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58
크라우프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다이레아와 시에나는 모처럼만에 아는 얼굴들을 만나자 퍽이나 좋아하고 있었다. 이제 케네온 행성계에서 아이크로 출발하는 일만 남아 있었다. 배는 서서히 속력을 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수송함 내부에는 한창 우주용으로 장비를 교체중에 있는 자카운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보통 현지에 사용하던 기체를 반납하고 떠나는 것인데 바리스타도 200대 가까이 싣고 가게 되었다. 의아한 생각이 든 크라우프가 넥스 중위에게 물으니, 요즘들어 파츠 베이스군의 해적행위가 나날이 증가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무장력을 갖추기 위함이라는 설명을 곁들여 주었다.
“위험하군!”
크라우프는 그렇게 말을 받으면서 수송함에서 바리스타의 정비중에 한창인 정비반원들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발레리의 모습을 확인하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랜 우주여행이 될 것이기에 자신의 방으로 배정 받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9일 03시 20분 로이드에서 1차 집결해 보급 물자를 잔뜩 싣고, 전투함 3천척의 보호를 받으며 하만 바이파를 향해 출발한 3만척의 군용 수송함대는 표면적으로는 파츠 베이스군의 위협 증가로 취항이 어려워진 민간선을 대신한 민간물자의 수송을 내세우고 있었다.
마치 우주공간을 가득 메울것 같은 규모의 3만척의 수송함으로 구성된 수송선단은 하만 바이파와 로이드를 왕래하고 있던 민간 선단들을 우회해 워프 항해로 들어갔다.
이시간 대형 민간 화물선을 운항하고 있는 민간 무역회사 듀사른 상회의 주인 제스 듀사른 랄파트는 로이드에서부터 출발하는 수많은 수송함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제스는 황족의 피를 이은 사람으로서 제 2대 황제 윌리엄의 차녀 시스티 펜 류픽크의 친아들이었다. 비록 황실의 직계가 아니면 황족의 특권을 누릴 수 없는 입장에 있었지만, 그는 올해 158세로서 남들보다 뛰어난 수명을 가지고 자신이 운영하고 있던 듀사른 상회를 키워 나가고 있었다.
‘다시 전쟁이 일어 나려는 걸까?’
많은 상회사들이 망하고 일어서고 하고 있는 이때 듀사른 상회는 대형 화물선을 이용해 변경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막대한 양의 물자를 공급해 주고 있었다.
무역상인의 직감으로 제스는 다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 쯤은 피부로 직감할 수 있었다.
과거 20년 전쟁때라고 하면 군의 수송능력 한계때문에 민간의 대형 화물선도 징발해 최전선으로 물자를 수송하는데 전용시켰지만, 지금은 그당시에 경험했던 물자유통의 어려움 때문에 수송분야에 대해 대폭적인 투자를 했다. 그래서인지 20년 전쟁이 끝난 이후 아직까지는 민간업자가 군수물자를 실어나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 덕분이었나?’
민간 업자들 또한 20년 전쟁 당시 군용물자 취급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민간에는 당연히 물자의 유통이 마비되었다. 소비자는 물품을 구입할 수 없었고 생산자는 물품을 잔뜩 생산하고도 유통이 되지 않아 결국에는 많은 생산업자들이 도산하게 되었다. 이는 생산력의 악하로 이어졌다. 생산이 없어지니 소비자들은 재화를 구입하는데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했고, 어떤때는 그런 물자조차 제대로 유통이 되지않아 폭동이 발생하고 경제가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했었다. 이 모든 것들이 군용물자 수송을 민간물자 수송능력에 전용시킨 탓이기도 했다.
지금은 그럴 일이 없어야했다. 제스는 그런 와중에서도 꾸준하게 민간 항로에 대한 우선권을 확보하고 비정기적으로도 배를 전용해서 민간 화물을 취급했었다. 그렇게 한 덕분에 종전후 군부의 일거리가 줄어들어 자금난 때문에 줄줄이 도산하게 된 민간 유통 회사들과는 달리 아직까지도 아이크에서부터 에르바에 이르는 항로에 화물선 선단을 취항시키고 있었다. 제스는 다시 전쟁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것 이외에는 달리 도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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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경제논리 등장~!!!!
말이 안되는 부분을 발견할 시에는 지체없이 신고해 주십시요…단, 포상은 업습니다…^_^;
…개인적으로 작가넘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크험~!!
“…원고 고치기 힘들다…잘 좀 쓰지그랬냐…이자식아!!!!!!!!!!!!!!”
휙~ ( ”)…<= 딴청피우는 작가넘,,,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82…
작가넘이 오늘 운전중에 타이어가 터지는 바람에 죽을 뻔 했다더군요…
운전하시는 분들은 모두 안전운전 합시다…이상 공익광고..퍼걱~!
<(#_ㅡ) 아야야…
드디어 "소"제목을 바꿀때가 되었군요…^_^)/
3월 1일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 중위는 수도성인 록세비엔을 출발해 군의 테스트 기지가 있는 모크엔 행성계에 도착했다. 모크엔 행성계는 록세비엔에서 4일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제 2번 태양계 3번 행성 루세닌만이 유일한 인간의 거주를 허락하고 있는 곳이었다. 행성의 대부분이 사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심도시 알프레드 슈틸레 시티를 제외하고는 인간이 살고있는 곳은 없었다. 따라서 이곳에 군기지가 위치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혹독한 기후때문에 기지의 대부분은 지하에 위치해 있었고 일부의 병기 테스트기지만 지상에 위치해 있었다.
행성의 전체 인구는 150만명 내외로 다른 행성계에 비하면 지극히 그 인구가 적었다. 그도 당연한 것이 군인들이 많다해도 이런곳에 가족들을 데려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03시 알프레드 슈틸레 시티의 우주항에서 내려선 엘레비아는 이곳에 다른 곳과는 다른 극악한 지역이라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가 셔틀에서 내려 처음으로 본 것은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의 강렬한 햇살과 아지랑이였다.
03시 30분 그녀는 같이 도착한 다른 병사들과 함께 수속을 마치고 우주항의 플랫폼을 빠져 나왔다.
“먼지가 상당하군······”
엘레비아는 일단 에어컨 시설이 되어있어 상당히 쾌적한 우주항과는 다른 밖의 모습에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가볍게 하품을 하면서 잠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그리 크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군용 함선에서 강하한 셔틀들이 잔뜩 정박해 있는 우주항에서 06시가 될 때까지 대합실 의자에 기대어 잠시 졸고 있었다.
06시가 조금 넘어서 우주항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채킨 샌드위치로 대충 아침 식사를 때우고 난 뒤 우주항을 나섰다. 08시가 될 때까지 루세닌행성 사령부로 출두해서 자신이 배치받게 될 기지로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엘레비아는 조금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이 머물게 될 기지에 빨리 도착해 피곤한 몸을 좀 뉘이고 싶었다.
택시를 타고 사령부에 도착할 때가 07시 20분 쯤이었다. 행성계 사령부는 지하에 들어가 있었다. 지상으로 몇개의 건조물만 나와있을 뿐으로, 사령부 입구까지 간 택시에서 내려선 그녀는 6명의 위병들이 밖에 나와 지키고 있는 지하로 통하는 통로입구에서 다소 황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상 기지가 아니라 지하로 직업 통하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가혹한 기후 떄문일 것이다.
위병들은 신분증명이 없는 그녀를 제지했고, 엘레비아는 가지고 있는 서류들을 내밀어 보여 주었다. 위병들은 그 서류들을 여러번 확인한 뒤에야 엘레비아에게 임시 출입증명서를 만들어 주었다. 위병장교는 이 출입증을 가지고 다시 나오기 전에 인사과에 들러 출입증을 만들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알겠어요.”
상대가 같은 계급의 중위였기 때문에 그녀는 그렇게 대답했다. 지하로 통하는 통로의 한편을 통해서 기지안으로 뚜벅뚜벅 들어갔다.
통로는 안쪽까지 꽤 깊숙이 들어가 있었다. 혹여 적의 공격이라도 받게 되면 어떻게 할까 싶었는데 적의 직접적인 돌입에 대비하듯, 안쪽에 다시 거대한 출입문이 있었다. 그곳에는 다시 검문소가 있었고 엘레비아는 임시 출입증을 확인 받은 뒤에야 쪽문을 통해 기지 안으로 들어 설 수 있었다.
마치 우주선의 내부같은 기분이 드는 지하 기지 시설들이었다. 그녀는 인사과를 물어 찾아갔다. 이른 아침부터의 일이었지만 그래도 제법 길을 제대로 찾았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 온 길이라서 다소 헤매기는 했지만 08시가 조금 못되어 인사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침업무를 시작하기 전 엘레비아가 찾아오자 인사과의 담당 남자직원은 꽤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가 제출한 서류를 검토해 보았다.
“가장 먼저 올려 드리겠습니다.”
중사인 그는 친절하게도 엘레비아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었다. 잠시 인사과의 자리에 앉아 쉬고 있으니 사람들이 계속해서 들어와 아침 업무를 시작하려고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자리에 앉아 있는 엘레비아를 보고 한번씩 힐끔 거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눈길들이 꽤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금방 끝날 것이므로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08시 인사과장으로 보이는 뚱뚱한 체구의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고 모두 경례를 올렸다. 엘레비아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경례를 올리자 인사과장은 누구냐고 돌아와서 물어 보았다. 자신을 설명하고 가장 먼저 서류를 검토 받은 중사가 덧붙여 설명을 해 주자 과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의 방으로 성큼 걸어가서 서류 몇가지를 건네 주었다.
“중사, 출입증 만들어 주고, 이건······타르고 중위 자네의 배치 서류네······제 13기지로 배치될 것이네. 알고있다시피 테스트 기지고 귀관은 테스트파일럿이 되는 것이네!”
엘레비아가 신고를 해야하지 않냐고 묻자 인사과장은 귀찮다는 투로 그런건 짜증나는 일일 뿐이니 한 것으로 치자고 대답해 버렸다.
그녀는 과장이 고무풍선처럼 뚱뚱한 체격에 비해 매우 일처리가 빠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사과장은 엘레비아에게 필요한 서류를 모두 건네준 뒤 중사에게 출입증 받고 나가라고 손짓했다.
“네! 물러가겠습니다.”
엘레비아가 경례를 올렸고 인사과장은 수고하라는 말만 했다. 불친절한 것인지 아니면 귀찮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밖으로 나왔다.
일단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신분증을 만드는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결국 09시에는 수송부로 달려가 매일같이 제 13기지로 보급물자를 공급해주는 수송 트레일러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거대한 트레일러를 3개씩 뒤에 매달고 5대의 차량들이 기지를 빠져 나와 연이어 황무지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엘레비아는 가장 마지막번 트레일러의 조수석에 끼어 탈 수 있었다. 이런 트레일러를 사용하는 이유는 생각외로 이런 트레일러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었다. 매일같이 운항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행기나 헬기를 사용할 수도 없었다. 인구가 적고 교통체증이 없는 이곳에서 한번에 많은 물자를 매일 나르는 것은 오히려 트레일러가 값싸다는 것 때문에 쓰여지고 있었다.
그나저나 평소에는 한두대 정도만 운항하는데 오늘은 5대나 가는 것이 좀 이상하다고 말하는 트레일러의 운전수는 덩치가 꽤 크고 살집이 많은 40대 중반의 상사로서 이 트레일러 운전만으로 20년 넘게 군생활을 해왔다고 했다. 면도를 제대로 하지 않아 턱수염이 군데군데 나있는 그는 옆좌석에 엘레비아만큼 아리따운 처녀가 앉았던 적은 처음이라고 하면서 무엇인가 유쾌한듯 막 떠들어 대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2시간정도 달려 하루 총 4시간만 운전하면 하루일과가 끝이라고 말했다. 이것만큼 쉬우면서도 편한 직종이 어디 있냐고 하면서 그래서 이 트레일러 운전을 놓지못하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가 피워대는 독한 담배연기와 지칠줄 모르는 수다는 제 13기지에 도착할 때까지 2시간 동안 그녀를 무척이나 괴롭게 만들었다. 대형 트레일러의 뒤에 침대 같은 곳이 있어 혹시나하는 생각도 들어 다소 불안하기는 했지만 그 남자는 이곳에서 요식업에 종사하는 자신의 아내 이야기며, 애들은 모두 록세비엔으로 유학 보냈다는 말을 하면서 2시간 내내 모처럼 말할 상대가 생겨 즐거운지 신나게 떠들어 댔다.
시달림끝에 겨우 제 13기지라는 곳에 도착했다. 이곳은 알프레드 슈틸레 시티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기지로서 주변이 온통 언덕과 구릉으로 둘러싸인 지역이었다. 개중에는 꽤 험준한 바위산들도 있었다. 이 기지도 다른곳과 마찬가지로 지상으로 나와있는 건물들은 별로 없었고, 대부분이 지하에 들어가 있는 곳이었다. 엘레비아는 겨우 트레일러 운전수에게 인사를 하고 내려설 수 있었다.
그녀는 짧게 숨을 내쉬면서 토할뻔한 것을 겨우 참았다. 훈련으로 극한 상황에서도 멀미 같은 것은 거의 참을 수 있었지만 의외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힘들었다.
일단 기지에 내려선 엘레비아는 위병들과 기지의 근무자들을 붙잡고 물어 기지의 인사과를 찾아갔다. 그녀가 지하에 들어 있는 기지의 인사과에 신고를 한 것은 도착하고 20분이 채 못되어서였다. 제 13기지의 인사과를 담당하는 과장은 오느라고 수고 많았다면서 엘레비아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그는 알프레드 슈틸레 시티에서 보았던 사령부 인사과장과 붕어빵이었다. 형제라고 해도 좋을만큼 뚱뚱한 남자였다.
“귀관은 부족한 테스트 파일럿으로 임명된 것이네······곧 기지 사령관님과 신고 및 면담을하고 숙소와 해야 할 임무를 배정해 주겠네!”
“네! 알겠습니다.”
인사과장은 엘레비아의 도착을 보고한 뒤 간단히 커피를 내오라고 해서 홀짝이면서 엘레비아가 이번에 이기지에 오기전에 어디에 있었냐는 등의 것을 물어보고 있었다. 그녀는 솔직하게 최전선에 있었던 사실을 설명해 주면서 케네피온에서 지상전에 참가했었다고 대답해 주었다.
“지상전이라······좋군, 좋아······”
인사과장은 잘되었다고 하면서 몇가지 기지에서 알아야 할 사람들이나 이곳 환경이 별로 좋지는 않지만 지하수를 개발해서 어느정도 식수에는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는 등 기지에 대해 세부적인 사항들을 가르쳐 주었다. 꽤 친절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속하게 될 테스트 파일럿 중대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테스트 파일럿 지휘관은 저비스 칼루야 상위라고 하네······잘 알아 두면 좋을 것이네!”
그는 상위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해 주면서 잘 협력하라고 했다. 순간 이것이 당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엘레비아는 알겠다고 정확하게 대답했다. 그녀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인사과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지사령관으로부터 데리고 오라는 답신이 오자 같이 일어서자고 했다. 엘레비아도 잠깐 복장을 점검한 뒤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뒤뚱거리면서 인사과장이 앞서 사령관실로 데려가 주었다.
잠시 복장을 다시 점검하라고 말해준 인사과장은 노크를 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안족에다가 경례를 했다. 엘레비아는 사령관실 앞에 있는 비서관같은 사람들과 좀 친해지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도 없이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 중위입니다.”
사령관실 안쪽에는 보통 체격에 갈색머리의 회색 눈동자를 지닌 상위 한사람과 기지사령관 찰스 브룸버그 중좌가 기다리고 있었다.
반쯤 벗겨진 머리는 탈색이라도 되었는지 회색 머리카락에 푸른 눈동자를 지닌 브룸버그 중좌는 술을 많이 마시는지 코에 붉은 빛깔이 돌고 있었다. 그렇게 뚱뚱한 편은 아니었지만 좀 운동부족인 사람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앉게! 이쪽은 테스트 중대 중대장인 저비스 칼루야 상위일세!”
상위가 일어서 엘레비아와 악수를 청했고 그녀는 얼결에 그의 손을 잡았다.
자리에 앉아 당번병이 내온 커피를 한잔 더 마셨다. 기지 사령관 브룸버그 중좌는 자신은 사실 기술관료 출신이라고 하면서
“이 기지는 군병기 테스트 기지로서의 역할이 크네······그리고 각종 전투 실험이 행해지는 곳이니······후방이지만 꽤 바쁠 것이네······”
덧붙여 일이 없으면 낮동안에는 되도록 지표면에 나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해 주면서
“민간 기업과 군 연구소의 기술자들도 이 기지에 나와 있네······어쨌든 지내기에는 그렇게 불편한 것은 아닐 것이니 염려는 말게나······어쨌거나 자세한 것은 칼루야상위가 대답해 줄 것이네!”
한참동안 면담을 하면서 엘레비아는 인사과장에게 했던 말들을 다시 되집어서 말해 주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당번병이 가져온 점심 식사까지 했다. 엘레비아는 속이 다 울렁였지만 그래도 꾹 참고 식사를 마쳤다.
엘레비아는 점심을 먹고나서야 겨우 풀려 날 수 있었다. 저녁때까지 숙소에 방을 배정해 주겠다고 말하는 인사과장에게 감사를 표한뒤 엘레비아는 칼루야 상위에 붙잡혀 갔다.
테스트 중대의 파일럿은 모두 15명으로 실험중인 기체를 모는 파일럿이 5명, 나머지 10명이 대항군 파일럿이라고 했다. 그리고 엘레비아는 대항군 파일럿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렇군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중대원들을 소개해 주기전 지하 격납고를 보여 주었는데 그곳에서는 뜻밖에도 자카운들이 들어가 있었다.
“와!”
짧게 감탄을 하는 엘레비아였다. 색깔이 회색으로 다시 칠해져 있는 에이센군 기체를 보니 기분이 좀 이상했다.
그리고 헹거에서 정비중인 테스트기들을 보여 주었다. 칼루야 상위는 군병기 개발 연구소와 파츠 베이스의 바리스타 메이커인 MMP(엠엠피)의 합작으로 새로이 개발된 기체들이라고 설명하면서 검푸른 색으로 도장된 기체들을 소개해 주었다.
바리스타에 대한 개발 연구는 주로 군연구소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민간기업과의 합작으로 연구·개발되고 있었다.
MMP는 파츠 베이스의 대표적인 바리스타 제작사로서 에이센의 KSM(케심)과 VSM(비슴)의 뒤를 잇는 파츠 베이스 고유의 회사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MMP는 사실 독립전쟁 전에는 VSM의 아이크 지부였는데 독립을 하면서 VSM에서 떨어져 나와 사실상 파츠 베이스 고유의 바리스타 메이커로서 자라나게 된 것이다. 아이크에는 많은 에이센의 바리스타 연구시설과 생산시설이 있었는데 독립을 하게 되면서 이 시설들을 고스란히 물려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바리스타는 MMP 하나가 모두 만들어 내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파츠 베이스의 여러 전문 기업들이 각종 파츠와 전자 장비들을 MMP에 납품함으로서 최종적인 조립과 기본설계를 맡고 있는 MMP가 바리스타를 군에 납품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리스타의 병기로 사용되는 빔을 생성 제어하는 기기를 생산해 내는 HYNE(히네), 바리스타에 들어가는 핵융합로의 생산과 각종 제네레이터 비롯한 각 엑츄얼레이터 시스템, 빔 발신기 등과 바리스타에 사용되는 부품들을 전문 생산하는 FRG(프리그), 바리스타에 사용되는 각종 통신과 모니터를 개발 공급하고 있는 HUL-PEN(하울-펜), 바리스타의 관절, 구동모터를 개발 공급하고 있는 GUEA(구아), 바리스타의 메인 카메라와 센서류를 개발한 EA-HEEN(EA-힌)등이 대표적인 바리스타 개발 및 생산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들이었다. 이외에도 바리스타에 사용되는 안테나 없는 레이더를 생산해 내는 UEF(유이프)등도 최근 이 대열에 합류해 있는 것이다.
이 기업들 모두 응용기술을 사용해 군용선박이나 전투기 사업까지 뛰어들고 있는 복합체들이었다. 이들 방위 산업체들이 생산해 내고 있는 엘윈은 만능형의 매우 우수한 기체였다. 하지만 그 기본설계가 에이센의 것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체의 개발이 시급해 졌던 것이다.
“우와······”
엘레비아는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처음 보는 바리스타의 옆으로 작업복을 입은 기술자들이 외부장갑을 모두 떼어낸 채로 안쪽의 기계 장치들만 잔뜩 붙어 있는 바리스타에 매달려 무엇인가 열심히 체크하고 있었다.
기술자들이 달라 붙은 바리스타는 모두 3기였다. 모두 처음보는 것으로서 엘레비아는 이 바리스타에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졌다. 그렇지만 그녀는 지금 회색으로 도장되어 있는 자카운의 파일럿으로서 이곳에 와 있는 것이다.
그때 격납고 아래쪽에서 정비중인 실험기를 올려보고 있던 붉은 머리칼의 여성이 뒤돌아 보면서 칼루야 상위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가 빙긋 웃으면서 손을 들어 보였다. 그리고 엘레비아에게
“저 사람이 류드밀라 델 티레이 중위네······보통 루밀이라고 부르지······”
붉은 머리칼의 루밀은 잠깐 멈추어 서서 엘레비아와 칼루야 상위쪽을 바라보더니 화들짝 놀라는 얼굴을 하면서 갑자기 막 달려왔다. 엘레비아는 무슨 일이라도 났나 싶어 눈을 조금 동그랗게 뜨고는 달려오는 루밀을 바라보았다.
“우와! 배경좋은 친구가 온다더니······이 친구야?”
루밀은 엘레비아의 앞쪽으로 다가오더니 얼굴을 바짝 들이 밀면서 천천히 엘레비아를 위아래로 훑어 보면서 말했다.
“예?”
의아한 얼굴을 하면서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엘레비아에 루밀은 피식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자신을 소개하고는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고 했다. 그리고 루밀이라고 불러달라면서 쉴새없이 수다를 떨어댔다.
“······실력이야 뭐! 그나저나 저비스 옆에 너무 꼭 붙어있지 말라구! 나 질투가 꽤 심하니까!”
루밀은 빙긋 웃으면서 양손을 모아 앞으로 뻗어 엘레비아와 칼루야 상위의 틈을 넓게 벌리고는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이것으로서 엘레비아는 두사람이 사귀고 있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루밀? 이라고 해도 되죠?”
엘레비아의 말에 루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그녀가 자시을 처음보자마자 내뱉은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그 배경좋은 친구라는 것이 무슨 의미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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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캐릭 등장~!! 칼루야와 루밀…
일단 칼루야는 남자니 소개에서 제외 ㅡ_ㅡ;;
루밀이라는 캐릭…'Anagram'님의 소설 『 꼬마 마녀 루밀 』 에서 빌려왔습니다…
아!! 물론 'Anagram'님의 허락은 받았습니다…^_^)/~
…실상 이름만 같고 성격은 상당히 다른 캐릭이 되어버렸지만요…^_^;
'Anagram'님의 소설 『 꼬마 마녀 루밀 』 은…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굉장히 잘쓴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역시나 이 소설-크라우프-처럼 비인기작입니다…하지만 이 소설-크라우프-와는 달리 "진흙속의 진주"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