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70)
특성 쌓는 김전사-270화(270/300)
특성 쌓는 김전사 270화
천마신교 –1-
천마신공!
먼저 짐작했던 몇 명을 빼고는 아예 합죽이가 되었다.
“처, 처, 처, 천마신공이요?”
백소린은 턱이 빠지도록 입을 벌리고 있었다.
목젖이 훤히 보이고, 목구멍이 동굴처럼 드러날 지경.
“그렇단다.”
군단장이 전에 없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변했다.
나이로 따져도 항렬로 따져도 손녀뻘인 백소린이 귀엽게 느껴지는 모양.
“요 녀석 덕에 직접 써 보니 알겠구나. 이리 크게 구현되어서 그렇지 천마신공이 맞다.”
“천마신공…… 와아아.”
퍽!
백소린이 검을 휘둘렀다.
짐승 이빨처럼 방어막에 꽂히는 요도 마사무네.
역시나 특별한 변화는 없다.
검은 돔은 오만하고도 오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다.
천마처럼.
십만대산 위에 우뚝 선 천년 문파, 천마신교처럼.
“어쩐지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천마신공이 왜 여기서 나와요? 천마신공은 원래 이런 식으로 설치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럴 리가. 흠, 채 할멈. 어떻게 생각하나?”
“원래는 불가능하지. 구 영감 당신 묵호무적검법을 저렇게 펼칠 수 있어? 아니면 묵호무적심법이라도?”
“안 되지.”
“내 만상필법은 가능해. 원래부터 환술과 무공을 합쳐서 만든 거니까. 하지만 천마신공이라면…… 아, 혹시?”
서부군 군단장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심장!”
“갑자기 뭔 소리야? 알아듣게 말해.”
“심장 말이야! 심장!”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
멍하니 서 있던 김마법만 알아듣고 몸을 떨었다.
“설마요! 마후는 천마 제자잖아요! 제자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해요?”
“뭔데, 뭔데?”
“마법아. 좀 제대로 설명해 봐.”
내가 대신 입을 열었다.
“군단장님. 기억하시죠? 협조 요청서요.”
“기억은 한다만 그게 왜?”
“거기 보시면 밤의 여왕, 아마도 마후가 심장 운운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게 뭐…… 허? 그럴 리가! 말이 안 된다! 그건 불가능해! 나도 마후를 본 적이 있다. 성깔이 있기는 했다만 제대로 된 무인이었어! 그런 짓을 저질렀을 리가 없다!”
“마후 보신 게 언제가 마지막이셨는데요?”
“대충 20년 정도 됐다.”
20년.
강산이 바뀌고도 한 번 더 바뀌고, 긍지 높던 전사가 타락하기에는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칠 시간.
아직도 많이들 의아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나는 그들을 보며 쐐기를 박았다.
“마후가 보냈다는 심장. 제가 생각하기에는 천마의 심장인 것 같습니다.”
“헉!”
“미, 미친!”
“선생님! 진심이세요?”
“이보게, 검천. 아니, 검천님. 그게 정말입니까? 마후가 자기 스승을 암습했을 거라고요?”
잠시 정리해 보자.
천마는 게임에서도 이 세상에서도 활동하지 않고 있다.
그게 벌써 수십 년이 지났다.
신군, 마후, 혈왕, 세 캐릭터의 개인 퀘스트 끝에서도 천마를 볼 수는 없었다.
한참 기다리고 허탕친 끝에 거점으로 돌아오지.
‘마후가 천마를 죽인 걸까?’
아니다.
그건 불가능하다.
게임 NPC들이 목 놓아 고금제일인이니 지구제일인이니 하며 찬양하는 게 천마.
아무리 방심했어도 8레벨 마후가 천마를 죽이긴 어렵다.
다른 9레벨 캐릭터와 연계한다면 모를까, 그랬으면 마교에서 이미 난리가 났겠지.
‘천마가 예전에 죽었다면?’
안 그래도 나이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군단장보다 많을걸?
혈왕이 예전에 말했잖아.
벽곡단과 넥타르가 그대로인 게 22년째라고.
존재감과 마력 파장은 느껴지지만 직접 만나지는 못했고.
우화등선 전 단계라서 그렇다고 했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 이미 죽어서 그런 거라면?
“천마가 마후에게 당했을 거라곤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천마 아닙니까. 천마.”
“그렇지!”
“내 생각에도 그래.”
“아마 천마는 한참 전에 죽었고, 마후가 천마의 심장을 도려내서 성녀에게 보낸 게 아닐까 합니다. 천마의 심장이라면 이런 대규모 방어막을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래도 패륜이다.
세상에, 자기 스승 심장을 재료 아이템 취급하는 게 말이 되냐?
서부군 군단장이 역겹다는 듯 이마를 찌푸렸다.
“내가 예전에 봤던 마후는 정말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무인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타락한 건지 모르겠다. 성녀가 뭘로 마후를 꼬셨을까?”
“뻔하죠. 천마신공 아니겠습니까.”
“쯧쯧. 전사들이란. 그깟 무공 하나에 자기 스승을 팔아넘겨?”
“마탑주. 자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네만? 무인이 무공을 욕심내는 것보다 마법사가 마법을 탐내는 게 집요하고 소름 끼칠 때가 많아.”
“그야 그렇습니다만.”
어쨌든 좋다.
나는 눈앞의 검은 돔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천마신공이건 뭐건 이걸 어떻게 뚫어야 하지?
답은 하나.
“천산에 다녀와야겠습니다.”
“그래. 내 생각도 그렇다.”
“저어, 군단장님? 선생님? 천산에는 왜요?”
“천마신공은 고금무적의 공격 무공이자 방어 무공이다. 저걸 뚫을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같은 천마신공이지.”
“아, 신군님을 모셔 오시려고요? 그러면 되겠네요!”
글쎄. 신군으로 될까?
신군은 천마의 대제자이자 수제자.
그러나 천마와 비교할 수는 없다.
천마신공이 특성 칸에 들어가 있긴 해도 위력을 따지면 천양지차.
과연 이 방어막을 해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신군님께 부탁도 하고, 천마나 초대 천마가 남긴 유물이 있으면 그것도 빌려 올 생각이야.”
“검천. 마교 놈들은 콧대가 아주 높다. 지들이 세상에서 가장 잘난 줄 아는 놈들이야. 여간해서는 만나 주지도 않으려고 할 거다.”
“걱정하지 마세요. 군단장님. 저한테도 생각이 있습니다.”
마교를 지배하는 율법.
그 첫 번째, 천마 유훈.
그리고 두 번째, 강자존.
이 두 가지만 잘 활용하면 마교의 등골을 아주 쪽쪽 빨아먹을 수 있다.
군단장이 내 자신만만한 얼굴을 보곤 머리를 끄덕였다.
“좋다. 얼른 다녀와라. 나는 여기서 지키고 있으마.”
“그럼 저도 같이…….”
“마탑주 자네는 당연히 나랑 같이 있어야지!”
“어째서 말입니까? 천마신교에 마법사로서 들어가 볼 기회입니다만.”
“어허. 전사의 성지에 무슨 마법사가 들어가겠다고 그래? 그리고 갑자기 봉인 풀고 성녀가 나오면 나랑 같이 막아야지. 성녀가 무슨 힘을 들고 있을지 알고? 어쩌면 천사 군대와 악마 군대가 함께 나올지도 몰라.”
“어휴, 알겠습니다.”
“나도 영감탱이랑 같이 지키고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게. 마탑주가 역공격을 성공시킨 덕에 여유가 있어서 다행일세.”
공격군 대부분은 남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8레벨 초인 셋은 물론 내 하늘강도.
비록 내가 자리를 비우면서 장군과 우리 집 영향은 못 받게 되지만, 하늘강 자체로도 강력한 전력을 자랑했다.
원래는 제자들도 놔두고 가려고 했는데 백소린이 몸을 비틀었다.
“선생님! 저희도 데려가실 거죠? 그렇죠?”
“너희도 여기 지켜 주면 더 좋겠는데…….”
“선생님! 저희도 마교 가 볼래요! 살면서 마교 한 번은 들어가 봐야죠!”
백소린만 아니라 쟈네트와 칼리도 눈을 반짝이고 있다.
서우진도 마찬가지.
아닌 척하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날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
뭐, 데려가도 괜찮겠지.
여기 있는 7레벨 초인만 쉰 명을 훌쩍 넘어가니까.
국군은 물론 4대 세력 초인들이 몽땅 출격한 것.
나는 못 이기는 척 수락했다.
“좋아. 다 같이 가자.”
“야호!”
“선생님. 비행차 가져올까요?”
“아냐. 비행기 타고 가면 돼. 격납고에서 꺼내야겠다.”
포카 교단이 선물해 준 초음속 전용기가 활약할 시간이다.
구우우웅.
원격으로 열리는 격납고.
전용기가 새로 설치한 비행기 엘리베이터를 타고 갑판으로 이동했다.
그 위로 올라가기 전.
군단장이 다가와 내 어깨를 두드렸다.
“검천. 알지?”
“예. 압니다.”
“다 찢어 버리고 와! 천마가 이미 죽은 것 같긴 한데, 십만대산 그 우물 안 개구리들한테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 주고 오란 말이야!”
“기대하세요.”
왜냐면, 내 계획대로라면, 마교 전원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 줄 예정이거든.
쌔애액!
전용기가 날아올랐다.
[용기사][대공습][섬전] [신속][질주][가속]천산 산맥까지 거리는 약 4천 킬로미터.
마하 3으로 내달려야 1시간 안에 닿는다.
그 정도는 쉽지.
추진기 출력을 최대한으로 올렸다.
용기사 특성을 활용, 기체 한계를 강제 돌파시킨다.
턱, 목이 젖혀졌다.
조종석 안에 앉아 있는데도 속도감이 느껴진다.
구름이 총알처럼 날아오고 피가 쏠려 머리가 달아오른다.
“와아!”
백소린이 환호를 질렀다.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아요!”
정확히 1시간이 걸렸다.
중국 신장 지역에 위치한 천산 산맥에 도착할 때까지.
마교 위치는 누구나 안다.
포베다 산(해발 7,439미터)와 한 텡그리 봉(해발 7,010미터) 사이의 구불구불한 골짜기.
약 20킬로미터 정도 되는 지역, 중국과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국경을 넘나드는 지역에 천마신교가 자리 잡고 있었다.
사실상 그 인근은 마교 영역이다.
철원 시국이 그렇듯, 파주 시국이 그렇듯.
마교는 중국 공산당도 두 스탄 국가 주권도 무시하고 그 근방을, 아니 천산 산맥 전역을 실효 지배하고 있었다.
삐삐삐!
천산 산맥에 진입하기 직전 요란한 경고음이 울렸다.
[경고! 경고! 천마신교가 영공 진입 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더 진입하면 격추하겠다고 합니다!]“나 8레벨인데 진짜 격추한다고?”
[예. 1분밖에 유예 시간이 없습니다!]하여간 마교 놈들 오만한 건 알아줘야 해.
8레벨이 아니라 5레벨만 되도 세계 어딜 가든 프리패스라고.
레드 쿠거 타고 날아다닐 때도 입국 수속이니 뭐니 그런 귀찮은 건 다 건너뛰었잖아.
어쩔 수 없다.
지금은 마교 놈들이 하라고 하는 대로 해야지.
쿠아아앙!
투덜거리면서도 인근 공터에 전용기를 착륙시켰다.
마법 활주로 덕에 초등학교 운동장 크기만 있어도 착륙 가능.
내가 전용기에서 내리자 마법 정령이 홀로그램 형상으로 허리를 굽혔다.
[은막 결계와 방어 결계를 사용하고 대기하겠습니다.]“그래.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다.”
“와, 너무하네요. 선생님. 걸어가야 해요?”
“그럴 필요는 없지.”
톡톡, 팔꿈치 토시를 건드렸다.
[크아아앙!]거대한 포효와 함께 레드가 튀어나왔다.
[나 불렀어? 고기는?]하여간 머릿속에 고기 생각밖에 없지.
실소하면서도 골프백에서 소고기 뭉치를 꺼내 던졌다.
텁!
[마싯쪙!]원반 무는 리트리버처럼 고기를 깨무는 레드.
칼리가 숨죽여 웃다가 쟈네트에게 속삭였다.
“덩치 큰 강아지 같아.”
“진짜. 나도 용 한 마리 키우고 싶다.”
“나두.”
소고기를 꽤나 쟁여 놨지만 레드는 금방 다 먹어 치웠다.
그러고도 아쉬웠는지 골프백에 코를 박고 킁킁거린다.
[고기! 더 줘!]“마교 가서 더 줄게. 아예 살아 있는 소를 통째로 줄까?”
[소 한 마리! 좋아!]“좋아. 그럼…….”
[소 두 마리! 더 좋아!]“푸하하. 알았어. 소 두 마리 줄게.”
[맛있겠다!]레드가 스스로 몸을 굽혀 타라는 시늉을 했다.
안장은 하나뿐.
하지만 워낙 큰 녀석이라 비늘 사이에 몸을 끼우면 충분히 탑승할 수 있다.
예전에 불가해의 성 이종족들이 그랬듯이.
콰앙! 파아앙!
나와 제자들을 태우고 날개를 홰치는 레드.
마력이 추진기처럼 뿜어지며 날아오른다.
여기부터 마교까지는 또 수백 킬로미터.
정말이지 끔찍하게 멀고 끔찍하게 드넓은 산맥이다.
괜히 십만대산이라는 별명이 붙은 게 아냐.
하지만 레드를 타고 가니 금방이었다.
산맥을 따라 저공 비행해서 갔더니 마교도 진입 불가 판정을 내진 않았다.
방어막을 도톰하게 쌓고 마교도들이 무장하고 가로막았을 뿐.
“멈춰라!”
검은 무복을 입고 검은 비룡을 탄 무인들.
통역 장치를 통해 기계음이 흘러나온다.
바짝 긴장한 것이 느껴진다.
6레벨, 7레벨이라 그런 줄 알았더니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케엑, 케에엑.”
“키이이이…….”
“캬앗! 캿, 캬아앗!”
무인들이 탄 검은 비룡.
하나 같이 바짝 겁에 질려 있었던 것이다.
내가 타고 온 레드 때문에.
[고기 내놔!]레드가 괜히 소리를 질렀다.
“키에엑!”
그러자 검은 비룡 한 마리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어엇? 이놈이!”
“얌전히 있어!”
“빌어먹을! 가만히 있으란 말이다!”
한 마리가 도망친 탓에 대열이 무너질 지경.
무인 한 명이 위협을 느꼈는지 내게 검을 내민다.
이 틈을 타 접근하지 말라는 뜻.
웃음밖에 안 나왔다.
아무리 레드가 고룡에 용기사 특성으로 강화된 상태라곤 하지만 이건 너무 한 거 아니야?
명색이 마굔데?
아케인 서울 최강 팩션인데?
“크흠!”
마교도 한 명이 헛기침을 하곤 걸어 나왔다.
유일하게 아무것도 타지 않은 마교도.
수염을 길게 기른 노인.
칼리가 노인을 보고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선생님! 언니! 저 할아버지 좀 봐요! 하늘을 걷고 있어요!”
허공답보.
노인이 하늘을 걸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누군지 안다.
마교의 대장로.
비록 영입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걸핏하면 폐관 수련에 들어가는 신군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마교 수장 역할을 하곤 했다.
“천마신교에 오신 것을 환영하오. 동방의 검천.”
“반갑습니다. 김전사입니다.”
유창한 영어.
대장로는 다른 마교도와 다르게 통역 장치를 달지 않았던 것.
대장로가 부리부리한 눈으로 나를, 그리고 레드를 쓸어 본다.
[뭘 봐! 고기 내놔!]레드가 위협하듯 입을 벌렸다.
나는 가볍게 레드의 머리를 쥐어박고는 뛰어내렸다.
“넌 들어가 있어.”
[고기…….]“소 두 마리 줄게 들어가 있어.”
[두 마리! 신난다!]레드가 빛으로 변해 토시 안으로 사라졌다.
대장로가 거기까지 보고는 쓰게 웃는다.
“거 참. 마력 파장은 본 장로를 능가하거늘 정신 연령은 어린아이 수준이라니,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오.”
“용이라고 치매에 안 걸리는 건 아니니까요.”
사실 여러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지만 넘어가도록 하자.
대장로가 정색하고는 나를 보았다.
“그건 그렇고 검천. 기별도 없이 천산에는 어쩐 일이오? 아무리 그대, 동방의 검천이라 한들 본교에 허가 없이 진입할 수는 없소이다. 무적혈왕께서 언질하지 않으셨다면 내가 이리 신사적으로 나오지도 않았을 거요. 수라무적검 맛을 제대로 보여 줬겠지.”
“그럴 일이 있었습니다. 실은…….”
빠르게 설명한다.
경기도 광주에서 있었던 일을.
천마신공 검은 돔.
협조 요청서를 통한 추리.
마후가 천마의 심장을 보낸 것 같다는 내용까지.
대장로의 얼굴이 형편없이 찌그러졌다.
“그게 무슨 개소리냐!”
입에서 불을 토하듯이 외치는 대장로.
“감히, 감히, 마후를 모욕하다니! 신성모독이다! 신성모독이야! 하찮은 변방 무인 주제에 본교를 능멸해? 전쟁이다! 총원 전투 준비! 저 무도한 변방 무사 놈한테 본때를 보여 줘라!”
“존명!”
“존명!”
마교도들이 지극히 무협스러운 외침을 터뜨렸다.
철컥, 철컥.
검 뽑는 소리.
기이이잉.
지하에서 자동 방어 장치 올라오는 소리.
기관포와 미사일 발사대, 마력포가 일제히 나를 겨눈다.
저만치 보이는 성벽을 타고 넘으며 마교도들이 날아온다.
“누가 쫄 줄 알고?”
백소린도 요도 마사무네를 뽑았다.
쟈네트와 칼리, 서우진도 앞으로 나선다.
총총히 치켜드는 칠흑검, 칼라라트리, 동방 명검.
어쩐지 이렇게 될 것 같더라니.
애초에 마교는 말이 통하는 집단이 아니다.
마교와 대화를 하고 싶다?
그러면 입증해야 하는 게 하나 있다.
힘!
경이로운 무력의 소유자만이 마교에게 존중받고, 마교와 대화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미리 준비한 것을 꺼내 던졌다.
대장로에게.
제일 앞에서 펄펄 뛰고 있는 노인네에게.
“이, 이건?”
대장로가 눈을 크게 떴다.
손에 만년한철로 만든 패가 잡혀 있었다.
[천마군림 만마앙복]바로 천마패.
혈왕이 날 꼬시려고 줬던 그 물건.
천마패를 들여다보는 대장로를 보며 당당하게 요구했다.
“천마패 주인으로서 천마 3관 개방을 요청합니다.”
천마 3관.
초대 천마가 설치했던.
3관을 모두 통과하면 천마신공을 잇는다는 전설이 있는.
실제로 현존 천마가 3년간 머물면서 천마신공을 완성했던.
마교 궁극의 수련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