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19
최근 느끼는 거지만…가을바람이 상당히 차갑더만요…에효…
쓸쓸히 외쳐 봅니다…솔로천국~ 커플지옥…
…아 소제목 바꾸기 구찮다…걍 냅둘래…ㅡ_ㅡ
리하르트황제력 262년 1월 1일 시에나, 다이레아, 에이린들과 함께 휴양림이 있는 바닷가로 한달간 휴가를 다녀온 크라우프는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게 되면서 정식으로 대령으로 승진하게 되었다.
크라우프는 대령으로 승진하게 되면서 마가렛 디어첼 호의 함장에서 정식으로 해임되었고 그와 동시에 전함 하이젤베르크Ⅴ호의 함장으로 승진, 임명 되었다. 그는 자신의 휘하 중대장들도 승진시키고 싶었지만 이들에게는 승진 대신 3급과 4급 무공 훈장이 수여 되었다.
사실 군부에서 원하는 것은 크라우프라고 하는 만들어진 영웅 하나 뿐이었지 영웅들로 구성되어 있는 부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3급과 4급 무공 훈장이 수여된 것만 해도 대단한 것이라고 그것으로 만족하라는 윗선의 은근한 압력에 모든 것은 순차적으로 결정된 것이다.
순양함 마가렛 디어첼 호에서 전함 하이젤베르크Ⅴ호로 옮겨온 크라우프는 이 배가 자신이 함장으로 부임하기 전 벌써 5명의 함장이 거쳐간 배라는 사실을 듣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다이레아는 여전히 대위로서 참모로 그의 곁에 남게 되었고 쉐프턴 소령이 공중전 지휘관으로서 하이젤베르크호로 옮겨 오게 되었다.
크라우프가 지휘하는 부대는 새로 옮겨 가게 된 전함으로 개인적인 소지품들을 이동시키고 있었다. 역시 자리를 옮기게 된 시에나는 디네스와 함께 더블백을 짊어 지고 마가렛 디어첼 호에서 내려 여러 파일럿들과 하이젤베르크Ⅴ호로 옮겨 타기위해 걷고 있었다. 그때 검은 머리에 키가 크고 체구가 무척이나 큰 건장한 사내가 다가와 어깨를 툭치면서 공전대 지휘관이 어떤 녀석이냐고 물어왔다.
상대는 약하게 친 것 같았지만 시에나는 꽤 아프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답 대신에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노려 보자 검은 머리의 거구의 사내는 하핫 웃으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미안하군. 어쨌거나 공전대 지휘관은 어떤 녀석이야?”
“그건 왜 묻나?”
상대가 중사 계급장을 달고 있는 것을 본 시에나가 다소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 그거 왜 묻냐고? 나도 이 함대로 들어가라는 명령을 받아서 말이지······얼굴도 곱상하게 생기신게 꽤나 성질 있어 보이네······”
중사 계급장을 단 남자는 걸걸한 목소리로 시에나의 말을 받았다. 상대는 계급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럼 그 성질 한번 피워 볼까?”
기분이 나빠진 시에나가 목소리를 높이자 그 남자는 상대가 화내는 모습이 즐거운 듯 바라보며 히죽 웃고 있었다. 자신을 비아냥 거리는 듯한 태도에 시에나가 화를 내려는 바로 그 순간 그 남자의 뒤쪽으로 어디에선가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 시에나! 시에나 맞지? 어? 너는 디네스고!”
누군가 싶어 고개를 돌려 보니 뜻밖에도 알리시나가 그 거구의 남자 뒤에 서 있었다.
“아니? 뢰싱 소위님 아시네요?”
시에나가 놀란 표정을 짓는 것도 잠시 디네스가 반갑다면서 다가가 알리시나의 손을 잡았다. 알리시나는 놀랐다고 말하면서 히죽 웃었다.
“페트릴 대령님 이시지? 원대 복귀 하려고 무척 애썼는데······원래 전출 대기 기간 도중에 네페르에서 지상전이 벌어지는 바람에 거기에도 참가 했었다가 이번에 원대 복귀가 허락 받아 온게 된 거야······그나저나 군병원에서 퇴원하고 돌아오니 페트릴 대령님과 소속부대는 아이크쪽으로 건너가 버렸다고 하니 참······대단도 하시지······”
알리시나는 그래도 아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아 이곳으로 오고 싶었다고 하면서 준위가 된 시에나에게 늦었지만 위관으로 임관한 것을 축하한다고 해 주었다. 그리고 디네스도 상사가 되었냐고 말하면서
“올해 디네스가 17인가?”
“해가 바뀌었으니 오늘로 18살이죠······그나저나 반가워요. 뢰싱 소위님. 그때 그렇게 부상당하셔서 후송되셨다고 했는데······”
시에나는 엷게 웃음을 지어 주면서 크라우프가 보면 반가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뭐 나야······”
알리시나는 소외된채 머쓱한 표정으로 서 있는 거한을 소개하면서 자신과 함께 아이크 행성계로 전출 보내진 야이다 크라프트 호우드 윙게이트 중사라고 소개해 주었다. 강습해병대 출신이 본래 그렇듯 입과 성질은 더러운 사람이기는 해도 꽤 실력은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야이다 윙게이트라고 합니다. 준위. 반갑군요.”
그는 큼지막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시에나는 내키지 않았지만 야이다가 내민 손을 잡았다. 무엇인가 짓굳은 사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습해병대면 라티시드 준위와 같은 출신이네?”
디네스의 말에 야이다는 이 부대에 강습해병대 출신 파일럿이 있냐고 물었다.
“있지······윙게이트 중사와 똑같은 성질하며······”
디네스도 별로 라티시드 준위를 좋아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말하는 입이 매웠다. 야이다는 히죽 웃으면서 디네스를 바라보면서
“상사님의 마음에 들도록 많이 애써야 겠군요.”
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을 받았다.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와 함께 마가렛 디어첼 호에서부터 가져온 소지품과 서류 등을 정리해 넣고 있었다. 그때 쉐프턴 소령이 두 사람을 데리고 찾아왔다. 크라우프는 한 사람을 보고 무척이나 반색을 하며 다가갔다.
“알리시나! 오래간만이군. 그래 몸은 다 나은건가?”
크라우프는 반색을 하며 알리시나쪽으로 성큼 다가서서 반갑다면서 손을 잡아 주었다. 그러면서 고생이 많았다고 하면서 몸은 괜찮냐고 걱정을 했다. 갑작스러운 그의 이런 태도에 알리시나가 오히려 무안해 했다.
“괜찮습니다. 대령님. 그나저나 이제는 바리스타에 타시지 않으시겠군요.”
“뭐 가끔은 타지만 전투에는 아마 나서지 않게 되겠지······어쨌거나 이렇게 몸 건강한 것을 보니 반갑군······”
그러면서 마치 오랬동안 만나지 못했던 옛 애인이나 친한 친구라도 만난 듯이 다정하게 말을 나누는데 곁에 서 있는 쉐프턴 소령이나 그 옆에 서 있는 야이다가 무안해 할 정도였다.
알리시나와 정담을 나누고 다시 와서 반갑다는 말을 한 크라우프는 그 옆에 멀뚱히 서 있는 거한을 뒤늦게 발견하고는 쉐프턴 소령에게 누구냐고 물었다.
“야이다 크라프트 호우드 윙게이트 중사입니다. 강습해병 특수전 요원입니다. 이번에 저희 함대에 전속 되었습니다.”
“호우드인가? 윙게이트인가?”
대표성을 묻는 크라우프의 말에 야이다는 윙게이트라고 대답해 주었다. 보통 4단어의 작명을 하면 가장 앞의 2단어는 이름이고 뒤의 2단어는 성이었다. 가장 앞의 이름과 첫번째 성을 아버지가, 중간 이름과 마지막 성을 어머니가 짓는 것이 보통의 작명 방식이기 때문에 윙게이트를 대표성으로 사용한다면 어머니 쪽을 따르는 쪽으로 해석되기 쉬웠다. 물론 어머니 성을 아버지의 성의 뒤에 붙여 쓰기는 해도 그 것은 그 1대에서 끝나고, 자녀에게는 자신의 부계의 성과 아내의 성만 물려 주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성을 사용하는 것은 그 1대에 끝난다. 그리고 이것은 합의에 따라서 부계성만 기재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에 따라서 대표명과 대표성을 어머니쪽을 따르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에 야이다가 어머니쪽 성인 윙게이트를 쓰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야이다도 자녀를 낳으면 부계쪽인 호우드란 성과 누가 될지는 몰라도 그의 아내의 성을 자녀에게 물려 주는 것이다.
어쨌든 크라우프와 간단하게 악수를 나눈 야이다는 그의 격려를 받고 쉐프턴 소령과 함께 되돌아 나갔다.
다이레아는 알리시나가 되돌아 오자 놀랐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강습해병 특수전요원이라면 대단한 인재를 가지게 된 것 같다며 좋은 일이라고 대답했다.
“그렇겠지? 인간 흉기라고 불리우는 친구들이니 말이야.”
크라우프도 강습해병 특수전요원에 대해서 들어 잘 알고 있었다. 모든 방식의 전투에 익숙하고 모든 탈 것을 다 숙련되게 조종할 수 있다는 만능의 전투 요원이었다.
“쓸모가 많겠군······”
크라우프의 말에 다이레아는 그렇다고 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이젤베르크Ⅴ호로 대부분 옮겨 오고 나서 크라우프는 이제는 자신의 것이 된 전함에서 첫 저녁 식사를 했다. 어디에서나 먹는 것은 다 똑같은 것이지만 그래도 새집으로 옮겨온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니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보통은 식당으로 내려가 먹는데 이번은 다이레아와 함께 함장실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신조함이라고는 할 수 없는 5번이나 함장실의 주인이 바뀐 배였지만 내부는 꽤 깨끗한 편이었다.
“새로운 집에 오시니 좋으세요?”
다이레아는 1회용 접시에 전투시 배급되는 캔에 담긴 고기를 그대로 엎어 그것을 포크로 찍어 입안에 넣으며 물었다. 그는 당연하다 대답하면서
“뭐 싫다면 거짓말이겠지?”
그의 솔직한 대답에 다이레아는 히죽 웃으면서
“대령님, 21시에 신년 축하 행사가 있다던데······같이 보러 가실래요?”
“그러지 뭐······아참. 그나저나 라티시드하고 그 윙게이트 중사 말이야······그 둘을 전투 훈련 교관으로 삼았으면 어떻까 싶은데, 괜찮을까?”
“한 사람은 강습해병대 출신의 베테랑 파일럿이고 다른 한사람은 아직 현역이니······좋습니다. 훌륭한 교관이 되겠군요. 그리고 그 윙게이트라는 친구 좀 더 알아 보고 싶습니다.”
“왜?”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 크라우프에 다이레아는 잠시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강습해병 특수전 요원이면 출세도 꽤 빠르다고 들었는데 그 나이에 아직까지 겨우 중사니······”
다이레아는 혹시 야이다가 무슨 문제라도 일으키고 최전선으로 전출된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친구의 능력은 필요하겠지. 뭐 어떤가? 그 사람이 문제를 일으켜 왔다고 해도 이곳에서 문제 안일으키면 되지 않은가?”
“너무 쉽게 생각하십니다. 자칫 그런 인물로 인해서 조직의 기강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다이레아는 라티시드 준위의 예를 들려고 하였으나 차마 꺼내지는 못하고 뒷말은 그냥 삼켜 버렸다. 다이레아도 라티시드 준위에 대해서 그다지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런 자리에서 그의 말을 꺼내면 자신이 그를 비난하는 것 밖에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러 말을 하지 않은 것이다.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해야 하는 사항이었기 때문이었다.
“알겠네. 쉐프턴과 라티시드에게 내가 직접 말해 두겠어.”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의 걱정에 앞서 대답을 해 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말을 어린애처럼 잘 들어 주는 크라우프가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고개를 숙여 접시에 담긴 고기를 포크로 찍어 입안에 넣었다.
1월 1일 21시 우주항 근처 민간 경기장을 하나 통째로 빌려 무대 시설을 하고 군위문단이 초청되어 대규모 신년 맞이 축하 행사가 시작되었다. 이런식의 축하 행사를 하는 것은 지난해 로드 멜비스가 파츠 베이스의 손에 넘어가 버리면서 벌어지게 된 많은 일련의 상황들에 대한 군 사령부의 변명 비슷한 것들이었다. 병사의 사기 진작을 명목으로 1월 1일 저녁에 군위문단을 위시로한 축하 공연을 벌였다. 그 덕분에 1월 1일 신년 맞이 행사는 별로 시덥지 않게 끝이 나 버렸다.
이런식의 행사가 시작되면 꼭 등장하는 것이 고급 장교들의 축하 메시지였다. 로드 멜비스 행성 사령관부터 시작해서 주요 참모진들이 줄지어 나와 축하 메시지를 읽는데.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지루함의 연속일 뿐이었다. 꼭 저런식의 사람들 때문에 행사의 분위기를 반감시키는 경우는 어디에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축하 메시지가 끝나고 들려오는 사회자의 간단한 인사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곧이어 화려한 조명과 함께 군위문단 소속의 여러 가수들이 나와 공연을 시작했다.
지명도가 높은 유명한 연예인들의 경우 그들이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았을 경우 의무적으로 군위문단 소속이 되어야 하는데, 통상 4개월 정도를 군에서 요구하는 곳에 가서 공연을 해 줘야 했다. 이것을 4년 정도 하는 것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고 있었다.
지금 무대에 나서는 가수나 연예인들 모두 사회적으로 꽤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나오자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러댔다. 평소에 TV에서나 보던 연예인들을 직접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도 다이레아와 함께 경기장 한쪽에 나와 있었다. 본래는 시에나도 함께 오자고 했지만 시에나는 이런 곳에 함께 가기 귀찮다는 이유를 대면서 그와 따라 나서기를 거부했고, 에이린은 새로운 중대 정리하느라고 바쁘다면서 따라 나서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은 다이레아와 함께 이곳에 올 수 밖에 없었다.
크라우프는 이런 공연장 같은 곳에 온 것은 베르베라에서 디나가 유명한 그룹의 공연이 있다며 같이 가고 싶다고 졸랐고 크라우프가 표를 구해서 함께 갔을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신기해할 법도 하지만 크라우프는 지금 무대에 나와서 공연장에 모여든 병사들이 열광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별로 대단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는 여성 댄스 가수 1명이 여러명의 백댄서들과 함께 나와서 야릇하게 옷을 입고 춤을 추며 무엇인가 가사도 제대로 들을 수 없을 만큼 흥얼거리는 수준의 노래를 부르면서 마치 섹스를 연상시키는 듯하게 격렬하게 춤을 추는 것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주변에서는 그 여가수의 이름을 부르며 열광하고 있었지만 크라우프는 저렇게 노래도 잘 못 부르는 가수에게 저리 열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화장과 조명탓인지 예뻐보이기는 했지만, 조금 튀어 보인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일반적인 여자애와 다를바 없었기 때문이다.
그 여가수가 내려가고 다음 차례로 남자 가수 한명과 그 뒤에 글자 그대로 엄청나게 못생긴 여자 코러스 가수 같은 사람이 나와 노래를 불렀는데, 남자가 메인 보컬이었지만 노래는 엄청나게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 코러스 가수에게 완전히 밀리고 있었다.
일부 그 자신의 재능으로 노래를 제법 잘 하는 사람도 있고 노래하는 도중에 숨이 차는지 헉헉대면서 목이 터질 듯이 열창하는 사람도 있었고 고음을 내다가 목소리 끝이 갈라지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지만 무대에 나와서 노래 부르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댄서인지 가수인지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여러가지 현란한 무대 장치를 비롯해 4, 5명 정도로 구성된 가수팀들이 나와서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데 대체적으로 남자들이던 여자들이던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멤버가 가장 노래를 잘 하는 것 같았다.
‘화려하지 않고 대중에게 주목받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라는 건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보일지 몰라도 지금 가장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유명 연예인들 모두 저런식으로 은근하게 자신들을 받쳐 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 위치에 서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그런 것인가?’
그는 자기 자신만의 힘으로 이렇게 대령으로 올라온 것이 아니었다. 다이레아나 쉐프턴 같은 사람들과 함께 크라우프 자신을 믿고 따라준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는 지금 대령이라는 지위에 올라 설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무대위에는 인공의 안개가 피어 오르고 은은한 조명과 함께 하얀색 웃옷에 흰색 바지 그리고 구두를 신은 4명 정도의 여성 그룹이 공연을 시작하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자신은 별로 재미없었지만, 다이레아가 이런 것을 꽤 좋아하는 것 같아 옆에서 보조를 맞춰주며 그녀의 기분이 좋도록 해 주었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별로 무대 공연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잠시 고개를 돌려 무대 위를 올려 보았는데 공연을 시작하는 사람들 모두 굉장히 나이어려 보였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봐야 17, 8세 정도 되어 보이는 얼굴들이었다. 하지만 디네스도 올해 18살이었다. 그녀 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군인들이 같은 나이였다.
‘나는 죄가 많은 사람이다.’
크라우프는 은은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그 사람들을 보면서 그 동안 자신이 보아왔던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눈앞에 다시 한번 그리고 있었다. 그 사람들 모두 이 자리에서 저런 무대 공연을 한번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영원히 볼 수 없을 것이다. 기분이 착찹해진 크라우프는 고개를 떨구며 눈을 살짝 감았다.
한참 흥겹게 노래를 따라 부르던 다이레아는 옆에 있던 크라우프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는 듯 하자 고개를 돌렸다. 크라우프는 슬픈 듯 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다이레아는 크라우프가 고개를 숙이고 있자 어디 불편하시냐고 물었다. 그는 황급히 정신을 차리면서 변명했다.
“아니 그렇지 않아······다만······이 자리에 있는 내가 너무 부끄러워서······나 때문에 죽게 된 수많은 사람들······그 사람들도 이 자리에 서 있을 자격이 충분한데······내가 조금만 더 잘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는데. 나는 왜······”
그러자 다이레아가 조용히 크라우프의 목을 감싸 안으면서 그에게 키스를 해 주었다.
“하지만 당신은 살아 있고······보다 열심히 살고 있잖아요. 그것으로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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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얼렁뚱땅 대령진급…
음…가수들이라…훗…벗으면 인기죠…음음…실력은 별도…ㅡ_ㅡ;
개인적으로는 요즘 가수들을 하나도 모르겠더군요…TV에서 하는 쑈를 한 1주일간 안 봤더니, 이상한 애들이 나와서 가수라 설쳐대는데…왜 그리 노래를 못 부르는지 원…
…그치만 볼 것은 많데요…헤~에~ 침질질…^ㅠ^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62…
‘피르다룬’님…시험 결과가 영~ 이셨나 봅니다? 쩝…기운 내시기를…
‘yaiddasya ‘님…드디어 ‘야이따’…크라우프와 합류 했습니다…이젠 활약을 기대하셔도…^_^)/~
그나저나…2:1…음…1:1이라도 한번 해 봤음 원이 없겠네요…쩝…휴~ 내 팔자에 무슨 여자냐…
쏠로천국~ 커플지옥~…훗~
…아 소제목 바꾸기 구찮다…걍 냅둘래…ㅡ_ㅡ
262년 1월 13일 크라우프는 전함 하이젤베르크Ⅴ호를 기함으로 해 순양함 130척에 구축함 160척, 경비함 40척, 수송함 50척을 휘하 함대로 배치 받았다. 모두 381척으로 구성된 함대의 지휘관이 된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배를 배치받게 되자 크라우프는 여러가지 일로 인해 무척 바빴다. 대부분이 지난해 파츠 베이스의 침공때 소속 함대가 궤멸되다시피 했던 함대 소속들로 일시적으로 예비대로 편성 되었다가 크라우프의 지휘하로 전속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배치받은 각 함정의 원 소속을 알아낸 다음 일일히 그 변경내용을 바꿔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루종일 다이레아와 함께 함대 재편성에 관해서 바쁘게 움직이다던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와 저녁을 먹고 20시가 조금 넘어서 퇴근을 했다. 피곤하다면서 자신의 관사로 가기 귀찮다고 대답하는 다이레아와 키스를 나눈 뒤, 크라우프는 같은 관사에서 살고있는 시에나한테는 퇴근하겠다고 미리 전화를 주었다.
관사에 도착했을 때는 2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일단 시에나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빨리 집에 들어가는 것이 좋았다. 서두른다고 서두른 것이지만 1시간이 조금 넘는 거리는 어쩔 수 없었다. 그가 초인종을 누르니 시에나가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문을 열어 주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빙긋 웃으며 어서 들어오라고 말했다.
“이제 오니?”
그때 안쪽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 크라우프를 바라보던 시에나는 엷게 웃으면서 관사의 거실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크라우프가 놀라 서둘러 거실쪽으로 들어섰다. 거실의 소파에는 20세 안쪽으로 보이는 검은 머리카락의 매력적인 여성이 기성정장 차림으로 앉아 있었다. 크라우프를 보자 무릎에 얹고 있던 손을 가볍게 들어 인사를 건네던 그녀는 그의 대령군복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아니, 카레나 누님 아니십니까?”
크라우프는 뜻밖의 사람이 자리에 앉아 있자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시에나가 차를 대접했는지 그 앞에 찻잔과 약간의 다과가 놓여 있었다.
“그래 오래간만이다. 네가 이번에 고생했다고 들어서 걱정되어 와 봤다.”
카레나는 히죽 웃으면서 옆에 서 있는 시에나에게 앉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