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44
박종주의 갑작스러운 전화.
하지만 강주혁 역시 어느 정도 예상하던 바였다. 저번 WTVM에서 마주쳤던 이강수를 포함해 GM엔터테인먼트를 먹은 것까지 무슨 꿍꿍이가 있긴 한데,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으니까.
슬슬 무슨 모션을 취하겠지 싶었던 주혁이었다.
“ 넌 대체 뭘 믿고 그렇게 나대는 거냐? ”
“ 글쎄. 나를 믿고? ”
강주혁의 반응에 박종주가 시작부터 으르렁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주혁은 심사위원석에서 담담하게 다리를 꼬았다.
그러자 핸드폰 너머의 박종주가 화를 억지로 누르는 듯한 목소리가 다시금 들렸다.
“ ······할 말이 있다. 얼굴 좀 보자. ”
“ 할 말이 있다? ”
“ 그래. ”
뜬금없이 박종주가 만남을 요청했다. 어째서일까? 순간 주혁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난무했지만, 어차피 추측은 추측일 뿐.
상대가 어떤 속내인지 알 순 없다.
‘ 박종주를 만났을 때, 분명 내가 얻는 것이 있기야 하겠지. ’
그와의 대화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유추할지도 모르고, 어쩌면 박종주가 무슨 협상이나 딜을 제안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 박종주를 만나는 것이 모든 면에서는 이득일지 몰랐다. 다만.
‘ 괜히 싸하단 말이지. ’
강주혁의 본능이 이 만남을 피하라 말하고 있었다. 어떠한 이유나 정확한 설명은 할 수 없는. 오직 강주혁의 본능.
거기에다 박종주는 대충 알고 있지만, 새로 등장한 인물인 이강수. 이쪽은 정보가 없어도 너무 없다. 전쟁터에 아무런 장비 없이 나가는 것은 자살행위일 뿐.
‘ 이번엔 피한다. ’
결정을 내린 주혁이 입을 열었다.
“ 귀찮은데? 네가 말한 할 말이 그다지 중요할 것 같지도 않고. 그리고 내가 너 면상을 보면서 편히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냐? ”
“ ······후회할 텐데. ”
“ 후회? ”
후회라는 단어에 주혁이 몇 초간 크게 웃었다.
“ 야 박종주. 요즘 개그도 배우냐? 후회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꺼져. 네 얼굴 보느니 후회하는 편이 백배 나으니까. ”
“ ······역시 넌 거슬려. ”
-뚝!
거슬린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겼고, 끊긴 핸드폰을 내려다보던 주혁이 웃으며 짧게 읊조렸다.
“ 거슬린 다라······ 앞으론 그걸로 끝나지 않을 텐데. ”
“ 뭐가 그거론 끝나지 않아? ”
그때 느닷없이 장황수의 목소리가 뒤에서 끼어들었다. 아마 강주혁의 혼잣말을 들은 모양. 그 바람에 주혁이 핸드폰을 속주머니에 넣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 아무것도 아닙니다. ”
담담한 주혁의 대답에 장황수 역시 대수롭지 않게 자신의 자리에 앉았고, 다음 참가자들의 프로필을 보려는 찰나.
강주혁이 다시 목소리를 냈다.
“ 선배님. ”
“ 음? ”
“ 혹시 GM엔터테인먼트에 새로 사장으로 앉은 이강수라는 사람 아십니까? ”
“ 아. ”
혹시나 싶었다. 장황수는 굴지의 JH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수장. 분명 GM엔터테인먼트는 경쟁사고, 새로 사장으로 앉은 이강주에 관해 조사를 해봤을 가능성이 클 거라 주혁은 생각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 나도 처음 봤어. ”
“ 그렇군요. ”
장황수의 대답은 간단했지만, 거짓처럼 보이지 않았다.
‘ 하긴. 장황수가 알고 있을 정도라면 내가 모르는 게 말이 안 돼. ’
거기에다 장황수가 어느 정도 정보를 얻었다고 해서, 이런 자리에서 술술술 말해줄 것 같지도 않았다. 강주혁은 이내 생각을 접고 참가들의 프로필을 집었다.
그런 강주혁의 옆태를 가만히 지켜보던 장황수가 시선을 정면 무대로 돌리면서 말을 이었다.
“ 주혁아. 아니, 강사장님. ”
“ 예. 선배님. ”
“ 심사. 살살하자. 살살. ”
살살하자는 말이 무슨 뜻을 가졌는지, 단박에 알아차린 주혁이었지만, 굳이 되물었다.
“ 무슨 말씀이신지. ”
“ 나도 알지. 내가 너를 몰라? 지금 보이스프로덕션부터 시작해서, 전투적인 건 알겠는데. 살살 좀 하자. ”
살살하자? 강주혁이 웃었다. 그야말로 쓸모없는 단어였다. 그도 그럴게 살살해서는 주혁이 이 자리에서 얻어갈 것이 없기 때문.
슬쩍 미소짓던 주혁이 장황수에게 꽂혔던 시선을 거두며 무심하게 답했다.
“ 알겠습니다. ”
하지만 그의 속내는 달랐다.
‘ 살살? 이제 시작인데 뭔 살살. ’
강주혁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잠시 뒤.
짧은 쉬는 시간이 끝나고, 만능엔터테이너의 녹화가 속행됐다. 진행속도는 생각보다 더뎠다. 이유는 간단했다.
참가자의 인터뷰가 길어졌다.
점점 실력이 비등한 참가자. 즉, 액기스만 남다 보니 그들의 사적인 것부터 꿈, 목표 뭐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했다.
그런 작은 것들이 합격과 탈락을 판가름할 정도로 심사는 꽤 힘들게 진행됐고.
“ 안녕하십니까! 이필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한눈에 봐도 꽤 나이 들어 보이는 중년 남자 참가자가 무대로 올라왔다. 발걸음이 꽤 당당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의 참가자.
그런 그를 보며 주혁이 팔짱을 꼈다.
‘ 기억나. 분명 생산직에서 일하고 있다는. ’
잊을 리가 없었다. 주혁이 나름 재밌다고 판단했던 참가자였으니까.
‘ 아직도 저 흰색 운동복을 입고 있으시네. ’
상의와 하의가 모두 새하얀 흰색에다가 신발도 흰색. 반면, 얼굴색은 진한 갈색에 가깝고 옆머리와 뒷머리가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
그런 참가자 이필수를 주혁이 흥미롭게 보고 있을 때, 오희연이 핸드 마이크를 집었다.
“ 이필수씨? 나이가 좀 있으시네요. ”
“ 옙! 올해로 45살입니다! ”
“ 그 정도 나이면 지금 다니시는 회사에서도 꽤 위치가 있을 텐데. ”
“ 박스를 생산하는 회사에 있었습니다! ”
“ 있었다? ”
“ 네네. 잘렸습니다. 그간 쌓인 연차 좀 쓴다고 하니 그럴 거면 그만두라고 하기에 그냥 그만뒀습니다! 하하하. ”
“ 아······ ”
호탕하게 웃은 이필수에 비해, 질문한 오희연은 괜히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을 재밌게 구경하던 주혁이 웃으며 마이크를 들었고.
“ 네. 이필수씨 준비하신 것 보여주세요. ”
“ 옙! ”
짤막하게 대답한 이필수가 심사위원석을 올려다보며 대뜸 욕을 뱉었다.
“ 야 이 미친놈아! 내가 처음부터 생각했는데. 넌 보통 정신병자가 아니야! 누가 아파? 네 여친이가 아프다고? 이런 시발! 그게 조퇴 사유라고? ”
표정과 행동은 진지한데, 대사 자체에는 꽤 코믹이 섞여 있었다. 덕분에 촬영장 분위기가 탁 풀렸고, 주혁은 이필수의 연기를 보며 누군가를 떠올렸다.
‘ 황석후 선배님. ’
코믹 연기의 대가. 그리고 진정한 다작의 상징. 배우 황석후.
“ 야 이 정신병자야! 너의 여친이가 아픈 만큼 내 속도 존나게 아파! ”
결국, 이 부분에서 강주혁을 포함한 심사위원들의 웃음이 터졌다. 물론 스텝들도 박장대소했다. 그렇게 그의 연기는 약 5분간 이어졌고.
“ 이번엔 강주혁 심사위원부터 시작하죠? ”
아까의 복수인지 뭔지, 오희연이 강주혁을 보며 요청하기에 주혁은 별 대수롭지 않게 핸드마이크를 집었다.
“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짧은 연극을 보는 것 같았어요. 장면을 자신과 잘 맞게 아주 잘 짜신 것 같습니다.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아주 잘 하셨습니다. 합격입니다. ”
이어서 장황수.
“ 저도 딱히 얹은 말이 없습니다. 당연히 합격입니다. 아, 그런데 그 운동복은 컨셉입니까? ”
“ 예? 아! 아닙니다. 제 전투복이랄까요! 이래 봬도 메이컨데. ”
이필수가 말을 뱉으며 머리를 긁었다. 덕분에 질문한 장황수가 짙은 웃음을 지으며 자신도 하나 사야겠다는 농담을 던졌고, 다음 오희연 역시 합격을 주면서 이필수는 다음 스테이지로 갈 티켓을 거머쥐었다.
연신 고개를 꾸벅꾸벅하며 무대를 내려가는 이필수를 보며 주혁이 턱을 쓸었다.
‘ 저분. 연기는 그렇다 치고, 지금까지 올라왔다는 건, 춤 노래까지 잘한다는 거겠지? 춤은 좀 궁금한데. ’
과연 이필수가 추는 춤은 어떤 형태일까? 주혁은 무대에서 내려가는 이필수의 뒷모습을 보며 욕심 담긴 침을 삼켰다.
이후, 녹화는 정신없이 흘러갔고, 꽤 충격적인 결과도 많았다. 가장 먼저 대중들의 관심을 꽤 받던 걸그룹 포프린의 이미소가 탈락했다. 그녀 역시 강주혁이 눈여겨보던 참가자였지만, 연기 중간 대사를 잊어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반면, 비슷한 실수를 한 MVe&m 소속 이혜원은 합격했다. 오희연의 프리패스 덕분이었다.
거기다 오희연이 강주혁과 슬슬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시작은 참가자 도경태부터였다.
“ 도경태씨 연기는 굉장히 무심한 듯 보이는데, 생동감이 있어요. 신기합니다. 그러면서 딕션은 섬세합니다. 충분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합격입니다. ”
강주혁의 극찬 섞인 심사평. 그러나 오희연은 달랐다.
“ 저는 강주혁 심사위원과는 다르게 대사가 잘 안 들렸어요. 잘 안 들려서 중간에 몸을 앞으로 숙일 정도로. 그러니 대사에 담긴 감정이나 목표가 느껴지지 않아요. 으음- 아쉽지만 전 탈락. ”
그녀의 심사를 들은 주혁이 고뇌했다. 도경태에게 프리패스를 사용해야 하나? 솔직히 여기서 떨어지기에는 도경태가 좀 아까웠다.
그러나 다행히도.
“ 심사를 하기 전에 말씀드리자면. 전 합격입니다. ”
이어진 장황수가 도경태를 합격시키면서 주혁의 프리패스 사용을 미뤄줬다.
여기서부터 강주혁 포함 심사위원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됐다. 각자가 원하는 참가자, 올리고 싶은 참가자가 다르고, 보는 눈과 추구하는 연기가 틀리니 당연한 현상이었다.
어쨌거나 조용한 전쟁 속에서 마니또 수현이 무대에 올랐다. 그런데 그녀 상태가 이상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달까? 때문인지 그녀의 연기는 쭉쭉 늘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무대를 보던 스텝들은 전부 그녀가 탈락할 거로 생각했다.
첫 번째로 마이크를 든 장황수가 심사도 하기 전에 프리패스 카드를 들기 전까진.
“ ······ ”
말없이 프리패스 카드를 들고 있는 장황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주혁이 피식했다.
‘ 선배님. 나이스 샷. ’
마니또의 수현. 그녀 역시 여기서 떨어지면 주혁으로선 곤란했다.
‘ 무슨 꿍꿍이인 줄 모르겠으나, 어지간히 욕심 나나 보네. 어차피 헛짓거리겠지만. ’
그런 상황 속에서 어느새 녹화는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었다. 실제로 이제 남은 참가자는 총 5명.
-스윽.
이어서 무대로 올라오는 참가자를 보던 주혁의 자세가 변했다. 참가자는 장주연이었다. 오늘은 한층 더 드라이한 분위기를 뿜고 있었다.
‘ 저 아이야 걱정 없지. ’
주혁은 큰 걱정 없이 장주연이 펼치는 무대를 감상했다. 그만큼 지금껏 보여준 장주연의 연기는 안정돼있었기 때문.
그러나.
“ 난 이제 해봐야 20······살이야. 고작 20살. ”
그녀가 뱉는 대사 첫 줄부터 주혁의 얼굴에서 옅은 웃음이 사라졌다.
‘ 여유가······사라졌어. 어째서지? ’
장주연의 연기가 답답하게 변해버렸다. 지금껏 보여준 여유롭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째서일까? 물론, 당장은 왜 저 아이의 상태가 저토록 급격하게 변했는지 주혁은 알 순 없다. 다만.
‘ 아마추어니 매 심사마다 긴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런걸로 떨어지긴 가진 가능성이 너무 아까운데. ’
그녀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희소성이 아까웠고.
“ ······감사합니다. ”
어느새 장주연의 연기가 끝났다. 장주연의 연기가 끝난 후, 어째선지 주혁의 표정이 미묘했다. 딱딱하게 굳어있었고, 실망감이 가득한 얼굴.
‘ 아깝지만, 자신을 컨트롤 하지 못한 것도 사실. 어쩔까? ’
주혁이 팔짱을 낀 채, 여전히 장주연을 바라보고 있을 때 오희연부터 심사가 시작됐다. 당연히 탈락이었다. 장황수 역시 마찬가지.
이제 강주혁의 차례. 이제 그 역시 결단을 내려야 했고.
‘ ······딱 한번. 한 번만 더 보자. ’
강주혁의 입이 열렸다.
“ ······장주연씨에게 프리패스를 사용합니다. ”
결국, 여기서 강주혁의 프리패스가 발동됐다.
같은 시각, 태신식품 이사실.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책상 위에 올려진 핸드폰을 검지로 툭툭 때리며 생각에 빠져있다.
박종주였다.
“ 스읍······ 안 만난다 이거지? 건방진 새끼. 기회를 주려고 해도 걷어찬다는데, 어쩔 수 없지. 손잡을 놈이야 널렸으니까. ”
그때 박종주의 핸드폰이 진동을 뱉었다.
-우우우웅 우우우웅
진동 소리에 이어 핸드폰 액정을 확인한 박종주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긴 했으나, 이내 전화를 받았다.
상대도 남자였다.
“ 종주 씨? 바쁘신가요? 전화를 늦게 받으시네. ”
“ 아닙니다! 방금 사무실에 들어와서. ”
“ 그러시군요. 것보다 며칠 전 강주혁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
“ 아~ 강주혁을 만나······예?! 강주혁을 말입니까? 어디서. ”
“ 방송국에서. 실물로 보니 아주 잘생기셨던데. ”
말을 듣던 박종주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마치,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난 듯. 그런 그가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 말이 나온 김에 사장님! 이번에 제가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
“ 새로운 정보요? ”
“ 예. 이번에는 쥐새끼처럼 빠져나가지 못할 겁니다. ”
“ 으음- ”
상대방 남자는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짧은 목소리를 냈고.
“ 종주 씨. 내가 강주혁 사장님을 딱 만나보니까. 그렇게 잽잽 날려봐야 소용없을 것 같던데요? 그냥 제가 짠 설계대로 하심이? ”
“ 아, 아닙니다! 이번엔 확실합니다. ”
“ 하핫. 그래요. 뭐, 그럼 그 건은 알아서 진행해 보세요. 전 구경만 할 테니. ”
약간은 비아냥거리는 남자 말투에 박종주가 주먹을 꽉 쥐며 속으로 혀를 찼다.
‘ 약에 찌든 원숭이 새끼. 이번에 강주혁 확실히 치워내고, 너도 곧 치운다 내가. ’
그때 남자가 박종주에게 다시 물었다.
“ 그런데 종주 씨. 이번에는 무슨 건으로 장난치실 건데요? ”
“ 아. ”
-스윽.
물음에 반응한 박종주가 책상 위 투명 파일을 펼쳤고, 파일 안 종이에는 남자의 사진과 여러 가지 정보가 적혀있었다.
그 파일 안 종이를 보며 박종주가 입을 열었고.
“ 강주혁 측근 중에 황실장인지 황과장인지 과거 형사 하던 놈이 있는데. ”
악의적인 미소를 지었다.
“ 그놈 사람을 죽였습니다. ”
늦은 오후,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실.
만능엔터테이너의 기나긴 녹화를 마친 주혁이 넥타이를 거칠게 풀며 사장실의 문을 열었다.
“ 어머! 사장님 왔어? 고생했어. ”
“ 그러게. 점점 녹화가 빡세지네. ”
사장실에는 이미 홍혜수 팀장이 분홍 다이어리를 펼친 채 앉아있었다. 아마 주혁과 얘기가 된 모양. 홍혜수 팀장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주혁이 정장 재킷을 의자에 걸친 뒤, 커피를 내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 뮤직톡스튜디오. 전화 오지? ”
“ 와와. 엄청 와. 문자도 오고. ”
“ 안 받았지? ”
“ 당연하지. 덕분에 시끄러워 죽는 줄 알았지만. ”
“ 잘했어. ”
주혁이 홍혜수 팀장에게 커피를 건네며 말하자, 홍혜수 팀장이 ‘땡큐’ 라는 단어와 함께 대뜸 물었다.
“ 그런데. 사장님. 왜 갑자기 뮤직톡스튜디오 쪽 연락을 싹다 무시해? 그쪽 버리는 거야? ”
“ 그럴 리가 있나. ”
“ 그럼? ”
종일 궁금했는지, 홍혜수 팀장의 얼굴에는 궁금증이 한가득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주혁이 설명을 위해 입을 열었고.
“ 뮤직톡스튜디오는. 아니, 김수열 사장은 지금. ”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그 순간 주혁의 전화가 울렸다.
덕분에 설명하던 주혁이 말을 멈추고, 속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했다.
-황실장님.
황실장의 전화였다. 무언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던 주혁이 전화를 받았다.
“ 예. 황실장님. ”
그런데 들려온 황실장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 사장님. 그놈. 떴습니다.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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