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01
“무슨······나야 뭐······”
보드는 그러면서 이번에 자신이 근무하는 회계 법률 회사로부터 포상금을 타게 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기업 비밀이라고 말하면서 그 이야기를 해주며 회사로부터 포상금을 받게 되어 잘되었다고 은근히 자랑을 했다.
“대단하요. 보드씨!”
디나는 그런 그의 으쓱해 하는 마음을 적당히 위로해 주고 추켜세워 줬다. 보드가 으쓱해 하고 있자 그녀는 엷게 웃음을 지어 주면서 그 덕분에 자신도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어 보게 되었다면서 즐거워 해 주었다.
“그나저나 이곳은 테러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약간 할 말이 없게 되자 디나는 잠시 자신의 앞에 놓여진 물컵을 들어 마신 후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곳 레스토랑도 폭탄 테러를 당하면 어떻게 할까 걱정을 했다. 그런 디나의 걱정을 듣고 있던 보드는 괜찮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괜찮으면 좋겠지요.”
보드가 안심하라고 하는 말을 듣고 있던 디나는 조금 다시 한번 자신의 앞에 놓여진 물컵을 기울여 물을 입안에 흘려 넣었다.“이제 전쟁이 끝이 나겠죠?”
디나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보드에게 말을 건네니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자신이 바라는 말을 했다. 이렇게 파츠 베이스를 완전히 멸망시킬 것처럼 되었던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에이센이 적극적으로 전쟁을 시작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들어 베르베라에서 벌어진 민회 요인들이나 군부의 요직에 앉아 있는 인물들에 대한 체포나 구금, 그리고 대대적인 조사 소식들은 베르베라 시민들을 무척이나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되도록 정치나 사회에 관한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상대가 자신이 어떠한 언사를 해도 자신을 보호해줄 사람이 아닌 이상은 반사회적인 언동이 될 수 있는 발언은 자제해야 하는 것이 에이센인들의 불문율이기도 했다.
“파츠 베이스는 이것으로 멸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디나와 보드는 서로 똑같이 파츠 베이스가 멸망했으면 좋겠다는 것을 자신의 소원처럼 말하고 있었다.
“아참! 디나의 오빠였지? 그 사람은 지난번 알 나스디 외각 전투에 참가 했어?”
보드는 디나와 만나면서 알게된 디나와 한살 차이가 나는 오빠에 대해서 물었다. 디나가 가끔 전쟁터에 나가 있는 오빠 걱정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곤 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참가했을 것 같아요. 무척이나 치열했다고 하던데요.”
편지도 제대로 오지 않는다며 디나가 짧게 한숨을 내쉬며 걱정을 하자 보드는 이제까지 전사 통지서나 부상 통지가 날아오지 않았으니 무사한 것이라면서 디나를 위로해 주었다.
“그렇겠죠?”
디나는 자신의 가족인 오빠를 걱정하면서 보드가 자신을 위로해 주자 엷게 웃어 주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뭘 감사할 것이 있다고······”
보드는 디나의 이런 감사하다는 말에 작은 기쁨을 느끼며 엷게 웃음을 지어 주었다.
“오빠야 어디에서든 잘 지내겠죠. 무사히 돌아오기를 빌어 주고 싶어요.”
보드는 디나가 수녀원에서 학교를 다녔다는 사실을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도를 하고 싶다든지 하는 식의 말을 해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여줄 때 마다 보드는 디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는 겨우 겨우 디나를 만날 때마다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 참고 있었다.
디나는 메뉴판을 내려 보면서 음식들이 다들 맛있을 것 같아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슬쩍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이런 것만 너무 좋아하다는 입이 고급되는 것 아닌가 몰라요.”
“그런가? 뭐 가끔 내가 일 잘되면 디나에게 한턱 내주면 되지 않을까?”
보드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디나는 온유하게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감사하다고 말할께요. 사실이 그러하니······”
그녀는 양손을 단정하게 무릎위에 올려 놓으며 보드와 눈이 마주치자 엷게 웃어 주었다. 보드는 그런 디나의 웃음이 정말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때 주문한 요리가 나왔다. 그것을 보고 있던 보드는 어찌 되었든 사람은 음식을 먹어야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니 지금 이 요리를 즐기자는 말을 했다. 그의 말을 듣고난 디나는 알겠다면서 보드를 바라보았다.
“네. 잘먹겠습니다. 보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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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흐…디나…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59…
‘검은묵시록’님…호오~ 작가넘 이외에 자쿠3를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군요…저는 The-O를 무척이나 좋아한답니다…동글동글 막강 파워…쿨럭~
‘하얀백작’님…헛헛~ 진정한 2타시군요…^_^; 음…견우와 직녀라…지금이야 저렇게 서로 떨어져 있는…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도 아닌데?…뭐, 아무렴 어떠냐…어쨌든 초기의 모티브는 ‘시로와 아이나’ 였답니다…그리고…만약 비극적인 사랑(?)이 된다면…사모님께서 화내지 않으실지…”당신땜에 저렇게 됐잖아! 책임져!!!”…아, 이미 책임지고 계신가요…^_^;
‘horizon’님…하렘에의 열망이 사라졌다기 보다는…최근 비축분에 쫒기는 관계로(비축분이 경찰이냐…-ㅅ-;)…작가넘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응? 저~쪽 구석에서 게임하고 있는 것이 작가가 아니냐고요? 핫~! 저넘이~! 안보이는 데에서 게임하라고 일것 말했건만~!! -ㅁ-;
‘창세전쟁’님…당장이라고 말슴하셔도…-_-;;; 엘레비아가 그리움에 사무쳐 탈영이라도 하지 않는 한은…불가능한 이야기…가만…나름대로 말이 되지 않는가! ‘사랑에 눈이 먼 여자…연인 찾아 3만 광년~!’…쿨럭~
‘판타로드’님…핫~!! 日本刀!!!…쿨럭~! 하나 갖고 싶기는 한데…가격의 압박이 장난이 아니라서…포기…한 자루에 대략 150~200万이라죠…벽에 걸어 놓으면 멋있을 것 같다는…므흣~…핫~! 이야기가 딴데로 새어 버렸다~! -ㅁ-; 크흠~!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작가넘은 3처 4첩을 꼭! 채우겠다고 벼르더군요…
‘toyr’님…전투라…주인공이 바리스타에 탑승하지 않으니…확실히 줄어들기는 했습니다…하지만…나름대로 조금 더 큰 내용이 나오니 괜찮지 않나요? 네?네?네?네?네? 그렇다고 해 주세요~
‘나만의천사’님…쿨럭~ 흐음…그런 취미가 있으실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야오이’를 당당히 넣어 달라고 하시다니…허허허…그럼 상대역으론 누구를???
‘soulschaos’님…음…디네스가 왜 순순히 진급을 받아들였느냐…하면은…잠깐만요…작가넘에게 물어보고 오겠습니다…┌( -ㅁ-)┘…음…작가넘 말이…동료의식~!!…이라고 하네요…혼자만 살자고 바둥대지 않겠다? 뭐…이런 것이라고 하는데…그 진상은…쿨럭~! 아, 그리고…야이다도 진급합니다…내일쯤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검정하늘’님…헛허허허…조아라의 시스템이 또 바뀌었군요…아쉽게도 1타는 아니신 듯…-ㅅ-; 요즘 조아라가 많은 변신(특촬물이냐…)을 시도하고 있는데…저는 구세대라 그런지 달갑지만은 않네요…
‘제스’님…오늘도 오타지적…감사합니다…헛~!…누, 누가 ‘제스’님 보고 남자래? 어떤 X이야~!!…어이~ 어이~ 댁도 그러지 않았수? 응? …핫~! -ㅁ-;;;
음…’soulschaos’님 덕분에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이지만…’yaiddasya’님은 요즘 무얼하고 계신지…궁금하네요…
…또다시 바뀌어 버린 소제목…ㅡ_ㅡ)/~
에이센 함대의 진격은 버즈 루터 행성계에서 완전히 멈추어 버린 듯 보였다.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는 버즈 루터 행성계에서 함대를 정지시킨 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소장으로 승진해 6천 척의 함대를 지휘하게 된 크라우프는 함교에 올라 워크홀 대령을 비롯해서 록시나 XI호의 선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함교 주변의 모니터에 잡힌, 주변에 가득한 다른 배들의 모습을 보고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크라우프가 한숨을 내쉰 이유는 에이센 함대의 움직임이 사실상 버즈 루터 행성계에서 정지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재보급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에이센 함대는 사실상 버즈 루터 행성계 이후 진격하려는 의도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그도 보급 문제 때문에 함대가 정지했다는 사실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에이센은 주력 부대인 이리나스의 함대를 버즈 루터에서 정군시키고 전선으로부터 길어진 보급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아직 완전하게 점령되지 않은 옛 파츠 베이스 소유의 행성계들을 완전 탈환하는데 전념하고 있었다. 후방의 불안 요소를 최대한 제거한 뒤 진격하겠다는 것이 사령부의 의도라 생각 되었지만, 크라우프로서는 이렇게 진격하지 못하고 움츠리고 있어야만 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한숨이 저절로 나오기는 했다.
파츠 베이스 함대는 알 나스디에서 패배한 후 록세비인과 아이크 방면으로 후퇴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제 에이센 함대는 그 뒤를 따라 라스터 도스템과 라컨 크라우제 행성계만 거친다면 록시베인과 아이크 행성계로 진격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면 전쟁은 끝이었다. 파츠 베이스의 반란군 수괴들을 모두 잡아 죽인다면 반란은 금새 진정될 것이었다. 크라우프는 그 생각이 들자 쓴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자신의 어깨에 달려 있는 소장 계급장이 웃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달 평균 100다르크를 받고 생활하는 사람들에 비한다면 크라우프는 몇배나 많은 급여를 받고 있었다. 진급하면서 인상된 급여 대부분을 거의 손도 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꼬박꼬박 제국 은행에 있는 자신의 구좌에서 쌓여가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갑자기 자신이 그만큼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값어치가 있는 인간인가 싶었다. 사실 크라우프가 해야 할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군수나 보급 관계의 일은 루이스 대령이 도맡아 처리하고 있었고 어지간한 함대 내부의 사무적인 일은 지그스문트 중령이 맡아 하고 있었다. 함대의 전술이나 작전안등에 대해서는 다이레아가 맡아 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투 부대의 훈련등에 대해서는 쉐프턴 대령이 계획을 세워 잘 맡아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사실상 그들이 작성해 올리는 서류에 사인을 해 주고 지휘관 회의에 참석하는 것 정도 밖에는 달리 하는 일이 없었다.
‘지루하군······’
크라우프는 쓴웃음을 지으며 모두가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리에 앉아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는 자신의 처지가 우습고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다이레아에게 이 사실을 털어 놓았을 때 다이레아는 엷게 웃으며 그만큼 할일이 없는 대신 크라우프의 책임은 휠씬 커졌다고 해 주었다. 책임져야 하는 장병들이 늘어난 것은 물론 부하들의 실수도 크라우프의 책임으로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다이레아는 루이스 중령을 예로 들면서 루이스 중령이 보급품을 횡령했는데 크라우프에게 적발된 것이 아니라 함대 사령부 감사반에 적발 되었다면 크라우프도 함께 이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면서 할일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책임이 커진 것이라고 크라우프를 이해시켰다. 그리고 단지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일이 늘어 났다는 것이 다이레아의 설명이었다.
‘맞는 말이야. 훗, 언제나 옳은 말만 한다니까······’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의 이런 설명을 듣고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어쨌거나 지루한 것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씁쓸한 기분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사실 함대가 거의 재편성이 끝이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함대 자체가 현상태만 유지하면 그만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우주 공간을 가로질러 록세비엔으로 후퇴하고 있던 파츠 베이스 함대의 분위기에서 예전과 같은 활기나 높은 사기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에이센 함대가 버즈 루터 행성계에서 멈추어 있었고 더 이상 진격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파츠 베이스 함대는 다소간의 안도의 숨을 내쉴 수는 있었다. 하지만 다수의 전함과 중순양함들을 포함해 전체 병력의 반수 이상을 잃고 록세비엔으로 후퇴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파츠 베이스 함대 장병들은 그리 밝은 표정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침울해져 있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에 일상의 평온함은 곧 되찾게 된 것이다.
엘레비아는 일상의 언제나처럼 저녁시간에 잠자리에 들기전 트레이닝실에 들려 자신의 몸을 단련시켰다. 바리스타 파일럿으로 전장에 투입되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에 대한 훈련을 게을리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어떤 전투가 닥쳐 오더라도 엘레비아는 그런 전투에서 끝까지 살아남고 싶었다. 자신의 목숨을 끊는 일은 아주 쉬웠다. 엘레비아 자신에게 개인 지급되는 권총에 실탄이 장착된 탄창을 장착하고 자신에게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자살 같은 것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어찌 생각한다면 길지 않은 목숨이지만 자신의 삶이 어떤 식으로 나갈 수 있을지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가볼 생각이었다.
트레이닝실에서 1시간 정도 운동을 마친 엘레비아는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버렸다. 샤워를 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오고 있을 때 루밀이 칼루야 소좌와 함께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마주오고 있었다.
엘레비아가 칼루야 소좌를 보고 경례를 올리자 그는 엷게 웃으며 경례를 받았다.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던 루밀은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칼루야 소좌의 팔을 잡아 끌었다. 엘레비아는 루밀의 그런 모습이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사이좋게 운동을 하는 모습을 조금 지켜보던 엘레비아는 자신이 땀에 젖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샤워장으로 향했다.
머리를 감고 있던 그녀 옆으로 누군가 다가와 샤워기를 작동시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머리카락의 비누 거품을 씻어내고 옆을 돌아보니 아담이 서 있었다. 남녀 공용으로 샤워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엘레비아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황에서 아담을 바라보아도 놀라거나 하지 않았다. 아담은 샤장 벽에 등을 기대 앉은 채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을 머리위로 받고 있었다.
“운동을 꽤나 열심히 하더군······”
아담은 엘레비아를 올려 보면서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나야 뭐······요즘 얼굴 보기 많이 힘드네요?”
엘레비아는 최근들어 아담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의아한 기분이 들어 다시 그를 보게 되자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아담은 씁쓸히 웃으면서 고개를 위로 젖혔다.
“빌어먹을 놈의 전쟁······무엇 때문에 우리들을 이런 곳까지 끌고와서 망할 인생을 살게 만들고 말이야······타르고 상위는 돌아가면······반겨줄 가족들 있어?”
아담은 슬쩍 고개를 들어 물기에 흠뻑 젖은 엘레비아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엘레비아는 그런 아담의 시선이 예전과는 달리 굳이 기분나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저야······부모님이 모두 살아 계시니까요······”
엘레비아가 엷게 웃으며 대답을 하니 아담은 그녀의 말을 듣고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처지가 한심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나는 아무도 없어······그저 이 세상에서 나 하나 밖에 없는 삶이란······”
“그래도 당신은 백효연 대원수님의 아드님이시잖아요?”
그녀는 아담을 보고 자신은 그런 것도 없이 평범한 부모님을 두고 있다고 대답했다. 엘레비아의 대답을 듣고 난 아담은 엘레비아를 바라보면서 씁쓸히 웃고 있었다.
“그런 것이 부러워? 부러우면 타르고 상위 네가 갖지 그러냐?”
“무슨 말씀을?”
엘레비아는 다소 불쾌하다는 느낌을 억누르며 아담을 내려 보았다. 그는 엘레비아가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하든 별로 신경쓸 사람은 아니었다.
“부모님이 너무 유명하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줄 뿐이야······그리고 그런 것이 무슨 소용이 있어?”
아담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뭐라고 할까······어머니가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아······무척이나 아름우셨다는 것은 나도 알 것 같았는데 말이지······”
그는 엘레비아를 올려 보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어머니에 대해서 듣게 된 것은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 부터였지. 아니, 아버지는 어머니가 전사하시고 곧 다른 여자를 만나서 결혼해 버리셨으니 새어머니 한테서였을까?”
아담은 히죽 웃으면서 자신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를 말해 주었다. 어머니인 백효연이 아이크 총독으로 부임했을 때 그녀의 유별난 성격은 백효연을 총독 관사나 호텔이 아닌 어느 허름한 임대 아파트에 머물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과는 다르게 백효연은 무척이나 검소한 인물이었고 형식이나 권위주의를 무척이나 싫어한 사람으로도 유명했다. 그래서 국가 예산으로 자신에게 배정된 총독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홀로 시내에서 임대 아파트를 얻어 생활했다. 물론 이것을 두고 사람들은 그녀가 손쉽게 남자를 침대로 끌어 들이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 백효연은 자신에게 주어진 총독으로서의 지위나 일류 호텔에 머물 수 있는 그런 권리에서 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생활을 누리고 싶어 했던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때부터 백효연은 주변에서 만난 남자들을 서스름없이 자신의 임대 아파트로 끌어 들였다. 이때 만났던 사람들 중 하나가 두 번째 남편인 로이드 디제였다. 아담은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나게 되었던 일을 엘레비아에게 털어 놓았다.
“단지 술집에서 서로 눈이 맞아 한번 즐기고자 아버지인 로이드 디제는 어머니인 백효연을 따라갔을 뿐이야······그래서 내가 생겨나게 된 것이었지······”
로이드 디제는 그 당시 별다른 직업도 없이 자신의 건장한 체격과 외모 뛰어난 잠자리 실력, 그리고 절륜한 정력만으로 여자들을 후려 돈을 뜯어내거나 결혼 사기를 치던 남자였다. 그가 결혼 사기를 쳤던 여성 중에서 에이센 통합작전 본부 장관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의 여동생도 들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었다. 이런 것 때문인지 로이드 디제와 밤새도록 섹스를 하고난 백효연은 그의 모든 것에 반해 버린 듯 곧바로 그와 동거 생활에 들어갔다. 사실 이때 백효연은 스티비 윌슨이라는 첫 번째 남편과 결혼 중에 있었지만 로이드 디제와 함께 동거 생활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 아담 조슈아 디제를 임신하게 되었고, 10개월이 지나 아이를 출산했다.
아담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어떻게 이 세상을 태어나게 되었는지 다른 사람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난 엘레비아는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자신이 서 있던 자리에 몸을 숙여 앉았다.
“글쎄요. 나는 잘 모르겠네요. 아버지는 작은 회사를 다니시던 분이셨고 어머니도 일을 다니시고 계셨으니까요······제가 태어났을 때는 나이 차이가 많은 로렌조 아니 래리라고 하는 오빠가 저를 가장 처음 반겨 주었다고 했어요. 적어도 어머니도 자신이 가진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알고 계셨으니까요······”
“그런가?”
아담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엘레비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남성의 흥분된 마음을 자극하기 딱 좋은 몸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엘레비아의 몸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게 되니 그는 적지 않게 흥분 되었다. 하지만 엘레비아가 자신에게 내뱉는 말은 실랄하기 그지 없었다.
“한심하군요. 정말로 바보 같아요······당신을 보고 나면 계속해서 실망스럽기만 해요.”
엘레비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아담을 바라보며 똑바로 말을 했다.
“부모님이 어떻게 살아 오셨고 내가 어떻게 태어났더라도 나는 나에요······내 삶은 나 자신의 것이에요.”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더 이상 아담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한심함을 질타한 엘레비아가 자리에서 일어서고 난 뒤 그녀가 샤워장의 문을 열고 탈의실쪽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끝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담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바보가 되어 버린 건가?’
아담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왼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던 아담은 고개를 뒤로 젖혀 버렸다.
크라우프는 시에나와 함께 밤을 보내기로 약속하고 사병 식당에서 홀로 저녁 식사를 한 후 밖으로 나왔다. 다이레아는 오늘 밤은 함대 당직 근무였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없었다. 에이린도 오늘 밤은 쉐프턴 대령과 함께 할 일이 많으니 크라우프와 함께 할 수 없었다. 이번에 소위로 진급해서 소대장이 된 시에나는 다행히도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소대원들이 잠들기 전 한번 돌아보고 크라우프와 함께 밤을 보내러 오면 그만인 것이다.
“어? 오래간만입니다. 각하!”
저녁 식사를 마치고 화장실에서 이를 닦은 크라우프는 자신의 옆으로 와서 거울에 치아 상태를 확인해 보고 있던 금발의 디네스를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먼저 크라우프를 발견하더니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먼저 인사를 건넨 디네스 때문에 그녀를 알아보게 된 크라우프는 갈수록 어엿한 처녀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디네스를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처음에 보았을 때에는 어딘지 모르게 아이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보름 정도만 있으면 20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네스는 전에 크라우프가 생각했던 것처럼 20세가 가까워 지면서 무척이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래. 오래간만이야 디네스. 이제 준위가 되었지?”
그는 디네스의 어깨에 달려 있는 계급장이 준위라는 것을 보고 엷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디네스는 히죽 웃으면서 가지고 다니는 칫솔을 꺼내더니 이를 닦았다. 보통 사람 같으면 소장 계급을 지닌 사람 앞에서 그렇게 행동하지 못할 것이지만 디네스는 그렇지 않았다. 적절하게 예의를 지키면서 크라우프를 대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처럼 경직되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렇게 자신을 대해주는 디네스의 모습을 보고 크라우프는 무척이나 고맙게 느껴졌다. 지위가 올라갈 수록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데 불편해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에나와 에이린 다이레아를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 만남을 가지기 힘들었었다.
“예······각하께서 힘써주신 덕분이라고 시에나가 말해 주던데요?”
디네스는 한참만에 크라우프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그녀는 자신의 진급에 힘써준 크라우프에게 개인적으로 감사함을 표시하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고, 막상 서로 마주하게 되었지만 갑자기 말을 꺼내려니 부끄럽기도 했기 때문에 조금 부끄러워 하는 것 같았다.
“그런가? 하지만 디네스는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어······”
크라우프는 디네스가 그녀 자신의 진급에 도움을 주었다고 감사함을 표시하자 별것 아니라고 하면서 그녀의 말을 받았다.
“각하께는 별것 아니겠지만 저는 대단한 영관입니다. 19살에 하사로 시작해서 준위가 되었다구요.”
그는 자신의 앞에서 진정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표현하고 있는 디네스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처음 디네스를 보았을 때 느꼈던 것이 한 3, 4년 정도만 지난다면 굉장한 미인이 될 것 같다는 것이었는데, 지금 자신의 그런 생각이 현실로 드러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당연히 디네스가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대답하면서
“디네스가 그만한 능력이 되니까 준위로 승진할 수 있었던 거야. 그러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디네스가 감사함과 각오를 다지며 크라우프에게 말을 건냈고 그는 잘하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디네스를 바라보며 나직이 말을 꺼냈다.
“소대장으로서 짐이 많을 꺼야······나 자신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책임져야 하는 것도 있고······”
그는 엷게 웃으며 무슨 말인가 싶어 눈을 동그랗게 뜨는 디네스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 주었다.
“······명심하겠습니다. 각하······”
디네스는 크라우프가 자신을 걱정해 준다는 생각이 들자 감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자신을 그만큼 생각하고 걱정해 주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디네스가 사라지고 난 뒤 크라우프는 한참 동안이나 벽에 기대서서 다른 사람들이 세면장에 들어와 얼굴을 씻고 이를 닦고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소장이 홀로 세면장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을 보고 안으로 들어오려는 것을 꺼려 하는 것을 느끼고는 세수를 한번 한 후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그제서야 자신이 디네스를 보고 꽤 흥분해 있었던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다. 전에 디네스를 보았을 때 쉽게 느낄 수 없었던 그런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겨우 자신을 억누르면서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크라우프는 자신을 억누르며 오늘 밤은 이 기분으로 시에나를 상대해야 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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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작업왕 크라우프…슬슬 디네스에게 흉수를 뻣는군요…^_^)/~
…혹시 아담이랑 엘레비아랑…그렇고 그런 사이로 발전하는 분위기가 아닌지 의심하시는 독자분들이 생겨날지 몰라…미리 변명을…
절.대.그.런.일.없.습.니.다~!!!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60…
‘검은묵시록’님…버나드 와이즈맨…안타까운 캐릭이지요…그 엄청난 실력을 미처 다 발휘하지 못하고 산화하다니…명복을…포켓속의 잔쟁은…마지막 크리스의 대사가 압권이라는…이 소설에서도 묘사할 수 있을런지…쩝…작가넘의 필력을 생각하면 어째 불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이…음…그리고 공략본은…어둠의 루트를 잘 활용하시면 나올 듯…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