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53
253화
꿈이 아니라 하였다. 그렇다는 건 아직도 저 두 사람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일 터.
‘아니. 차라리 잘 된 건가?’
둘 다 욕심은 없어 보이고. 의식도 멀쩡한 것 같고. 그렇다면 힘을 거의 완벽하게 내게 해주는 지금이야말로 이득인 상황 아닌가?
“여러분 괜찮으세―”
“한지언 씨. 몸에 양봉장이라도 차렸어요?”
어느새 다가온 유아한 씨의 모습에 무심코 뒷걸음질 치다가 말았다. 곧이어 파란 기운과 함께 몸이 치료되는 걸 바라보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힘이 필요해요.”
“저쪽 말씀하시는 겁니까.”
승현 헌터의 시선이 형과 꿈의 군주로 향했다.
“설명은 나중에 해드릴 테니 우선 저 군주부터 어떻게―”
“저 어린 녀석을 쥐어패면 된다는 거지?”
“네. 쥐어… 아니.”
“잘됐네. 어린 게 힘 하나 가지고 대들고 날뛰어서 아니꼬웠는데. 막상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곳은 경계 속뿐이었고.”
그러곤 지화연 씨 몸을 빌려 움직이는 이가 몇 번 몸을 풀더니, 망토에 달린 날개를 그대로 펄럭이곤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단숨에 날아 꿈의 군주 머리 위를 밟으며 착지한 지화연 씨가 꿈의 군주에게 무어라 몇 마디 하더니 그대로 싸우기 시작했다. 뭐라 한 거야.
“저거 그대로 둬도 괜찮은 건가요?”
“제가 물어봤는데. 못생긴 게 가득한 곳에서 딱히 살 생각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시라는데요?”
유주한의 말을 듣고 예전에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외형이 마음에 들어서 도와준다고 했던가. 그 말이 빈말이 아니었던 건가……?
선전하는 지화연 씨의 모습에 무심코 류천화 씨를 바라보았다. 지금쯤 몇 마디 덧붙일 사람이 한마디도 안 하고 멀뚱히 서 있는 걸 보니 저쪽도 아직 문양이 의식을 가진 상태일 터.
그렇다면 지화연 씨처럼 능력의 힘이 더욱 개화됐을 터다. 지금, 이 상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받는 게 좋을 터.
“저 혹시. 문양입니까?”
“아니.”
“얘?”
“유감스럽게도 나야. 한지언 헌터.”
“그런데 그 모습은…….”
“아. 의식만 나야.”
“그럼 왜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던 거예요.”
“나도 말 하고 싶지만… 몸 하나로 두 의식이 공존한다는 건 꽤 토 나올 짓이거든.”
말하기 힘들다는 거군.
“그럼 몸이나 움직여요.”
“말 안 해도 그럴 생각이야. 내가 안 움직이거든.”
“괜찮은 거 맞아요?”
“생각 이상으로 미련해.”
“미련하다뇨?”
“날 좀 삼켜서 편히 대화를 나누면 될 것을. 굳이 본인이 학습하고 대화했으니까. 그랬다면 나에게 힘들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을 넘길 리는 없었겠지.“
“미련하다기보단, 배려심 넘치는 거 아닌가요?”
“그게 바보 같다는 거야. 편한 수단을 두고 굳이 불편한 수단을 찾아 돌아가는 게.”
“그런 생명도 있으니까 세상이 다채롭죠. 어쨌거나 싸우는 데에 불편한 점은 없다는 거죠?”
“그렇지.”
“승현 헌터나, 주한이 너도 별문제 없는 거고?”
“팔팔해요!”
“그럼 움직이죠.”
말을 함과 동시에 움직이자, 다른 사람들이 꿈의 군주를 향해 달려들었다. 지화연 씨와 형도 만만치 않아 팽팽하게 대치하던 꿈의 군주는, 세 사람의 합류에 악을 쓰며 힘을 방출했다. 그 광경을 보다가 여전히 주저앉아있는 데이비드를 향해 다가갔다.
“마지막 기회에요.”
“…….”
“대답 없어도 소용없어요. 그렇게 애처럼 떼써봤자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
“…….”
“뭐.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은 최대한 마련해 볼게요. 그래봤자 몇 분이겠지만……. 준비 다 하시면 제가 말씀하신 대로만 해주세요. 나머진 알아서 할 테니까.”
그리고 나 역시 꿈의 군주를 향해 달려갔다. 돌아오는 답은 없었지만, 뭐 굳이 들을 필요는 없을 거다. 적어도 데이비드에게 양심이 있고, 가책을 받는다면 말이다. 그렇지 못함 뭐… 망했지.
‘하지만 그럴 리는 없고.’
하나뿐인 가족이라는 것 자체를 인식하고. 소중히 하는 것이야말로 평범한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쾅! 재빠르게 달려가던 차. 옆으로 무언가 날아와 땅에 박혔다.
“지화연 씨?”
“어린 주제에 싹 바가지 없게……!”
텅! 꼬리처럼 생긴 옷자락으로 땅을 벅차 날아올랐다. 그리곤 하늘에 수없이 많은 검을 만들어내곤, 마구잡이로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하나하나가 큰 위력을 가졌지만… 지화연 씨와 달리 기술이 많이 부족해 보였다. 몸이 나쁘면 머리가 고생한다 케이스가 반대 상황을 맞이한 기분이군.
‘류천화 씨는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물리적 공격만 하고.’
유주한은 사방으로 불공을 만들어내 시선 유도를. 유아한 씨는 회복에 전념. 형은 류천화 씨와 번갈아 가며 근거리 공격. 승현 헌터는 서포트 위주.
‘한 명이 논외긴 하지만. 어찌 됐건 대치는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당연하게 우리에게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을 터.
꿈의 군주도 확실친 않지만 계속해서 타격을 받았다. 본인 세상도 아니니 회복이 더딜 터. 우리를 상대하는 것으로 충분히 힘에 부칠 것이다. 덤으로 예상 밖의 류천화 씨와, 지화연 씨가 있으니까.
‘그러니까.’
데이비드만 잘 움직이면 된다.
콰득! 꿈의 군주의 어깨를 낫으로 파고들자 녀석의 표정이 구겨지며 낫을 한 손으로 부서뜨렸다. 곧장 뒤로 물러서며 낫을 다시 만들어냄과 동시에 형이 파고들어 공격했다.
형의 검이 심장을 파고들었으나 꿈의 군주는 전혀 상관이 아닌 듯 손을 뻗어 형을 공격하려 들었다. 코앞까지 다다른 순간, 얼굴만 한 물방울이 손을 삼켜 행동을 멈췄다.
‘확실해.’
이전 꿈의 군주와 달리 단순히 죽이는 거로는 불가능한 거다.
‘…애초에. 사람 몸에 들어갔는데 저게 가능해?’
하물며 S급의 몸도 아니다. 그냥 사람이다. 찌르면 죽는 평범한 사람. 그런데 꿈의 군주가 들어갔다고 저게 가능한 거야?
‘내가 단순히, 입구 역할만 하는 게 아닌 건가?’
아니면, 순전 꿈의 군주의 힘인 건가?
‘데이비드…….’
적어도 그가 지금 가지고 있는 약점이 현 상황을 끝낼 유일한 열쇠다. 꿈의 군주가 교묘하게 약점을 숨긴 이상.
“류천화 씨! 당신 문양 뭔가 아는 거 없대요?”
“늙어서 아는 게 없어.”
“…….”
그런 것치곤 알고 있던 것 같은데. 본인이 문양 당사자여서 그 부분만 알던 거였나.
“지화연… 그쪽은 뭐 아는 거 없습니까?!”
“뭐야. 나? 저딴 새파란 애송이를 내가 어떻게 알아!”
“그래도 이전 꿈의 군주를 생각해서―”
“아 몰라 몰라! 저 자식 대가리만 관통하면 난 갈 거거든?!”
아직도 상처하나 못 준 건 아니겠지? 형도 심장은 뚫는데.
‘힘만 장사군.’
저쪽한테 뭘 얻기는 힘들겠다.
“옛날의 지화연 헌터를 보는 기분이군.”
류천화 씨의 말에 헛웃음을 내뱉으며 답했다.
“그런 말이 나올 땝니까.”
“워낙 충격적으로 이미지가 변한 인재여서 말이지. 내가 시켰지만.”
“지화연 씨한테 뭘 한 겁니까.”
“그냥. 친절하게 길드를 세우는 건 어떠냐고 물었지. 한창 이곳저곳에서 길드 권유가 왔었을 때였거든.”
“친절하신 거 맞아요?”
“내 생각은 그렇다만. 정말 궁금하면 지화연 헌터가 돌아왔을 때 물어.”
“딱히 궁금하진…….”
아니다. 좀 궁금한 것 같기도.
‘사람들의 과거사나, 생각이나 그런 건 뒷전이었으니까.’
…그래놓고 유대감을 느끼다니. 나도 대단하다 참.
“그래서 한지언 헌터. 계획이 있으니 우리를 이렇게 굴리는 거겠지?”
“굴리다뇨. 애초에 류천화 씨는 스스로 움직이시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도 타격은 그대로 내가 입어. 쓸데없이 과격해서.”
“다 듣고 있는 거 아녜요?”
“돌부처라 들어도 상관없어.”
“……개인의 생각 아니고요?”
“어차피 내 몸인데.”
그나저나 슬슬 조금 위험할 것 같은데, 나만 위험한가?
계속 헛발에, 급기야 균형도 못 잡고 넘어질 뻔했다.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큰일 나는데.
‘데이비드 씨는 아직인가―’
생각이 끝난 순간. 형을 가림막 삼아 올라온 데이비드가 입술에 피가 날 정도로 악 물은 채 나와 눈을 마주쳤다. 그래 울지 않는 거로 대견하다.
‘아니, 운 적은 없던가?’
울먹이긴 했던 것 같은데. 울지는 않았네.
데이비드가 자세를 고정해, 무언가를 쥔 듯한 자세를 취했다. 곧이어 데이비드의 쥔 것 같은 손안에 무언가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며 그것이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을 때. 꿈의 군주가 눈치채고 뒤를 돌았다.
―너……! 은혜를 베푼 은인을 배신해?!
“릴리 몸에 상처나 그만 입혀!”
그러나 무언가가 완벽하게 형체를 잡지 않았을 때. 꿈의 군주가 움직이려 들었다. 곧바로 몸을 날려 꿈의 군주에게 매달리고, 곧이어 피로 이루어진 감옥이 생겨나고. 얼음으로 된 창이 사방에 둘러싸이고, 불덩어리가 꿈의 군주의 사방에 나타났다.
“아직 애송이니까 그렇게 어리석은 거지! 나였으면 다가가는 게 아니라 도망쳤다!”
하늘에서 깔깔 웃는 지화연 씨의 모습에 꿈의 군주가 이를 아득바득 가는 것이 생생히 들려왔다. 그리고 곧 그 적의는, 나에게 쏘아졌다.
―재밌어서 살려뒀건만…….
“누가 살려두래?”
―지금이라도 집어삼켜―
우드득. 형의 검이 꿈의 군주의 머리를 관통해, 꿈의 군주가 검으로 막힌 입에 이를 딱딱거리며 시선을 나에게 꽂았다. 팔이 기괴하게 꺾여 나를 공격했으나, 내가 아랑곳하지 않자 무언가 하려는 듯 보였으나.
푸욱. 데이비드가 쥔 새하얀 창에 온몸을 뒤틀었다.
―끼아아아악! 가만 안 둬! 나만 죽을 것 같아?!
“당연한 걸 묻네.”
바로 죽지 않는 걸 보니 빗맞혔나 보다.
내 몸까지 꿰뚫을 뻔한 창을 부여잡자, 손바닥에 타들어 가는 감각이 느껴졌다.
“좀. 죽어라. 끈질기게 진짜.”
화악! 창을 부여잡고 그대로 들어 올리자, 꿈의 군주의 몸이 너무나 쉽게 으스러졌다. 비명이 점차 사그라지고, 꿈의 군주의 형태에서 본래 몸 주인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상태는… 안 좋았지만.
텅그렁. 꿰뚫었던 창이 언제 그랬냐는 듯 멀끔한 채로 바닥을 나뒹굴었다. 조카의 몸에는 꿰뚫린 흔적은 없지만, 옷의 행색이나 피부를 자세히 보면 타격은 충분히 있던 듯 보였다.
“으… 릴리. 미안해.”
창을 놓은 데이비드가 조카에게 다가가 살풋 껴안았다. 조카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아니. 이미 죽었다. 숨도 쉬지 않고. 심장도 더는 뛰지 않았다.
“더 일찍…….”
데이비드가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상황은 마무리됐다―
―내가 죽을 것 같아?!
터엉! 검은 구체가 조카의 몸에서 튀어나와, 깨지는 공간의 틈으로 빠져나가려 들었다.
‘썩을.’
아직도 안 죽었을 줄은 몰랐는데.
곧장 따라가려 했으나 다리가 풀려 그대로 주저앉았다. 다른 사람들이 능력을 이용해 따라잡으려 들었으나, 속도가 너무 빨랐다. 지화연 씨가 하늘에 있긴 했으나 딴청 피우는 사이 일어난 일이라 따라잡기는 글러 보였다.
‘이대로 나가 저 도시로 향하면.’
대참사다. 지금 행색이 초라해도 꿈의 군주다. 꿈으로 무슨 짓을, 꿈으로 힘을 키울지도 모르는 존재.
‘가야 하는데.’
지친 눈을 끔뻑이고 풀린 다리를 이끌려 노력했다. 하다못해 날개라도 꺼내려 했으나 기력을 다해 나올 생각을 안 했다.
‘썩을.’
망했네. 이거.
꽈드드득! 위쪽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올리자, 검은 구체의 꿈의 군주는 반짝이는 무언가에 그대로 봉인됐다. 곧이어 그것을 만든 것으로 보이는 이가 꿈의 군주와 함께 거세게 낙하해 우리 앞에 나타났다.
“꼴들이 왜 그래? 이건 뭐야? 반사적으로 잡았는데. 혹시 잡으면 안 됐다거나, 그건 아니지?”
미국의 S급 헌터이자 지화연 씨의 친구인, 해나 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