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06
크라우프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전차 대대 대지포격이 개시 되었고, 이제는 적의 방어선을 뚫기 위해 자신이 움직여 나가야 했다. 크라우프는 지금 자신이 하려는 일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이 행동해야 할 때라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위기에 처한 아군을 구할 수 있었다.
‘행동이라······’
조용히 눈을 뜨면서 조종간을 움켜 잡았다. 전차들이 계속해서 포탄을 퍼부어 대고 있는 이때, 파츠 베이스군들도 아마 잔뜩 긴장한 채로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적들이 신병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는 적이 경험없는 신병일 것이라고 단정지어 버렸지만, 만일 눈앞에 있는 적들이 잘 훈련된 정예병일 경우가 걱정되었다. 만약 그렇다면 숫적으로도 적이 우세하니 어렵지 않게 자신들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면 된다.’
크라우프는 그렇게 생각을 하니 마음이 오히려 편했다. 그렇지만 자신을 따르고 있는 수많은 목숨들을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착찹해 졌다.
‘지금······모든것에 대한 의미는······나중에 생각하자······죽는 것도······후회하는 것도······지금은 내가 앞장서야 할 때야······’
10여분 정도 격한 대지포격이 퍼부어 졌다. 전차들이 쏘아댄 포탄들로 엄청난 포연과 흙먼지들이 뿌옇게 피어 올라 있었다. 지휘관으로서 도박을 거는 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 적들은 구릉지대에 배치되어 있었다. 적은 좀전과 별다른 배치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함정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부딪치는 것밖에 도리가 없었다.
바리스타 공격개시 시간이 되자 작전대로 전차부대에서 일제히 연막탄을 쏘아댔다. 전방 구릉지대의 사면과 정상 부근에서 엄청난 양의 흰색연기가 피어 올랐다.
“공격하라!”
크라우프는 지시를 내림과 동시에 위험을 무릅쓰고 바리스타를 일으켜 세워 달려 나갔다. 정면 몇군데에 빔을 몇발 발사해 폭발을 유도한 뒤 재빠르게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크라우프는 통신기를 열고
“절대 멈추지 마라! 틈을 보이지 마! 직선으로 뒤지마라! 표적이 된다! 지그재그로 움직여!”
전차들의 대지포격이 격렬해지기 시작하며 크라우프와 다이레아가 지휘하는 1개 중대의 돌격으로 전투가 시작되었다.
04시 45분 에이센군의 돌격이 시작되자마자 파츠 베이스군의 사격이 가해져왔다. 다행히도 아군 전차대의 연막탄 사격으로 적의 영상조준기가 상당히 많은 방해를 받은 듯 했다. 적의 크라우프를 노린 첫 공격은 그의 자카운 왼쪽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그는 빔이 날아온 궤적을 노리고 정확하게 사격을 가해 넣었다. 잠시 뒤 바리스타가 맞아 폭발하는 섬광이 일어났다. 운이 상당히 따라주는 것 같아 크라우프는 지그재그로 달리는 와중에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그때 이것이 신호가 된 것처럼 정면에서 수많은 빔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아마도 열영상 조준으로 전환한 것 같았다. 이 공격에 아군기 몇대가 맞아 쓰러지는 것이 보였지만, 곧이어 개시된 전차대의 작렬탄 사격에 의해 열영상 조준이 방해받자 정확하게 날아오는 빔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틈을 잘 이용해야 했다.
“적은 우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전력을 다해 달려라!”
잠시지간 적의 사격이 뜸해진 시간을 이용해 크라우프의 대대는 상당한 거리를 전진할 수 있었다. 그때 전방의 적진지 방향에서 바리스타의 그림자들이 언뜻 보이기 시작했다. 아군의 모습이 연기에 가려 잘 보이지 않자 적들의 일부는 오히려 마주 나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바리스타들로 구축되어 있는 진지들 속에서 대기하던 중 조준사격이 힘들어지자 마주 돌격해 나온 것이다.
‘이런······’
크라우프는 순간 아찔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침착하게 빔을 사격했다.
파츠 베이스군 진지에는 전차들이 사격한 대지포탄들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고 그는 달려 들어온 엘윈을 향해서 빔을 발사해 넣었다. 상대가 간신히 회피하고 자신을 향해 사격을 가하려 하는 것을 보고 정확하게 사격했다.
‘잠깐의 경직을 보이는군······’
처음으로 움직임을 확인한 채 격파한 녀석은 어느 정도 잘 훈련되어 있기는 해도 경험이 부족한 것 같았다. 멈추지 말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 쯤은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격을 할때 잠깐의 경직을 보였다. 이 잠깐의 틈이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 버린 것이다.
오른쪽 300미터 쯤에서 다이레아가 달려 들어온 엘윈의 콕핏을 방패로 찍어 버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덤벼든 적기를 향해서 빔을 선사해 주고 있었다.
마주 나온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은 제법 기동을 하는 것 같았지만 대부분 격파되어 버렸다.
크라우프의 뒤쪽으로 나머지 중대들이 돌격해 오기 시작했다. 양측은 치열하게 사격전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대장으로서 부하들의 가장 선두에 서야 하는 것이 지휘관이었다. 그래야만 부하들이 따라오는 것이다.
약 100미터 앞쪽에 바리스타가 들어갈 수 있을 것같은 크레이터들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지난 번 자신들이 주둔했던 곳이었다. 크라우프들에게도 익숙한 곳이엇다. 적들은 그때 에이센군이 구축해 놓은 진지에서 전혀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모두들 구덩이속으로 기체를 숙여 들어가면서 기체를 숨기고 사격을 계속했다. 크라우프는 몇 대의 엘윈이 두부가 날아가는 것을 확인했다. 확실히 파괴하기 위해서 몇 발 더 사격했지만 제대로 명중되지 않았다.
잔탄을 모두 소비했기 때문에 라이플의 에너지가 재충전되기를 기다리면서 보조카메라로 적의 움직임을 살폈다. 파츠 베이스군은 자신들의 정면쪽으로 반격을 가해오고 있었지만 그 움직임이 눈에 띄게 좋은 것은 아니었다.
‘숫자를 믿고 있는 건가?’
크라우프는 마른 침을 한번 삼켰다. 뒤쪽으로 돌진해 들어오던 에이센군 바리스타 몇기가 맞아 쓰러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견고한 적의 진지에 너무 노출되었던 것이다.
자신의 왼쪽 30미터 쯤에서는 시에나의 기체가 똑같이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 빔 라이플을 발사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다시 자카운 한대가 오른쪽 다리를 빔에 맞아 그대로 바닥에 나뒹구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망할!”
서로 격렬하게 사격을 가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적기를 격파하도록 노린 것이 아니라 정면의 적에 대한 마구잡이식 사격이었다. 아군의 연막탄과 작렬탄,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포격이 서로의 조준에 지장을 주고있기 대문이었다. 다행인 것은 아군 관측병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아군이 전진함에 따라 탄막도 보조를 맞춰 전진하고 있다는 점 정도였다.
상대는 숫자가 많으니 여러발의 사격을 가해왔다. 돌격을 담당한 크라우프의 대대는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지속으로 돌입하는 데 성공햇고, 지난 전투와 방금전에 파괴된 바리스타들의 잔해를 방패삼아 사격을 가했다. 이때쯤 전차부대의 지원포격이 멈췄다. 피아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오폭을 염려한 탓이었다.
파츠 베이스군은 에이센군을 향해서 빔 바주카와 로켓탄도 수없이 발사해 왔다. 이것들은 마치 소나기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크라우프들은 거의 사격을 가하지 못한 채 크레이터에 갇혀 차례대로 지상에 맞아 폭발하는 폭풍속에 갇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크라우프는 누군가 통신기를 통해 비명을 지르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오우! 이 망할! 제기랄!”
잡음이 심했지만 욕설과 함께 비명소리, 고성이 차례대로 교차하고 있었다. 마치 시끄러운 시장통 같았다. 아군중에는 주변으로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빔과 로켓탄의 소나기에 웅크리고 있다가도 맞아 폭발하는 기체들도 많았다.
크라우프의 기체도 쏟아지는 공격에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몸이 흔들리면서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이런 경험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파일럿들은 마구 소리만 질러대고 있었다.
“멍청이들아! 기체가 좀 파손되었다고 죽지는 않아!”
이런 와중에도 통신기 속에서는 여러 지휘관들의 목소리가 교차되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바로 옆에서 작열한 하이파워 빔 바주카의 폭발 때문에 흔들리는 기체의 콕핏속에서 지금 자신과 대치하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은 신병들이라는 확신을 했다.
‘앞뒤 안가리고 이 정도의 공격을 단시간에 쏟아 부어 버리면 탄약을 금방 소모하게 되는데······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
이렇게 격렬하게 공격을 퍼부어 대는 것은 적들이 그만큼 두려워 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경험이 있는 지휘관이 있다면 아마도 현재 위치를 고수하도록 하면서 탄약을 최대한 아꼈을 것이다. 하지만 적들은 제대로 통제받고 잇지 않는것 같았다. 사격에서 일관성 및 통제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두려워 있는대로 쏘아대고 있을 뿐이었다. 크라우프는 이렇게 되니 어느정도 손실은 입겠지만, 좌우로 우회중인 아군 바리스타 400대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적은 아마도 대지포격으로 인해 발생한 포연과 화염, 그리고 당황함 속에서 자신쪽으로 병력을 모두 집결시킨 것 같았다. 지향성 통신기를 톤해 들어온 관측병들의 보고에 의하면, 적의 수가 갑자기 서너배 증가한것 같다고 했다. 비록 연기와 폭발등의 방해로 인해 정확한 수는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발사되는 빔 라이플과 빔 바주카, 로켓의 수를 대략 측정해본 결과가 그러하다고 보고해 왔다. 그 보고를 받은 크라우프는 엄청나게 솓아지는 적의 화력을 받는 와중에도 승리를 예감하고 있었다.
바리스타가 비록 강력한 화력을 지니고 있지만 이렇게 단시간에 모든 화력을 쏟아 부으면 일순간 탄약이 금새 떨어져 버리게 된다. 그는 흔들리는 콕핏 안에서 미소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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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늦었습니다. 전투신을 고치려…무려 2시간-밥먹는 시간 포함…;;-을 허비해 버렸습니다…
…그래도 허접스레 느껴집니다,..쩝…
…음…포병과 보병의 합동전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파츠 베이스군이 순수 바리스타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착안한 작전입니다…
…여러분들께 어필할 수 있을지는….준엄한 심판을 기다리겠습니다…
…근데, 거기 MOAB이나 탄도미사일을 준비하고 계신분들…
..살려주십시요…흑흑…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32.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리하르트황제력 11월 13일 05시 정각. 400대의 바리스타들이 200대씩 나뉘어 정면에서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크라우프 대대의 좌우로 산개해 재빠르게 전진해 나갔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단 하나였다. 적의 방어선의 좌우를 집중 공격해 완전히 무너 뜨리는 것이었다. 매우 단순한 작전이었지만 성공하기만 한다면 매우 효과적인 전술이었다.
“멈추지 말고 계속 전진해라!”
지휘관으로서 어느 정도 피해를 각오하더라도 그대로 돌입시켜 적의 혼란을 가중시켜야 했다. 몇몇의 바리스타들이 파츠 베이스군의 사격에 맞아 쓰러졌다. 그렇지만 좌우 공격을 지휘하고 있던 대대장들은 계속해서 전진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정면에서부터 계속해서 라이플 사격이 들어왔다.
뒤쪽에서 전투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벨로스대위는 혀로 입술을 적시며 희뿌옇게 폭발과 흙먼지가 일어나고 있는 전장을 주시했다. 그 뿌연 먼지안에서 에이센군 바리스타와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 사이에서 발사되고 있는 빔의 잔광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군······”
지금 눈앞에 펼쳐진 전투를 보면서 대위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치 영화처럼 거인들이 빔을 발사하면서 서로를 파괴하려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영화에서처럼 연출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이 죽는 것이었다. 비명에 죽어갈 파일럿들을 생각하니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양측의 전열이 뒤섞여 버렸기 때문에 피아의 식별이 어려워진 전차부대는 더이상의 대지포격을 감행하지 못하고 주위 경계에 임하고 있었다. 일부 전차들은 들어 올렸던 포신을 내리고는 전방을 향해 겨누고 있기도 했다. 마치 적의 바리스타가 한 기라도 뛰쳐 나오면 바로 부숴버리려는 듯 했다. 하지만 그들이 할일은 없어보였다. 대위도 장갑차의 큐볼라에 올라 전투장면만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단지 전쟁의 관조자로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그때 그가 타고 있던 장갑차의 오른쪽 10여 미터 옆으로 바리스타에서 발사한 빔이 스쳐 지나갔다. 순간적으로 엄청난 열기가 전해져 왔다.
“우아악!”
카메라맨과 장갑차 승무원이 비명을 지르며 장갑차 안으로 몸을 숨기려 했다. 그렇지만 대위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정면을 주시하면서
“신경쓰지 마! 어차피 명중탄이 아니야······계속해서 촬영해!”
벨로스대위의 질책에 카메라맨은 머쓱해져 다시 전투장면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에이센군이 노린 것은 집중 돌파였다. 파츠 베이스군의 전투장중 한 지점을 선정하여 집중 돌파한 후 적의 병력분산을 노리는 것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적이 병력이 우세하지만 국지적으로는 적보다 압도적인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크라우프는 자신들에게 집중되는 화력이 약해지자 아군이 적의 방어선 좌우를 공격하는 듯하여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는 짧게 혀를 차면서 주변에서 살아남은 바리스타들을 호출했다. 그는 다시 라이플 사격을 가하도록 하여 적이 좌우를 공격중인 아군에게 대응하려는 것을 저지하게 했다. 에이센군 바리스타들이 빔을 사격해 오자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일부의 파츠 베이스군들은 에이센군이 공격해 들어오자 현재 위치를 지키지 못하고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도주하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출된 적기는 아군의 집중사격을 받아 바로 파괴되어 버렸다. 에이센군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파츠 베이스군들은 산발적으로 빔만 쏘아대고 있었다. 충전시간이 오래걸리는 빔 바주카나 로켓의 탄약이 떨어져 버린 듯 했다. 그에비해 아군은 적의 집중공격을 받는동안 사격을 자제하여 대부분의 빔 에너지를 재충전한 상태였다.
‘제대로 지휘를 하지 못하는군······’
순차적으로 사격하게 하거나 정조준을 통한 정확한 사격을 하도록 지휘관이 유도했었어야 했다. 어쩌면 병사뿐만 아니라 지휘관들도 신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좌우를 공격중인 아군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우즌 리베라 중사가 가지고 있던 빔 바주카를 조준해서 적진지에 연속 사격을 가했다. 그 공격에 적들이 당황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의 눈앞에 있는 엘윈 한 대가 라이플을 몇 번 사격하다가 충전된 에너지를 모두 사용했는지 더 이상 사격을 하지 않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당황했는지 본능적으로 기체를 숨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고 있었다.
“멍청한!”
즉시 파괴하려 했지만 시에나의 기체에서 먼저 발견하고 빔을 발사해 파괴해 버렸다.
‘신병들인가?’
그는 문득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츠 베이스군 대부분은 그 자리에 버티고 있었지만 몇몇 바리스타들은 기체를 일으켜 셰어필드기지쪽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적의 전열이 흐트러져 있는 이때가 돌파할 기회라는 확신이 들었다.
“전기 돌격하라!”
크라우프가 가장 먼저 기체를 일으키면서 정면에 빔을 발사해 넣었다. 그러면서 재빠르게 달려 나갔다.
“공격!”
그의 지휘하에 있는 중대장들과 각 소대장들 모두 기체를 일으켜 세우면서 돌진해 들어갔다. 정면에서 다수의 빔이 쏟아지고 있었지만 자신들도 지지 않고 반격을 가했다.
적진에서는 빔을 몇 발 발사하려다가 제대로 명중탄이 발생하는 것이 없자 즉시 라이플을 버리고 도주하려는 기체들이 눈에 들어왔다. 제대로 방어도 하지 않는 채 허둥지둥 도주하고 있었는 적기들도 보였다.
“전차 대대! 아군의 정면 1,000에 대지포격 개시!”
크라우프는 통신기를 열어 전차대에게 도주하고 있는 적들의 퇴로를 향해 대지포격을 개시할 것을 지시했다. 바로 그때 크라우프의 눈앞에서 지형을 이용해 움츠려 있던 엘윈 3대가 자신을 조준하고 있는 것이 포착되었다.
“앗!”
빔이 자신을 노리고 쏘아져 들어왔지만 반사적으로 기체를 뒤로 빼내면서 상대가 사격하는 것을 피해 냈다. 확신을가지고 쏜 빔이 명중되지 않자 다시 공격할 생각도 못한 채 당황하고 있는 적을 향해 빔 라이플과 방패에 장착된 빔포를 연사해 연이어 2대를 파괴했다. 나머지 한대는 다른 누군가에 의해 피격되어 버렸다. 크라우프는 잠시 가슴을 쓸어내린후 다시 앞으로 향했다.
에이센군 파일럿들은 달아나는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의 뒤를 노려 차례대로 파괴하고 있었다. 적들은 제대로 된 지휘 체계를 잃고 우왕자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뭐야 도대체······’
마주 돌진해 들어오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도 있었고, 어찌할 바를 몰라 기체를 일으켜 달아나기만 하려는 기체들도 있었다.
“멈추지 말고 쳐 나가라!”
크라우프의 기체 옆에서 자카운 한대가 다리에 빔이 맞아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리고 있었다. 그는 그 기체를 한번 돌아본 뒤 도주하고 있는 적들을 향해서 다시 빔을 발사했다.
파츠 베이스군은 마치 썰물이 빠지듯이 현재 위치를 고수하지 못하고 부대를 후퇴시키기 시작했다. 초반에 보여 주었던 격렬한 저항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도대체······”
좀전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크라우프는 다소 황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05시 30분 전투의 승패는 이미 결정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주변에서 아직까지도 제대로 후퇴하지 못하고 남아 있던 잔당에 대한 토벌전에 들어갔다. 곳곳에서는 저항을 계속하고 있던 파츠 베이스군에 대한 살육작업이 한창이었다.
‘1시간 남짓 걸린건가?’
크라우프는 기체를 움직이면서 주변에서 불타오르고 있는 바리스타들을 한번 돌아 보았다.
05시 40분 좌우에서 아직까지도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에 대한 막바지 전투에 들어갔다. 이미 승패가 나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적의 저항은 무의미한 것이었다.
06시에는 파츠 베이스군에게서 더 이상의 저항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들은 파괴된 바리스타속에서 콕핏을 열고 탈출을 행했지만, 이들의 눈앞에는 에이센군의 바리스타가 기다리고 있었다.
“탄약을 확인하고 주변 경계를 서둘러라! 부상자 구출을 서둘러!”
크라우프가 재차 지시를 내리면서 피해상황 보고를 기다렸다. 그의 대대에서 30여대의 바리스타가 파괴되었고, 다른 2개 대대에서 도합 40여대의 바리스타가 파괴되었다. 대충 집계한 파츠 베이스군의 손실은 300대가 넘었다. 나머지들은 제대로 전투도 하지 않고 달아나기 바빴던 것이다. 의외로 적의 격렬한 저항에 비해 아군의 손실은 극히 경미했다. 아마 제대로 된 지휘를 받지 못한 파츠 베이스군이 조직적인 저항을 하지 못했기 때문일 거라고 다이레아가 의견을 제시해 왔다.
한곳으로 모아 들인 파츠 베이스군의 포로들은 70명 가까이 되었다. 그나마 구조된 포로들은 다행이었다. 자신들의 부상자들을 우선적으로 구조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탈출하지 못해, 불타는 콕핏 안에서 통닭구이가 되어 버린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디네스는 짧게 혀를 차면서 자신의 바리스타 콕핏을 열었다. 밖의 공기를 들이 마시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콕핏안으로 들어온 것은 기대와는 달리 숨쉬기도 힘들 정도의 역한 냄새들이었다. 바리스타가 불타 오르면서 내뿜는 연기와 주변을 불태운 전투의 흔적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들이었다.
“우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