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94
10월 12일 13시 40분 알 나스디 행성계 외각에서 함대 전체가 재정비와 재보급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점심 식사를 마치고 잠시 중대장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아세라 세라 우르반 대위는 자신의 직속 상관인 카슬 에 쉬린 소령의 호출을 받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난 마지막 전투에서 아세라는 파츠 베이스 함대 소속 공격 항공모함 전단의 저지선을 뛰어 넘어 공격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결행함으로서 함대 사령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그녀 덕분에 파츠 베이스의 공격 항공모함 전단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 함대 사령부의 평가였다.
때문에 이번 공격을 지휘한 카슬 에 쉬린 소령은 중령 승진이 확실시 된다는 것이 일관된 평가였다. 또한 함대 작전 참모 슬리건 리얼드 중령도 대령 승진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이 널리 퍼져 있는 소문이었다. 이것 때문에 아세라도 소령으로 승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갑작스러운 카슬 에 쉬린 소령의 호출을 받고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만약 자신이 이번에 소령으로 승진하게 된다면 25세나 26세에 소령으로 승진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무척이나 진급이 빠른 것이었다. 사실 크라우프는 벌써 준장이었지만 그는 진급이 이례적으로 빠른 것이었고, 그와 비교하자면 아세라처럼 한단계씩 착실하게 올라서는 것이 늦게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세라는 지난 번 크라우프와 레온 시티에서 만난 이후 그런 마음을 버렸다.
어느덧 쉬린 소령의 방에 도착한 아세라는 잠시 복장을 정리한 후 안으로 들어섰다. 쉬린 소령이 서류를 쓰고 있다가 아세라를 보고 자신의 책상 앞에 있는 응접실 소파에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예! 소령님.”
아세라가 슬쩍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리에 앉자 쉬린 소령은 계속해서 작성하고 있던 서류를 마저 완성하기 위해 부지런히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류 작업이 많다는 말을 하면서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괜찮습니다. 소령님······”
지위가 올라가면 자리에 앉아서 해야 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아세라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차피 시간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기다리는 것이 별로 지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기다릴 것도 없이 쉬린 소령은 금새 서류 작업을 마치고 무엇인가 책상 옆에 놓여져 있던 서류 봉투를 집어 들고 아세라쪽으로 다가왔다.
“미안하네. 기다리게 해서······다름이 아니고 이번에 자네가 세운 공적이 사령부에서 높게 평가 되었네. 그래서 이번에 자네를 소령으로 승진시키도록 결정이 나게 되었네. 그것을 알려 주고 싶어 자네를 이렇게 부른 것이야!”
쉬린 소령은 별다르게 말을 돌리는 것 없이 아세라에게 진급이 예정 되었다는 내용을 증명해 주는 서류를 보여 주었다.
“방금 전의 서류는 자네의 추천서였네······그러니 염려 하지 말게. 사령부 전체 장교들이 자네의 승진 추천서를 써주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았으니 말이야. 아마도 확실하게 소령으로 승진할 것이야.”
쉬린 소령은 아세라가 승진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었고, 인사에 관한 일을 단정적으로 말하는 그를 보며 아세라는 다소 황당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아끼는 부하라고는 해도 인사문제에 대한 것은 함부로 말해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황한 기색을 얼굴에 드러낼 아세라는 아니었다. 그녀는 한동안 쉬린 소령을 바라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린 듯 그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감사합니다. 소령님······”
짤막하게 대답하는 아세라의 모습에 쉬린 소령은 히죽 웃으면서 고개를 조금 뒤로 젖히고 있었다.
“나에게 고마워 할 것 없네. 이것은 귀관의 역량에 따른 당연한 보상이니 말이야!”
그는 그렇게 대답을 한 후 정식 승진은 늦어도 신년을 맞게 되는 264년 1월 1일이나 아니면 연말인 12월 중으로 있을 것이라면서 그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아세라는 자신도 이제는 소령으로 승진하게 된다는 말에 무척이나 흥분된 기분을 쉽게 억누르지 못했다.
아세라는 입술이 슬쩍 귀까지 올라오던 것을 겨우 억누르면서 다시 한번 쉬린 소령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좋은 기분을 어찌 감당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리하르트 황제력 263년 10월 15일 19시 30분 에이센의 수도 베르베라 행성계의 베르베라 시티 지하 도심의 번화가에서 디나는 라이라 펜트런과 함께 쇼핑을 하고 있었다. 라이라가 자취 생활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쇼핑을 해야 할 것이 많았다. 디나는 그것을 돕기 위해서 라이라와 함께 번화가로 나온 것이다.
베르베라의 시민 대부분은 지하 도시에서 주로 생활을 하고 있었고, 적절하게 지하 도시의 생활 환경 조절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 중에 있었기 때문에 지하 도시 안의 환경은 콜로니처럼 무척이나 쾌적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각자의 즐거움을 찾아 활보하고 있는 번화가 사이 구석진 곳에서는 수도 방위 사령부 소속의 보병대원들이 완전 무장한 채로 진지를 구축한 채 거리를 주시하고 있었다. 평범한 일상의 사람들 속에서 자동 소총 총구를 아래쪽으로 향하고 있는 무장 군인들의 모습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그런 군인들의 존재를 애써 무시하고 있는 듯 전혀 그들에 대해서 신경쓰는 것 같지 않았다. 지금 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사람들도 거의 대부분 군대 경험자들이었고 그들 각자도 예비군 사단에 황실에서 하사한 소총과 군장비가 비치되어 있었다. 그들에게는 익숙한 장면이었고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 장면이었지만, 이런 일상의 사회의 구석진 곳에 서 있는 군인들의 존재는 어딘지 모를 불안감을 가져오게 하기에 충분했다.
라이라는 군인들을 힐끗 돌아 본 후 조금 으쓱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도 보병 예비군으로서, 만약 베르베라에서 지상전투가 벌어진다면 소집에 응해 예비군 사단으로 복귀해야 했다. 최근의 불안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이런 점을 걱정하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그런 경우는 벌어지지 않았다. 라이라는 걷는 것이 힘이 드는 지 조금 숨을 할딱이면서 디나를 돌아 보았다.
“헤고고······아참! 디나야 너 뉴스 들었니? 알 나스디에서 10억 명 가까이 전사했다고 하더라······”
어제 뉴스에서 떠들썩 하게 보도 되었던 알 나스디 행성계 전투에서의 최종 전사자 집계는 에이센을 경악케 만들었다. 알 나스디 행성계 한 곳에서 20년 전쟁 중에서나 있었던 듯한 전사자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정도의 피해를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파츠 베이스가 완전히 멸망하지 않은 채 전력을 록세비엔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큰 우려를 자아냈다.
“엄청나게도 전사했다고 하더라······파츠 베이스와의 마지막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전사자 발생이라던가?”
다소 무뚝한 디나의 대답을 듣고난 라이라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자신은 밤늦게까지 뉴스를 시청했다고 하면서
“그거 말이야 군 수뇌부 중에서 파츠 베이스와 내통했던 자들이 있어서 그렇게 된거라고 하더라······알고 있니?”
“뭐?”
디나가 처음 듣는 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자 라이라는 뉴스 말미에 그런 식의 보도가 나왔다면서 에이센이 걱정 된다는고 한숨을 내쉬었다.
“에이센 수뇌부 중에서 반란군들하고 내통자가 있어서 반란군들에게 사전에 군 작전을 알려 주었다고 하더라고. 그렇지 않고서야 에이센이 이렇게 크게 피해를 입을 수 없다고 하던데?”
라이라는 화가 난다면서 연신 불퉁 거리고 있었다. 사실 라이라의 친어머니가 현역 군인이니 당연한 일일 것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참! 지난 번의 테러 사건도 파츠 베이스 놈들이 사회 혼란을 야기시키려고 일으킨 거라고 하더라······”
뉴스 기사를 보고난 뒤 라이라는 계속해서 투덜 거리고 있었다. 디나는 엷게 웃으면서 그녀를 진정시켜 주려고 했다.
“······에휴~ 이 내가 걱정해 봐야 세상이 바뀌니 뭐가 바뀌니······아참! 디나야. 너 그 보드씨 괜찮아 보이던데 너는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
라이라가 갑자기 생각난 듯 물으니 디나는 별다른 대답없이 슬쩍 웃기만 했다. 바로 그때 평범한 남자 하나가 길모퉁이 구석에 서 있는 군인들을 슬쩍 바라보면서 디나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흔한 일이었고 흔한 얼굴이었기 때문에 디나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자신의 옆에 있는 라이라는 목이 뻐근하다면서 고개를 뒤로 젖히고는 슬쩍 그 남자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바로 그때 디나의 앞쪽으로 두 명의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이 디나와 라이라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디나는 라이라의 시선이 좀전에 지나간 남자의 등에서 떨어지지 않자 왜 그러냐면서 어깨를 두드리면서 그녀를 불렀다. 바로 그때 구석진 곳에 있던 군인들이 귀에 꼽혀 있는 수신기에 손을 얹더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디나가 의아한 듯한 표정으로 계속 보고 있자니 군인들은 서로 신호를 주고 받은 후 자동 소총의 안전 장치를 해제하고 노리쇠를 뒤로 잡아 당겼다. 그러고는 서로 눈짓을 다시 주고 받았고 곧바로 군인들은 아래로 향해져 있던 총구를 위로 들면서 길거리로 뛰쳐 나왔다.
“에?”
디나를 비롯한 모두는 갑작스레 군인들이 뛰어 나오자 깜짝 놀라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라이라가 눈을 크게 뜨면서 디나의 손을 잡아 끌었다. 무엇인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디나가 라이라의 손에 이끌려 근처 건물의 벽에 붙었을 때 번화가의 한 상가 건물 쪽에서 총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디나와 라이라가 서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쪽이었다. 총소리를 듣게 된 두 사람은 깜짝 놀라 군대에서 배운 대로 자세를 낮추고 어디 몸을 숨길 만한 곳을 찾았다. 근처의 건물의 구석진 곳으로 몸을 피한 디나와 라이라는 무슨 일인가 놀라 주변을 살펴 보았다.
디나와 라이라가 몸을 숨긴 건물 구석에서 약 20여미터 정도 떨어진 상점 내부에서 한 남자가 길거리를 향해 총을 쏘아대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머리에는 특수부대용 위장 마스크를 쓰고 방탄복을 입은 채로 손에 들고 있는 구식 AM-30 닐스 헤더 소총으로 주변에다가 마구 총탄을 퍼부어 대고 있었다. 주변은 곧 비명 소리와 고함소리로 가득찼고, 총격을 보고 갑자기 자동차를 멈추는 사람들 때문에 교통 사고가 연쇄적으로 일어나 아수라장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무슨 전쟁이라도 난 것 같은 분위기로 변해 버린 거리는 어쩔줄 몰라하는 사람들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닐스 헤더 소총을 연사해 대고 있던 테러범은 한 명이 아니었다. 주변에다가 총탄을 퍼부어 대는 테러범들은 최소한 3, 4명은 되어 보였다. 이들을 향해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군인들이 폴 호스터 소총을 연사해 대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에게 정확하게 명중 되지는 않았다. 디나는 군인들의 반격이 시작되자 몸을 피하려 했으나 그녀와 라리라가 숨어 있는 곳에까지 테러범들의 발사한 소총탄이 날아와 박히자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약 5분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이들의 반대쪽 도로를 따라 경찰들이 사용하는 진압용 장갑차가 도로를 질주해 오는 것이 보였다. 바로 그때 테러범들 중 한 명이 로켓 추진식 수류탄 발사기를 꺼내 들더니 장갑차를 향해 발사해 넣었다. 장갑차는 디나의 근처까지 왔을 때 로켓 추진식 수류탄에 명중되어 그대로 폭발하여 불길에 휩쌓여 버렸다. 자신들의 눈앞에서 일어난 폭발에 디나와 라이라는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다행히도 두 사람에게는 별 다른 상처가 없었다.
디나가 슬쩍 고개를 내밀어 밖을 내다 보았을 때 범인들은 주변에다가 소총을 난사해 대고 있다가 다시 건물 안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디나가 숨어 있는 건물 벽면에도 총탄이 날아와 박혔지만 다행히도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바로 그때 길 좌우로 경찰 특수부대와 군인들이 소총을 들고 빠르게 전진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테러범들은 건물 하나를 장악한 채로 주변에다가 총격을 계속하고 있었다.
건물 안쪽에서 쏘아낸 총탄에 건물을 향해 돌진해 들어가던 군인들 여럿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 고통에 몸부림 치면서 비명을 지르고, 몸을 비틀고 있는 군인들을 보고 디나는 달려 나가 돕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쏟아지는 총탄 때문에 어찌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변에는 정차한 차량을 배경으로 건물을 향해 소총을 퍼부어 대고 있는 군인들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곧 테러범들이 들어있는 건물은 수많은 총탄이 부딪치면서 희뿌옇게 먼지를 피워내기 시작했다. 곧이어 연막탄 2~3발이 터지면서 시야를 가리기 시작했고, 그 연막을 이용하여 다시 다른 폭동 진압용 경찰 장갑차 2량이 고속으로 전진해 들어오다가 건물 안쪽에서 발사된 로켓 추진식 수류탄 공격에 맞아 그대로 폭발해 버렸다. 바로 그 순간 군용 장갑차가 질주해 와 불타고 있는 경찰 장갑차의 뒤쪽에 서더니 장비하고 있는 100mm 캐논을 건물 벽에 연사해 대기 시작했다.
몇발의 포탄이 건물에 명중하는 것 같더니 곧바로 건물이 폭삭 주저앉아 버렸다. 그 무너진 건물의 흙먼지가 뿌옇게 일어나자 먼지들이 천장으로 빨려 올라가시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지하 시설의 공기 정화 장치가 최대로 작동되고 있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불타고 있는 장갑차들에게서 내뿜는 연기 또한 마찬가지로 천장의 공기 정화 팬을 통해 흡수되기 시작했다.
건물이 주저앉자 마자 주변에 있던 경찰 특수부대원과 군인들이 그 안쪽으로 뛰어 들었고, 곧바로 소방차들이 달려와 불타고 있는 경찰 장갑차 3량에 대한 진화 작업에 들어갔다. 디나는 주변이 안전하다고 생각을 하자 움츠리고 있던 곳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짧게 숨을 내쉬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군대에 있을 때 산악인들과 단 한번 실제 전투를 해 보았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총격전이 벌어지는 것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같이 몸을 움츠리고 있던 라이라가 괜찮냐고 물었고 디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행이라며 라이라를 와락 끌어 안아 주었다. 어쨌거나 무사했기 때문이었다.
============================================================================================
2003년도 이제 끝났군요…20대여 안녕…ㅜ_ㅜ
별로 이뤄놓은 것도 없는데..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가기만 하는군요…
독자 여러분들도…좋은 한해가 되셨기를 바라겠습니다…별로 안 좋았던 분들은 내년에 꼭 좋은 일이 있기를 빌겠습니다…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50…
그나저나…코멘트가 뭐 이리 많누…-ㅁ-; 답변하기 힘들겠군…
‘검은묵시록’님…핫~! -ㅁ-;; 죄송합니다…인터넷이 늦게 깔리는 바람에…조금(?) 늦었습니다…오늘도 늦기는 했습니다만…저녁을 늦게 먹는 바람에 별 수 없었다는…만두를 ‘만들어’ 먹었거던요…수작업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인지라…^_^;
‘테르미도르’님…쿨럭~…서, 설마…연말연시에 더 바빠지신 겁니까…-ㅅ- 안되셨군요…그나마 내일 쉬신다면 다행…아니시라면 낭패~! 설마 빨간날인데 일하라고 하겠습니까? ^_^;
‘마이트레야’님…’양호하죠 양호 아아~주 양호하죠… 흐흐흐~’…쿨럭~ 어째 조금 화가 나신 듯…-ㅁ-; 그리고 질문해 주신 것에 대한 답변은 작가넘이 했더군요…음…남득하셨다면 다행인데…아니면 낭패~!!
‘파란만장’님…에이센이 비록 이기기는 했으나 ‘대승’은 아니지요…이번 편에 언급된 것처럼…일반 시민들이 우려할 정도니까요…뭐…이것도 다 예정되어 있는 일이라는…’파란만장’니므이 말씀처럼…죽은 사람들만 불쌍하지요…-_-;
‘제스’님…언제나 해 주시는 오타 지적…거듭 거듭 감사드립니다…그런데 어디쯤인지…^_^; 당췌 찾을 길이 없다는…
‘toyr’님…음…질문에 대한 답변은 작가넘이…그리고…일부러 코멘트에다가 답변을 남기지는 않습니다…저(아뒤쥔장)은 작가넘에게 분명히 ‘본문이나 쪽글에 넣어라~’라고 말합니다만…작가넘이 급한 마음에 그냥 코멘트로…이렇게 이해해 주신다면 감사…
‘창세전쟁’님…쿨럭~ 아, 알겠습니다…다시 한번 작가넘에게 확인 해 보도록 하지요…그런데 남기신 코멘트 중에 이상한 글자가…’아시리라 밎습니다’…도데체 무슨 글자가 써 있었던 것일까…으…무서버…-ㅁ-
‘soulschaos’님…쿨럭~ 지적해 주신 부분…다시 읽어볼 것도 없이 확실히 이상하군요…주말을 이용하여 고치도록 하겠습니다…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_^;
‘정민철’님…감사합니다…하지만 제 주제에 여자는 무슨…요즘에는 그냥 포기한 채 살고 있습니다…인연이 닿는다면 좋겠지만…아니라면 말지요 뭐…게다가 요즘 여자들은 조금…너무 남자한테 능력이나 돈만을 바라는 것 같아서…내키지 않는다는…
음…올해의 마지막 날을 잘 마무리 하시고…희망찬 내년을 맞이 하세요…
…전 Lotto 1등이나 되게 해 달라고 빌어야 겠습니다…
…그것 외에는 희망이 없다~!!! *0*)/~
행복하세요~~
…또다시 바뀌어 버린 소제목…ㅡ_ㅡ)/~
10월 16일 10시 디나는 전철을 타고 왕립학교에 가던 중 어제 베르베라 시내에서 있었던 총격 사건에 대한 전모를 뉴스를 통해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테러범들은 베르베라 지하 도시를 떠받드는 기초들 중 하나에 폭탄을 장착해 도심의 일부를 무너 뜨리려 했다는 것이 뉴스에서의 공식 발표 내용이었다. 그러던 것이 경찰들에게 발견되어 추격 당하던 중 그들과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것이었다.
범인들은 모두 4명으로 닐스 헤더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알려졌고, 로켓 추진식 수류탄을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도 추가로 보도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지하도시의 기초에 설치 하려고 하던 폭탄들도 다행히도 성공적으로 제거 되었다는 것이 공식적인 발표였다.
‘대단했어······’
디나는 어제 저녁때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서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에이센 국내에서는 대량의 군용 총기가 유통되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총을 구할 수 있었고 군용 탄약도 시장에서 아주 값싸게 살 수 있었다.
‘총이 문제야 총이······’
그녀는 입술을 슬쩍 깨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여학생들 중에서도 어지간하면 호신용으로 권총을 가지고 다니는 애들이 많았다. 여자들도 남자들과 똑같이 군대를 경험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자동소총 쯤은 쉽게 다룰 수 있었다. 그러니 권총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니는 것에 대해서 별다르게 거부감 같은 것은 없었다. 라이라도 핸드백에 권총과 허가증과 함께 가지고 다니고 있었다. 평소의 라이라의 이미지와는 달리 상당히 묵직해 보이는 총이어서 디나를 의아하게 만들었지만, 남자와 총은 강한 것일수록 좋다는 라이라의 논법에 그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라이라와는 달리 디나는 그런 권총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니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자신의 몸을 지켜야 하는 권총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어째서인지 그러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가 원한다면야 얼마든지 총을 가지고 다닐 수 있었지만 디나는 라이라의 권유를 계속 거절하고 있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권총을 가지고 다니기는 했지만 이렇게 젊은 처녀가 홀로 거리에 나와 돌아 다녀도 아무 걱정이 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했다. 최근을 제외하고는 에이센의 치안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디나는 많은 사람들이 권총을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과잉 대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도 필요하다면 권총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는 디나였다.
그러고 보면 뉴스에서는 몇가지 굵직한 국내 사정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알 나스디 행성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파츠 베이스 행성계에서의 전투 결과를 내보내 주고 있었다.
뉴스에서는 알 나스디 현지에 특파원을 파견해 전장에 널려 있는 전함의 잔해들이나 평소에는 거의 보여지지 않았던 병원선 내부에서의 부상자들의 참혹한 모습을 내보내 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에이센이 대패를 하게 된 원인이 파츠 베이스와 내통한 첩자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정보가 있다는 식의 보도를 계속 내보내고 있었다.
10월 18일 17시 30분 크라우프는 함대 사령관 니콜 프라우저 대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초대 받았다. 그는 함대 지휘관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초대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찬에 참석해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중장과 소장급 주요 지휘관들이었다는 점에서 준장 계급을 가지고 있고 겨우 3천 척을 지휘하는 크라우프가 그 자리에 참석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 되었다. 크라우프는 중장과 소장들 사이에서 말석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만찬장소로 예정된 고급 간부 식당에서 그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들 수고 많았다.”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칭찬의 말과 함께 모두 자리에 앉아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만찬이라고는 하지만 평소의 식사보다 질이 조금 더 좋고 술이 조금 나왔다는 것을 제외하면 별다를 것은 없었다.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그 동안 너무 바빠서 모두들 이렇게 불러와 함께 저녁 식사도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면서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크라우프는 홀로 준장이었고 더욱이 올해 겨우 23세였기 때문에 나이들이 많은 다른 장군들하고는 쉽게 어울릴 수 없었다.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 일찍 앞서 나간다면 금새 견제 당하고 배척 당하기 쉽다는 것을 그는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자리에 있는 장군들 중에서 아무도 크라우프에게 말을 걸어주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것을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모두가 수저를 들었을 때 크라우프도 비로소 수저를 들고 저녁 식사를 했다. 함께 온 다이레아는 굶든지 아니면 함내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할 것이 분명했다. 미안하기는 했지만 다이레아는 현재 소령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메뉴로 나온 요리는 고급 장교의 품위에 어울리듯 여러 가지로 푸짐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이었다. 먹는 것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크라우프로서는 이런 것만 먹다보면 자신이 입이 너무 고급이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러나 이것들 보다 더 맛 좋은 것은 시에나가 해주는 요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라우프는 시에나가 해준 요리를 먹어본 것이 얼마 전인가 하는 아쉬움을 느끼면서 묵묵히 요리를 입안에 흘려 넣었다.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여러 중장과 소장급 지휘관들에게 일일이 격려의 말을 해 주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가장 말석을 차지하고 앉아 있는 크라우프에게 공격 항공모함 전단을 붙잡아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해 주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각하 마땅히 군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었을 뿐입니다.”
교과서적인 크라우프의 대답에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쓴웃음을 한번 지었다가 그가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슬쩍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몇 번 고개를 끄덕이며 격려의 말을 해 주었다.
“특히 귀관의 감투 정신을 높이 사게 되어 이 자리에 초대하게 되었네······편안히 있게나.”
직속 상관의 칭찬에 크라우프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이 자리에서 크라우프의 지난번 감투 정신으로 아군은 적 공격 항공모함 전단에게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었고 무엇보다 크라우프가 침착하게 함대를 수습해 적 함대의 기습적인 반격을 가로막아 준 것은 큰 공적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전투 초반 크라우프의 함대가 파츠 베이스 기동 함대의 강력한 반격을 저지해 준 것은 더욱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던 것을 막아주었다는 것을 모두에게 인지시켰다.
“그래서 이번에 크라우프 페트릴 준장을 소장으로 승진시키도록 우주 함대 사령장관께서 추천해 주셨다.”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모두가 모여 있는 자리에서 크라우프의 소장 승진을 공표했다. 물론 지금 당장 승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주 함대 사령장관을 비롯해서 직속 사령관이 추천을 해준 것이라면 승진하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러운 말에 모여있던 장군들은 순간 술렁이고 있었지만 일부 약삭빠른 사람들은 크라우프에게 승진 축하한다는 말을 해 건네기도 했다. 이런 사람들은 이렇게 축하한다는 말을 해 줌으로서 한참이나 나이가 어린 후배가 자신들과 같은 반열에 올라 선다고 해도 기꺼이 받아 줄 수 있다는 듯 아량을 보여줌으로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인격을 높이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크라우프가 한참 나이가 어린 사람이라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내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감사합니다. 각하. 하지만 저 같은 것이······”
니콜 프라우저 대장을 비롯한 주변 지휘관들의 축하 인사에 크라우프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결정된 일이고 우주 함대 사령장관인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가 직접 수도에 공문을 보낸 일이니 금방 처리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기실 이번 크라우프의 승진은 그의 공적을 높이 사 승진으로 보상을 해주려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알 나스디 행성계 전투에서 많은 수의 소장급 지휘관들이 전사했기 때문에 그 지휘 공백을 메우려 하기 위함이었다. 이미 여러 준장급 지휘관들에 대한 승진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그들 중에서 크라우프가 전장에서 활약한 것이 가장 두드러졌기 때문에 일부러 다른 소장급 지휘관과 중장급 지휘관들에게 크라우프를 불러와 그의 승진을 알린 것이었다.
만찬을 마친 크라우프는 21시가 다 되어서야 셔틀 발착장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곳에서는 다이레아가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씽긋 웃으면서 경례를 올리자 크라우프는 슬쩍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받아 준 뒤 같이 셔틀에 들어섰다. 크라우프가 별 다른 말이 없자 다이레아는 무엇인가 말을 붙여 보려다가 셔틀의 조종간을 잡았다.
“저기······무슨 말씀들 나누셨어요?”
셔틀을 출발시키고 나서 한참만에 다이레아가 크라우프의 기분을 살피며 물었다. 그는 슬쩍 웃음을 흘리면서 이번에 소장으로 승진하게 된 것 같다는 대답을 해 주었다.
“소장요?”
깜짝 놀라는 얼굴의 다이레아에게 크라우프는 조용히 셔틀 조종에 신경쓰라는 말을 했다.
“예? 예······”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일이라서 다이레아도 놀랐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다이레아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해서 셔틀 조종을 실수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번에 소장으로 승진하게 될 것 같아······”
그는 단어에 신경써서 다시 한번 다이레아에게 확인시켜 준 뒤 니콜 프라우저 대장에게 들은 전후 사정을 설명해 주었다.
“잘 되었네요. 소장으로 승진하시고······그러고 보면 23세나 아니면 24세로 소장이 되시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되나?”
크라우프는 셔틀의 승객실에 앉아 조금 고개를 뒤로 젖혔다. 셔틀의 조종을 맡고 있는 다이레아는 그의 기분이 복잡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랬동안 함께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크라우프의 마음 같은 것을 알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도 크라우프에게 대해서 완전히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쨌든 간에 크라우프가 승진하게 되었다는 것이 기뻤다.
10월 20일 에이센 국내는 알 나스디에서의 대규모 전력 손실에 대한 책임론이 팽배해져 있었다. 우주 함대 사령장관인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지금 당장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에 대한 탄핵의 논의보다는, 누군가 사령부의 작전을 사전에 파츠 베이스에게 넘겨 주었다는 음모론이 서서히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군 내부에서 파츠 베이스와 내통을 하는 첩자가 있어 에이센의 모든 작전 계획을 적에게 넘겨 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은 처음에 언론에서부터 조금씩 흘러 나온 것이었고, 이제는 급속도록 군 내부에서의 첩자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요구하는 분위기로까지 발전해 있는 상태였다. 자연히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에 대한 책임론은 그 목소리를잃어 갔는데, 이는 작전이 사전에 적에 노출된 상황에서 초반 대패를 하게 되었지만 그런 대패에도 굴복하지 않고 결과적으로는 알 나스디 행성계를 장악한 것으로도 이리나스의 뛰어난 전투 지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그녀에 대한 책임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첩자 음모론과 최고 사령관의 책임론과 이에 대한 열띤 반론과는 반대로, 전혀 낌새도 없이 잠잠해진 것은 에이센 내부에서의 대규모 반전 시위였다. 여러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진 테러 덕분에 베르베라 시내 치안을 담당하기 위해서 수도 방위 사령부 예하의 군 병력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고, 민회에서 비상 계엄령이 선포된 상태였지만 반전 평화주의자들의 활동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이었다.
여론은 반전 평화주의자들의 끊임없는 대규모 전쟁 반대 때문에 파츠 베이스가 알 나스디 행성계에서 에이센 함대와 전면전을 벌여 무려 100만 척 가까이 손실시킬 수 있었을 만큼 성장 할 수 있었다는 식으로 반전 평화주의자들을 에이센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존재들도 몰아 붙이고 있었다. 이런 사회적인 냉소가 팽배해져 있는 가운데 반전 평화주의자들은 활동을 자제한 체 여론의 행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10월 21일 09시 국방부 앞에 계엄령을 무시한 소규모 시위가 기습적으로 열렸다. 그리고 같은 시각 민회 정문에서도 소규모 집단의 시위가 열렸다. 마지막으로 황궁 앞에서는 약 1,0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참가하는 시위가 열리게 되었다.
이것들은 모두 정식 허가가 나지 않은 집회였기 때문에 시위 진압 경찰들은 비상 계엄령 하에서의 명령 체계에 따라서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나섰다. 시위가 있다는 신고를 받은 국방부 헌병대와 베르베라 시티 치안 유지국에서는 이번에도 반전 평화 주의자들이 반전을 외치는 기습 시위를 벌이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들의 구호는 반전 평화를 외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국방부 앞에서 열린 시위는 군 내부의 스파이를 숙청하라는 것을 요구하는 시위였고, 민회 앞에서는 민회를 장악하고 있는 파츠 베이스와의 내통자들을 즉각 조사해서 민회에서 축출하라는 것을 요구하는 시위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황궁 앞에서 벌어진 1,000명 정도의 시위는 시민 단체 대표들이 직접 황제를 알현해 현재 사회 전반에 걸친 파츠 베이스의 잔당들을 처단해 달라는 청원을 드리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황궁 앞에 모여 이렇게 집회를 연 것이었다.
“······10억 명의 에이센 병사들의 희생은 바로 저 군부의 스파이들과, 민회에서 아무런 대안도 없이 반란군들에게 무조건적인 평화만을 주장하는 미치광이들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이들이 발광하지만 않았다면 에이센은 무고한 10억 명의 아들 딸들을 잃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들을 몰아내 모조리 처단해야 합니다.”
특히 에이센인들의 입장에서는 황궁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이 금기시 되어 있는 것이었다. 사실 황궁 앞에서 벌어진 시위라고 해봐야 도심에서부터 베르베라 시내를 가로 지르는 고대 성벽의 성문 앞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만 해도 자칫 불경죄에 걸려 모조리 처형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이들은 에이센은 이대로는 안된다면서 차라리 자신들을 모조리 황제가 죽이고 에이센을 바로 잡아 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면서 커다란 도끼를 마련해 시위대 앞에 마련된 단상에 올려 놓은 채였다. 한 사람의 대표가 자신들의 청원문을 읽고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 앉아 목을 길게 빼고 앉아 있었다.
09시 20분부터 국방부와 민회 앞에서 불법 시위를 벌인 시위 참가 자들에 대한 경찰들의 체포가 있었다. 그렇지만 각 언론사와 여러 유관기관에서 취재원을 보내고 이들도 별다르게 저항을 하지 않아 손쉬운 체포가 이루어져 졌다. 하지만 이들은 순순히 끌려가는 대신에 그 자리에서 누워 버려 경찰들이 일일이 이들을 들어 옮겨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몸은 그대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입으로는 계속해서 자신들의 주장을 외치고 있었다.
이런 기습 시위 보다보다도 역사극에서나 봄직한 사건이 벌어져 세인들의 관심을 끌게된 것은 바로 황궁 앞에서 벌어진 시위였다. 이들 앞에 놓여진 커다란 도끼와 함께 참가 인사들 모두가 자신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주지 않는다면 목을 쳐 달라고 하는 모습들은 실소를 금할 수 없는 모습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이 자리에 참석한 참가자들 대부분이 민간 사회 단체에서 이름 깨나 있는 거물들이었기 때문에 이들을 연행하기 위해서 모여든 경찰들도 함부로 덤벼들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