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85
85화
“…류천화 씨, 저희도 그게 가장 문제라는 거 알아요. 아는데, 아까 못 들으셨어요? 농작물이 이 나라에서 돈을 버는 가장 큰 수단이라잖아요. 그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농작물을 대신 재배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고요. 여기선 그게 거의 유일한 돈벌이 수단인데, 그걸 갑자기 막아 버리면 꽤 큰 혼란을 초래할 거예요. 대체 수단도 없는―”
“대체 수단이 없다고 한 적은 없는데.”
“…그걸 왜 지금 말해요.”
“안 물어봤으니까?”
“한 대 때려도 되죠?”
“가능하면 해 보든가.”
“우선 두 분 다 진정하시고. 류천화 씨, 대체 수단이라는 게 뭡니까?”
류천화 씨가 고개를 까딱였다. 류천화 씨의 오른편에 양피지가 생겨났다. 류천화 씨가 양피지에 적힌 글을 읽어 내렸다.
“현재 농작물로 인한 땅의 피해가 큽니다. 아펜테라리스로 이 나라가 버티고 있는 것은 압니다만, 시민들도 이 나라의 재산이라는 것을 생각해 주세요. 밑에 있는 것은 아펜테라리스를 대체할 식물들을 정리한 목록입니다. 모쪼록 한 번만이라도 검토해 주세요.”
“어딜 가나 바른 생각 바른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있네요.”
“이 의견이 관리들을 거치고 거쳐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대단하더군. 그래서 이 대안을 낸 주민을 채용할 생각이다만.”
“채용이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지.”
아예 갈아엎을 생각이구나.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그럼 인재 채용부터 할 건가요?”
“아무래도. 제아무리 왕의 명령이 절대적이라 한들, 스스로 원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있어야지 무언갈 바꾸든 하니 말이지. 강제로 일하게 되면 결과가 좋지 않을 테니까.”
그 말에 유아한 씨가 물었다.
“지금 있는 것들은 그냥 놔두고요?”
“아니.”
“그럼 새로운 인재들을 채용하며 물갈이?”
“그냥 약점을 잡아 내보낼 생각이다만.”
“…평범하네요. 그래서 그 약점은요?”
류천화 씨가 보기 드물게 웃자, 유아한 씨가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의아해하는 와중 류천화 씨가 답했다.
“그걸 알아내는 게 두 사람의 일 아닌가?”
“…약점도 모르면서 그런 소리를 한 거예요?”
“나라의 땅이 그 모양인지도 몰랐다만. 지금이라도 계획을 세운 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아, 예. 대단하셔요. 가죠, 한지언 씨. 왕님이 부패한 관리들의 약점을 잡고 오라네요.”
“그런데 어디로 가죠?”
“보아하니 마을로 (이동할 때만 워프가 되고, 이 성은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것 같아요. 우선 성에 있는 것들의 약점부터 잡죠?”
쿵. 문이 열리자 떠오른 마을로 가는 워프 양피지를 뒤로하고 복도를 걸었다. 중간중간 장식품이 시야에 들어왔다. 바닥에 깔린 붉은 카펫이 걷는 소리를 먹어 복도가 한층 더 조용했다.
‘아무도 없네.’
기사가 보초를 서고 있을 법도 한데 없었다. 청소하며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없었다. 아니, 청소하는 사람 자체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의심을 증명하듯 장식품 위에 먼지가 소복이 쌓여 있었다.
주변을 살피는 내 모습에 유아한 씨가 말했다.
“무너지지 않은 게 이상한 나라네요.”
“너무 늦게 이곳으로 온 게 아쉽네요. 만약 일찍 왔다면 쉽게 클리어했을 텐데.”
“그러게요. 게다가 하필이면 다른 사람들이 막장으로 해 놓고 간 걸 이어받았고요.”
“그렇지만 그 사람들도 클리어하려고 그런 거니 별수 없죠, 뭐. 늦게 온 저희 잘못이죠.”
“그건 그렇죠.”
이윽고 우리는 집무실로 보이는 곳에 도달했다. 문을 열기도 전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안 봐도 안의 상황이 어떨지 눈에 훤했다. 진짜 막장의 끝이라는 게.
“여봐라~”
쿵! 유아한 씨의 발길질에 문이 열리며 문에 금이 갔다.
―뭐, 뭐야, 당신들!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그 모습에 나는 덤덤히 말했다.
“당신들을 월급 루팡 죄로 검거하겠습니다.”
“월급 루팡이 뭐예요?”
“아무것도 안 하고 월급만 타 가는 사람들이요.”
“딱 맞네요.”
―당신들이 뭔데 우리를 검거하네 마네야!
“그건 신경 쓸 필요 없으시고, 사이좋게 붙잡히시는 건 어떠세요?”
유아한 씨와 실랑이를 벌이는 관리들을 뒤로하고 나는 주변을 살폈다. 널브러진 종이 한 장을 집어 들자 알코올 냄새가 종이에 가득 배어 있어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나는 종이에 적힌 꼬불꼬불한 글을 보았다. 세금 어쩌고 되어 있는 종이에 아무것도 안 적힌 걸 보니… 진짜 놀고 먹고 자고 다 했구먼.
‘이 정도면 됐나.’
내) 자리를 털고 일어남과 동시에 유아한 씨가 말했다.
“한지언 씨, 아직 증거 덜 모았어요?”
“아뇨. 다 모았어요.”
“충분해요?”
“네.”
“그럼 주저할 필요 없이, 긴급 체포 하겠습니다.”
생글 웃는 유아한 씨의 뒤에서 나타난 연하늘색 천이 세차게 앞으로 나아가 관리들을 붙잡았다.
―이거 놔! 우린 잘못 없어! 농작물에나 관심 있는 왕의 잘못이다!
“아, 네. 저희는 시키는 일을 하는 것뿐이니 따질 거면 그 왕 앞에서 따지세요.”
―이 망할 것들! 주제도 모르는 것들!
류천화 씨에게 돌아가는 길, 온갖 저주와 폭언이 쉴 틈 없이 쏟아졌다. 완벽히 무시하고 어느덧 알현실.
쿠당탕! 문이 열리자마자 내던져진 관리들이 욕을 하려던 찰나, 류천화 씨를 보고 곧장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전원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증거는?”
“여기요. 직무실에 나뒹구는 종이 아무거나 한 장 집어 들면 그게 비리 서류예요.”
“이렇게 하기도 힘든데 말이지. 얼마나 관리를 안 했으면 이리된 것일까.”
류천화 씨가 비리 서류 한 장을 접었다. 정확한 대칭으로 접힌 종이는 어느새 비행기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쐐액! 단숨에 움직인 팔에 종이비행기가 빠르게 날아갔다. 날아간 종이비행기는 류천화 씨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찌그러졌으며, 종이비행기에 스친 주민의 피부에서 피가 흘렀다.
“하지만 이제 이런 비리는 불가능해. 왕이 바뀌었거든.”
앞으로 나온 몸을 뒤로 뉘며 류천화 씨가 말을 끝냈다.
“내쫓아.”
말이 끝남과 동시에 기사들이 우르르 들어와 관리들을 끌고 나갔다. 그 모습에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기사들은 되게 칼같네.”
“하물며 악행을 저지르는 일도 없지. 마치 지금 막 새로 생겨난 것처럼 말이야.”
류천화 씨의 말을 들은 백호가 몸을 둥글게 만 자세에서 고개만 빼꼼 올려 말했다.
[기사들은 모두 명령을 수행하는 인형들이에요. 제각기 다른 생각을 하는 주민들과는 달리, 오직 왕의 명만 듣고 움직여요.]왕의 명만 따르는 인형이면, 왕이 바뀜과 동시에 수행하는 명령도 달라질 터이니 새로 생겨났다는 것이 맞는 말일 수도 있었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바뀌며 새로 생겨난 NPC들이라면…….’
나는 잠시 생각하다 백호에게 물었다.
“왕국이 성장하고 기둥에 색이 입혀질수록 기사에게도 변화가 이루어지는 건가?”
[당연한 소리예요! 지금의 기사는 1 Lv! 앞으로 성장할 날이 무궁무진해요!]레벨 제도냐.
“기사를 레벨 업 하면 뭐가 좋은 거지?”
[강해져요!]
“왕이?”
[아뇨, 기사가!]쓸모없는 시스템이었네. 왕의 명만 따르고 수행하는 이성이 존재하지 않는 인형이 강해져 봤자 어디다 쓰나.
“류천화 씨, 부패 관리 정리는 됐으니 이제 인재 채용을―”
“채용이라면 아까 두 사람이 관리들을 데리러 갈 때 시작했다만.”
“예?”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알려면, 시험을 치르면 그만 아닌가.”
“…그러니까 지금 시험이 한창이라는 뜻인가요?”
“그렇지.”
“만약 증거가 없어서 관리들을 체포하지 못했으면 어쩌려고…….”
“설마. 아무리 S급 중 가장 약하고 S급 중 유일하게 공격 능력이 없다고 한들 S급인데 그거 하나 못 잡을까.”
“공격 능력 있거든요?! 한판 뜰래요, 진짜?!”
호기심에 창문 밖을 기웃거리던 유아한 씨가 그 말을 듣고는 버럭 소리를 쳤다.
“나야 상관없다만, 괜찮겠나?”
“류천화 씨야말로 그 자만감 넘치는 얼굴이 비뚤어지는 거 괜찮으시려나?”
또 싸운다, 또, 또.
“한지언 씨! 저 얼굴에 주먹을 꽂을 기회예요.”
“전 안 합니다. 끼우지 말아 주세요.”
“저희 둘이면 충분히 이기고도 남아요.”
“안 한다니까요.”
“해요.”
“안 해요. 안 한다고.”
그러나 거절한 것이 무색하게, 유아한 씨는 멀찍이 떨어져 있던 나를 질질 끌고 왔다.
두 사람의 승부는 무승부였다. 아니, 애초에 시작도 안 했다. 싸움을 하기 전 시험이 끝나 채용된 인재들에게 일을 시켜야 했기에 휴전이라며 다툼을 멈추고 새로운 일들을 진행했다.
농작물 서서히 교체, 상인에 관한 법 개정, 집을 지을 수 있는 새로운 재료 물색 등. 우리는 전에 왕이었던 헌터가 뿌린 쓰레기들을 회수하기 바빴다.
그렇게 꽤 되는 시간이 흐르고.
“쭉쭉 차오르네요.”
범죄의 싹을 도려내고 알현실로 돌아오자 하얗던 기둥에 하나둘씩 색이 입혀지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백호의 모습이 꽤 성장해 있었다. 이 상태로만 하면 다음 층으로 가는 건 금방일 터.
“다음 층엔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꿈이라는 주제에서 이리저리 퍼져 나가니 영 예상이 안 가네요.”
“유력한 건 일단 저 꿈의 파편을 사용하는 층이라는 거 아닐까요? 이번 층에서 꿈의 파편이 사용된 건 왕의 자격을 갖춘 모습을 보여 줄 때뿐이었으니까요.”
“혹시 몰라요. 진짜 그 용도로만 사용되고 끝날지.”
“그러면 1층에서 헛고생한 셈이네요.”
“놈들은 저희랑 상식이나 가치관 자체가 다를 테니까요. 뭐, 또 사용될 수도 있고요.”
0층이 경계선, 1층이 정리된 꿈이라 했으니 창고 정도일 테고, 2층은 왕국 키우기 게임.
‘이렇게 나열해 보니까 더 예상이 안 가네.’
왕국을 키워 봤으니 다음엔 몬스터를 키워 볼 수도.
나는 이번에는 홀로 성을 나섰다. 양피지를 통해 워프하니 어느새 한층 발전해 주민들이 북적이기 시작한 마을에 도착해 있었다. 그러나 내 목적지는 보다 깊은 곳이었다.
쐐액! 나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는 범죄자들을 탈탈 턴 뒤 성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마을 중심지로 걸음을 옮겼다. 골목으로 들어가니 워프할 수 없어 별수 없는 걸음이었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던 중, 저 멀리서 무언가가 펑! 터져 올랐다. 불꽃놀이라도 하나 싶었으나.
“…이게 뭔…….”
온갖 비명이 허공에 흩어졌다. 물이 나오는 분수 안에 주민이 죽어 있었고, 사방에 피가 잔뜩 흩뿌려진 채였다. 기껏 다른 재료를 이용해 만든 집들은 무너져 내려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 아니, 일단 두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중심지로 나오자 이동이 가능해져 워프 양피지가 눈앞에 떴다. 양피지가 뜨자마자 곧장 성으로 귀환한 후 두 사람을 부르며 다급히 알현실로 들어섰다.
상황을 설명하려 했으나, 무거운 분위기를 보니 두 사람 다 알고 있는 듯했다. 나는 공연히 입을 벙긋거렸다.
“한지언 씨도 아는 모양이네요.”
류천화 씨의 앞에 처음 보는 붉은 양피지가 생겨나 있었다. 붉은 양피지를 잠시 바라보던 류천화 씨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전쟁이 일어났어.”
『형이 소설에 소설에 빙의했다고 한다』
와온 현대판타지 소설
(주)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