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87
리하르트 황제력 266년 4월 8일 화요일 카레나 스쿠비는 초장거리 통신을 통해서 크라우프의 아이를 임신한 아세라와 에이린이 무사히 호노리아와 아일리아를 출산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소식은 기자가 되기 위해 수습 기간에 들어가 있던 디나가 직접 전화를 해서 알려 주었다.
“그래? 코프 한테 애가 둘씩이나 생기다니 좋은 일이네······하지만 나는 지금 그곳으로 돌아가려면······다시 반년은 가야 하니 말이야.”
카레나는 씽긋 웃으면서 화면 상태가 고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디나가 전해준 소식을 모두 들을 수 있으니 기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디나 너도 열심히 해서 훌륭한 기자가 되고, 코프한테 호노리아와 아일리아의 출산을 축하한다고 전해줘.”
“알았어. 언니 근데 오빠가 애 낳은 건 아닌데?”
디나가 씽긋 웃으며 농담조로 말을 꺼내니 카레나는 환하게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을 했다.
“응······언니 건강해. 위험한 일 조심하고.”
디나는 전화를 끊으면서 까지 카레나에게 여러 가지 걱정을 늘어 놓았다.
“그래 알겠어.”
초장거리 전화가 끊어지자 카레나는 코프에게 두 아이가 생겼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잘 되었다는 말을 했다.
“이제 그 어리게만 보이던 녀석이 애 아빠가 된 건가? 녀석 참······”
카레나는 갓 태어났을 때부터 안아 주었던 크라우프가 이제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생각을 하니 믿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작게 웃음을 지었다.
초장거리 전화를 끊은 카레나가 걸어 나온 곳은 공병들이 계속해서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파괴된 네이더 기지의 한 건물이었다. 기지 전체가 세 번에 걸친 다탄두 미사일의 공격을 받아 상당 부분 파괴되어 있었고 그 와중에 벌어진 교전 탓에 많은 부분이 파괴되어 아직까지도 제대로 파편을 치우지도 못한 곳이 많았다. 카레나는 짧게 휘파람을 불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공병들 사이를 따라 걷고 있었다. 그녀가 군복이 아니라 사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인지 주변에서 작업을 하던 병사들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카레나는 그런 시선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사람들 사이를 지나쳐 갔다.
20분 정도를 걷고 난 뒤 카레나는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파괴되지 않은 대형 격납고 앞에 도착했고, 완전 무장한 헌병들이 지키고 서 있다가 그녀를 보자 경례를 올려 주었다.
“수고들 한다.”
카레나는 의례적으로 말을 건네주며 격납고 안쪽으로 몸을 움직여 들어갔다.
그 안쪽에는 파괴된 바르디아 게릴라들이 탑승해 있던 바리스타들의 잔해가 전량 수거되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달라붙어 한창 조사를 하고 있었다.
적의 바리스타는 대부분이 외견상 자카운과 비슷해 보였지만 내부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었다. 어느정도 진행된 조사의 결과는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내부 부품의 일련번호가 지워져 있어 정확한 출처를 알 수는 없었지만 부품 자체는 대부분 신품에다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최신형이라는 것이었다. 이것 때문에 카레나가 직접 네이더로 오게 된 것이기도 했다.
조사를 위해서 완전히 파괴된 바르디아 게릴라의 바리스타 사이에서 작업하고 있던 기술자들이 바리스타의 메인 모니터를 켜보거나 아직 작동하고 있는 관절 부분에 동력을 공급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던 카레나는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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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크라우프 녀석…힘이 딸리는 것일까요? 전부 딸이라니…ㅡ_ㅡ;
왜 거 있잖습니까…남자가 여자를 만족시키면 남자아이가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쿨럭~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코프녀석…의외로 약할지도…^_^;;
음…그리고 약간의 비리의혹(???)이 마지막 문단에 나왔군요…새부품을 쓴 게릴라들의 바리스타…
쩝…조금 다른 이야기 입니다만…에이센에서는 ‘바리스타’라는 호칭을 쓰고 발바이스에서는 ‘헤비호스’라는 명칭을 쓰는 것…다들 알고 계시지요?…제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쿨럭~ 작거넘이 헷갈리는지…에이센쪽의 이야기를 쓰면서 자꾸 ‘헤비호스’라고 써 놓았지 뭡니까…수정하는데 별로 힘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은근히 짜증이 난다는…ㅡ_ㅡ+++
음…중간고사 기간이로군요…저야 관계 없습니다만…쿨럭~ 시험 잘 보세요…사회에서는 성적표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나타낸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기득권을 가지고 있으니까요…ㅡ_ㅡ;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55…
‘검음묵시록’님…1타를 축하드립니다…^_^)/~ 에…어제 일찍 올린 이유는 말씀을 드렸지만 외식 때문이었습니다…간만에 외식이었다는…뭐, 외식이라고 해 봤자 거창한 것은 아니고 칼국수였지만요…^_^;;; 음…그리고…어제 공부 열신히 하셨나요? 실기시험이라 하셨는데…쿨럭~ 학교 다닐 때 실기시험을 친 것이 고등학교가 마지막이었던 저로서는 감이 잘 잡히질 않는군요…대학교도 문과였으니…ㅡ_ㅡ; 잘 치르셨을 거라 굳게 믿겠습니다…나머지 시험도 잘 치루세요~ ^0^)/~
‘피르다룬’님…에…에이센군이 단순하다기 보다는 ‘하얀백작’이 준비한 ID카드 등이 그만큼 정밀한 것이었겠지요…거기에다가 살짝 양념만 친다면 그 누구도 속아넘어갈 것 같은데요…아님 말고…-ㅅ-; 왜 거 있잖습니까…진실 70%에 거짓 30%를 넣으면, 그 결과가 거짓이라 할 지라도 그럴 듯 하게 들린다는…쿨럭~ 결론은 남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말아라…일까나…-ㅅ-;;
‘제스’님…헛~! 간만에 지적해 주신 오타…감사드립니다…(^_^)(_ _)(^0^)/ 처음 지적해 주신 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만…두번째 것을 변명하자면…‘바리스타’라는 단어 자체가 한글2002에서 빨간줄이 쳐져 있기 때문에 그냥 무심코 넘긴 것 이라는…쿨럭~ 쩝…괜히 변명을 한 듯 한…왠지 처량해 보이네요…ㅠ_ㅠ
‘나만의천사’님…끄으응…끈질기시군요…포기를 모르시는 듯 한 그 모습에 경의를 표할…줄 알았습니까? 흐흐흐…안 된다는 것을 아시면서 끝까지 그러는 것은 의지가 아니라 고집입니다…포기해야 할 때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요…그러니 이만 포기하시고 회개하시옵고…순결당으로 전향하시지요…흐흐흐…(←역시 나름대로 끈질긴 아뒤쥔장…)
‘마이트레야’님…에…어제 코멘트로도 답변을 드렸지만…간략하게 나마 다시 설명을 드리자면…파일럿 1인당 1기의 바리스타가 배정되는 것은 사실입니다…하지만 지급되는 바리스타를 오직 한명만이 몰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여러모로 낭비가 아닐 수 없지요…‘soulschaos’님의 코멘트에 대한 답변에도 썼습니다만…기체와 파일럿 양족 모두 남아도는데 정작 출격할 수 있는 바리스타가 하나도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게 되면…쿨럭~ 그 전투…자칫하면 전쟁 자체도 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다소간의 위험(도둑…)을 무릅쓰더라도 아무나 조종할 수 있게 만들어 놓는 것이지요…^_^;;; 에…그리고 ‘헬싱’이라…쿨럭~ 구워 놓기는 했는데 한 6화던가? 까지 보다 말았다는…쿨럭~ 알카드(…아카드였던가?)의 성격이 참 마음에 들었었는데…시간이 지날수록 지루해 지는 것 같아 봉인중에 있습니다…시간이 나면 꼭 끝까지 봐야겠군요…쩝…‘최종병기 그녀’도 봐야 하는데…쿨럭~
‘무적동방불패’님…쿠헉~! 으으음…에…애서 변명을 하자면 아버지와의 외식 약속이 갑작스레 잡히게 되었고…수정을 미리 해 놓았기 때문에…늦어지느니 빨리 올리자…그러면 조금이라도 덜 욕을 먹지 않겠느냐….라는 얄팍한 생각에…쿨럭~ 죄송합니다…음…그러면 오늘은 무지하게 늦게 올려 볼까나…퍽~!!
‘뭉크98’님…음…미리 알려 드리지만 작가넘은 괴물도, 글공장을 차린 것도 아닙니다…단지 타수가 빠를 뿐이지요…500타는 확실히 넘고 1,000타는 되지 않는 그런 녀석인데다가…시간이 날 때마다 두드리기 때문에…-ㅅ-; 심지어 실습시간에 다른 학생들은 열심히 과제를 하는 동안에도 소설을 쓴다는 미확인 정보도 있습니다…쿨럭~ 에…그리고 현재까지 진행된 스토리는 작가넘이 구상한 것에서 20%가 짤린 50%…입니다…음…말이 조금 이상한데…현재 스토리 자체는 50%정도 진행되었고, 그중에 약 20%정도는 짤린 것…이라는 뜻 입니다…한마디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쓰지 못했다는 것…이지요…^_^;;
‘Inn’님…으음…너무 발리 올려 피해를 보신 분이 또 계시군요…쩝…조금 자제해야 했나요? 배가 고팠기 때문인지 별 생각 없이 벌인 일이었는뎅…후흐흐흐…이렇게 재미있는 반응이라니…종종 써 먹어야 겠군요…흐흐흐…(←검은 오러를 슬슬 풍기기 시작하는 아뒤쥔장…)
‘soulschaos’님…에…질문에 대한 답변은 어제의 코멘트랑 위에 ‘마이트레야’님의 코멘트에 적혀 있지만…이렇게 넘어가면 화를 내실 것이 분명하므로…쿨럭~ ^_^;;; 음…생체칩에 대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작가넘은 본래 ID카드 등을 ‘soulschaos’님께서 쓰신대로 손등에 심는 방법을 쓰려 했었습니다…헌데 저의 질문 두 방에 취소가 되었다는…제 질문요? 간단한 것이었습니다…‘너라면 그것 이식 하겠냐?’ 와 ‘손 짤라가면 어쩔건데?’…였습니다…쿨럭~ ^_^;; 왜 영화에서 보면 홍채 인식 하는 데다가 뽑은 눈알을 갖다 대지 않습니까…ㅡ_ㅡ;;
‘kingsnowman’님…뭐…시험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의외로 많을지도 모르지만…ㅡ_ㅡ;;) 저같은 경우도 죽어라 하기 싫어 했다는…쿨럭~ 덕분에 학점이 영…ㅠ_ㅠ…뭐…작은 노력이라도 기을이신다면 그만큼 결과가 나아질 가능성이 약간이나마 생기지 않을까요? 그러니 열심히 하세요…(해 보았는데 효과가 없었다…라 하시면 낭패…)
‘다크크라이드’님…으으음…역시나 도적단 두목…아니 게릴라의 대장 다우신 통찰력 입니다…정확하게 알아 맞추셨군요…무섭습니다…아니면 글쓰는 패턴을 읽힌 것인가…쩝…어느쪽이든 두려운 것은 사실…ㅡ_ㅡ; 혹시…작가넘의 귀에 도청장치라도 심어 놓으신 것은??…쿨럭~
‘테르미도르’님…부사수…쿨럭~ 그것도 여자…으윽…부.럽.당…음…그럼 여기서 당연하다는 듯이 나올 법한 질문을 하나 날리도록 하겠습니다…그 여자분말이에요…이쁜가요? 애인은 있대요? 아니면 좋아하는 남성상은 어떻답니까? 네? 네? 네?…퍽~!! 핫~!! -ㅁ-;;; 지, 지금 내가 무슨 말을….쿨럭~ 죄송합니다…잠시 이성을 잃었었군요…쿨럭~ -ㅅ-;;;
에…금일…4. 14…블랙데이로군요…짜장면이나 시켜 먹어야 겠습니다…쿨럭~
…고민끝에 변경치 않기로 한 소제목…<(-_ㅡ*
지오콘 다비토가 탑승한 중형기를 회수하는데 성공한 잠수함이 귀환했다. 이때가 4월 10일 쯤이었을 것이다. 잠수함은 에이센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 일부러 10일 가까이 다른 지역으로 돌아 다녔고, 에이센의 움직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기지로 복귀하였던 것이다.
레나와 함께 기지로 귀환해 있던 보디세아는 오래간만에 다비토를 보자 남들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고 달려나가 그의 목을 끌어안고는 키스를 퍼부어 대었다. 다비토도 처음에는 다소 당황한 듯 했지만 이내 보디세아를 끌어안고 재회의 기쁨을 나누기 시작했고, 이런 그들의 다소 닭살스런 행각을 지켜보던 모든 대원들은 아낌없는 야유를 보내었다. 두 사람이 간만에 재회를 하며 회포를 풀고 있는 곁에서는 다크 크라이드가 그간 고생이 많았을 잠수함 승무원들을 치하해 주고 있었다. 하얀 백작은 다른 일 때문에 이 기지에 없었기 때문에 다크 크라이드가 모두에게 작전의 성공을 축하한 것이었다.
“에이센인들은 이제 우리들의 힘을 깨닫게 될 것이다.”
다크는 자신들의 공격으로 이제껏 거의 사라져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바르디아 독립 운동이 촉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모두에게 일견 무모해 보였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바르디아의 진정한 독립을 바라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에이센에게는 모든 바르디아인의 의지를, 일부 어리석은 바르디아인들에게는 깨우침을 주는 것이 이번 작전의 목적이었다는 것이었다. 실상 다크 크라이드와 하얀 백작이 노리는 것은 따로 있었지만 그런 것을 이 자리에 모인 게릴라 대원들에게 밝히는 일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리하르트 황제력 266년 4월 10일 10시 정각에 바르디아 총독인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가 안나펠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지겔마이어 원수는 바르디아 게릴라들이 바리스타를 무려 40기 가까이 동원해서 에이센의 대규모 군사 시설을 급습했고, 무엇보다도 공격 지원을 위해 대지 미사일까지 동원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바르디아 게릴라들에 대한 토벌을 강화할 것을 천명한 것이다.
“씨발! 또 지랄 같이 싸우게 되겠군.”
아르민 호라이즌 상사는 짧게 혀를 차면서 지겔마이어 원수가 바르디아 게릴라들대한 공세 강화 결정을 발표하는 것을 들으며 투덜거렸다. 그녀의 작지 않은 목소리를 들은 근처에 있던 사병들이 호라이즌 상사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힐끗 그들을 바라보기만 할 뿐 별다른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그녀가 기분나빠 하는 것은 어쨌거나 지겔마이어 원수의 바르디아 게릴라들에 대한 공세 강화 의지 천명은 곧바로 자신들의 전투 행위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다시금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에 호라이즌 상사는 화를 낸 것이다.
같은 시각 네이더 기지의 신임 사령관 네건 바이더 준장은 지난 안나펠 사건에서 적 바리스타 4기를 격파한 크리스틴 제스 하버마스 소위를 치하해 주고 있었다. 하버마스 소위는 단독으로 적기를 4기나 격파한 것 때문에 4월 10일 부로 특별 승진을 명령 받아 중위로 승진하게 되었다.
“축하하네, 하버마스 중위”
바이더 준장이 처음 기지의 신임 사령관으로 부임한 뒤 첫 공식 업무가 바로 하버마스 소위를 중위로 승진시키는 일이었다. 전임 기지 사령관과 부사령관이 복귀 도중 미사일 공격에 의해 전사한 것 때문에 지휘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다급하게 사령관 자리에 임명된 바이더 준장은 가장 먼저 전투에 공이 있는 자들을 포상함으로서 침체되어 있는 기지의 사기를 높이려 했고, 그래서 특별 승진이 결정된 것이 혁혁한 전공을 세운 하버마스 소위였다. 사실 특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4기의 바리스타를 단독으로 격파해낸 것 때문에 그녀는 충분하게 승진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었다.
이번에 승진한 하버마스 중위 이외에도 공적이 큰 두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보병 부대 장교들이었다. 기지 경비대 중대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시아 지겔마이어 대위와 기지의 보충대에서 대기중에 있던 길리엄 메즈 대위가 바로 그들이었다. 이들 두 사람은 위급 상황에서 각자가 지휘하는 보병들을 이끌고 헤비호스 2기와 1기를 격파해낸 공적이 있었다.
일단 가장 중요한 하버마스 소위를 중위로 승진시키는 일을 마친 뒤 바이더 준장은 보병 대위 두 사람에게도 훈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2기의 헤비호스를 격파해낸 시아 지겔마이어 대위는 5급 무공 훈장을 받았고 길리엄 메즈 대위는 6급 무공 훈장을 수여 받았다. 하버마스 중위가 기체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 승진을 한 것에 비한다면 두 사람이 승진을 하지 못한 것은 의아하게 생각할 일이었다. 하지만 바리스타 파일럿들에 비해서 그 화려함이 덜하고 더욱이 이제껏 별다른 공적을 세운 것도 없이 근근히 근무 연수나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는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특별 승진을 시켜 주는 것에 대한 반대가 많았다. 그리하여 두 사람의 군 경력이 10년이 넘었다는 점과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는 보병장교라는 점 때문에 훈장 수여로 일이 결정된 것이다. 다만 보병으로서 헤비호스 2기와 1기를 격파한 공적이 매우 컸기 때문에 5급 무공 훈장과 6급 무공 훈장이라는 다소 높은 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하였던 것이다. 사실 6급과 7급 무공 훈장을 수여하기로 처음에 결정되었었지만, 병사들의 사기를 높일 필요가 있었던 바이더 준장이 입장을 바꿔 5급과 6급 무공 훈장 수여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하버마스 중위는 군 경력이 10년이 넘은 고참 장교들인 지겔마이어 대위나 메즈 대위와는 달리 이제 군 경력이 2년째로 접어들고 있는 신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참이 공적을 세워 특별히 승진을 한다면 선전 효과도 될 수 있었고, 더욱이 바리스타 파일럿으로서 주목 받는 존재였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전해지는 효과도 컸다. 사실 지겔마이어 대위나 메즈 대위 같은 보병과 장교들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존재들이었고 선전 효과도 그렇게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 두 사람 모두 신참이 아니라 군 경력이 10년이 넘는 베테랑 장교들이라는 점에서 특별 승진 대신에 훈장 수여로 대체된 것이다.
다만 승진을 하게 된 하버마스 소위가 기체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훈장 수여가 박탈된 것과 같은 의미에서 지겔마이어 대위와 메즈 대위는 교전중 다수의 부대원들을 희생시켰다는 점을 들어 특별 승진이 거부된 것으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러나 이들 두 사람의 승진이 거부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 시아가 곧 소령 승진이 예정되어 있었고 메즈 대위는 대위로 승진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이런 식으로 모든 상황이 결정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기지의 공보 장교와 정보 장교들이 배석해 있는 가운데에서 하버마스 소위가 중위로 승진하는 장면이 촬영되었고, 그것이 모두 끝이 난 이후 하버마스 중위와 공보 장교, 그리고 종군 기자들이 빠져 나간 뒤 지겔마이어 대위와 메즈 대위가 안으로 들어와 훈장을 수여 받게 된 것이다. 사실 이런 것은 엄연한 차별이었고 함께 위급 상황에서 고생한 장병들이 큰 불평불만을 가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고생들 많았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바이더 준장은 두 사람이 불평을 가지지 못하도록 매우 간곡하면서도 다정한 어투로 두 사람을 감싸 주었다.
“자네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게 되어서 내게는 더할 수 없이 큰 영광일세.”
시아는 기지 사령관이 직접 가슴에 달아 준 훈장을 받고 그와 악수를 했다. 그녀는 바이더 준장의 뒤쪽에서 서 있는 솔티를 볼 수 있었다. 오래간만에 그를 본다는 생각했다. 한참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낸 사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아는 그에 대한 감정 같은 것은 모두 한곳으로 쓸어버린 뒤였기 때문에 별다른 느낌 같은 것은 없었다. 다만 잘 지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다.
종군 기자들의 인터뷰나 다른 사람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하버마스 중위의 옆으로 훈장을 수여 받고 포상금을 손에 쥔 시아와 메즈는 나란히 빠져 나왔다.
“우리는 이미 닳고 닳았다는 건가?”
시아가 은근히 투덜거리고 있자 메즈 대위는 히죽 웃으며 시아를 바라보았다.
훈장을 받기 위해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둘은 서로에 대해서 물었다. 예전에 두 사람이 같은 부대에서 근무 했었고 바르디아로 전출되어 가는 시아의 전송식에도 메즈 대위가 참가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둘은 금새 친해 질 수 있었다. 시아는 그때도 대위였지만 지금도 대위였고 메즈는 당시 중위였다가 얼마전에 대위로 승진해 있다는 점만이 다를 뿐이었다.
“이제 곧 소령으로 승진하시겠습니다. 훈장의 위력이 있으니까요.”
메즈 대위는 시아에게 훈장이 대단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은근하게 주지시켰고 시아는 맞는 말이라고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 두 사람의 뒤쪽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보병들은 승진도 못하고 훈장만 받고 나가는데 저 애송이는 종군기자들과 인터뷰도 하고 있고······불공평한 세상이 되는 것 같군.”
두 사람이 갑작스레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라며 뒤돌아보니 처음 보는 사복 차림의 여성이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대위의 뒤에 서 있던 여성은 이런 자리에서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무척이나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잠깐 동안 여성인 시아도 그 여성의 아름다움 때문에 잠시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
“누구시지요?”
상대가 군복을 착용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두 사람은 상대가 누구인지를 알지 못했다. 메즈 대위가 경계하는 표정으로 물으니 상대는 남들의 마음을 녹일 듯한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대답했다.
“정보부에 근무하는 카레나 스쿠비라고 하네요.”
그녀는 매력적인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자신의 소속을 밝혔다. 하지만 듣고 있던 두 사람의 반응은 그와는 전혀 달랐는데 카레나의 말 중에서 정보부라는 단어가 유독 크게 들려 온 듯 했기 때문이었다. 긴장한 둘이 말을 꺼리고 있자 카레나는 그런 두 사람의 반응을 이해한다면서 슬쩍 웃기만 했다.
“이만 실례하겠네.”
카레나는 엷게 웃으며 두 사람에게서 등을 보이며 되돌아갔다. 돌아서서 멀어지는 카레나의 등을 보면서 시아와 메즈 대위는 정보부원이 자신들에게 왜 말을 건넸는지를 생각하며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대수롭지 않은 말을 건네었다는 것을 상기한 후 두 사람은 크게 신경쓰지 말자는 의견을 나누었다.
“그나저나 굉장히 미인인데······”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가까이에서 보았던 카레나 스쿠비라고 하는 여성에 대한 여운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 같은 여자인 시아가 먼저 카레나라고 하는 여성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내놓았고 메즈 중위도 맞는 말이라고 대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참! 괜찮으시다면 저녁때 시간 괜찮으세요?”
메즈 대위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이대로 헤어지기는 좀 그렇다면서 시아에게 저녁 시간을 물었다. 시아는 슬쩍 고개를 돌려 생각을 해보더니 알겠다면서 그의 제안을 승낙했다.
“8시 쯤 어때요? 기지 안쪽의 클럽에서요.”
메즈 대위가 물었고 시아는 좋다며 그의 말을 받았다.
4월 10일에 공표된 쿠르트 지겔마이어 바르디아 총독의 의지를 실천하듯 바르디아 전역에서는 에이센군에 의하여 대대적인 저항 세력의 색출 작업에 들어갔다.
또한 색출 작업이 실시됨이 널리 공표됨과 동시에 바르디아 주둔군의 행동이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 되었다. 바르디아 주둔군은 검문 검색과 치안 유지 활동에 투입되어 바르디아 전체에 걸쳐서 에이센에 적대할 것이 분명한 저항 세력들을 체포, 구금함은 물론, 바르디아인 소유의 상선에 대한 임시 검문 강화를 비롯하여 불법적인 무기 유통에 관한 조사와 압수가 실시된다는 것이 그 세부 사항이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저항하는 사람들에게 대해서는 저항 세력으로 간주되어 현장에서 사살되어도 무방하다는 명령이 덧붙여져 있었다. 이것은 에이센의 의지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명령이었다.
4월 23일 크라우프는 자신의 딸이 태어난지 20일이나 지나서야 호노리아와 아일리아를 만날 수 있었다. 소식을 듣자마자 즉시 달려오고는 싶었지만 군에 묶여 있는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없었고 저간의 사정도 그다지 좋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크라우프가 마음만 먹는다면 모든 것을 무시하고 베르베라로 돌아올 수 있기는 했지만, 아버지인 게르트 하우츠 황제가 크라우프가 근무지를 이탈하는 것에 대해서 엄격하게 주의를 주었기 때문에 그는 정식으로 근무를 마치고 나서야 직접 자신의 친 딸들을 안아 볼 수 있었다.
5월 까지 아세라와 에이린은 각자의 친가에서 호노리아와 아일리아를 데리고 요양을 한 후 6월 쯤에 크라우프가 살고 있는 저택으로 돌아올 예정에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크라우프와 함께 사는 곳으로 돌아오지는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크라우프가 직접 아세라와 에이린을 방문한 것이다. 이미 기엽란과 기자란 황후가 다녀갔고 중간에 디나도 개인적으로 찾아와서 호노리아와 아일리아를 안아 주고 갔기 때문에 가장 늦은 것이 아이러니 하게도 아이들의 아버지인 크라우프였던 것이다. 하지만 크라우프가 쉽게 찾아 올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있던 두 사람은 늦게 찾아와서 미안하다고 하는 크라우프를 따스한 미소로 이해해 주었다.
“축하해요.”
다이레아와 티아라는 남들의 이목 때문에 함께 오지는 않았지만 시에나는 크라우프와 동행하면서 먼저 아이들을 출산한 아세라와 에이린을 만나 보았고 그들 두 사람이 낳은 호노리아와 아일리아를 안아 보게 되었다.
“무척이나 자그마하다.”
시에나는 직접 아이를 낳아 본 적이 없었지만 아이들을 보고 무척이나 좋아했다. 귀엽다면서 키스를 하기도 했다.
“시에나도 곧 기회가 있을 꺼에요.”
아세라와 에이린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각자의 자택을 방문해서 두 사람이 낳은 아이를 보고 좋아하자 둘은 은근한 목소리로 시에나를 위로해 주었다.
“그런가요?”
시에나는 호노리아와 아일리아 모두 멋진 숙녀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다시 한 번 크라우프에게 축하의 말을 해 주었다.
시에나는 아세라의 가족과 에이린의 가족들을 각각 방문 했을 때 크라우프는 이들에게 썩 좋지 않은 눈초리를 받았다. 아이 아버지가 되어서 제일 늦게 찾아온 것에 대한 질책이 어린 시선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크라우프가 아세라나 에이린 만의 남편도 아니었고, 함께 온 시에나가 간절히 두 사람이 낳은 아이들을 안아 보고 싶어 했기 때문에 선선히 자리를 비켜주기는 했다.
사실 크라우프는 일부러 시에나를 데려왔다. 사실 다이레아와 티아라도 함께 데려 오려 했지만 두 사람이 동행하기 싫다고 극구 거절하는 바람에 시에나만 따라오게 된 것이다. 이것은 아세라와 에이린의 가족들이 혹시나 아세라와 에이린이 크라우프의 아이를 출산했으니 황태자비로 올리라는 말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고 두 사람이 만에 하나 출산과 병행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지 못하게 확신을 주기 위함이기도 한 것이다.
크라우프가 아세라와 에이린의 자택을 각각 방문하고 그들이 낳은 딸을 보고 즐거워 한 뒤 시에나와 함께 베르베라로 돌아온 것이 25일 19시 30분 정도 되었다.
시에나는 크라우프와 함께 저택으로 돌아가는 택시의 뒷좌석에 앉아 차창 쪽으로 몸을 기댄 채로 살짝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있었다. 그 곁에 앉아 있는 크라우프는 자신의 친딸들을 만나 보았다는 것 때문에 무척이나 흐뭇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시에나는 피곤한 것 같으면서도 크라우프에게 기대지 않고 살짝 몸을 차창 쪽으로 기대 있었다.
“······어디 피곤해?”
크라우프가 시에나의 어깨에 팔을 얹으며 물었다. 시에나는 슬쩍 고개를 들면서 그렇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조금 피곤하네요.”
시에나는 졸음을 감싸 안고 있는 듯한 눈을 하고 있다가 차속에서 살짝 기지개를 켜면서 귀엽게 하품을 했다. 그런 뒤 크라우프를 바라보면서 씽긋 웃었다. 크라우프는 살짝 시에나에게 키스를 해 주었다.
자신의 아이를 보러간 동안 크라우프는 반쯤 의도적으로 아세라의 침대 옆에서 크라우프는 시에나를 거의 잠을 못자게 만들었고, 에이린의 집에서도 마찬가지의 일을 했다. 어차피 아세라와 에이린 모두 자신의 애첩이었고 정식으로 황태자비를 맞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이렇게 행동을 한 것이다.
에이센에서 황태자비라고 하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크라우프로서도 애첩들은 자신의 마음대로 둔다고 해도 황태자비는 자신의 뜻대로 결정지을 수가 없었다. 황태자비를 정기적으로 선발하는 것은 4대 황제 리하르트 황제가 세운 전통으로 에이센 국민들에게 황실의 존재를 알리는 대대적인 행사 비슷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황태자비는 공식적인 자리에 동행하는 인형 같은 존재였다.
이런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크라우프는 시에나와 정식으로 결혼할 수 없었고 자신의 아이를 출산한 아세라와 에이린과도 정식으로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만일 황태자가 첫 황태자비를 맞기도 전에 애첩들을 두었고 딸을 출산했다는 것이 국민들에게 알려진다면 자칫 웃음거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게르트 황제의 뜻이기도 했다. 사실 오랜 역사를 가진 펜 류픽크 가문이었지만 5대 황제 알프레드 이후 9대 황제 미카엘에 이르기 까지 100년도 안되는 혼란의 기간 동안 에이센 주민들이 황실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게르트 황제는, 무엇보다도 황실의 치부가 일반 민중들에게 보여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발단은 매우 사소한 일이라고 해도그것이 큰 일로 발전할 수 있었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게르트 황제는 크라우프가 황태자비를 맞는 일에 대해서 상당히 완고한 입장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애첩을 얼마를 거느리든 별반 신경쓸 일은 아니었지만 황태자비는 정식으로 선출된 이를 앉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게르트 황제의 뜻이었고, 크라우프도 그 뜻을 별다르게 부정하는 것 없이 받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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