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66)
특성 쌓는 김전사-266화(266/300)
특성 쌓는 김전사 266화
전쟁의 시작 –1-
포문이 열린다.
대항해시대 전열함처럼 퉁, 퉁, 퉁, 포문이 개방된다.
삐죽이 고개를 내미는 마력포.
흑금무늬 상감된 포신이, 적색 마법 보석 박힌 포구가 불길한 느낌을 자아낸다.
통신이 폭증했다.
[회피! 회피 기동해라!] [마력포 공격이다! 마법 방어막을 전개해!]드론들이 미사일을 쏘려 한다.
전투기는 급히 피하고, 한편으로는 마법 방어막을 발동한다.
어지간한 공격이라면 저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비공선의 공격은 저 정도로는 절대 못 막는다.
나는 꾸욱, 단추를 눌렀다.
공군은 오로지 국군에게만 있다.
내 지휘권은 국군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래도 죽는 걸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
“동부군 부군단장 김전사가 명령한다. 조준된 인원 전원, 비상 탈출하라.”
“예?”
동승한 국군 참모가 뭔 소리냐는 듯 날 쳐다본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어떤 공격이든 방어막으로 1회는 막을 수 있습니다!”
개소리다.
나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했다.
“다시 명령한다. 지금 즉시 비상 탈출하라.”
소리만 지르진 않았다.
[장군][지휘][명령] [통솔][고함][함성]도움 될 특성은 총동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
다행히 조종사들은 내 말을 따라 주었다.
투앙! 투앙!
전장 곳곳에서 조종석이 통째로 사출되고 있다.
일부는 마법 방어막을 전개했지만, 그것마저 관통하며 사출.
전투기 수십 기가 비틀거리다 내리꽂히기 시작한다.
조종사들이 모두 탈출한 까닭.
국군 참모의 얼굴이 형편없이 찌그러졌다.
“저 군기 빠진 새끼들이! 뭣들 하는 거야!”
그러나 현명한 대처였다.
마법과 신이 버젓이 존재하는 세상.
조종사는 기본적으로 전사 계열 초인을 쓴다.
전사의 본능이 그들에게 위험을 경고한 것.
쭈아앙!
마침내 흑금 광선이 발사된다.
수십 전투기.
수백 드론.
그걸 넘어 하늘에 떠 있는 모든 존재에게 쏘아진 흑금 광선.
드론들이 뭉쳐 방어막을 발현했으나 소용없다.
전투기가 전개한 마법 방어막도 마찬가지다.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관통하고는 조종석이든 엔진이든 어디든 다 터뜨리고 만다.
“어억?”
국군 참모가 눈을 부릅떴다.
하늘이 불타고 있었다.
전투기, 드론, 헬기가 모조리 타오르며 낙하한다.
불의 비 마법이라도 쓴 것처럼.
“도대체!”
괜히 성녀의 비공선이 보스 취급받는 게 아니다.
[기어오는 종말]모든 방어 능력을 관통하는 공격.
초인이라면 버틸 수 있다.
자체 마법 저항력이 있으니까.
그런데 기계?
전투기, 드론, 헬기?
절대 버티지 못한다.
전차와 장갑차, 여러 육군 장비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공선이 하늘에 있는 한 기갑 장비도 공군 전력도 접근할 수 없다.
“이거 재미있고만.”
하늘강을 구경하던 마탑주가 손뼉을 쳤다.
“본인이 나설 차례 같습니다. 모두 보고만 계시길.”
“그래. 이럴 때 마법사가 한 건 해 줘야지! 큰 거 한 방 날려라!”
“후후. 보고만 계십쇼.”
마탑주가 쭈아악 부상했다.
내가 천장을 열어 주자 밖으로 나가서는 지팡이를 치켜든다.
철컥, 장총으로 변형되는 지팡이.
힘을 집중한다.
어마어마한 마력이 느껴진다.
지극히 강렬하고 순수하며 뜨거운 기운이.
지극화.
공격력만으로 따지면 아케인 서울 모든 마법 중에서도 수위권.
적색 불의 원소가 장총 끝에 회오리치며 모이고 있었다.
과아앙.
비공선도 그걸 감지했다.
선수를 이쪽으로 고정하고는 방어막을 피운다.
흑금 별자리가 표면을 떠다니는, 불투명한 흑진줏빛 방어막이다.
과연 지극화로 저걸 뚫을 수 있을까?
[고대신의 불의]를?“죽어라!”
마탑주가 길게 호령한다.
딸깍, 당겨지는 방아쇠.
거대한 화염탄이 뛰쳐나갔다.
화염탄? 아니다.
저건 태양이었다.
강림한 태양이 유성처럼, 혹은 혜성처럼 불의 원소를 꼬리처럼 매달고 쏘아지고 있었다.
잠깐 시야가 흔들릴 지경.
대기가 비명을 지르면서 벌써 충격파가 사방을 찢어발겼다.
꽈아앙!
기세 좋게 방어막을 직격.
쩌정, 쩌정 하고 뭔가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
실제로 공간이 붕괴하고 있었다.
찌그러지는 세계.
마력 흐름이 파탄 나며 거칠게 진동했다.
누가 봐도 방어막과 비공선이 함께 터졌어야 할 상황.
그러나 나는 결과를 알고 있었다.
마탑주가 으스대며 함교로 내려왔다.
“어떻습니까? 이것이 태양 마탑 수백 년 역사의 총체, 최후 결과물, 최강 마법 지극화입니다!”
“역시 마탑주님이십니다!”
국군 참모가 주먹을 불끈 쥐고 허공에 휘둘렀다.
“성녀도 뜨거운 맛을 봤겠지요! 어쩌면 치명상을 입었을지도 모릅니다!”
“하하하! 분명히 그럴 겝니다!”
하지만 웃는 것은 마탑주와 국군 참모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떨떠름하게 굳은 얼굴이었다.
왜?
내가 표정을 굳히고 정면을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형?”
심지어 마탑주 손자 김마법도 불안해하며 날 본다.
마탑주도 그걸 느끼고 눈을 부라렸다.
“인석이? 이 할애비가 한 건 했거늘, 왜 그리 죽상이야?”
“흠. 이봐, 마탑주?”
보다 못한 군단장이 한마디 했다.
“촐싹대지 말고 제대로 살펴보지? 내 느낌이지만, 썩 재미는 못 본 것 같은데.”
“그럴 리가 없습니다! 이거 한 방이면 옛날 그 매국노 검제 놈도 끝장이란 말입니다!”
“아, 거 나잇값 좀 해라. 자세히 봐. 너 마법사잖아.”
볼 것도 없다.
귀안과 육감으로 확인한 결과, 비공선은 여전히 멀쩡했으니까.
그것이 고대신의 불의.
포격전으로 비공선을 격추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내가 괜히 지고화 주포를 설치한 게 아니라고.
“모두 꽉 잡으세요.”
사령관석에 앉아 조종간을 쥐었다.
[용기사][장군][우리 집] [마력혼][섬전][대공습]용기사를 발동한다.
일체 특성을 통해 하늘강과 하나가 된다.
[조심하거라.]거의 동시에 내게 속삭이는 하늘강의 여신.
보였다.
불길한 적색광이 번쩍이는 것이.
저 앞에서 집중되는 마력이.
나를, 하늘강을 노리는 공격이 수백 수천 개도 넘게 집중되는 것도.
쭈아앙!
기어오는 종말이 발동된다.
하늘강이 뿌리는 안개도 뚫고 상시 발동 중인 결계도 방어막도 가볍게 관통한다.
번쩍!
그러나 하늘강은 그 자리에 없었다.
흑금 광선이 공간을 난자했을 때.
이미 한 줄기 벼락이 되어 공간을 질주한 다음이었다.
“어억?”
“쿠엑!”
“오호, 이거 재밌는데!”
이런 걸 처음 겪는 국군 참모가 비명을 지른다.
마탑주는 깜짝 놀라고 군단장은 즐거워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수 킬로미터를 순식간에 단축한 하늘강.
마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여신이, 또 하늘강의 개수 마력로가 보조해 주지 않았으면 아무리 나라도 숨을 할딱거렸겠지.
“김 이사! 마법아! 사제야!”
“주포 충전 완료!”
“주포좌 개방합니다!”
과아아앙.
선수가 열린다.
좌우로 벌어지고 위아래로 밀려가며 주포가 고개를 내민다.
지고화 주포.
하늘강에서는 유일하게 무기다운 무기.
유일한 단점은 평소에는 선체에 숨겨져 있어 사용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
전개 시 기동력도 떨어지는 것은 덤.
자연스럽게 다른 장교들의 손이 바빠졌다.
“결계 총력 전개!”
“방어막 총력 전개!”
“전탄 발사! 비공선을 견제해라!”
“1번, 2번, 3번 미사일 발사합니다!”
“기관포좌, 총원 공격!”
퍼퍼퍼펑! 슈우우웅!
모든 보조 무기가 발사된다.
물고기 인간들이, 돌연변이들이 총좌에 앉아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다.
물 속성을 담은 탄환과 미사일이 날아간다.
모두 군용으로 쓰기에는 미묘한 구경.
그러나 여신의 힘이 담겨 있어 상당한 위력을 뽐낸다.
비공선을 감싼 방어막이 퍽퍽 깎이는 것.
쌔애액!
비공선이 속도를 높였다.
돛을 활짝 펼치고 있다.
삼각돛 사각돛에서 흑금광이 빛나며 날개 같은 형상을 그렸다.
그러자 검은 돔에서 막대한 마력이 뽑혀 나와 비공선에게 집중된다.
소모된 마력을 보충하는 것.
거기서 끝이 아니다.
기어오는 종말과 고대신의 불의 재사용 대기시간도 강제로 단축시킨다.
“주포좌 개방 완료! 지고화 주포 준비됐습니다!”
“어엉? 지고화 주포?”
이 와중에도 눈을 휘둥그레 뜨는 마탑주.
나는 사령관석에 달린 붉은 단추를 강하게 내리쳤다.
“발사!”
“지고화 주포, 발사!”
우웅…….
하늘강 전체를 울리는 진동.
마력이 세계수 목재를 타고 달리는 것이 눈으로도 보인다.
선체 앞쪽, 고개 내민 초거대 주포가 빛을 잔뜩 머금는다.
그리고 발사.
파아앗!
그것은 황금용이었다.
찬란하게 빛나는 금빛 광선이 비공선에 꽂혔다.
때마침 고대신의 불의, 흑금 방어막이 구현되지 않았으면 커다란 구멍이 뚫렸겠지.
마탑주가 의욕적으로 나섰다.
“제가 마무리하지요.”
“지금은 힘을 아끼세요. 조만간 힘쓰실 일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야…….”
비공선을 쫓는다.
집요하게 달라붙는다.
비공선이 속도를 높여 달아나려고 했지만 불가능.
대공습 영향으로 하늘강이 돌진, 도약, 신속, 기동을 써 대는데 떨쳐 낼 수가 없다.
결국 포문을 개방했다.
기어오는 종말.
번쩍!
섬전을 써서 회피한다.
비공선을 조종하는 선장도 만만치 않았다.
한 템포 늦춰서, 하늘강이 번개로 변했다가 물질화하는 그 시점에 마력포를 쏴 댄 것.
“위, 위험합니다!”
크게 부르짖는 국군 참모.
“으흠!”
본능적으로 팔걸이를 꽉 움켜쥐는 군단장.
그런가 하면 마탑주는 스스로에게, 또 김마법에게 방어막을 걸고 있었다.
김마법이 그걸 느끼곤 마탑주를 돌아본다.
“할아버지! 마력 아까워요! 이런 거 쓰지 마세요!”
김마법 말이 맞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조종 중이라면 절대 못 피했겠지.
기어오는 종말이 실시간으로 날아오고 있으니까.
섬전을 막 사용한 직후고.
하지만 나는 옛 아버지 교단의 기대를 철저히 배신했다.
재사용 대기시간?
의미 없다.
왜냐.
나한테는 섬전이 두 개니까.
[세계]이미 장착하고 있던 특성.
마력 회로가 번쩍이며 다른 특성으로 변화한다.
[섬전]다시 번개가 되어 공간을 뛰어넘는 하늘강.
김사제가 소리 높여 외쳤다.
“마력 충전 중입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괜찮아. 보조 무장만 쏟아부어! 내가 지정한 곳만 공격해라!”
[예! 검천님!] [예!]섬세하게 손을 휘젓는다.
내가 지정한 곳에 붉은 점이 찍힌다.
그러면 그곳으로 마력포가, 기관포가, 미사일이 집중된다.
모두 여신이 직접 축복한 무기들.
[장군]과 [우리 집] 영향으로 훨씬 강력한 공격을 선사한다.자연히 비공선 방어막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이 괴물들!] [썩 물러가라!] [반격하라! 옛 아버지의 이름으로!] [옛 아버지의 이름으로!]비공선에서도 반격이 날아온다.
화력으로만 따지면 성녀의 비공선이 위.
거기다 옛 아버지의 축복이 어려 있다.
강렬한 화력이 하늘강을 감싼 결계를, 방어막을 두드렸다.
“우현 D-7 방어막 소실! 현재 56% 출력!”
“마력을 집중해! 마력로 출력 최대로 올려!”
“지고화 주포 충전이 시급합니다!”
“주포보다 방어에 힘을 더 써라. 여신님? 도와주시겠습니까?”
[그러마.]강의 여신이 우현으로 몸소 날아갔다.
방어막과 아예 하나가 되어 준다.
그러자 하늘강이 더욱 강화되었다.
겹겹이 감싼 물 속성 방어막.
여기에 세계수 나뭇가지로 강화된 몸체.
설령 마력탄이 방어막을 뚫고 박혀도 버틸 수 있다.
“좋아!”
“더 힘을 내!”
“쏴 버려!”
“죽여 버리자!”
또 하나 장점이 있다.
선원들이 다쳐도, 치명상을 입어도 오뚜기처럼 금방금방 일어난다는 것.
당연하다.
물 속성과 나무 속성은 기본적으로 치유와 재생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의 여신과 합일하고, 세계수 나뭇가지로 만든 공중 항모는 오죽하겠나.
가만히 서 있어도 사제 수십 명이 달라붙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쾅! 쾅! 쾅!
퍼엉! 펑!
비공선과 하늘강이 나란히 질주한다.
서로의 좌현과 우현을 맞대고 포격을 주고받는다.
치명타는 없지만 비공선이 조금씩 깎아져 나가는 게 보인다.
포좌에 앉아 있는, 또 갑판에 서서 초능력을 사용하던 초인들이 악을 썼다.
“뭐 저딴 게 다 있어!”
“빌어먹을!”
“옛 아버지시어! 그대의 종들을 긍휼히 여기소서!”
“힘을, 힘을 주소서!”
공격력 방어력은 비등비등하다.
문제는 재생력.
하늘강은 피해를 입어도 자체 재생되고 있었다.
그런데 비공선은 그러질 못한다.
수리하려고 날아오르던 마법 드론들도 기관포와 마력포에 당해 쇠 쪼가리가 되고 만다.
“그렇지!”
“죽여!”
[캬캬캬! 여신님의 은총이시다!] [불신자를 죽이자! 불신자를 죽이자!]평소에는 소 닭 보듯 하던 돌연변이와 물고기 인간들.
이제는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르며 무기를 쏴 대고 있었다.
근접 포격전은 확실히 하늘강이 우위.
그 고생하며 스키드블라드니르를 가져오고, 나일강의 여신을 꼬시고, 나무 대모를 세계수로 키워 낸 보람이 있다.
과아아앙!
비공선 선장도 그걸 느낀 모양.
마력로를 한계 이상으로 기동하여 도망치려고 한다.
안 되지, 안 돼.
비공선한테 거리를 주면 다시 마력을 충전하거든.
원거리 포격전으로 가면 아무리 하늘강이라고 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지고화 주포 충전 완료!”
“바로 쏴!”
“지고화 주포, 발사!”
파아앗!
황금빛 광선이 비공선 꽁무니를 직격한다.
정말로 아슬아슬했다.
흑금 방어막이 비누 거품처럼 자라난 것은.
그나마 완전히 충전하지 못했는지 황금빛 광선이 비공선을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화악!
바로 불길이 일어나며 비공선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법 드론들이 법석을 떨며 소화 작업에 들어갔다.
어쨌든 피해는 피해.
군단장이 몸을 들썩였다.
“거의 끝난 것 같다만? 내가 한 수 거들어 주랴?”
“아닙니다. 군단장님도 힘을 쓰실 곳은 따로 있습니다.”
“어디…… 으응?”
나는 지상 상태를 띄워 보여 주었다.
서부군 군단장이 맡은 지상.
당연히 밀어붙이려나 했는데 아니었다.
눈에 띄는 세 존재가 있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종횡무진 달리는 총기병.
기계 날개를 달고 날며 벼락을 뿌리는 성법사.
성스러운 신성광을 뿜는 전차.
서부군 군단장이 직접 나섰지만 의외로 고전하는 형국이다.
마력과 가호 때문이었다.
검은 돔에서 무한하게 공급되는 마력.
여기에 더해 수백 개씩 중첩되는 가호 때문에.
“쯧쯧.”
군단장이 혀를 찼다.
“역겨운 광신도 놈들이 준비를 많이도 했군.”
“군단장님께서 조금 도와주시겠습니까? 전 비공선을 제압하는 대로 내려가겠습니다.”
“제압? 굳이? 주포 한 방이면 끝날 것 같다만?”
“격추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게임에서는 비공선 격추가 마지막이었다.
그걸로 에피소드 3 최후 필드, 옛 아버지의 신국이 열렸지.
하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게임에서는 지금 내 앞에 보이는 검은 돔은 있지도 않았다고.
“알았다.”
군단장이 가볍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면 나는 채 씨 할멈이랑 놀고 있으마.”
덜컹!
군단장이 지상으로 뛰어내렸다.
8레벨 초인답게 낙하산도 마법 추진 장화도 신지 않고서.
“검천님. 전 뭘 하면 됩니까?”
마탑주가 새 지팡이를 매만지며 물었다.
당장이라도 지극화를 쏘고 싶은 표정.
“조금만 기다리시다가 제가 비공선을 나포하시면 그때 와 주세요. 마탑주님께서 꼭 해 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야 어렵지 않습니다만…… 나포라니요?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어? 검천님?”
“혀엉?”
자리에서 일어났다.
함교 몇 단 아래.
김철권, 김마법, 김사제 사이에 놓인 어떤 의자에 앉는다.
아니, 의자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물건.
차라리 관과 같았다.
겉에 껍질만 씌우면 포탄이나 미사일로 오해할 수도 있는 물건.
철컥, 철컥.
직접 단추를 누르자 안전 벨트가 내 온몸을 꽁꽁 동여맸다.
김철권이 뜨악한 얼굴로 날 보았다.
“검천님! 이걸 진짜 하신다고요?”
김마법이 우는 소리를 냈다.
“형! 그러다 죽어요!”
김사제도 다리를 파닥파닥 떨었다.
“너무 위험해요! 형! 진짜로 하실 건 아니죠? 그렇죠?”
“괜찮아. 안 죽어.”
안 쓸 기능이면 뭐 하러 달아?
마탑주도 날 미친놈 보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검천님. 미치셨습니까?”
“전 멀쩡합니다.”
8레벨의, 초월적으로 강인한 육체.
의자에 새겨진 마법진.
주포 내부에 각인한 마법 문자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나는 몸을 단단히 고정하며 말했다.
“발사해.”
눈을 질끈 감는 김철권.
튀어나온 손잡이를 붙잡고 힘껏 당겼다.
쿠웅!
전신을 뒤흔드는 둔중한 충격.
그것이 신호였다.
내가 고정된 의자가, 인간 포탄이 함교 아래로 내려가 장전되고 바로 발사되었다.
포탄 나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