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 special! Dunge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15
215
마몬이 사라진 공간.
그는 마음이 좀 가라앉으면 나오라며 공간을 유지한 채 사라졌다.
“후우…….”
이제야 크게 숨을 내뱉을 여유가 생긴다.
나도 모르게 힘을 주고 있던 어깨와 목이 비명을 지른다.
고개를 돌려 근육을 풀자 우드득 하고 살벌한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소리만 살벌했지 통증은 없고 오히려 개운하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
마치 지금 내 마음같이 말이다.
마몬과의 계약에는 언제부터 언제까지라는 기간에 대한 명시가 없었다.
내가 편안한 삶에 안주하는 것을 선택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려는 생각이냐는 내 질문에 마몬은 이렇게 대답했다.
‘자네는 인간 출신이지 않나. 한번 수백 년만 살아 보면 지금 질문이 얼마나 웃긴 건지 느끼게 될걸세. 수백 년이고 수천 년이고 얼마든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지내도 좋네. 자네는 지루함에 죽을 지경이 될 만큼 긴 시간이겠지만, 내게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니 말이야.’
이미 다 겪어서 알고 있다는 듯한 미소를 띤 대답.
그런 마몬의 말을 듣고서야 내가 싸워야 할 적이 이제는 유구한 시간이 됐음을 자각했다.
그의 눈에는 무료함에 지쳐 투쟁에 뛰어드는 내가 보이는 모양이다.
아마도 자신이 걸은 길이기에 더 확신하는 것이겠지.
‘더 이상 가져도 의미가 없는 수준으로 가진 놈들이 이런 일을 꾸미고, 또 더 많은 것을 갖겠다고 서로 싸우는 이유에는 그런 것도 섞여 있겠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왠지 나도 그렇게 되리라는 기시감을 느꼈다.
하지만, 나는 첫 번째 생과 두 번째 생을 모두 합쳐도 20대 중반을 못 넘긴 사람이다.
이제는 사람이 아니게 되긴 하겠지만 알맹이라고 할 수 있는 사고방식은 사람인 채로 남아 있다.
시간 감각 또한 마찬가지.
그러니까 나는 아직 그런 치열한 삶을 원치 않는다는 말이다.
아니, 오히려 평화롭고 안락하고 풍족한 삶을 원한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 개고생만 했는데 이제는 좀 편히 쉴 때도 됐지.
살 만큼 살고, 즐길 만큼 즐긴 후에, 미련이 하나도 남지 않을 때쯤 매드세디아부터 지옥으로 만들자.
나는 그렇게 간단하게 미래를 설계하고는 마몬과 함께 있던 공간을 빠져나왔다.
“정말인가?”
젠장, 아직 넘을 산이 남았군.
후련한 마음에 잊고 있었는데, 마몬과 함께하기로 했으니 다른 군주는 몰라도 루시퍼는 지랄할 게 뻔했고, 실제로 눈빛으로 이미 지랄을 하는 중이었다.
“이런, 루시퍼. 위대한 오만이라 불리는 군주가 결과에 승복하지를 못하다니, 자네답지 않은 모습이야. 부쩍 추해진 모습이 아주 유쾌하진 않군그래.”
마몬이 중간에 루시퍼의 기운을 막아 주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나는 슬쩍 걸음을 옮겨 마몬 근처로 피신했다.
“정말 내가 아닌 마몬을 선택했다는 말이냐? 우습군, 우스워. 그렇게 경고를 했는데도 어리석은 선택을 하다니. 거기다 하필 마몬이라니. 내가 얘기하지 않았던가? 다시 사 오면 되는 일이라고. 마몬, 내가 그놈을 당장 사겠다. 무엇을 원하지? 어떤 것이든 지불하겠다. 감히 내 자존심에 상처를 낸 필멸자에게 불멸이란 게 얼마나 지독한 저주인지 깨닫게 해 줄 것이다.”
미쳤다.
루시퍼는 정말 눈이 돌아간 것 같았다.
등 뒤로 본신의 모습인 것 같은 실루엣이 계속해서 점멸한다.
나는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았지만 마몬이 내 어깨를 잡고 툭툭 두드려 주자 훨씬 나아진다.
그런데 앞을 보면서 이런 배려라니… 기형적으로 꺾인 팔이 어깨를 두드리는 경험은 참 생경했다.
-여기서 확정을 짓는 의미에서 자네를 지옥에 받아들여야겠군. 걱정 말게. 아무리 루시퍼라 해도 나를 상대로 대놓고 적대하진 못할 테니. 그가 저렇게 자신만만하게 날뛰려 드는 건 어디까지나 내가 자네를 아주 비싼 값에 넘길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야. 하지만 우리 계약은 그런 것을 엄금하고 있으니 결론적으로 자네는 안전할걸세.
마몬의 속삭임이 귓가를 간질이는 동시에, 숨을 한 번 내쉬는 사이에 내가 변했다.
계속해서 거슬리던 유황 냄새가 이제는 느껴지지 않는다.
인간이 공기의 냄새를 따로 의식하지 않는 것과 같을 것이다.
육체와 영혼을 비롯한 모든 능력의 한계치가 확장되는 것이 느껴진다.
현실적으로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 여겼는데, 잠깐 사이에 갓난아이라도 된 기분이다.
무엇을 해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 같은 자신감이 용솟음친다.
하지만 이런 감각들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만드는 것이 있었다.
‘멈췄다…….’
불멸이란 게 이런 기분인 건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내려오는 시간의 칼날.
그 칼날이 완전히 멈춰 버린 감각은 압도적이었다.
세상이 멈춘 것은 아니다.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변화는 여전히 일어난다.
다만 내 육체와 영혼의 시간만이 영원히 박제되었을 뿐.
“마몬 님…….”
나는 나를 이렇게 만든 자를 불렀지만, 차분한 대화를 나눌 여건은 못 되는 것 같다.
루시퍼가 귀신같이 내게 변화가 일어난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마몬, 지금 그건 무슨 뜻이지? 혹시 더 후한 값을 받기 위해 협상을 하려는 거라면 필요 없다. 어떤 것을 요구하더라도…….”
“애석하지만 루시퍼, 자네가 고른 자는 그렇게 멍청하지 않더군. 내게 신변을 위탁하는 대신 그가 요구한 것들이 아주 많아. 나도 손해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전부 받아들였네. 그 조건들이 비밀에 부쳐지는 것도 당연히 그 조건에 들어가 있지. 그래도 이건 말해 줄 수 있겠군. 이제는 지옥의 일원이자 내 식구가 된 루크 에슬란테는 내 소유가 되긴 했지만, 그의 의사를 무시하고 다른 이에게 양도할 수 없어.”
“…다른 누구도 아닌 마몬, 네가 그런 조건을 받아들였다고?”
“어쩌겠는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네에게 가겠다고 하는 것을. 판매할 수 없는 부동산이라고 해도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물건이면 구매를 해야 하지 않겠나.”
이야, 역시 지옥에서 굴러먹던 상인이라 그런지 마몬은 꽤나 유창하게 거짓말을 구사했다.
내가 마몬 밑으로 들어간 게 위장이라는 것만 거짓이지, 내가 협박한 것과 여러 조건이 걸렸다는 것, 마몬이 마음대로 나를 팔아넘길 수 없다는 것 등은 전부 사실이다.
거짓 1에 진실이 99. 아주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 거짓 1이 아주 심각하게 허를 찌르는 것이라 그렇지.
“정말…….”
루시퍼는 어이가 없는지 말을 끝까지 잇지도 못했다.
정말 생전 처음 겪는 일인지 당황한 게 눈에 보인다.
‘내가 당했다고? 뒤통수를 맞는다고? 당장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내가? 위대하다 못해 슈퍼 울트라 그레이트한 내가?’
라고 생각하는 게 눈에 보인다.
위대하신 자뻑의 군주님이 언제 궁지에 몰려 보기나 했겠는가.
사실 궁지라고 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곱게 자라서 우여곡절을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고, 자기 잘난 맛에 살아온 놈들은 원래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아파 뒤진다고 구르고 보는 법이다.
높게만 보이던 루시퍼도 결국 자신과 동급의 존재가 걸림돌이 되는 순간이 오면 저렇게 되는 건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니, 방금 전까지는 무시무시하게만 보이던 그가 이제는 감당할 수 있는 존재로 느껴졌다.
“재미없어. 차라리 치고받고 싸우는 게 어때? 나도 갖고 싶은 거 못 가져서 기분 나쁜데 구경이라도 하면서 마음 좀 달래게.”
“크크큭, 미친년. 그게 가능하면 저 성격 파탄 난 새끼가 지금까지 참았겠어? 제일 먼저 화 못 참고 들이박는 놈은 나머지 여섯한테 갈가리 찢겨서 있는 거 다 털리기로 했던 불가침 조약 때문에 저러는 거 아니야.”
구경도 지루하다는 듯한 아스모데우스와 사탄이었다.
“미친년? 이 분노 조절 장애인 새끼가!”
사탄은 맞장구를 친다는 생각이었을지 몰라도, 아스모데우스는 단어 하나에 더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사탄도 분노 조절 장애라는 단어에 집착하며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쳐, 어디 쳐 봐, 오늘 갈가리 찢기는 새끼 하나 나오겠네!”
둘의 만담에 가까운 다툼을 지켜보던 벨페고르가 말없이 한숨을 내쉬면서 사라졌다.
“격이 떨어져서 도저히 같이 있을 수가 없군. 루시퍼, 경거망동하지 마라. 아니, 해도 상관없겠군. 경거망동을 한다면 꼭 너였으면 좋겠어.”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바알도 사라졌다.
그들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사라지고, 남은 것은 루시퍼, 마몬, 나뿐이었다.
이 어색한 상황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까.
그런데 마몬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돌아서며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대충 정리된 것 같군. 그럼 우리도 가 보겠네.”
루시퍼가 할 말이 있든 말든 할 일 끝냈으니 가겠다는 말이다.
“마몬.”
심지어 부르는데 대답조차 하지 않고 나를 향해 나름 인자한 웃음을 지어 보이면서 말했다.
“두고 온 것들이 있으니 돌아가야겠지? 내가 직접 배웅해 줌세.”
잠시, 뒤쪽으로 보이는 루시퍼를 바라봤다.
‘후회할 거다.’
마주친 눈으로 말한다.
초월적 존재의 눈빛. 무서워야 했지만 왠지 웃음이 나오려 했다.
‘내 운명을 가지고 장난을 쳤던 자가 겨우 저 정도인가.’
한없이 오만하고 고고하던 자인데, 지금은 그냥 군주들 사이에서 따돌림당하는 독불장군처럼 보였다.
나는 루시퍼의 눈빛에 대답하지 않고 시선을 돌렸다.
“이제 가 봐야 할 것 같군요. 부탁드립니다.”
“그래, 원 없이 살아 보게. 인간 흉내를 내는 게 지겨워지면 다시 보도록 하지. 아, 그리고 돌아가면 잠시 당황할 만한 상황이 기다릴 텐데 그리 걱정할 것 없네. 내가 다 처리해 둘 테니 말이야.”
“그게 무슨 말씀…….”
내 질문은 끝나지 못했다. 마몬이 자기 할 말만 마치고 나를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이동된다는 자각도, 그 어떤 느낌도 없이 원래 있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는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거기다 내가 도착하는 순간에 맞춰서 이상 현상이 벌어지면 그 기분은 더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마스터!
-주군!
“형님!”
나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다는 듯 나타나기 무섭게 날아드는 부하들의 목소리.
그러나 그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은 내가 돌아온 순간 하늘에서 내려온 빛기둥들이었다.
핑핑핑핑핑.
하늘에서 지상까지 연결된 빛기둥 수천 개가 동시에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빛기둥이 사라졌을 때 남은 것은… 천사였다.
-처, 천사들이잖아요! 저것들은 우리보다 더 현세에 머물기 힘들 텐데!
경악으로 가득 찬 벨로제의 목소리.
그러나 나는 경악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하얀 날개를 달고 있는 이상 내 적인 건 분명하고, 그렇다는 건 내가 죽여야 할 것들이란 뜻이니까.
그러나 급히 뽑은 검을 휘두를 기회는 없었다.
지상에 강림한 천사들이 꿇고 있던 무릎을 펴기도 전에 그들의 머리 위로 사신의 낫과 같은 검은 구멍이 생겨났다.
수천의 천사. 수천의 구멍.
그리고 그 구멍에서는 악마의 손아귀가 튀어나와 각자 할당된 천사의 목을 움켜잡아 비틀었다.
뿌지직.
수천 개의 목이 동시에 짓이겨지는 소리는 하나의 예술이었다.
이게 마몬이 말했던 문제와 해결인가.
다시 보기 힘든 장관을 눈에 담고서야 마몬이 마지막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척척척.
검은 구멍에서 나온 팔들의 주인 중 하나가 아예 밖으로 나와서 내게 걸어왔다.
노출이 거의 없는 제복을 입은 여자 악마였다.
완전히 다가온 그녀는 망설임 없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루크 에슬란테 님을 뵙습니다.”
“마몬 님인가.”
“예, 매드세디아는 천계와의 협정 하에 경기장으로 사용되었지만 천계 놈들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것은 뻔한 일이었습니다. 비겁한 천계의 비둘기들이 개입할 수 있는 순간은 오직 루크 님께서 완성되는 이 순간뿐이란 것을 마몬 님께서는 알고 계셨고, 저희를 보내셨습니다. 물론 루크 님께서 자력으로도 충분히 해결하실 수 있겠지만, ‘인간 놀음을 시작하는 기념 선물’이라고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이 영감… 꽤나 화끈한 퍼포먼스를 준비했군.
나는 쓰게 웃으며 손을 저었다.
“수고했으니까 그만 가 봐. 잠깐, 설마 천계 놈들이 또 내려오는 건 아니겠지?”
“걱정 마십시오. 협정 때문에 이 순간에만 잠시 열렸을 뿐입니다. 이제 곧 다시 닫힐 테니 적어도 이 세계가 멸망하기 전까지 이런 대규모 침입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벌써 닫히려고 하는군요. 그럼 다시 뵐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자신의 팔이 투명해지는 것을 본 여자 악마가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피곤하다……. 그만 가 봐.”
나는 뻑뻑한 눈을 짚으며 말하곤 여자 악마와 검은 구멍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지도 않고 돌아섰다.
그런 후에 아직도 느려진 시간 속에 떠 있는 클라리스를 찾았다.
지금의 내게 이 정도 저주를 컨트롤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나는 클라리스를 좀먹고 있는 저주를 말끔하게 흡수했다.
급한 일을 처리하고, 난장판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성질 급한 부하들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렸다.
-정말… 끝났나요? 마스터?
“형님, 방금 그것들은 대체 뭐였습니까?”
-주군, 무사히 돌아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캡틴, 급격한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새로워진 캡틴에 맞춰 방주를 조정하는 동기화 작업의 승인을 요청합니다.
나는 입술이 닿을 정도로 면상을 들이밀고 있는 신비를 툭 밀어냈다.
“정리할 기운도 없네. 다 끝났으니까 일단 돌아가자.”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사는 삶을 꿈꿨었다.
그러나 그건 두 번의 생을 살면서도 손에 넣기 힘든 것이었다.
이제는 세 번째 삶을 시작하겠지만, 지금 꿈꿨던 삶을 손에 넣었는지는 모르겠다.
살아 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겠는가.
즐거웠는지, 괜찮았는지 그리고 마음에 들었는지는 살아 본 후에, 인간으로 사는 것이 지겨워진 후에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작가 후기]안녕하세요. 한 번도 연참을 못한 무능력한 작가 킹세바입니다.
그래도 휴재만은 하지 말자, 실력이 부족하면 우직하게라도 하자는 처음의 각오를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는 제가 처음 쓴 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완결 시점인 지금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네요.
이 싱숭생숭한 기분을 완벽하게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조금 더 나은 작가가 되었다는 뜻이겠죠.
그만큼 지금 기분이 묘합니다.
카카오페이지 기다리면 무료는 저 같은 신인 작가에게는 아주 큰 기회입니다.
이런 기회를 얻게 된 것에 너무 감사하고, 부족한 글을 봐 주신 독자님들께는 수백 배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큰 기회를 얻은 김에 이야기를 계속 끌어가자면 끌어갈 수 있겠지만, 저는 처음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예정했던 지점에서 마무리를 짓기로 했습니다.
이 지점을 향해 달려온 글이고, 이야기를 억지로 늘이다 보면 결국 글이 무너질 테니까요.
루크에게 인간으로서는 원했던 삶을 살 기회를, 악마로서는 튼튼한 금수저를 물려주는 게 목표였거든요.
조금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지나온 이야기들을 더 맛깔나게 쓸 수는 없었을까…….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 답은 제가 성장하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의 글을 쓰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원고를 작성하면서, 읽어 주신 독자님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배우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다음 글이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연재하면서 끝까지 함께해 주신 독자님들의 좋아요 하나, 댓글 하나가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 분, 한 분 댓글로 감사를 표하고 싶었고, 매화마다 댓글로 인사를 드리고 싶었지만, 연참 소식을 제외한 작가의 주절거림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걸 알기에 인내했습니다.
그래도 완결 후기이기에 조금 길게 독자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연참을 외쳐 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작가가 무능해 한 번도 연참을 못했습니다.
M 성향은 아니지만, 채찍질 세 대 맞도록 하겠습니다.
칭찬과 혹평, 따뜻한 말과 따끔한 질타, 모두 정말 감사했습니다.
멀지 않은 때에 차기작으로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때는 이놈이 조금은 나아졌는지 확인하시는 마음으로라도 살펴봐 주시면 매우 기쁠 것 같습니다.
이 페이지를 읽고 계시는 독자님들이 오늘 하루, 그리고 내일,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아무튼 좋은 건 다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무릎을 꿇고 경건한 자세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킹세바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