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148)
특성 쌓는 김전사-148화(148/300)
148화 폭주 -1-
썬더는 존재하지도 않는 눈꺼풀을 문질렀다.
“이거 꿈이지?”
옆에 있는 친구에게 묻는다.
세눈박이 친구도 평소에 감고 다니는 이마 중앙 눈을 찢어져라 부릅뜨고 있었다.
“꿈 아니야. 현실이야.”
“저 인간 5레벨 아니었어? 5레벨이 이런 짓을 한다고?”
“평범한 인간은 아니니까.”
“얌마. 그건 나도 알아.”
공중에 둥실둥실 떠 있는 썬더.
몸 전체가 전기로 된 것은 이야깃거리도 못 된다.
지금 이 작은 광장에 펼쳐진 광경에 비하면.
시체 밭.
완전히 시체 밭이었다.
목이 달아나고 머리가 터지고 새까맣게 타고 감전되고 가슴이 뻥 뚫린 시체들이 불규칙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그 수만 무려 100여 구.
마력 파장으로 볼 때 전원 5레벨.
5레벨 초인 혼자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참극이었다.
꽝!
아직 끝나지 않았나 보다.
안쪽에서 폭음이 연거푸 들렸다.
“이거 들어와도 되는 건지 몰라. 인간이 분명히 밖에 있으라고 했는데.”
“흥! 인간한테 쫄기나 하고. 잘하는 짓이다. 네가 그러고도 우리 마을의 수호자야?”
“넌 안 쫄았어?”
“안 쫄았어!”
그런데 이마의 눈은 왜 그래?
아까부터 지진 난 것처럼 흔들리고 있고만.
썬더는 속으로 코웃음을 한 번 쳤다.
안으로 더 들어간다.
널찍한 통로를 지나자 막 테러리스트 하나를 양단하는 인간이 보였다.
“끄아악!”
끔찍한 비명 따윈 아무래도 좋다.
정말로 무서운 건 까만 검에 어린 차가운 검기와 거칠게 타오르는 마력 파장이었다.
본능적으로 실력을 견주어 본다.
바로 도출되는 결론.
‘못 이겨.’
믿어지지 않는다.
썬더 본인은 6레벨. 저 인간은 5레벨.
레벨 차이가 나는데도 진다고?
그러나 돌연변이의 감각은, 인간보다 짐승에 가까운 본능은 아까부터 조용히 경고하고 있었다.
절대 싸우지 말라고.
“후!”
인간이 길게 검을 휘둘렀다.
빨간 피가 뿌려지고 언제 피와 기름이 묻었냐 싶게 정상으로 돌아간다.
“언제 오셨습니까?”
“방금 왔지.”
“밖에 몇 놈이 튀어나왔는데 우리가 다 잡았어. 비밀 통로가 있더라구.”
“잘하셨습니다.”
“헤헷! 잘했지? 누가 시켰는데 잘해야지! 우리 희망이들처럼 말 잘 듣는 돌연변이는 세상 어딜 가도 없다구!”
뭐야 이놈은.
아까는 자존심 세울 것처럼 굴더니 지금은 무릎 위 강아지처럼 굴고 있네?
어이가 없어서 쳐다봤지만 세눈박이는 당당했다.
이마의 눈을 크게 치켜뜨고는 도리어 뭐 왜 뭐 하는 눈빛만 보낸다.
말을 말아야지.
인간이 머리를 끄덕이고는 안으로 더 들어갔다.
썬더도 급히 따라붙었다.
“더 있어?”
“아뇨. 테러리스트는 없습니다. 방금 그놈이 마지막이었어요.”
“그럼 왜?”
“혹시 어젯밤부터 해골뱀 님 보셨습니까?”
“어?”
“어?”
썬더는 세눈박이와 눈을 마주쳤다.
“못 봤어. 어제 오후에 촌장이 뭐 시켰다고 마을 밖에 나가는 게 마지막이었어.”
“하여간 촌장이 문제야. 이상한 일이나 시키고.”
“그럼 네가 촌장 해.”
“싫어! 촌장 하면 마을 밖에도 못 나가잖아! 맨날 대모님한테 치성드려야 하고!”
내부는 깊지 않았다.
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판 동굴 같은데, 광장 말고도 더 키우기에는 시간과 자원이 모자랐던 것.
그래서 1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동굴 가장 깊은 곳.
습기 눅눅하고 빛 한 점 없는 장소.
쇠창살로 가로막힌, 감옥이라고 불러야 할 공간에.
“어…….”
그곳에서 썬더는 보았다.
“뱀아!”
전신이 발가벗겨진.
뼈와 심장, 마력 회로만 남은 흉측한 육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서 쇠사슬에 묶여 있는 돌연변이를.
깡깡깡깡.
무슨 짓을 당했는지 마력 회로가 벌겋게 달아올라 있다.
거기다 심장은 초당 10회씩 마구잡이로 뛰는 중.
불규칙하게.
북소리가 아니라 유리 찢어지는 소리를 내면서.
이 현상이 의미하는 것은 명확하다.
폭주 직전.
돌연변이가 천형을 극복하지 못하고 완전한 괴물로 화하기 전에 보이는 장면.
“뱀아!”
썬더가 구슬프게 해골뱀을 불렀다.
* * *
‘폭탄에 맞았나?’
처음 든 생각은 그거였다.
모르겠다.
디버프 3종 세트에 당하고 방치당했어도 이렇게 될 수는 있다.
해골뱀은 너무 오래 살았고, 개인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전에는 불안정 디버프를 달고 사는 데다 전용 장비인 [적막의 수의], [고요의 방독면]을 벗기면 금세 폭주하거나 탈진 상태가 되니까.
“열쇠? 열쇠는?”
썬더가 부산 떠는 건 무시하자.
퉁!
산탄총을 꺼내 쏘았다.
그 한수로 두툼한 마법 자물쇠를 파괴해 버린다.
망가진 창살 문을 걷어차고 들어갔다.
가까이서 보니 상태는 더욱 가관.
심장에 자그마한 균열이 수도 없이 가 있었다.
저게 깨지고 심장이 마력핵으로 거듭나는 순간, 해골뱀은 죽고 변이체가 태어난다.
콸콸콸.
골프백에서 성수를 있는 대로 꺼냈다.
거의 10여 병을 두개골과 심장에다가 모조리 퍼부었다.
그러자 텅 빈 눈두덩에서 시뻘건 안광이 일렁이다가 나를 주시한다.
“여, 여긴…….”
“헉!”
썬더가 펄쩍 뛰었다.
천장을 반쯤 뚫고 투과했다가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정신이 들어? 너 인간 새끼들한테 잡혔나 봐! 옷이랑 방독면은 어디 있어?”
“으…….”
성수만으로는 택도 없었다.
정신을 차린 것도 잠깐.
눈두덩에서 안광이 꺼지고 해골뱀이 머리를 늘어뜨렸다.
썬더가, 또 세눈박이 돌연변이가 방방 뛰었다.
“얼른 대모님한테 데려가야 해!”
“빨리! 빨리!”
“조용히 좀 해 봐요. 이거 마법 수갑에 마법 족쇕니다. 열쇠 없이 풀다간 큰일 나요.”
“헉! 그러네?”
“젠장! 어쩌지? 올빼미 영감이라도 데려올까? 그 양반 마법 하나는 기똥차게 쓰잖아!”
“언제 마을까지 갔다 와? 그사이에 해골뱀이 죽게 생겼어!”
시간이 없다.
열쇠를 찾을 시간도, 고위 마법사를 데려올 시간도.
나는 의식적으로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귀안을 통해 보는 마법 수갑, 마법 족쇄.
복잡한 회로가 거미줄처럼, 혹은 반도체 배열처럼 새겨져 있다.
해체하려면 열쇠를 꽂거나 정확한 마법 암호를 입력해야 하지만…….
귀안은, 또 육감은 정확한 약점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할 수 있어.’
사람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랗고 바늘구멍보다 좁은 지점.
묵호검을 뽑았다.
검기를 일으킨다.
검이 닿아서도 안 된다.
오로지 검기만을, 지극히 가늘고 날카로운 섬광 하나만을 동시에 네 곳에 꽂아야만 이 결박을 파훼할 수 있다.
“저기…….”
썬더가 불신 어린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설마 검을 쓰려는 건 아니지? 절대 안 돼! 검성도 못 하는 짓이야! 수갑이랑 족쇄를 부수는 게 다가 아니라고!”
무시했다.
내겐 검성에겐 없는 특성이 있으니까.
집중한다.
숨을 가늘게 길게 뽑으며 수갑과 족쇄만을 주시한다.
그러다 모호하던 감각이 구체화되는 순간.
검기를 뿌렸다.
피어오르는 유성 네 줄기.
세계가 아닌 마력 회로 약점만을 지우고 사라졌다.
타닥!
전깃불이 약하게 한 번 튀었다.
그것이 전부.
장착되어 있던 함정 마법이 발동한다거나, 마력 회로가 폭주하는 사태 따윈 없었다.
대신 수갑과 족쇄가 힘없이 열렸다.
해골뱀이 앞으로 쓰러지자 썬더가 급히 달려가 부축했다.
“어, 어떻게?”
날 돌아보는 눈에 놀람이 가득했다.
세눈박이가 썬더를 콕콕 찔렀다.
“검성도 못 한다며?”
“어…… 그럼 검신인가 보지.”
검신은 무슨.
실소하다가 내가 직접 해골뱀을 받아들었다.
깃털처럼 가벼운 썬더보다는 내가 옮기는 게 훨씬 낫지.
[정화]이걸 연속으로 사용하면서.
“빨리 가죠.”
그 말만 남기고 몸을 날렸다.
대공습만이 아니라 신속, 질주, 기동을 총동원.
좁은 통로를 바람처럼 빠져나간다.
썬더와 세눈박이가 허둥대며 나를 쫓아왔다.
“같이 가!”
“저 인간 뭐 저렇게 빨라? 너랑 경주해도 이기겠다!”
“헛소리! 나보다 빠른 인간이 어디 있어?”
확실히 썬더는 빨랐다.
무게가 거의 없다시피 한 전기 인간.
게다가 6레벨에 풍부한 마력.
기를 쓰고 쫓아오자 나를 차츰 따라잡았다.
자연스럽게 속으로 생각하게 된다.
‘섬전을 만들긴 해야겠어.’
썬더는 아군이지만 만약 적군이라면?
따라잡히면 죽는 상황이라면?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괴물촌 앞.
크게 뛰어올라 새처럼 날아들었다.
거수곰이 깜짝 놀라 앞발을 쳐 내려다가 나를, 내가 안아 든 해골뱀을 안아 들고 얼굴을 굳힌다.
“뭐가 어떻게 된 건가?”
“테러리스트들한테 잡혀 있었습니다. 어제 나갔다가 당한 모양입니다.”
“제길! 썬더라도 붙여 줬어야 했는데! 옷이랑 방독면은 또 어디 팔아먹은 거야?”
거수곰이 내게 해골뱀을 받아들었다.
땅에 눕혀 놓고 절하기 시작.
나무집들이 파르르 떨린다.
특히 촌장집에서 커다란 나뭇가지가 뻗어 나온다.
사람의 손처럼 늘어지는 나뭇잎.
그 끝에 맺혔다가 떨어지는 이슬 한 방울.
영롱한 빛이 해골뱀의 입에 스며들지만 그뿐.
잠깐 진정되나 싶더니 도로 아미타불. 해골뱀의 폭주를 살짝 늦추는 게 고작이었다.
탄식이 터졌다.
“이럴 수가…….”
“안 돼!”
“뱀아! 해골뱀아! 정신 차려!”
“촌장님! 어떻게든 해 보세요!”
돌연변이들이 주저앉는다.
몇몇은 벌써 눈물 대신 마력 파장을 똑똑 흘린다.
어쩔 수 없다며 고개를 젓는 돌연변이도, 외면하며 먼 산을 쳐다보는 돌연변이도 있었다.
안 그래도 테러 때문에 침울하던 괴물촌.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아…….”
해골뱀이 깨어난 것은 그때.
비스듬히 누운 채 고개만 들어서 주위를 확인한다.
실의에 빠져 주저앉은 거수곰을 한 번 보고, 인간 형체를 잃고 바짝 졸아든 썬더를 확인하고, 추욱 늘어진 촌장집 나뭇가지를 살핀 다음 다른 돌연변이들을 둘러본다.
다들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
급히 눈물을 감추고 마력 파장을 정제하며 고개를 떨어뜨릴 뿐.
그러자 해골뱀이 웃었다.
표정근 하나 없는, 살점 하나 없는 턱뼈를 달그락거리며 짐짓 유쾌한 웃음소리를 냈다.
“뭐야. 어디 초상났어? 분위기 왜 이래?”
“너어…….”
“때가 된 거지. 나 몇 살인 줄 몰라? 내가 거수곰보다 누나야. 2백 살이 넘은 큰누나라구. 솔직히 갈 때가 훨씬 지났어. 갈 사람은 가야지. 안 그래?”
“그래도, 그래도…….”
“예언은! 토정 선생 예언은!”
“틀렸나 보지. 원래 예언자도 모든 예언을 다 맞추는 건 아냐. 틀릴 때가 맞힐 때보다 많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해골뱀.
잔뜩 일그러진 얼굴의 거수곰을 쳐다본다.
“할 수 있겠어? 꼬맹이 곰?”
“나는, 나는…….”
“약속했잖아. 우리 중 누구라도 폭주하려고 하면 네가 죽여 주기로.”
“하지만, 하지만…….”
거수곰이 앞발을 꼼지락거린다.
수십 년을 같이한 사이.
말하는 걸 보면 어렸을 때는 누나처럼 대해 준 모양.
동족에 대한, 돌연변이에 대한 애착이 강한 거수곰으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
해골뱀이 날 보았다.
“묵호검주. 내 마력핵은 네가 가져.”
“제가요?”
“그래. 내가 주겠다고 했잖아. 혹시 예언이 실현될까 기대했었는데 그건 아니었나 보네. 내 마력핵을 잘 써 줬으면 좋겠어. 재구성 영약에 써 주면 가장 좋고.”
숨이 턱 막혔다.
장기 기증하는 사람의 마음이 저럴까?
이대로 무덤에 들어가느니, 내게 조그마한 보답이라도 하고 싶다는 뜻이겠지.
거수곰이 거칠게 땅을 내리쳤다.
“나, 난 못 해! 빌어먹을! 빌어처먹을!”
“네가 안 하면 누가 해? 자살해도 소용없는 거 알면서.”
“염병! 여엄병!”
거수곰이 아예 땅에다 머리를 쾅쾅 찧었다.
나는 해골뱀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닌데…….
에피소드 6 핵전쟁 이후라면 돌연변이를 돌연변이시켜 정상인에 가깝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그것도 세 가지나.
하지만 지금은?
딱 하나밖에 못 쓴다.
그나마 심각한 단점이 있고.
‘성공 확률이 너무 낮아.’
끽해야 10퍼센트.
마력핵이 폭주해서 폭발할 가능성이 심하게 크다.
단순 변이가 아니라 폭발.
원자 폭탄만큼은 아니더라도 괴물촌을 날릴 정도로 대규모 폭발이 터지겠지.
마력핵은 당연히 날아가는 거고.
그 과정에서 나도 위험해진다.
‘내가 그렇게까지 도와줄 이유가 있나?’
없다.
해골뱀과 나는, 돌연변이들과 나는 겨우 두 번째 보는 사이.
위험을 감수하고 도와줄 의리도 필요도 없다.
하지만 단순히 무시하기에는 해골뱀이 언급한 이름이 마음에 걸렸다.
토정 선생.
원래 세계에서는 단순한 실학자.
토정비결이 이지함의 저서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관련이 없다는 게 학계의 정설.
그런 이지함이 이 세상에서는 예언자로 유명했다.
조선시대 예언자 중 단 한 명을 꼽자면 바로 이지함이 튀어나올 정도.
8레벨 마법사이기도 했고.
‘해골뱀의 개인 퀘스트는 이지함의 유산으로 끝나지.’
나는 손가락을 스윽 한 번 문질렀다.
위기 감지 반지를 낀 그 손가락.
이지함의 유산은 위기 감지 반지를 대체할 수 있다.
무려 SSR 등급 반지기도 하고.
이 정도면 위험을 감수할 만하지.
“방법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거수곰과 해골뱀을 보며 말했다.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지만 해골뱀 님을 치료할 방법이 있는데, 한번 들어 보시겠습니까?”
“방법이 있다고?”
거수곰의 눈이 희망으로 반짝였다.
“뭔가? 뭐가 됐든 자네만 믿겠네! 바로 시작하세!”
“실패할 확률이 90퍼센트가 넘습니다. 거의 실패한다고 봐야 해요. 그래도 괜찮습니까?”
“당연하지! 이대로 놔두면 해골뱀은 백 프로 죽어! 0 프로보단 10 프로가 낫지!”
“나도 부탁할게.”
“뱀이를 살려 줘! 뱀이만 살려 주면 전 재산을 다 줄게!”
돌연변이들이 내게 매달렸다.
그래. 한번 해 보자.
죽기야 하겠어?
실패하면 다 팽개치고 도망치면 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때론 위험해도 뛰어들어야 할 때가 있다.
“우선 밖에 사냥꾼 협회도 모두 불러오세요. 제 이름 대고요.”
“인간들은 왜?”
“우리 마을은 친구 아닌 인간은 안 받아.”
“그럼 포기해야겠네요.”
거수곰이 입을 우물거렸다.
웅덩이처럼 퍼져 있던 썬더가 빠르게 인간 형상을 갖춘다.
“뱀이 죽는데 지금 마을 규칙이 문제야? 내가 데리고 올게!”
나는 빠르게 필요한 재료를 읊었다.
“엘릭서 1병, 돌연변이 쑥 한 줌, 돌연변이 마늘 한 줌, 0레벨 오염체 마력핵 100개, 정령 가루 한 줌, 사신의 머리카락 한 줌, 천사의 눈물 1개, 악마의 타액 1개가 필요합니다.”
“나, 나한테 엘릭서 있어!”
“나는 정령 가루랑 악마의 타액 가져올게!”
“돌연변이 쑥? 돌연변이 마늘? 그런 게 있어?”
“저번에 산에서 캐 왔어! 내 창고에 완전히 가득하다구!”
“그럼 얼른 가져와!”
돌연변이들이 급히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몇몇은 본인도 몸이 뒤틀리고 있지만 아랑곳하질 않는다.
괴물촌 전체가 해골뱀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보며 마지막 재료를 입에 올렸다.
“대모님의 피도 필요합니다.”
나무 대모.
괴물촌의 수호신.
비록 낮다고는 하나 엄연히 신격의 위(位)에 오른 존재.
“두 방울이요.”
한 방울은 해골뱀을 위해.
또 한 방울은 내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