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149
잠시간 말을 정리하는 듯하던 박한철 PD가 이내, 입을 열었다.
“ 저도 그 친구 개인 인터뷰 딸 때 들었는데, 집안 사정이 많이 안 좋은가 보더라고요. ”
“ 집안 사정이요? ”
“ 예. 스읍- 뭐라더라. 밑으로 동생이 셋이고, 할머니랑 사는데 최근에 할머니 몸 상태가 많이 안 좋다고. ”
주혁은 약간 의아했다. 물론, 크게 좋은 환경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꿈을 포기할 정도로 사정이 안 좋다고 말할 만큼은 아니었다.
“ 부모님은 안 계신 겁니까? ”
“ 아아- 아버지는 있다고 했는데, 거기선 말을 아끼더라고요? 뭔가 말하기 싫은듯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캐묻진 못했고, 원래 인터뷰가 사적인 모습을 보여주긴 해도 전부는 아니거든요. ”
박한철 PD의 말에 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팔짱을 꼈고, 박한철 PD가 추가로 담배를 꺼내며 말을 이었다.
“ 인터뷰 끝나고도 우리 입장에서 그 아이는 지금 꽤 화제성이 높고, 인기가 좋아서 가능하면 도와주려고 했었는데, 정확한 사정은 도무지 얘기해주진 않고 지금은 무슨 일인지 연락도 안 됩니다. ”
“ 그래요? ”
고개를 끄덕인 박한철 PD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 아깝죠. 지금 만능엔터테이너 비공식 인기투표도 장주연 그 친구가 2위까지 했고, 애가 전투력이 있어서 그림도 좋았는데. 사장님과 투샷도 보기 좋았고. 그대로 갔으면 우승까진 몰라도, 아마 상위권에 올라서 데뷔는 쉬웠을 텐데 말이죠. ”
“ 포기할 때 상태는 어땠습니까? ”
“ 상태요? 어- 글쎄요. ”
잠시간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듯, 박한철 PD가 담배 연기가 공중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답을 내렸다.
“ 확 이랬다저랬다 말하긴 애매한데. 하나는 기억납니다. 애 분위기가 워낙에 좀 다크하니까, 표정으로 딱 알긴 힘들어도, 제가 보기엔 좀 억울하다는 느낌이 강하긴 했어요. ”
“ 억울하다? ”
“ 예. 뭐, 그런 거죠. 실력은 있어도 환경이 안 따라줄 때. 그래서 포기할 수밖에 없는. 그런 스토리야 이 바닥엔 흔하니까. 안타깝죠. 기회라는 게 자주 오는 게 아닌데. ”
“ 기회라······ 그렇죠. ”
순간 강주혁이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표정이 미묘해졌다. 그런 주혁을 보며 박한철 PD가 바싹 다가와 목소리를 줄였다.
“ 그건 그렇고. 아시죠? 지금 WTVM 내에 사장님 영향력이 어떤지? ”
“ 어떤데요? ”
“ 하하. 뭐, 사장님 줄이 금줄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니까, 말 다 했죠. 뭐. ”
주혁이 피식했다.
“ 그렇습니까? ”
“ 예예. 그럴 만도 하잖습니까? 지금 손댄 프로 시청률을 보세요. 지들이 보기에도 망한 게 없으니까. 아니, 오히려 전부 날아올랐으니. 그런데 이게 방송국도 회사다 보니까,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 ”
“ 적들이 생기겠죠. ”
답을 대신 내린 강주혁을 보며 박한철 PD가 괜히 미안한 듯 머리를 긁었다.
“ 괜히 제가 죄송하네요. ”
“ 아닙니다. 뭐,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저도 자각은 하고 있으니 걱정 마시고,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
“ 아, 옙! 시간을 너무 쓰셨네요. 연락 드리겠습니다. ”
고개를 숙이는 박한철 PD를 뒤로하고, 주혁이 차에 올랐다. 그의 차는 잠시 후 들러야 하는 검찰청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다 신호에 걸려 잠시 주혁의 차가 멈췄다.
“ ······ ”
말없이 정면을 응시하던 주혁이 이내, 무엇을 결정한 듯 황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는 짧았고.
“ 네. 사장님. ”
주혁이 지시를 내렸다.
“ 황실장님. 확인해주실 게 있습니다. ”
같은 시각, 종합병원의 병실.
6인실 병실, 창문 쪽에 누워있는 할머니 주변으로 약간은 후줄근한 정장을 입은 사내 3명과 장주연이 서 있다.
거동이 불편한지, 누워있는 할머니는 걱정이 가득 서린 눈빛으로 사내들과 장주연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때 검은색 재킷 안에 호랑이 무늬의 티셔츠를 입은 건장한 사내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 아니~ 아가씨. 우린 진짜 정당하게 요구하는 거야. 근데 표정이 왜그려. 뭐, 누가 보면 우리가 협박하러 온줄 알겠네. ”
사내의 말에 장주연이 입술을 깨물었다.
“ ······이번 달 이자는 드렸잖아요. ”
“ 그렇지. 받았지. 반만. ”
“ 그, 그건! 제가 금방. ”
“ 어허- 아가씨. 목소리 높이지 마. 남들이 보면 진짜 우리가 뭐 불법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로 보이겠네. ”
사내가 주변에 서 있는 동료들을 보며 약간은 악동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우리~ 4대 보험도 꼬박꼬박 내는 아주 건실한 회사원들이라고. 회사원. 아니, 할매. 그렇게 쳐다보지 말라니까? 정 손녀가 걱정되면 아들을 데려와 아들을. ”
“ 하, 할머니께 말 걸지 마세요! 말씀하시면 허리 아프세요! ”
“ 알았어. 알았어~ 그러니까. 남은 이자를 줘야지? 아니면 아가씨 아비를 데려오던가. ”
“ 내일. 내일까지 어떻게든 만들어볼게요. ”
“ 음. 내일? 스읍- 에이 봐줬다. 딱 3일. 3일 줄 테니까. 곱게 가지고 와요? 응? ”
“ ······알았어요. ”
대답은 들은 사내는 장주연을 힐끔 쳐다보다, 이내 병실을 흐느적거리며 빠져나갔고,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장주연이 양 주먹을 꽉 쥐었다.
얼마나 강하게 쥐었는지, 5대5 단발이 떨릴 정도였다.
두 시간 뒤, 검찰청 취조실.
약 한 시간 반 정도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주혁이 꽤 어둑한 분위기의 취조실에 들어섰다. 눅눅하고 그 눅눅함에 담배 냄새까지 실려 냄새도 썩 좋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 살짝 미간을 찌푸린 강주혁이 정면으로 시선을 향했고, 커다란 창문이 보였다. 그 창문을 통해 박종주를 볼 수 있었다.
작은 책상에 수갑을 찬 채 앉아있는 모습.
머리는 며칠을 안 감았는지 산발에다 헤집어진 흰색 셔츠 차림. 모양새만 보자면 주혁이 5년 전 월세방에 살던 때보다 심해 보였다.
그런 박종주를 주혁이 잠시간 쳐다볼 때, 옆에 있던 검사가 짧게 말했다.
“ 10분 드립니다. ”
“ 감사합니다. ”
-스윽.
-달칵.
검사에게 감사를 표한 주혁이 취조실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박종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강주혁과 눈을 마주쳤다.
그의 힘 빠진 눈이 순간적으로 커지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 너!!! ”
박종주가 수갑을 찬 채 자리에서 괴팍하게 일어났다. 그런 그를 주혁은 그저 무심하게 쳐다봤다. 가까이서 보니 박종주의 얼굴은 한층 더 보기가 심했다.
“ 앉아라. ”
“ 개새끼가······ ”
여전히 선 채로 욕설을 뱉는 박종주를 보며 주혁은 담담하게 자리에 앉았다. 덕분에 박종주의 눈알은 강주혁을 따라 움직였고.
“ 앉으라고. 서 있고 싶으면 서 있던가. ”
“ ······ ”
결국, 인중을 씰룩거리던 박종주가 자리에 앉았다. 수갑 때문인지 쇠사슬 소리가 들렸다. 그 수갑을 보며 주혁이 고개를 살짝 꺾었다.
“ 잘 어울리네. ”
“ ······ ”
약간은 장난 섞인 주혁의 말에 박종주는 어금니를 빠득 물며 눈을 치켜떴다. 그러거나 말거나 주혁이 말을 이었다.
“ 뭐, 사실 여기까지 와서 너한테 묻고 싶은 게 많은데. 시간이 많이 없다. 하나만 물어보자. ”
“ 지랄하네. ”
“ 나한테 왜 그랬냐? ”
“ 뭐? ”
“ 5년 전 나한테 왜 그랬냐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그때 너한테 뭐 한 게 없는데. 왜 그랬냐? ”
“ 너······ 진짜 몰라서 묻는 거냐? ”
“ 알면 여기까지 왔겠냐? ”
“ ······크큭. ”
주혁의 대답에 박종주가 느닷없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은 대충 10초간 이어졌고, 수갑 찬 손으로 얼굴을 감싼 박종주가 가까스로 되물었다.
“ 몰랐다고? 걸작이네. 걸작이야. 너는 뭔지도 몰랐는데, 그 원숭이 새끼가 너를 제거했다고? ”
“ 원숭이 새끼라. 그건 이강수를 말하는 거지. ”
이강수라는 이름이 나오자, 박종주의 표정이 일순 진지해졌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 나도 몰라. 그때 너가 왜 제거됐는지. 하도 오래돼놔서 기억도 안 난다. 뭐였더라~ ”
“ 모른다? ”
“ 몰라. 이 새끼야. ”
어느새 비릿한 웃음을 뱉는 박종주가 말을 추가했다.
“ 야. 강주혁. 너도 알잖아? 내가 너한테 뭐가 됐든 말해줄 것 같냐? ”
“ 아니겠지. ”
“ 크크. 그래. 뭐. 하나는 말해주지. 너 이 새끼 나 하나 털어냈다고 기고만장하지 마라. 끝난 게 아니니까. ”
박종주의 선포에 주혁이 여유롭게 다를 꼬았다.
“ 인생 종친 주제에 허세는. ”
“ 뭐 이 새끼야? ”
-쓱.
거칠게 반문한 박종주를 보며 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종주를 내려다봤다.
“ 그래. 너한테 큰 기대를 걸고 오진 않았다. 저 밖에 계신 검사님이 그러더라. 10분 준다고. 그게 딱 내가 너한테 쓰기 좋은 시간이야. 10분. 네 수준이 그래. ”
“ 시발······ ”
“ 기분이 어때? ”
“ 뭐? ”
“ 한순간 바닥까지 추락한 기분이 어떠냐고. ”
“ ······ ”
박종주의 동공이 살짝 흔들렸다. 순간 현실이 느껴진 모양. 이어서 주혁이 몸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 아직은 괜찮을지 몰라. 근데 곧 느껴질 거다. 음. 교도소에 들어가는 순간 정도? 거긴 너 같은 재벌 새끼 싫어하는 인간쓰레기들이 버글버글하니까. 뭐, 파이팅해라. ”
-뚜벅, 뚜벅.
짧게 웃던 주혁이 두 걸음 만에 문손잡이를 잡았고, 고개를 돌려 얼굴이 죽상이 된 박종주를 보며 웃었다.
“ 야. 박종주. 재밌었다. ”
늦은 밤, 보이스프로덕션 사장실.
사무실로 돌아온 주혁이 입고 있던 코트를 의자에 대충 걸치며 자리에 푹 널브러졌다.
“ 후- ”
이어서 길게 숨을 뱉은 주혁이 책상 서랍을 열었고, 서랍에서 검은색 핸드폰이 나왔다. 그런 핸드폰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주혁이 핸드폰을 집어, 무언가를 터치했다.
그러자 핸드폰에서 녹음된듯한 음성이 들렸다.
“ 밖에 상황이 어때? ”
“ 아직까진 조용합니다. ”
“ 조용해? 그년들이 일본에서 뒤졌는데, 아직 조용하단 말이야? 시발. 덮은 건가? ”
“ 자, 잘 모르겠습니다. ”
가만 들어보니 녹음된 음성은 강주혁의 랜덤박스에서 나왔던 미래 음성 파일의 목소리와 똑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가 들고 있는 핸드폰은 본인의 것이 아니었다. 바로 류진태의 부하로 보였던 남자의 핸드폰이었다.
그가 류진태의 면회를 갔을 때 녹음을 한 것.
즉, 이 검은색 핸드폰에 녹음된 음성이 주혁의 랜덤박스에서 나온 미래 음성 파일에서도 똑같이 재생된 것이었고.
“ 참. 신기하단 말이지. ”
주혁에게 미래 음성 파일이 도착한 건, 이 대화가 녹음되기 한참 전. 한마디로 랜덤박스에서 나온 미래 음성 파일은 이 대화가 녹음되기도 전에 강주혁에게 전달한 것이었다.
-스윽.
이어서 주혁이 속주머니에서 본인의 핸드폰을 꺼냈다. 은빛을 내뿜는 실버 핸드폰을 주혁이 가만히 바라보며 은은한 미소를 흘렸다.
바로 그때.
♬띠리리 띠리리링 띠리리 띠리리링!!
강주혁의 손에 들린 핸드폰이 울렸다.
“ 으엇! ”
살짝 놀란 주혁이 핸드폰을 떨어트릴 뻔했으나, 가까스로 잡아냈고, 발신자를 확인했다.
-김태우 PD.
김태우 PD였다. 고개를 갸웃한 주혁이 전화를 받았다.
“ 네. PD님. ”
“ 아! 사장님. 혹시 주무셨습니까? ”
“ 아니요. 아직 사무실입니다. 말씀하세요. ”
“ 아아. 밤늦게 죄송합니다. 다른 게 아니라. 저번에 말씀하신 건 때문에. ”
저번에 말한 건? 잠시간 주혁이 허공을 보며 생각을 짜냈다. 그러다 뭔가 떠올랐는지, 피식했다.
“ 아. 정작가님과 식사자리 만들라고 했던? ”
다음 날, 늦은 아침.
김태우 PD가 알려준 장소는 WTVM 방송국 주변 룸 형식의 동탯국 집이었다.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얼큰한 향이 풍겼다.
이어서 입구에 종업원에게 일행이 있다는 것을 알린 주혁이 2번 룸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안에서 뭔가 얘기 중이던 김태우 PD와 정작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주혁이 미소지었다.
“ 안녕하세요. 정작가님은 오랜만입니다. ”
“ 아, 안녕하세요!! ”
“ 사장님 오셨어요? ”
-스윽.
간단하게 인사를 건넨 주혁이 김태우 PD와 정작가 반대편에 앉으며 말을 이었다.
“ 정작가님은 저번보다 많이 핼쑥해진 것 같네요. 28주, 궁궐 끝내고 좀 쉬시지 그러셨어요. ”
크림색 후드를 입은 정작가가 살짝은 민망한지, 동그란 안경을 검지로 추켜올렸다.
“ 저는 정말 진짜 쉬려고 했는데. 뭔가 글을 안 쓰면 불안하기도 하고, 쓰고 싶었던 게 있어서. ”
“ 그래요? 하하. 김태우 PD님께 듣긴 했습니다. 차기작 집필 중인데, 어떤 것인지는 안 보여주신다고. ”
“ 아······ 그게. ”
말끝을 흐린 정작가가 괜히 앞에 놓인 물을 원샷 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주혁이 그녀의 컵에 물을 추가로 채워주며 입을 열었다.
“ 저는 정작가님이 쓰신 28주, 궁궐에 피어난 꽃이 괜히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
“ 예? ”
“ 정작가님이 쓰신 글에는 뭔가 생동감이 있어요. 그래서 그때 대본 보고 욕심이 생겨서 투자까지 들어간 거였고. ”
“ 아······헤헤. 감사합니다. ”
주혁이 싱긋 웃었다.
“ 뭘요. 그런데 저도 보여달라고 하면 안 보여 주실 겁니까? 저는 슬쩍 이라도 보고 싶은데. 김태우 PD님 몰래 저만 보겠습니다. ”
“ 아! 사, 사장님! ”
순간 던진 주혁의 농담에 김태우 PD가 펄쩍 뛰었다. 그 모습에 강주혁이 손을 까딱거리며 진정하라는 시늉을 던졌고, 다음으로 어물거리던 정작가가 주혁에게 되물었다.
“ 사, 사장님. 혹시. 홍혜숙 작가님 아세요? ”
“ 알죠. 워낙에 유명하시니까요. ”
“ 그분 작품에 출연하신 적은. ”
“ 없습니다. 단 한 번도. ”
주혁의 짧은 답변에 정작가가 앞에 놓인 물컵을 만지작거리며 힘겹게 입을 열었고.
“ 호, 혹시. 왜 홍혜숙 작가님 작품에 출연 안 하셨는지, 여쭤봐도······ ”
의외로 강주혁의 대답은 빨랐다.
“ 대본은 왔었습니다. 다만, 제가 영화에 무게를 두던 시절이라. 드라마는 하기 싫었었죠. ”
“ 그, 그래서 그냥 드라마 하기 싫어서 무려 홍혜숙 작가님 작품을 깠다고요?! ”
펄쩍 뛰며 되묻는 김태우 PD의 외침에 주혁이 담담하게 답했다.
“ 예. ”
짧은 주혁의 대답에 김태우 PD나 정작가가 눈을 끔뻑였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아무리 당대 탑스타였던 강주혁일지라도, 홍혜숙 작가 같은 대스타 작가의 작품을 그리 쉽게 까냈다는 것에 놀란 것.
어쨌거나 답변을 들은 정작가가 안심이라도 하는 듯 짧게 숨을 뱉으며 가방에서 종이 몇 장을 꺼냈고, 강주혁과 김태우 PD에게 내밀었다.
“ 시놉이요. 대본은 아직 안 뽑았어요. ”
“ 오오. 시놉이 있었구나! ”
-스윽.
정작가가 내미는 시놉을 받아든 강주혁과 김태우 PD가 곧바로 독서에 빠졌다.
1분, 3분, 5분.
남자 두 명의 반응은 정확하게 8분 정도에 나왔다. 김태우 PD가 약간은 미묘한 표정으로 강주혁을 쳐다봤고, 시놉을 가만히 읽던 주혁의 시선이 정작가에게 박혔다.
“ 이거······ 제 이야기 아닙니까? ”
끝
ⓒ 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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