라네요.”
“…….”
“저희야 뭐 탑을 공략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보내는 거니 상관없지만, 두 분 의견도 들어 봐야 하니까요.”
“…저도, 상관없습니다.”
“그래요? 흠……. 한지운 씨도 조용하네요. 뭐, 그럼 쉽게 결정됐네요.”
지화연 씨가 조금 시시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화연 씨의 말이 끝나고 이어 승현 헌터가 말했다.
“한지언 헌터. 세 번째 탑엔 한지언 헌터, 저, 한지운 헌터가 가게 되었습니다. 다른 헌터들은 우선 탑의 외형을 고려해서 물과 관련된 능력을 가진 헌터 위주로 모집할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혹시 함께 가고 싶은 헌터가 있으신가요?”
세 번째 탑이 바다에 생긴 만큼 물과 관련이 깊을 것으로 생각한 승현 헌터의 생각에 큰 오점은 없어 보였다. 애초에 그게 맞기도 하고. 그렇기에 상관없다고 답을 해야 했으나.
쾅! 갑자기 열린 응접실 문에 입이 닫혔다.
어떤 간 큰 인간이 S급들이 회의를 하고 있는 응접실 문을 이리 크게 여나 싶어 고개를 돌리자 바로 눈에 들어오는 익숙한 사람의 얼굴에 순간 어이가 없었다. 나는 응접실 문을 연 사람의 이름을 얼빠진 채 중얼거렸다.
“…윤시아 헌터?”
“저, 그…….”
윤시아가 답지 않게 우물쭈물하다, 이내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엿들은 건 죄송합니다! 근데 하나 부탁드릴 게 있는데요. 혹시, 저도 세 번째 탑에 갈 수 있을까요?!”
“…윤시아 헌터? 이 무슨…….”
“상관없어요.”
지화연 씨가 차를 홀짝이며 답했다. 윤시아가 화색을 띠며 외쳤다.
“감사합니다!”
속전속결로 정해진 사항에 나는 여전히 반쯤 얼이 빠져서는 류천화 씨에게 물었다.
“류천화 씨네 길드원이 마음대로 세 번째 탑에 가겠다는데 괜찮은 거 맞아요?”
“난 길드원들의 의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무엇보다 윤시아 헌터는 1.5개의 탑을 공략했으니 경험으로 따지자면 충분히 자격이 있지.”
“1.5개요? …아, 그렇죠.”
그건 그렇고…….
「뭐, 뭘 하나 걸긴 했는데… 그건 모르셔도 돼요.」
두 번째 탑에서 윤시아를 비롯한 추가 인원이 중간에 합류했을 때 지화연 씨가 착용하고 있던 협회표 전송 반지. 그것을 무엇과 거래했는지 문득 궁금해져 물었다.
“1.5개라고 해서 생각난 건데요. 지화연 씨, 두 번째 탑 중간에 들어오셨을 때 끼고 계시던 전송 반지, 뭐랑 거래한 거였어요?”
“아, 그거요? 별거 아니었어요. 제가 탑에서 얻은 아이템의 70%를 넘기는 거였어요.”
“…별건데요?”
“그래서 아이템이 보여도 안 주웠어요.”
“…….”
진짜 별거 아니었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넘어와서.
“윤시아 헌터.”
“…네.”
“왜 탑에 들어가려는지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바다가 좋아서요.”
“…겨우 그것뿐인가요?”
“겨우라뇨! 놈들이 바다를 오염시켜서 얼마나 화가 나는데!”
“…….”
겨우 그런 이유 때문이라기엔 무언가, 걸리는 게 있었다. 윤시아가 그렇게 간단한 이유로 그럴 리가… 있나?
내가 윤시아와 대화를 나누던 와중, 가만히 있던 류천화 씨가 끼어들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이번 탑에 갈 A급 헌터를 전부 한지언 헌터의 팀원들로 채우는 건 어떤가.”
“예? 말이에요, 그게? 탑이 물이랑 관련됐을 확률이 큰데? 저희 팀원들은 소모품이 아녜요.”
“소모품이 아니니 보내자는 거지. 소모품 수준의 실력들이 아니니까.”
“그건 그렇지만… 그렇게 무턱대고…….”
“나쁘지 않은 것… 같긴 합니다만, 그분들의 의견도 물어야 합니다.”
승현 헌터까지 승낙하니 내가 뭐라 할 수가 없었다. 물 속성 헌터가 없다는 이유를 대기에는, 승현 헌터가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위험했다. 탑에서 잃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사람들이었기에, 함부로 전쟁터에 보내는 건 위험했다.
“그럼… 한 명이라도 거절하면 전체가 다 안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 윤시아 헌터도 포함이에요.”
“예? 저는 왜요! 저는 가고 싶은데!”
“놀이공원을 가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게 다른 응접실에 있던 사람들의 의견을 물었고, 결과는…….
‘망할.’
전원 승낙. 이런 결과 때문에, 현재 나는 팀원들을 훈련시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