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47
247화
【50】
“너 미친 거야?! 큰일 날 뻔했잖아!”
실제로 별다른 큰일은 없었다. 저 자는 날쌔고 강하다. 류천화 씨 정도인가.
“미친 건 내가 아니라 너겠지. 납치범이라며? 결국 이 일의 도구가 됐으면서 뻔뻔하게 참회하고 회개해서 우리 편에 설 생각을 한 건가?”
“그건…! 그래도 지금 상황을 멈추려고 죽을 고비를 넘겨왔다고!”
“그게 무슨 소용이지? 네가 배신을 하면 끝나는 거잖아.”
“…안 한다고! 안 해! 내가 무슨 각오까지 하고 왔는데!”
“죽을 각오? 당연히 해야 하는 거야. 겨우 그거가지고 배신을 하지 않을 거라 확답하는 건가?”
“무슨 소리야! 내 죽음이 무슨 가치가 있다고! 나는… 내 하나뿐인 가족을 죽일 각오를 하고 온 거라고! 네가 도와줘서 각오를 다짐한 것도 있고!”
이번 회차의 나는 상당히 유순한가 보군. 아니 그냥 정신을 놨나? 어떻게 저런 박쥐에게 도움까지 준 거지?
“하나만 더 묻지. 지금의 나는. 몇 회차지?”
“몰라! 너도 안 세어 내려서 모르는데 나라고 알겠어?!”
“…회차를 안 셌다고?”
“그래! 그러는 너야말로 뭔데 다른 행동을 해!”
“난… 50회차…….”
“하! 지금 지언은 말이야! 훨씬 많이 강해졌거든?”
“그 말은… 회귀를 많이 했다는 거야?”
“그래! 어. 잠깐만.”
나는 공격하려던 모든 행동을 멈춰. 그 자리에 우뚝 섰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니 굳이 움직여야 하나?
‘여기서 얼마나 더. 반복한 거야?’
상상하기도 싫어. 토할 것 같아. 내가 왜 계속 반복해야 하지? 다른 사람들을 전부 떨쳐내고 혼자와도 멸망했는데. 그 뒤로 이런 짓거리들을 계속해야 한다고? 수도 셀 수 없을 만큼?
“그. 내가 말을 잘못한 거 같은데 말이야.”
도대체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 거지? 난 충분히 했는데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 건데.
몸 안에 무언가 커다란 게 부풀어 오르는 감각이 느껴졌다. 답답한 숨을 크게 내쉬고 삼키길 반복하며 신세를 한탄하다 문득.
‘…아냐.’
주위를 재빠르게 살펴봤다. 형. 류천화 씨. 승현 헌터. 지화연 씨. 주한이. 유아한… 씨는 어디 간 거지? 아니 애초에 저쪽은 왜 저래. 승현 헌터도 조금 이상한 것 같은데.
‘그래도.’
아직. 살아있어.
다들 살아있어.
‘왕이라는 정체 모를 존재도 죽었어.’
다만 무슨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군주가 다시 나타난 거고.
하지만.
이곳은 멸망을 한 번 막아냈어.
한 번. 그 한 번조차 막아낼 수 없었는데. 이곳은 아니야. 막아낸 거야. 내가. 내 노력의 결실이. 드디어.
‘…하지만.’
이곳은 내 회차가 아니다.
‘내‘가 이곳에 도달하려면 더 먼 길을 지나야 한다.
‘…내가 왜 그래야 해?’
드디어 기쁨을, 행복을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것이 내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희망 고문이 아닐까? 굳이 여기서 더 고통 받은 기억을 받아야 하는 걸까?
아니. 내가 행복하려면 여기서 기억을 끝내고 멸망을 끝내야 한다. 나 자신이니까. 나니까 잘 안다. 미래의 나라면, 과거에 나에게 이걸 양보할 거야. 분명히.
어차피 둘 다 나잖아? 기억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이야. 겉이나 속이나 둘 다 나라고.
‘하지만 기억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얘기를 듣고 보건대, 아마 내 기억은 저 새로운 꿈의 군주에게 있는 거겠지.
나는 꿈의 군주를 바라보다, 데이비드라는 남자가 무어라 꿍얼거리는 것을 무시하고 다 무너져 내리는 건물 위로 올라갔다.
“이봐!”
―으으응?
꿈의 군주가 나를 돌아보는 순간. 무언가에 몸이 휙 붙잡혔다. 형이 그새 나에게 와 제압한 거였다.
“한지언! 위험하니 멀리 떨어져 있어!”
“…놔.”
퍼엉! 형의 얼굴 쪽으로 큰 폭발이 생겨났다. 스멀스멀 연기가 사라지며 형의 얼굴이 드러났을 땐, 피부에 상처가 생겨나 있었다.
“이번 형은 독종인가 봐?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은 거 보면. 아니면 이번에는… 사이가 좋은 건가?”
“무슨,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어서!”
“…뭘 그렇게 경계해? 도와주려는 거잖아. 도와주려는 거.”
형을 향해 살갑게 웃어 보이자 형은 되레 표정을 찌푸렸다. 아 여기 형은 웃음이 안 통하나. 형답지 않게 똑똑하네.
어쩔 수 없이.
“야.”
―나 부른 거야?
“지금 네가 가지고 있는 기억. 그냥 처분해버려.”
“한지언!”
“왜?
“지금 뭐가 문제인지 몰라서 물어?”
“지금도 나잖아? 뭐가 문제야?”
“기억을 잃었잖아!”
“그게 그렇게 큰 문제야?”
“문제야!”
“별로 문제라는 생각은 안 드는데.”
형과 내가 옥신각신 떠들어대자, 꿈의 군주라는 녀석이 하품을 하며 말했다.
―있잖아. 그럼 그냥 내 편하지 않을래?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이상한 소리 할 거면 입이나 다물어. 그냥 내가 했던 질문에 답이나 해.”
―응? 기억을 다 먹으라며. 편 되는 게 더 낫지 않아?
“난 기억을 가지기 싫은 거지. 너에게 호감이 있거나 편이 되고 싶은 건 아니거든. 썩을 몬스터야.”
―으음. 그렇게 말하면 나도 상처받아. 그러니까 네 질문에는 No! 라고 답해줄게. 그리고 말이지? 어차피 네 기억 못 먹어. 기억을 삼킨 생명의 모든 기억이 있어야 완전히 삼킬 수 있지. 다만 방해꾼 때문에 기억까지 흘리고. 내 계획을 완전 말아먹어서 말이야. 유감스럽게도.
“그럼 넌 쓸모없겠네.”
산채로 묶어두면 기억도 안 빠져나오고 좋지 않을까. 봉인하는 방식이 좋으려나. 봉인 방법이 없구나.
―그리고 이건. 선물!
날 가리키며 하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기 직전. 새로이 떠오른 기억에 주저앉았다. 정신이 갉아 먹히고. 온몸 구석구석. 고통을 느껴보기 쉽지 않은 곳까지 파고들어 고통을 만들어내는 기억.
이게. 내 기억이라고?
이런 끔찍한 기억이?
절로 비명이 내질러지는 끔찍하고 잔혹한 기억이 내 기억이라면, 더욱이 가지고 싶지 않아진다. 미래의 나에겐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 흥미도 없다. 알고 싶지도 않아. 이런 고통만이 가득하다면.
“지언아? 한지언!”
―불러도 정신이 나가 있을걸? 네가 내 몸에서 기억을 빼낼 수 있듯. 나도 그랬으니까. 내가 그게 불가능할 리가 없잖아? 좀 더듬어보니까 지금의 회차에서도 꺼려하는 기억이 있더라고.
“도대체 뭘 떠오르게 한 거야!”
―보아하니. 아주 끔찍하게 고문을 당한 모양이야?
“…고문이라고? 대체 누가……!”
―이전 군주던데? 그 누구야, 광신도 집단 있잖아. 나 말고.
“…첫 번째 탑을 말하는 건가.”
―뭐. 아마? 저번에 남의 고통에 힘을 축적하는 애의 능력도 그쪽에서 태어난 거였으니까. 아마 그런 취향이지 않았을까? 난 꿈 님 말고는 관심 없었거든.
“넌 어째서 이전 꿈의 군주와 달리 우리에게 그런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지?”
―간단하잖아? 꿈 님은 말 그대로 꿈이 모여 만들어진 존재. 그로 인해 세상에게서 규칙을 부여받은 존재지. 다만 나는? 그 규칙을 부여받긴 했지만, 자연적으로 생긴 게 아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존재라 그 규칙이 꿈에만 해당하는 거지. 무엇보다 꿈 님은 물리적인 능력이 없고 말이야. 오롯이 꿈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이니. 다만 나는 직접 물리를 행할 수 있게 만들어졌으니 이전과 다른 건 당연하잖아?
“하지만 지금 하는 공격들은 이상할 정도로 네 바탕과 부자연스러워.”
―…글쎄? 다 알고 물어보는 거 아니고? 네 공격 말이야. 분명 날카롭기만 했지, 무언가를 꿰뚫어버리지는 못할 것만 같았는데. 잠깐 사라졌다가 나타난 이후로는 모든 걸 뚫어버릴 정도로 매서워졌어.
“네가 약해진 거겠지.”
―흐음. 그 선생님이라는 존재 말이야. 나도 누군지 모르겠다? 그래서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있었는데 역시 수상하단 말이지. 강한 인물인 건 확실한데.
쾅! 형 앞으로 꿈의 군주가 날아와 형의 어깨를 붙잡고 그대로 껑충 뛰었다.
―네 기억도 삼켜볼까?
뻐억! 뛰어오르자마자 다리를 휘둘러 형을 공격했다. 형은 공격을 막긴 하였으나 힘에서 밀리는지 발꿈치가 뒤로 밀려나갔다.
퉁! 공격 후 물러난 꿈의 군주가 화살표 모양의 천자락을 꾸물거리며 의아하다는 듯 형을 바라봤다.
―진짜 뭘 한 거야?
그러나 형은 꿈의 군주에게 시선을 주지 않은 체, 나를 향해 몸을 숙여 말했다.
“지언아 정신 차려. 그건 과거야.”
“지금 나한테는 미래라고! 왜 내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했는데?! 지금도 충분히 괴로운데 왜! 내가!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냐고!”
―하하하! 아… 듣고 있으니 웃기네. 겨우 그런 거로 겁에 질려 벌벌 떨면 어떡해? 무슨 잘못을 했냐고? 네 기억을 읽은 내가 생각하건대, 지금의 너는 잘못을 꽤 많이 했다고 생각하거든? 그런데 그런 말이 나오는 거야?
그 말에 고통이 느껴지는 기억보다 더 공포감이 밀려왔다. 이후의 회차 사람들은 모르기에 했던 행동들. 모르기에 했음에도 그걸 알게 된다면. 날 싫어할 게 분명하다. 이번 회차를 잃고 싶진 않아. 이 회차에서 살고 싶다고.
“그건……!”
―너 형이지? 잘 들어봐? 얘가 뭘 했는지 알아?
“시끄러워! 닥쳐! 나는 세상을 구하려고 노력한 거라고!”
―너나 조용히 하고 있어봐.
또 다른 고통의 기억이 물밀듯 쏟아져 내려, 정신과 감정이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