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sold my country in my previous life RAW novel - Chapter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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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녹은 문이 닫히자마자 다시 입을 깊이 맞춰 왔다. 이젠 거리낄 게 없어진 세라가 못 이기는 척 그의 목에 팔을 감았다. 그대로 침대 위로 무너진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엎치락뒤치락하며 그 위를 굴러다녔다.
입술이 붙었다 떨어질 때마다 헐떡이는 숨소리가 그사이를 채웠다.
세라의 등줄기를 쓸어내리는 손등에 핏줄이 불룩 튀어나왔다. 그러나 닿는 모든 걸 찢어발기고 싶은 것처럼 단단한 힘이 들어간 그것은 단추 하나 상하지 않게 정중히 대했다. 셔츠가 벗겨지고, 바지가 내려가고, 속옷마저 사라지는 그 시간이 억겁과도 같이 느껴졌다.
일부러 시간을 들여 세라를 벗겨 낸 에녹은 아직 제 흔적이 사라지지 않은 눈부신 나신 대신, 드러난 발등에 입술을 뭉갰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입술 도장을 찍으며 역으로 올라왔다. 한 손에 잡히는 잘록한 발목에, 곧게 뻗은 종아리에, 새하얀 허벅지, 그러다 그 안쪽으로 미끄러져 말캉한 곳에 잇자국을 내다 유난히 붉게 익은 계곡에 혓바닥을 쑥 집어넣었다.
하악, 세라가 야릇한 숨을 들이쉰다. 허리가 활처럼 휘고, 가녀린 손가락이 붉은 머리칼을 제멋대로 헤집었다. 다리 사이에서 굶주린 짐승이 포식하는 소리가 생생했다. 짐승의 혀가 여린 곳을 희롱할 때마다 잠들어 있던 성감이 깨어나 허리를 뒤틀게 했다. 쾌락에 겨운 몸이 이리저리 방향을 바꿀 때마다 시트가 엉망으로 구겨졌다. 어지럽게 흐트러진 정사의 흔적 위로 풍만한 가슴이 보기 좋게 출렁였다.
에녹은 그녀의 온몸을 핥고 들쑤셔 녹진하게 풀어낸 다음에야 몸을 일으켰다. 한층 더 붉어진 그의 입술은 녹아내리다 못해 밖으로 줄줄 흘러내린 투명한 애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먹이의 맛을 본 맹수의 눈은 본능에 취해 까맣게 가라앉은 채였다.
그는 세라를 대할 때와는 달리 성마른 손짓으로 제 바지를 뜯어냈다. 그에 오래전부터 발기해 있던 페니스가 기다렸다는 듯 바깥으로 퉁, 튕겨 나온다. 두툼하게 힘을 받은 선단은 이미 프리컴으로 흥건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에녹은 방금까지 자신이 물고 빨았던 곳에 손가락을 깊이 쑤셔 넣었다. 그러고는 손가락을 구부려 안에 고인 물을 한 움큼 퍼냈다. 히익, 예민한 곳을 긁힌 세라가 다리를 벌린 채 바르르 떨었다. 그녀의 가랑이에서 길게 이어진 질척한 실이 에녹의 다리 사이로 이어졌다.
에녹이 제 기둥에 그녀의 흥분을 질척하게 덧씌운다. 그의 손과 그의 성기 사이에 삽입이라도 한 것 같은 물소리가 들렸다. 그게 전부 제 것이라고 생각하니 세라의 귀 끝이 그만 민망함에 달아오르고 말았다.
긴 준비를 끝낸 그가 비로소 세라의 위로 드리워졌다. 에녹이 세라와 시선을 맞춘 채 새하얀 다리 사이로 제 허리를 끼워 넣었다. 아직 손자국이 남은 골반을 익숙하게 붙잡고는 느릿하게, 하지만 단번에 끝까지 파고들었다. 지독한 길이만큼 긴 삽입이었다. 에녹의 페니스는 제 굴을 파고들듯 속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다, 더 이상 들어올 수 없겠다 싶을 즈음 턱, 하고 샅이 맞닿았다.
아-. 두 사람이 동시에 탄성을 터트렸다.
삽입이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순간, 에녹의 등 근육이 파르르 떨리고 척추선이 깊이 팼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그는 제 샅에 와 닿는 도톰한 둔덕이 뭉개지도록 비벼대며 그곳이 주는 부드러운 감촉을 십분 음미했다. 상의마저 뜯어내 벗어 던진 에녹은 그 뒤로 느긋하게 세라를 누렸다.
행위는 부드러우면서도 격렬했다.
맨 살갗이 최대한 많이 닿도록 온몸을 그녀에게 붙여 온 그는 오늘도 행위가 최대한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느릿하게 허리 짓을 해댔다. 그는 한 땀 한 땀 공들여 예술품을 만드는 장인처럼 온 정성을 다해 세라의 성감을 깨우고 짓이겼다.
어떨 때는 위에서, 어떨 때는 아래에서, 그리고 또 뒤에서…….
마녀와 영웅은 교미하는 뱀처럼 쾌락을 좇아 몸을 얽었다. 두 사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침대가 끼익, 끼익, 비명을 질렀다.
세라는 그가 이끄는 대로 솟아나고 무너지는 감각을 견디며 소리 죽여 신음했다. 때로는 넓게 벌어진 두 다리가, 때로는 침대 위로 펼쳐진 군청색 머리카락이, 그의 몸짓에 따라 힘없이 흔들렸다.
서로 가장 민감한 부위를 얽는 것만큼이나 솔직한 행위가 또 있을까.
세라의 몸은 에녹에 의해 열릴 때마다 성실하게 쾌락에 절었다. 다리 사이를 조이고, 안타까운 숨을 토하고, 허벅지가 미끈거릴 정도로 물을 뿜었다.
에녹 또한 그녀와 더 깊이 닿고 싶어 무게를 실어 허리를 눌러댔다. 그러다 민감한 선단에 부드러운 끝이 닿을 때면 못 견디겠다는 듯 탄성을 터뜨렸다.
그의 몸이, 그리고 세라의 몸이 서로에게 더 연결되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다.
말로 설명하려면 어떻게 전해야 할지 알 수 없는 복잡하고 어려운 말들이 두 사람의 숨과 눈빛, 육체를 타고 상대에게 전해졌다.
에녹은 그 행위가 최대한 길게 이어지길 갈망했고, 세라도 그러했다.
둘의 염원이 하나로 이어진 그 행위는 세라가 적당히 기진맥진해졌을 즈음에 끝이 났다.
“크읏……!”
마지막 사정까지 세라의 안쪽에 쏟아 낸 에녹이 진정되지 않는 숨을 씨근덕거리며 깊이 틀어박힌 페니스를 주욱 뽑아냈다. 그는 여전히 부족한 얼굴이었으나 더는 세라의 다리 사이에 제 몸을 끼워 넣지 않았다. 오랜 시간 혹사당해 헐거워진 가랑이 사이로 유백색의 액체가 울컥 쏟아져 내렸다. 그것을 손으로 훔쳐 다시 안쪽에 잘 밀어 넣어 둔 그가 아래를 받친 손 그대로 세라를 안아 들었다.
“하으…. 흐으으….”
힘겨운 신음을 앓던 세라가 그의 품에 자연스럽게 안겨 들어 몸을 의지했다. 오랜 시간 시달린 황홀경으로 인해 눈물이 그렁그렁한 두 눈은 흐물흐물하게 풀려 허공을 바라보면서, 두 손으로는 아직도 짓이겨지고 있는 듯한 아랫배를 움켜쥐고 있었다.
품 안의 여체가 길게 남은 여운을 떨쳐 내지 못하고 흠칫, 흠칫, 몸을 움츠렸다. 영웅은 그런 마녀가 사랑스러운 듯 땀에 젖은 이마에 쪼는 듯한 입맞춤을 내렸다.
세라를 안은 채 욕조에 들어앉은 에녹은 수전을 틀어 물을 받기 시작했다. 겨우 바닥을 적시던 물이 가슴까지 차오를 동안, 에녹은 세라를 달래듯 그녀의 등줄기를 길게 쓸어내려 주었다. 밤새 그녀를 녹여 먹은 덕에 삐진 건 많이 풀린 것 같았으나 여전히 일말의 앙금은 남아 있는 낯이었다.
마녀는 힘찬 맥박질이 느껴지는 단단한 가슴에 기대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다. 그녀의 깊은 곳을 들쑤시던 감각들은 온화하게 차오르는 물에 잠겨 차분히 가라앉았다.
그리하여, 세라가 완전히 정사의 여운으로부터 빠져나왔을 즈음.
“그래서, 나 버리고 어디 다녀왔어?”
에녹은 그제야 오늘 하루 세라의 행적에 대해 캐물었다.
뭘 또 버리기까지….
세라는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표현하느냐고 생각하면서도, 숨기지 않고 대답했다.
“……잠깐 에스텔라에. 동생이 마지막으로 연구하던 기록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이제 세라는 더 이상 에녹에게 거짓말을 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세라가 세라 로젠바움이라는 것도, 흑마법을 사용한다는 것도, 요정의 숲에서 빼앗은 그림자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 지상에 올라온 목적, 신과의 거래까지도 모조리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정상 참작이 가능한 사유였던 걸까.
에녹이 그건 못 이기겠다는 듯 웃음을 토해 냈다. 그나마 남아 있던 유감까지 완전히 털어 낸 그가 수초처럼 흔들리는 짙은 머리칼을 차분히 빗어 내려 주었다.
“확인은 잘했어?”
“……응.”
“내용이 뭐였는데?”
자연스럽게 흘러간 대화는 당연하게도 에델에게로 향했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 뒤로 에녹은 자신이 몰랐던 그녀의 빈칸을 채워 넣고 싶어 했다. 남에게 제 이야기를 하는 데 익숙지 않았던 세라는 많은 말을 해 주지는 못했다. 그저 자신은 고아였고, 동생이 하나 있었으며, 그 동생과 헤어졌다는 단편적인 사연을 전하는 게 전부였다.
그녀는 자신이 살아온 세월을 어떻게 포장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무엇도 덧씌우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진실이 에녹이 원하는 바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쉽사리 입이 안 떨어졌다.
그냥, 그랬다.
본인은 에녹의 내면 세계까지 들어갔다 나와 그가 가장 보여 주고 싶지 않은 검은 방까지 다 들여다봤으면서, 정작 자신은 깊은 곳까지 내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 구질구질하고, 어리석고, 비참한 이야기를 아름답게 포장하는 건 그녀의 능력 밖이었다.
그 무능을 깨닫고 나서야, 세라는 자신이 에녹에게 어떤 욕망을 느끼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에게는 자신의 그런 면을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불쌍하고 가여운 면 말이다. 그에게 자신이 저지른 그 악행들에 어떠한 안타까운 배경이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럴 바엔 차라리 온전하고 단단한 악당이자 숙적으로 남고 싶었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그건-.”
그래서, 세라는 유독 에델의 이야기만 나오면 말을 고르게 되었다.
이번에도 그녀는 무어라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뭐라고 할 텐가. 내 동생이 마법사인데, 기껏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한다는 짓이 부활을 연구하는 거였다고…? 그게 아무리 봐도 자신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그것도 아니면, 안타레스가 하는 짓거리와 비슷하지 않으냐고 그의 의견을 물어야 할까? 그러고 나서 안타레스가 콕 집어 제 동생의 육체를 강탈해 갔다고, 여태까지는 그게 우연의 일치인 줄로만 알았는데, 어쩌면 둘 사이에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면….
그는, 뭐라고 대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