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of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09
1.
75구 완봉승.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기록을 달성한 이진용이 인터뷰 무대에 올라섰다.
“이진용 선수, 임호균 선수의 73구 완봉승 이후 역대 2위 기록 달성자가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역대 2위 기록 보유자가 된 채.
“아, 예.”
당연히 이진용의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 3구만 줄였으면 신기록인데 으하하! 진용아 너무 아쉽다. 아! 너무 아쉽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이렇게 아쉬운데 본인은 얼마나 아쉬울까?
반면 김진호는 당장에라도 성불할 기세로 기쁨에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에이, 진짜! 인터뷰 자리만 아니면······.’
인터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이진용과 김진호가 한바탕 난리부르스를 쳤을 상황.
– 어허! 진용아 인터뷰 집중해라. 인터뷰라도 잘해야지, 인터뷰까지 망치면 속 쓰리잖아?
물론 김진호가 지금 이진용을 놀리는 것 역시 그 점을 알기에 하는 짓이었다.
– 아, 너무 좋아. 신이시여,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 저를 이제 데려가시옵소서! 네? 뭐라고요? 이진용이란 투수를 더 놀려먹어야 하니 이승에 있으라고요? 어쩔 수 없군요. 이승에 남아서 열심히 놀려먹겠습니다! 호우!
이제는 혼자 역할극마저 하는 김진호.
그 해괴망측한 역할극 앞에서 이진용의 표정이 제대로 간수될 리 만무했다.
이진용의 표정이 굳어져갔다.
“저기 이진용 선수?”
그 모습에 아나운서가 긴장했다.
‘어어? 저놈 왜 표정이 굳어?’
‘싸늘하다.’
동시에 방송국 관계자와 엔젤스 직원들도 긴장했다.
– 느낌 싸하다. 이호우가 간만에 사고 하나 칠 듯!
– 그래, 이래야 내 이호우지!
– 가라! 호우몬! 호우 공격!
ㄴ 호우! 호우!
실시간으로 이진용의 인터뷰를 보고 있는 네티즌들도 긴장했다.
하지만 모두가 예상하는 사고는 없었다.
“오늘 피칭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아나운서가 이진용이 괜한 사고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질문을 던졌으니까.
“오늘 피칭 스타일은 최대한 투구수를 아끼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야 이진용이 표정을 풀고, 이제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 인터뷰를 이어갔다.
“저번 등판 때는 탈삼진을 노리는 피칭을 하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만, 갑자기 이번에 피칭 스타일을 바꾸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많이 던지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예?”
“한 경기에서 투구수를 70구 내로 커트한다면, 휴식일이 짧아도 나올 수 있으니까요.”
“그게 무슨 의미이신가요?”
당연한 말이지만 이 대목에서도 그 누구 하나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입니다. 투구수를 절약하면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고, 그러면 최종적으로 등판 간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게 제가 투구수를 줄이는 피칭을 하는 이유입니다.”
“예, 그렇군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럼 다음 인터뷰로 넘어가겠습니다.”
그저 이진용이 이진용답게 과장된 이야기를 했다고 넘어갈 뿐.
2.
과거의 야구에는 등판일이란 개념이 없었다.
투구수란 개념도 없었다.
15이닝까지 200개가 넘는 공을 던지는 경우도 있었고, 선발로 쓰고 4일 휴식을 줄 바에는 3이닝씩 필요할 때마다 쓰는 것이 영리한 기용이라고 평가받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다.
이제 투수들은 관리를 받는 시대, 투구수 그리고 이닝을 철저하게 관리받는 시대가 됐다.
투수들 본인에게 결코 나쁠 것 없는 시대였다.
하지만 모든 투수들이 그 시대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몇몇 투수들은 관리를 받는 와중에 생각했다.
관리를 받으면서, 부상을 피하면서, 그러면서 보다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 이진용이 한 말을 정리하면, 투구수를 줄여서 휴식일을 3일로 줄이겠다?
그러나 그런 투수들조차도 등판일을 3일로 줄이겠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없었다.
관리의 시대에서는 그것을 혹사라고 구분하고 있으니까.
그 어떤 투수도 스스로를 혹사시키겠다고 말할 이유가 없으니까.
그런데 이진용이 제 입으로 말했다.
투구수 관리를 통해, 자신의 등판일을 줄이겠다고.
– 이진용 미친 거 아니야?
ㄴ 미친놈은 맞음.
ㄴ 그럼 할 말이 없긴 하네.
그야말로 미친 소리.
그러나 반대로 이진용은 보여줬었다.
– 그런데 이진용은 11이닝도 거뜬히 소화하잖아?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투구수를 70구 정도로 하면, 3일 휴식이면 충분히 몸 상태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 다른 건 몰라도 이진용을 일반적인 개념으로 정리해서는 안 되지. 이진용이라고, 이진용! 미스터 제로!
ㄴ 미스터 호우 아님?
ㄴ 미스터 십팔이지.
ㄴ 미스터 또라이 아니었음?
ㄴ 미세스일지도 몰라.
다른 무엇도 아닌 성적으로, 자신이 보통 수준의 투수와 전혀 다른 투수라는 것을.
무엇보다 이진용은 말했다.
– 이진용 목표는 엔젤스 우승시키는 거야. 그리고 지금 엔젤스가 우승하려면 이진용이 더 많이 던지는 수밖에 없어.
엔젤스를 우승시키겠다고.
만약 이진용이 정말 엔젤스 우승을 위해 모든 것을 한다면, 이진용의 선택은 결코 이상한 건 아니었다.
단지 가능하냐, 불가능하냐의 문제일 뿐.
물론 이진용의 인터뷰에 대한 논란은 크게 번지지 않았다.
– 야, 농담을 하면 농담으로 받아라. 이호우가 그냥 해본 말인데 다큐로 받으면 어떻게 해?
– 그래, 이진용이 진짜 그런 의미로 말했겠냐?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한 거지.
– 이진용이 3일 휴식 후 나오겠다고 해도 감독이 말릴걸? 그냥 한 말이야, 한 말.
– 이진용이 귀신이 보인다고 하면 진짜 귀신을 본다고 믿을 놈들 천지이네. 쯧쯧!
모두가 그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완봉한 것치고 어깨 컨디션이 엄청 좋네요.”
하지만 이진용은 그 부분에 대해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가능하겠네요.”
그때 한 말이 장난이나 각오의 표현이 아니라 진심이라고.
정말 3일 휴식 후에 등판을 하고 싶다고.
막연한 자신감에서 나온 결정은 아니었다.
일단 이진용의 체력 자체가 크게 성장했다. 이제 기본 체력 수치가 100을 넘어간다.
여기에 에이스, 무쇠팔 등 다양한 스킬을 통해 체력이 상승하는 상황.
마지막으로 철마 스킬은 이진용의 회복속도를 극대화해주고 있는 중이었다.
“60구 정도라면, 3일 휴식 정도로 충분히 등판할 수 있겠는데요?”
이진용의 말대로 만약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 60구 정도를 던진다면, 3일 휴식만으로는 충분히 다음 경기에 선발로 등판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이것은 이진용이 갑자기 준비한 계획 같은 게 결코 아니었다.
“월요일에는 휴식일이 있고, 앞으로 우천 취소도 분명 생길 테니까······.”
사실 메이저리그였다면 이진용은 절대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곳에는 정기적인 휴식이란 개념도 없을뿐더러, 어지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우천취소도 없으니까.
하지만 한국프로야구는 기본적으로 월요일에 쉰다.
선발 로테이션을 돌려도 막상 선발들이 4일 이상의 휴식일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한국프로야구는 우천취소도 자주 나온다.
우천취소를 했는데 막상 경기 시작 시간이 되면 해가 쨍쨍한 경우조차 있다.
오죽하면 한국에서는 돔구장에서도 우천취소가 나온다, 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까?
당연한 말이지만 우천취소가 나오면 경기가 연기되고 휴식일 역시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즉, 한국프로야구에서는 3일 휴식일 가진다고 해도 4일 휴식 혹은 5일 휴식을 가지는 날이 자주 생긴다는 의미!
“김진호 선수 말대로 3일 휴식일 연투가 가능하겠어요.”
무엇보다 이러한 모든 것을 말해주고 계획해준 건 그 누구도 아닌 김진호였다.
– 응? 내가 무슨 말을 했는데?
“예? 아니, 그때 체력 더 늘려서 3일 휴식으로 더 많은 게임에 나오라면서요?”
– 아, 그건 그냥 너 구속이나 다른 스킬 나오는 거 배 아파서 체력이나 나오라는 의미에서 한 말이지.
김진호의 그 대답에 이진용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김진호가 그런 이진용을 보며 씨익 웃었다.
– 장난이야, 장난. 그때 진심으로 한 말 맞아. 3일 휴식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으면 그게 맞는 거지.
김진호, 그는 3일 휴식만으로도 충분히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것을 장려하면 장려했지 말릴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렇기에 김진호는 그런 이진용에게 말했다.
–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부족한가요?”
– 억지로 하면 안 될 건 없지. 하지만 억지로 하면 그건 그때부터 혹사다.
아직 부족하다고.
– 그리고 지금은 실험할 때도 아니지.
무엇보다 지금은 시즌 중이다.
해볼 만한데? 하고 하면 안 된다.
다 뒈졌어! 그런 확신이 들 때 해야지.
– 무엇보다 진용이, 넌 최대한 무실점 이닝을 길게 가져가는 게 좋아. 그게 팀에 더 도움이 되니까.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네 생각보다 훨씬 더 여유가 있을 때, 그때 시도해야 해. 3일 휴식을 가지더라도 무실점 피칭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그 정도로 확신이 생기려면 체력이 얼마나 더 필요할까요?”
– 지금보다 체력이 20포인트 정도 더 높아진다면, 그때는 견적이 나오겠지.
그 말에 이진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즐거운 룰렛 타임을 열어야겠군요.”
이제는 어제 완봉승을 거둔 것에 대한 보답을 얻을 때.
더불어 어제 경기를 끝으로 이진용의 누적된 포인트는 15,013포인트였다.
“그럼 실버 룰렛 3번으로 갑시다.”
당연히 이진용은 이 포인트로 실버 룰렛을 3회 돌릴 속셈이었다.
착실하게 한 단계씩 오를 속셈이었다.
– 진용아.
그런 이진용을 김진호가 막았다.
– 남자라면 한 방이다.
“한 방이요?”
– 그래, 남자라면 한 방이지. 그냥 골드 룰렛으로 질러버리자.
김진호의 그 말에 이진용이 두 눈을 게슴츠레하게 떴다.
“이상한 거 나와서 그냥 망해라, 이겁니까?”
– 그럴 리가 있겠어? 난 그저 진용이, 너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제안을 하는 것뿐이야.
말을 하는 김진호가 눈빛으로 말했다.
응, 제발 망해라!
그 눈빛에 이진용이 대답했다.
“콜.”
그 말과 함께 이진용의 앞에 황금빛 룰렛이 모습을 드러냈다.
– 진용아, 부디 아주 좋은 거 나오기를 바란다. 꼭 다이아몬드 칸에 있는 저거, 퀄리티 스타트 스킬 같은 거 나오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그 옆에 있는 체력 1증가 같은 거 말고.
“예, 감사합니다. 아주 누가 보더라도 진심에서 우러나온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응원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그리고 룰렛이 돌아갔다.
3.
7월 1일.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남은 2주 동안 총력전을 치러야 할 스타트라인에 선 봉준식 감독의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좋은 페이스다.’
현재 엔젤스의 팀 분위기가 좋았으니까.
말 그대로였다.
현재 엔젤스의 팀 분위기는 이번 시즌이 시작한 이후로 가장 좋은 상황이었다.
‘드디어 케미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선수들 간의 화학 반응이 일어나며, 보다 나은 결과물이 나오고 있었다.
‘외환이 내부를 결속시켜주고 있다.’
그 배경에는 다름 아니라 외환(外患)이 있다.
언론이, 관계자들이, 여러 사람이 엔젤스를 두드리자 엔젤스 선수들이 서로 뭉치기 시작했다.
‘이진용을 중심으로.’
다른 누구도 아닌 이진용을 중심에 둔 채.
‘이토록 잘해줄 줄이야.’
당연한 말이지만 이진용이 지금 엔젤스에 끼치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보다 완벽한 필승카드는 내 지도자 인생에 다시는 오지 않겠지.’
일단 거의 무조건적인 승리를 보장해주고 있었다.
이진용이 버티는 이상, 엔젤스는 아무리 많은 연패를 치러도 4연패 이상을 치르지 않고 있었다.
동시에 이진용은 방패가 되어주고 있었다.
엔젤스를 공격하는 이들 모두는 이진용을 공격하고 있었고, 이진용은 그 공격을 너무나도 담담하게······ 아니, 오히려 그 공격에 공격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설마 이렇게 게임을 풀어갈 줄이야.’
당장 유현과의 라이벌 구도만 해도 그랬다.
모두가 이진용의 몰락을 바라고 있을 때 이진용은 그 사실에 부담감이나 거부감을 보이는 대신 감히 그 어떤 투수도 할 수 없을 법한 기록을 만들었다.
75구 완봉승!
어떻게 보면 이제부터 퍼펙트게임이나 노히트노런보다 깨지지 않을 확률이 높은 기록이었다.
그 기록이 나오는 순간, 이진용과 유현을 비교하던 기사는 게 눈 감추듯 사라졌다.
유현이 다음 경기에서 74구 완투승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이진용을 상대로 무언가 우위를 가질 방법은 없었으니까.
‘무엇보다 이진용이 여전히 무실점 피칭 중이다.’
결정적으로 이진용은 지금 무실점 이닝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전무후무.
아니,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기적!
그리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을 이진용은 지금 계속 진행하고 있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지.’
때문에 이 순간 엔젤스 선수들은 충분히 우승을 하는 상상을 할 수 있었다.
이진용이 만들어내는 기적과도 같은 일을 함께 하는데 그 정도는 어려울 것도 없었다.
‘이 페이스대로 가면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봉준식 감독은 여기서 무언가 더 무리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 페이스대로 전반기를 마치면 4위, 잘하면 3위로 마칠 수 있어.’
페넌트레이스는 마라톤.
이제 중간 지점을 도는 시점에서는 어느 때보다 페이스 유지가 중요했으니까.
‘필요하다면 이진용의 투구수를 조절해줘야겠어.’
그렇기에 봉준식 감독은 이진용을 더 이상 9회까지 세우지 않을 생각도 하고 있었다.
무실점 기록이 깨질 것 같으면, 그를 그냥 내릴 생각이었다.
이진용이 앞으로 완봉을 더 하는 것보다는 그의 무실점 기록이 이어지는 게 팀에게도, 그에게도 훨씬 더 중요했으니까.
‘그래, 휴식일도 최대한 보장해주는 게 좋겠군.’
더 나아가 이진용을 억지로라도 쉬게 할 생각이었다.
팀이 이진용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를 해줄 속셈이었다.
‘힘들어도 내색할 수 없을 테니 더더욱 신경 써줘야지.’
당연한 말이지만 봉준식 감독은 이진용이 어제 경기가 끝나고 했던 인터뷰에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다.
아니, 당장 언론조차도 그 사실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3일 휴식 후에 등판을 한다는 건,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구시대에서나 있었던 일이며, 이제는 혹사라고 불리는 일이었으니까.
언론조차도 이진용의 그 인터뷰가 더 많은 게임에 나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치부했다.
‘완봉이나 완투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굳이 완봉을 할 필요도 없고, 무리할 필요도 없으니까.
‘이진용의 말대로 7회까지 던지고, 나머지는 셋업맨과 마무리에게 맡기는 게 가장 이상적인 야구다.’
똑똑똑!
그런 봉준식 감독의 집무실 안으로 노크 소리가 들어왔다.
“송 코치입니다.”
송재만 수석코치의 목소리가 뒤를 이어 들어왔다.
“이진용이 감독님과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의 목적도 봉준식 감독의 귀에 들어왔다.
봉준식 감독은 그 사실에 잠깐 놀랐다.
말 그대로 잠깐이었다.
이내 봉준식 감독의 표정은 오히려 생각이 정리된 듯 담담하게 변해 있었다.
“들어오라고 하게.”
그는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잘 됐군.’
자신이 지금 내린 이 생각을 이진용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생각했다.
당연히 그런 봉준식 감독의 머릿속에는 없었다
“이진용입니다.”
지금 등장한 이 자그마한 투수의 별명이 무엇인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